진주의 여행 웅진 당신의 그림책 4
안느-마르고 램스타인 외 지음, 이경혜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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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느-마르고 램스타인(Anne-Margot Ramstein)’과 ‘마티아스 아르귀(Matthias Arégui)’의 ‘진주의 여행(La Perle)’은 진주 한 알의 신기한 여정을 그린 그림책이다.

책은 한 소년이 깊은 바닷속에서 아름다운 진주 한 알을 발견하면서 시작한다. 소년은 그것을 다른 어떤 목적(예를 들면, 비싼 값에 팔아치운다던가)으로도 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이 사랑하는 소녀에게 줄 반지를 만드는데 사용한다.

소녀의 손에 끼워진 진주 반지는 소녀가 자는 동안 보석함에 고이 놓아두지만, 밤 사이 까치가 보고는 낼름 물어가버리고, 까치가 애써 만든 둥지와 모아둔 반짝이는 것들은 정박해있던 배가 움직이면서 먼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렇게 진주는 사람에서 동물로, 또 다시 사람 손을 거치며 돌고 돌아 마지막이 될 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이 그림책에는 단 한마디의 글도 들어가 있지 않다. 그저 한장씩 그려진 그림들이 이어질 뿐인데, 그것만으로도 진주가 어떤 여정을 거치는지가 쉽게 눈에 들어온다. 그만큼 그림만으로도 앞뒤와 그 사이 벌어진 일들을 확실히 알 수 있도록 잘 묘사했기 때문이다. 그림만으로 진주를 중심으로 한 한편의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처음과 끝이 연결되면서 또 다른 이야기가 완성되는 것도 좋다.

각 그림을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한 컷처럼 그린 게 아니라 일러스트처럼 그려 각각이 개별적인 완성도가 있는 작품으로서 아름답다. 따로 떼어 액자에 넣거나 엽서로 만들어도 좋을 정도다. 그러면서도 그것들을 이어서 보면 하나로 연결된 이야기가 보이게끔 구성해서 끝장을 넘기고 나면 내용과 구성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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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메디슨 - 살리려는 자와 죽이려는 자를 둘러싼 숨막히는 약의 역사
송은호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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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메디슨’은 약과 그에 얽힌 역사를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다.

인간사는 흔히 전쟁사라고도 일컬어지기도 한다. 그만큼 자주 전쟁을 벌여온데다 전쟁을 위해서 또는 전쟁을 통해서 발전을 이룬 경우가 많으며 많은 삶과 죽음, 문화 등과 연결되어있기 때문이다. 특히 두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은 인간성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많은 사건과 죽음을 낳으면서 뇌리에 깊게 남았다.

그런 인상만큼 전쟁이 인간의 살모가 죽음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까. 막상 따져보면 별로 그렇지도 않다. 그보다는 유행성 전염병, 더 나아가서는 일상적인 질병으로 죽는 사람이 많기 많기 때문이다. 전쟁에서의 사망자도 과거엔 전쟁 그 자체보다도 그러한 상황에서 채 통제되지 않아 생기는 위생이나 질병으로 인한 경우가 많았으니 삶과 죽음이라는 측면에서 인간사를 바라본다면 인간사는 전쟁사가 아니라 질병사라고 해도 좋을지도 모른다.

질병은 역사의 많은 순간, 주요 인물들과 함께 해왔으며 거기에는 늘 약이 함께 있었다. 이 책은 역사적으로 손꼽을만한 약이나 역사적 인물, 사건들을 서로 결합시켜 약이 어떻게 인간과 함께 해 왔으며 그것들이 무슨 사건과 연관되어왔는지를 풀어냄으로써 약의 성분과 작용같은 과학적인 부분과 그에 얽힌 인간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한다.

선택한 약과 역사는 모두 재미있게 볼만한 것들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히틀러의 이야기였다. 유명하긴 하지만 딱히 그에 대해 자세히 공부한 것은 아니기에 몰랐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신선하기도 했으며 어쩌면 전혀 다른 역사를 쌓을 수도 있었을 거란 가능성이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한다. 정신에 대해 전혀 다른 관점을 갖게 하는 인도사목 이야기도 그렇다.

인간을 치유하기도 하지만 또한 망가뜨리기도 하는 약은 앞으로도 인간 삶에서 계속 중요한 위치에 가까이 있을 것이다. 추출, 화학합성에 이어 mRNA나 유전자 가위같은 기술은 더 새롭고 다양한 약을 등장시킬텐데, 그것들이 과연 어떤 희망과 절망을 가져다줄지 궁금하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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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메리카 생존기 스피리투스 청소년문학 1
박생강 지음 / 스피리투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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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도 있지만 재미도 있고 공감도 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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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메리카 생존기 스피리투스 청소년문학 1
박생강 지음 / 스피리투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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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메리카 생존기’는 느닷없이 낯선 미국에 떨어진 청소년의 적응기를 그린 소설이다.



