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몰랐던 결투의 세계사 - 스파르타쿠스는 어쩌다 손흥민이 되었나 건들건들 컬렉션
하마모토 다카시 외 지음, 노경아 옮김 / 레드리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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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모토 다카시(浜本 隆志)’와 ‘스가노 미치나리(菅野 瑞治也)’의 ‘당신이 몰랐던 결투의 세계사(決闘のヨーロッパ史)’는 유럽 역사를 흥미롭게 정리한 책이다.

실로 아이디어가 좋은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유럽사를 다루는데, 거기에 ‘결투’라는 주제를 붙이고 그를 중심으로 정리를 함으로써 같은 내용도 실로 흥미롭게 볼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많은 싸움으로 이루어져왔다. 때로는 남의 것을 빼앗기 위한 욕심 때문에, 또 어떨 때는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감정적인 명분 때문에 그러기도 한다.

이러한 싸움들은 때론 국가간의 부닥침인 전쟁으로 이뤄지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그렇게까지는 발전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전쟁이란 그만큼 일으키는 측에서도 받아치는 측에서도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하며, 무엇보다 나라를 모두 거기에 몰두하게 만들 요인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경우 개인간의 싸움, 즉 결투로 승패를 내게된다.

역사 속에서, 특히 유럽의 역사 속에서 결투는 그 의미가 더 크다. 이성적으로 따져본다면 힘 있는 놈이 자기 잘못을 합법적으로 덮으려고 하는 더러운 짓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신앙이라는 것을 등에 없은 결투 재판같은 제도가 있었던 것만 봐도 그렇다.

싸워서 이긴자가 곧 진실되고 정의로운 자라고 하는, 실로 힘의 논리로 모든 것을 뒤집는 결투라는 것은, 그렇기에 또한 매력적이기도 하다.

이것이 현대로 오면서 점차 검투사, 그리고 스포츠로까지 이어졌다는 이야기는 그것들이 꽤 많은 공통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꽤나 그럴듯하다. 현대에 인기를 끌고있는 격투기와 연결지어 생각하면 더 그렇다.

다만, 그것을 좀 더 넓혀 ‘승부’로까지 올라가게 되면, 남과 경쟁하고 또 거기에서 더 높은 위치에 서고 싶어하는 것은 일종의 생물로서의 본능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렇기에 많은 것들을 결투로 연결짓는 논리는 좀 과장된 측면도 있어보이긴 하나, 그렇다고 부정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며, 무엇보다 흥미로운 관점이라서 재미있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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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집사
배영준 지음 / 델피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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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집사’는 사우디 왕가의 집사라는 나름 흔치않은 소재의 소설이다.

이 소설에 관심을 갖게 됐던 건, 사우디아라비아와 집사라는 소재의 조합이 꽤나 흥미로워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게 한국인이라고? 집사라는 개념이 없다고 할 수 있는 한국사람이 무려 사우디 왕가의 집사가 된다니,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와는 전혀 다른 소설이었다. 집사라는 걸 대대적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전혀 집사다운 일이나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굳이 따지자면 집사의 하루 일과가 어떻다는 시간표 정도만이 집사로서의 정체성을 보일 정도니, 일종의 집사물로서의 면모를 기대했다면 이 지점에서 일단 실망 1스택을 쌓게 될거다.

사우디아라비아라는 배경도 솔직히 그렇게 흥미롭게 쓰인건지 모르겠다. 거의 일면식도 없는 주인공이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서 집사를 하면서 겪는 이야기다보니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야기도 여럿 나오기는 한다만 그게 딱히 이야기와 긴밀하게 연결된 느낌은 아니랄까. 그 곳의 역사나 문화, 정세같은 게 일종의 시련같은 것으로 작용한다던가 하는게 아니라서다. 조금은 그저 배경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면모들을 소개하는 정도의 느낌이다.

무엇보다 이야기의 핵심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살바토르 문디’가 취향에 안맞았다. 워낙 희소성이 있는 다빈치의 작품이다보니 아직도 진품 논란이 좀 있는 이 작품을 소설에선 진품으로 가정하고 심지어 거기에 판타지스런 면모까지 덧붙인 것도 좀 안좋았다. 종교적인 색채도 지나치게 짙어진데다, 의아하고 비현실적이라 이입하지 못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라 하면 당연히 이슬람인데, 뜬금없이 왠 기독교를 들이밀기 때문이다. 거기에 한국인? 주요 요소 요소가 잘 연결이 안된다는 얘기다.

