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월드 영 월드 1
크리스 웨이츠 지음, 조동섭 옮김 / 시공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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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웨이츠(Chris Weitz)’의 ‘영 월드(The Young World)’ ‘영 월드 시리즈(The Young World Series)’의 첫번째 소설이다.

좀 익숙한 냄새가 난다. 이 소설은 기존의 작품들을 강하게 연상시키는 요소들을 두루 갖고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애초에 의되었거나 또는 피해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던 건지, 아예 작가도 노골적으로 그러한 것들을 언급하기까지 한다. 꽤나 익숙하고, 그래서 얼핏 ‘표절…?’이란 생각이 들었대도, 딱히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비슷한 요소들을 사용했다고해서 표절작인 것은 아니다. 그런식으로 따지면 대부분의 판타지, SF 같은 장르물은 거의 싸잡아 표절이 될 것인데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들을 어떻게 조합했느냐와 그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보여주는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 시리즈는 절로 생각나게 하는 작품들의 장점을 이어받아 현대에 사뭇 어울리는 형태로 다시 쓰여진 것처럼 느껴진다. 애초에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만 봐도 그렇다.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생화학무기라는 둥, 그것이 (지겨운) 인간들의 실수에 의해 유출되었다느니, 작위적으로 특정 나이대의 인간들에게 치명적으로 조정되었다는 음모론적인 얘기 같은 게 그렇다. 이런 설정 자체는 물론 예전부터 애용되던 것이었기는 하다만, 지금의 판데믹 시기와 그 와중에 돌았던 풍문들을 진하게 연상케하기에 더 무게감과 현실감이 강하게 와닿으며, 그게 이야기의 향방을 더욱 궁금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것은 또한, 단지 어느 시점에 그렇게 된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식으로 어물쩡 넘어가는 게 아니라, 현대에서 이어져 왜 그러한 세계가 되었나도 잘 설명하며 왜 아직 어린티를 채 못벗은 10대 아이들이 심각한 결정이나 싸움, 모험을 해야하만 하는지, 또 어째서 폭주하게 될 수밖에 없는지도 좀 더 잘 받아들이게 한다.

조금 스테레오 타입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개성있는 캐릭터들도 잘 잡았고, 그것을 각자의 시점으로 써낸 일기같은 이야기로 번갈아 보여줌으로써 강조해서 보여주는 것도 좋다. 각본가라서 그런지 액션적인 영상미도 느껴지고, 번역도 준수해서 꽤나 몰입감있게 읽어나갈 수 있다.

과연 후속작인 ‘뉴 오더’, ‘리바이벌’을 통해 어떤 마무리를 보여줄지 꽤나 기대된다. 용두사미는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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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죽어야 사는 헌터 1
네이다 지음, Bill.K 그림, 신노아 원작 / 판시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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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죽어야 사는 헌터 1’은 동명의 판타지 소설을 각색해 만든 만화다.

처음엔 원작 제목에 따라 ‘SSS급 자살헌터’라는 이름으로 연재되었던 이 만화는, 원작 제목이 지금처럼 바뀌게 되면서 덩달아 바뀌게 되었는데 아마도 ‘자살’이 너무 극단적이며 부정적인 느낌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좀 더 가벼운 분위기가 되었는데, 그것은 너무 심각하게 가라앉지 않는 작품의 내용과도 더 잘 어울린다.

솔직히 냉정하게 말하자면, 적당한 짬뽕같은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식상한 SSS, 스킬카드같은 게임식 표현, 어디서 많이 봤던 탑, 스킬 훔치기라는 요소도 그렇고, 별것도 없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반복함으로써 그것을 극복해낸다는 기본 플롯 역시 마찬가지다.

언뜻보면 바닥에 있는 인간이 노력을 통해 밑에서부터 기어올라오는 것 같지만 너무 사기급의 능력을 가진대다 운까지 유독 따라주면서 이야기 전개마저도 전형적인 가벼운 판타지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지만, 상당히 재미있다. 각 요소들을 나름 잘 조합했기 때문이다. 뜬금없이 말도안되는 개사기 스킬을 얻게 된다는 것은 좀 황당하긴 하지만, 그래서 그걸로 주인공이 어떻게 성장하게 될지, 그 과정에서의 만남이 어떤식의 이야기로 이어지게 될지 꽤 흥미를 갑게 한다.

심지어, 만화화도 잘 됐다. 작화와 연출이 좋아서 거슬리는 점이 없고, 잘 읽히기까지 한다. 원작 재현률이 높다고 하는데, 그러면서도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만화들이 간혹 저지르는, 마치 소설책을 읽는듯한 문장 나열식 전개가 없다. 이건 애초에 원작이 만화에 가까운 가벼운 판타지였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각색이나 그에 맞는 연출이 좋아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당초 스크롤 방식의 웹툰으로 연재했던 것을 책으로 엮으면서 편집도 잘 했다. 스케일이나 연출을 죽인다던가, 지나친 여백으로 눈살 찌푸리게 하는 점도 없고 페이지 방식에 어울리게 잘 만들었다.

이런 수준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면 실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시리즈가 되지 않을까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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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마녀 밀드레드 8 - 좌충우돌 최우수 마녀 시상식 책 읽는 샤미 19
질 머피 지음, 민지현 옮김 / 이지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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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머피(Jill Murphy)’의 ‘꼴찌 마녀 밀드레드 8: 좌충우돌 최우수 마녀 시상식(First Prize for the Worst Witch)’은 시리즈 여덟번째 책이다.