대게 다른 나라에 가는 건 많은 준비 후에 이루어진다. 가려는 곳에 대한 조사부터 어떤 말을 써야 할지 등등. 심지어 잠깐동안만 있다오는 여행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해서 그곳에서 살아가려고 이민을 하는 것이라면 더 그렇다.

그러나, 우리의 주인공 ‘이태조’는 전혀 그런 준비 없이 미국땅에 떨어진다. 짧게 3개월 정도 영어 학원에 다니기는 했지만, 고작 그걸로 미국에서 영어로 살아간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그들이 간 곳이 그래도 미국에서 가장 괜찮다고 하는 오렌지라는 것이고, 그들이 새롭게 들어간 오렌지 유치원이 다소 느슨한 교육철학으로 돌아가는 곳이었던데다, 그곳엔 한국인 유학생도 꽤 있어 생각보다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며 적응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거다.

그래서 얼핏 이 소설은 한 소년의 나름 그럴듯한 미국 정착기를 그린 일종의 성공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명확한 목표를 갖고 미국에 갔던 것도 아니고, 심지어 그 곳에서의 사람의 목표랄까 보람이랄까 행복 같은 것도 뚜렷하게 찾지 못한채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어중간하게 동떨어짐을 느끼는 태조의 이야기는 이 소설이 그런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알게한다.

소설의 장점은 미국 이민이라는,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경험이 없을 이야기를 하면서도 청소년기를 거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심정이라던가 방황같은 것을 잘 담았다는 거다. 쉽게 이건 성공, 저건 실패라는 식으로 나누어 분류하기 힘든 복잡한 이야기는 더욱 실제 경험담을 담아낸 것처럼 사실감이 있다. 실제와는 달라졌다고 하지만, 이민 생활을 했던 사람의 인터뷰를 토대로 했기에 그게 장점으로 작용한 게 아닌가 싶다.

대신, 완전한 자전소설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한 창작소설이 아닌 점이 이야기의 마무리를 조금 애매하게 짓게 만든 것 같기도 하다. 완전한 기승전결을 보이는 것도 아닌데다 중간에 생략된 부분도 꽤나 많아서 뭔가 중간에 적당히 잘라내버린 듯한 느낌도 든다.

그런 점이 못내 아쉬운 점으로 남기는 하나, 어떻게 보면 특별할 것 없는 소년의 일상을 유쾌한 문체로 재미있고 흥미롭게 풀어낸 것이나 뚜렷한 메시지 같은 건 없으나 꽤나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보여준 것은 나쁘지 않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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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답은 우주에 있다
사지 하루오 지음, 홍성민 옮김, 전국과학교사모임 감수 / 공명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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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하루오’의 ‘세상의 모든 답은 우주에 있다’는 여러가지 의문들에 과학적인 답을 주는 책이다.


물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세상의 진실을 쫒아가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한때 철학의 일부였던 물리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게 해줌으로써 깨달음을 주기도 하고, 입을 쩍 벌리게만드는 엄청남으로 심각하게 고민하던 것들을 사소해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유익하고 중요한 학문인데도 막상 우리가 물리를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가까이하느냐면, 그건 또 아니다. 수학을 빼놓고는 완전히 설명할 수 없을만큼 이론적이고 계산적이며 또 어렵기 때문이다.

더 문제는 그걸 그렇게 어려운 채로밖에 소비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그에 익숙한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물리에 쉽게 접근할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또 다른 문제는 일상과 거리가 먼 이론이나 연구에서나 쓰는 학문이라는 인식이 있다는 거다. 그래서 굳이 알려고 하지 않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물리를 고민상담소라는 보다 일상적인 공간에서 일반적인 일로 고민하는 것을 들어주고 그에 대한 조언을 하면서 가볍게 담아내는 식으로 관련 지식을 접할 수 있게 함으로써 위 두가지 문제를 해결했다.

조금 얕게 보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개념이나 사실 등을 알려주는 것은 전공지식이 아닌 일상지식으로써 흥미롭고 유익하며, 희곡 형식으로 대화를 통해 개인적인 이야기와 함께 풀어낸 것은 책을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해준다.

전문적인 곳에서만 쓰일거라고 생각했던 여러 지식들이 어떻게 일상적인 것들과도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관심을 갖게 한다는 점도 좋다.

그런식으로 쓴 만큼 지식의 양도 적고 깊이 역시 얕기는 하다만, 좀 더 친숙한 물리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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