그래서 보는 내내 흥미나 재미보다는 의아함이 더 많이 들었다. 심지어 이 소설이 전혀 완결성이 없기 때문에 더 그렇다.

소설 제목 등에서는 전혀 드러나지 않지만, 작가의 말을 보면 이 소설은 애초에 시리즈로 기획된 이야기의 첫번째 책으로 말하자면 도입부였던 셈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1권 등으로 시리즈임을 명시하지 않은 게 불만스럽긴 하지만, 의아하게 느꼈던 점들이 후속권에서 해소될 여지도 있다.

하지만, 다음권을 기다리게 할만한 이야기였냐 하면, 그것 좀 긍정적이지 않다. 과연 후속권을 통해 이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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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를 기다리는 일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홍명진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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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감 넘치는, 어두운 10대들의 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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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를 기다리는 일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홍명진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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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를 기다리는 일’은 어두운 10대의 일면들을 담은 소설집이다.



이 책은 대게의 청소년 소설들과는 조금 다르다. 나름의 고민이 있고 그래서 방황을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또렷한 미래나 그에 대한 희망을 바라보며 긍정적인 성장과 성숙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구성과 전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훨씬 더 막막하고 암울하다.

그래서 비주류인, 소수의 이야기를 그린 것처럼도 느껴지지만, 그렇다고 소설 속 상황이나 이야기가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라거나 하는 것은 또 아니다. 그렇기는 커녕 주변에서 의외로 흔하게 일어나고 발견할 수 있는 일들이라 수록작들은 꽤나 현실감있으며 마치 취재해 실은 것 같은 이야기도 사실성이 느껴진다.

소설 속 아이들은 서로 다른 이유로 주류에서 멀어져 있다. 그것은 행동이 굼뜨다거나 사는 곳이 외진 지역이라거나 하는 겉으로 드러난 것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현실의 벽이나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생겨난 일종의 괴리감 때문이거나, 또는 당최 왜 그런지 알 수 없는 무언가 때문이기도 하다.

작가는 그런 상황과 그 속에서 꿈틀대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당히 잘 그렸다. 그래서 보고 있으면 절로 안타까운 마음이 솟아난다. 아이들이 딱히 희망적인 내일을 향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문제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는 것도 아니라서 더 그렇다.

아이들에게 기다림이란 다소 기약이 없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밖에 할 수밖에 없는 것에 가깝다.

그들은 과연 기다리던 고래를 만나게 될 수 있을까.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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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하고 신기한 수학의 재미 : 하편 기발하고 신기한 수학의 재미
천융밍 지음, 리우스위엔 그림, 김지혜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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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융밍(陈永明)’의 ‘기발하고 신기한 수학의 재미: 하편(写给青少年的数学故事 (下): 几何妙想)’은 수학을 좀 더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먼저 얘기하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이 책은 딱히 쉽게 읽을 수 있게 쓴 그런 책은 아니라는 거다.

본격적으로 수학 얘기를 하는 부분에서는 딱히 비유적으로 설명한다던가, 그림 등으로 풀어낸다던가 하는 식으로 돌아가는 것 없이 보통 수학책이라고 하면 떠올릴만한 것과 거의 똑같은 설명과 방식으로 수식을 보여주고는 그것을 별 다른 타협없이 얘기한다. 그래서, 수식만 보면 숨이 턱턱 막히던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도 어느정도 비슷한 느낌을 드는 지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교과서와 큰 차이 없는 일반적인 수학책이냐. 그렇지는 않다. 단지 수식과 문제 풀이의 나열로만 채우는 것이 아닌, 그와 관련된 이야기나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수학이 적용된 것들을 곁들이며 좀 (그러니까, 비교적) 더 흥미를 갖고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수학 외적인 이야기들이 수월하게 잘 읽히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이 본격적인 수학 이야기로 들어갔을 때도 좀 더 집중력있게 보고 이해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 편이 이야기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왕에 교과서같이 지식만 빽빽히 채우는 책이 아니었다면 수식 설명도 좀 더 풀어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떤 것은 그저 정리된 것만을 말해주고는 ‘그런 것’이라는 식으로 넘어가기도 하는데, 왜 그렇게 되는지는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는 것도 그렇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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