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 - 2022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라자니 라로카 지음, 김난령 옮김 / 밝은미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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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니 라로카(Rajani LaRocca)’ ‘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Red, White, and Whole)’는 한 이민 2세 소녀의 성장을 그린 소설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독특한 서식이다. 일반적인 소설과 달리 시처럼 쓰여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소설은 118편의 시가 하나로 이어져 소설이 되는 운문 소설이라고 한다. 각각이 개별적인 시인만큼 시의 특징인 비유나 운율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인데, (원판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한국어판에서는) 그게 그렇게까지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냥 죽 이어서 읽으면 보통의 소설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이는 다르게 말하면 118편의 시라거나, 운문 소설이라거나 해서 딱히 어렵거나 하지는 않다는 얘기다.

118편의 시에 담긴 내용들도 그렇다. 이민자 2세로서의 정체성, 소녀가 속해있는 미국이라는 나라와 인도인이라는 문화 사이의 다름, 어린 여자아기가 느끼는 혼란이나 아이로서의 바램 등은 딱히 스스로가 이민자 2세이거나 비슷한 상황으로 인한 정체성 문제를 겪지 않았더라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만하다. 가상의 이야기를 적어낸 것이지만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이 녹아있기 때문에 더 그렇지 않나 싶다.

이는 그만큼 소녀의 이야기와 감정이 잘 표현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 형식을 취한만큼 더 적은 문장으로 적어냈는데도 불구하고 묘사나 전달력에 부족함이 없다는 것은, 오히려 절절하게 다가오기도 하다는 것은 꽤나 신기하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좀 평범하다 할 수 있지만, 소녀가 처한 상황이나 감정이 잘 담겨있기에 딱히 부족함은 없어 보인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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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니 스릴러툰 : 죽은 자들이 가는 곳
기시니 스릴러툰 지음 / 제제의숲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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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니 스릴러툰: 죽은 자들이 가는 곳’은 동명의 영상툰 컨텐츠 중 일부를 소설화한 책이다.

원작이 영상툰이기도 했고, 책 제목도 ‘스릴러툰‘이라고 되어있어서 (나처럼) 오해할 사람도 많은 것 같은데, 이 책은 만화가 아닌 소설책이다. 빠른 호흡으로 일종의 애니메이션에 가까웠던 영상툰을 잘 정리해 글로 옮긴 것이다. 그렇다고 그림 부분을 완전히 죽이지는 않고 삽화로 살렸는데, 이게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유튜브 동영상은 짧은 시간내에 보게 하기 위해서 호흡도 굉장히 빠르고 그래서 대사가 마구 빛발치는 감이 있다.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다는 장점도 있지만, 보는 사람도 그것들을 잽싸게 따라가야만 한다는 단점도 있다. 나쁘게 말하면 채 소화하기도 전에 넘어가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을 글로 다시 적어냄으로써 그런 속도 문제가 없어졌으며, 대사 위주였던 영상툰과 달리 묘사가 들어감으로써 이야기도 풍부해졌다. 그러면서도 원작이 갖고있던 독특한 상상력은 여전하다.

숫자와 색깔을 재미있게 활용한 ‘계급 사회’는 옛날 이야기의 구성을 하고 있으면서도 인간 사회를 제대로 풍자하고 있기도 하다.

‘죽은 자들이 가는 곳’은 동화에 가까운데, 중간에 걸리는 부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따뜻한 이야기가 꽤 괜찮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는 인터넷에서 꽤 유명한 상상을 작가만의 색깔로 그려낸 것으로 한순간의 선택이 가져올 수 있는 변화를 나름 흥미롭게 그렸다. 다만, 뭔가 이야기가 다르게 흘러갔어야 하는데 중간에 끊어진 것 같아 좀 아쉽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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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프로필 한 권으로 끝내기 -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오현승 지음 / 대한의학서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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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끝까지 잘 간추린 바디프로필 바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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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프로필 한 권으로 끝내기 -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오현승 지음 / 대한의학서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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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프로필 한 권으로 끝내기’는 바디프로필에 대해 시작부터 끝까지 잘 설명해주는 책이다.



바디프로필이란 간단하게 말하면 몸짱 사진 찍는 것이다. 빵빵하면서도 잘 갈라진 근육과 잘 빠진 몸매를 멋들어진 배경이나 자세와 함께 담아낸 사진은 스스로도 만족할 만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자랑할만 한 것이라,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SNS 등을 중심으로 꽤나 화제를 끌고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나도 한번?’싶은 생각을 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그런데, 정작 해보려고 하면 막막하게 느껴지기 쉽다. 운동부터 촬영, 그를 위한 식단조절 등 생각보다 알아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더 안좋은 것은 올바른 정보를 담기보다는 개인의 경험에 의존한 것들도 많아 몸을 해치게 될 수도 있다는 거다. 바디프로필을 위해 몸을 만드는 과정은 강도높은 운동과 식단조절을 포함하고 있다보니 다소 몸에 무리를 주게되는데, 그러한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기간 등에 주의를 하지 않으면 자칫 위험한 선을 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된 과정이 정신에 안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다 좋자고 하는 것인데 자칫하면 괜한 부작용만 남기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출처가 분명한 내용들과 자신이 바디프로필을 찍었던 경험, 그리고 조사를 통해 정리한 이 책은 비교적 신뢰를 해볼만하다.

내용도 꽤 알차다. 바디프로필을 계획하고 준비하고 촬영을 하는 전 과정을 알려주는데다, 각 과정에 대한 내용도 꽤 잘 압축해 담았다. 분량 문제도 있고 해서 구체적인 운동법 같은 것까지 담은 것은 아니지만 운동을 할 때 꼭 알아둬야 할만한 기본적인 내용들도 알려주고, 식단은 어떻게 짜야하고 왜 그렇게 먹어야 하는지도 분명히 알게한다. 혼자서 이 과정을 모두 해낸다는 건 사실상 어렵다는 걸 주지하고, 어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한지를 얘기하기도 한다.

중간에 다른 사람들의 바디 프로필 사진을 담은 것도 좋았는데, 그 자체로 어떻게 찍으면 좋을지 예시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면서 또한 자극제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바디프로필을 대하는 자세도 마음에 든다. 자신의 몸이나 운동과 식단조절에 대해 이해하고 앞으로도 계속 생각하고 실천하게하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것은 단지 과시용이라 하는 것보다 훨씬 가치있게 여기게 한다.

말로만 그런 게 아니라, 내용 역시 그에 걸맞게 촬영 후의 관리에 대해서까지 담아 바디프로필에 대해 소개하는 책으로서 전체적으로 잘 구성됐다고 느끼게 한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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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라 세계문학의 천재들 5
에바 킬피 지음, 성귀수 옮김 / 들녘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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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 킬피(Eeva Kilpi)’의 ‘타마라: 불가능한 사랑(Tamara)’은 자유분방한 여자와 그녀를 바라보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타마라’와 화자 ‘나’의 관계는 특별하다. 이들은 얼핏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 것 같기도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말하기엔 이 둘의 관계가 너무 일반적인 것에서 벗어나 있기에 이들의 특별한 관계이 특이하게 보이기도 한다.

특히 (사실상 그게 거의 전부이긴 하지만) 둘이 애정을 나누는 방식이 그렇다. 타마라는 보통의 연인이 그러하듯 ‘나’에게만 집중하지 않는다. 그러기는 커녕 다양한 사람들과 여러 관계를 자유롭게 맺으면서 그를 통해 육체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만족감을 얻으며 그것을 자신의 정인이라 할 수 있는 화자에게 딱히 감추려 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나’를 기만한다던가, ‘나’와의 관계를 허투루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는 커녕 ‘나’와의 관계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나’ 역시, 때론 질투를 느끼긴 하지만, 전혀 타마라에게 그런 행위를 그만두라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부추기기도 하며, 그것을 자신에게도 공유해주길 원한다. 성적 만족감을 위해서 말이다.

두 사람의 이런 기묘하고 얼핏 변태적으로도 보이는 관계는 화자인 ‘나’가 하반신 마비로 성기능 불능 상태에 있기 때문에 조금 다르게 읽힌다. 그들의 그 기묘한 행동들이 어쩌면 불가능한 것을 극복해보고자 하는 일종의 몸부림처럼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타마라의 거침없는 성생활도, 개인적으로 납득할만한 관계 행태인가는 차치하고, 문란하다기보다는 자유를 추구하며 무언가를 찾아가는 과정같다. 그녀의 그런 생활이 그렇게 말초적으로 그려진 것은 아니라서다. 단순히 쾌락을 쫒는 게 아니라 고민하는 모습같은 것도 보이고, 꽤 노골적인 묘사가 있는 것 치곤 슬쩍 선보이는 선에서 그치기도 해서 에로티시즘이라는 측면이 그렇게 두드러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성 생활에 대한 사유들을 담은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그렇게 잘 읽히는 편은 아니다. 문장도 점차 가벼워지는 현대의 그것과는 달리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있어 좀 걸린다. 이런 건 확실히 옛날 소설의 단점 같기도 한데, 완역이 아닌 초역(抄譯: 원문에서 필요한 부분만을 뽑아서 번역함. 또는 그런 번역.)이라면서도 이런 문장들이 있는 것은 좀 아쉽기도 하다.

1972년 작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좀 파격적이라 할만한 걸 보면 인간은 생각보다 잘 변하지 않나보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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