때론 실수도 하고 말썽에 휘말리기도 하지만 그것들도 결국엔 긍정적인 결과로 바꿔온 ‘밀드레드’. 그녀는 어쩌면 더 이상 ‘꼴찌 마녀’가 아닐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제는 빗자루 비행도 최고의 파트너 ‘스타’와 함께 너무나 잘 해내기도 하고. 이제 곧 다가오는 시상식에서 ‘학생 대표’로 뽑히고 싶다는 바램을 수줍게 품어 보는 것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그런 그녀에게 (아니나 다를까) 또 다시 곤란이 닥치게 되는데, 스타와 얘기치않은 이별을 하게 된 것이다. 결국 비행은 다시 불안정해지고, 무엇보다도 스타가 그리워서 견딜 수가 없다. 그래서 그녀는 스타를 만나러 몰래 찾아가게 된다.

이전 이야기들에서 마법을 왜 함부로 쓰면 안되는 것인지를 잘 보여줬던 것에 비하면 이번 이야기에서는 마법이 조금 가볍게 다뤄진다. 학교를 벗어나서도 마법을 사용하고, 심지어 그것을 일반인에게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밀드레드는 또 문제를 일으킨거다. 심지어 일반인들까지 엮어있어서 더 심각하게 생각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만약 위험성만을 생각해서 조심하는 것만 따졌다면 애초에 마법학교 따위 세우지 말고 마법이 모두에게서 입혀지도록 했으면 될 일이었다. 그것을 학교까지 세워 가르치는 것은 결국 잘 사용하기 위한 것, 밀드레드는 그것을 실로 잘 보여준 것이다.

여러 학생들에게 어떤 상을 줄지 고민하면서 이것 저것 따지던 선생님들이 이런 문제를 통해 학생들을 다시 돌아보면서 자신들이 꼽던 것들이 실을 이렇게 있었다는 걸 깨닫는 장면도 여러가지를 생각케 한다.

졸업만을 앞둔 최고 학년이 되는 이야기를 끝으로, 오랫동안 천천히 나왔던 꼴지 마녀의 이야기는 일단 마무리가 되었다. 그렇다고 그녀의 이야기가 완결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닌데, 과연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라도 다시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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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마녀 밀드레드 7 - 반짝반짝 별똥별에 소원을 빌어 봐 책 읽는 샤미 18
질 머피 지음, 민지현 옮김 / 이지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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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머피(Jill Murphy)’의 ‘꼴찌 마녀 밀드레드 7: 반짝반짝 별똥별에 소원을 빌어 봐(The Worst Witch and the Wishing Star)’는 시리즈 일곱번째 책이다.

7권에선 ‘밀드레드’가 등불지기라는 학교의 주요 업무 중 하나를 맡으면서 시작된다. 등불을 켜고 끄는 등불지기는, 자칫하면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늘 주의를 해야하는데, 말썽쟁이처럼 여겨지던 밀드레드에게 이러한 업무를 맡긴 것은 그녀가 스스로를 증명하길 바르는 한편 그만큼 성장했음을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녀는 등불지기 일을 꽤나 잘 수행한다. 그리고 실수와 책임이란 문제 때문에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처음과 달리 일은 꽤나 보람있기도 하고 그걸 잘 해내는 자신 역시 기쁘기도 하다. 게다가 또 하나의 비밀스러운 행복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어김없이 말썽은 밀드레드에게 따라오고, 어쩔 수 없이 닥치게 된 상황에서 그래도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모습들은 밀드레드가 졸업반이 되면서 얼마나 성숙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어떻게든 책임을 떠넘기고 넘어가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이 실수한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은 물론, 그 때문에 불거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실로 귀감이라 할만하다.

거기에 친구들이나 믿어주는 어른들이 있다는 것도 좋았는데, 그들이 있기에 밀드레드도 설사 실수하거나 실패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그저 주눅들어 있기만 하지않고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생각하고 또한 해낼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별똥별과 소원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소원으로 끝나는 구성도 꽤 좋았는데, 그게 이야기가 잘 열리고 닫혀 완성된 것으로 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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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아 우리의 앞머리를
야요이 사요코 지음, 김소영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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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요이 사요코(弥生 小夜子)’의 ‘바람아 우리의 앞머리를(風よ僕らの前髪を)’은 어떻게 보면 좋고, 어떻게 보면 아쉬운 미묘함을 가진 소설이다.

소설은 마치 전형적인 탐정 소년물의 일종인 것처럼 시작한다. 탐정사무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는 화자를 주인공으로 가까운 사람이 던진 의혹 뒤의 비밀을 파헤쳐나가는 게 꽤나 명쾌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일종의 퍼즐 풀이가 될 것처럼 생각케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읽은지 얼마 안되어 이 소설은 전혀 그런 부류(본격 추리 소설)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초반부에 사건의 전모를 거의 파악할 수 있을만큼 속된말로 뻔하기 때문이다. 대신 여러 사건들이 왜 일어나게 되었으며 거기 연관된 인물들 각자의 사연은 무엇이고 그들의 관계는 어떤지 등을 꽤나 신경써서 그렸다. 그래서 소설은 조금은 감성적으로 느껴지는 사회파의 느낌이다.

사회파 소설들이 때론 미스터리를 거의 맥거핀처럼 소비하기까지 하는 것처럼 이 소설도 미스터리를 그리 비중있게 다루지는 않는다. 심지어는 대놓고 중간 채점같은 짓까지 해서 좀 김이 새게 만들게까지 한다.

그렇다고 완전 사회파식으로만 이야기를 짠 것도 아닌게, 사건의 전모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지만 그 세부요소들은 변주의 여지를 남겨두고는 의외로 끝까지 궁금하게 하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게 보면 본격 추리물적인 부분과 사회파적인 부분이 적당히 섞여있는 것처럼도 보인다만, 조금 다르게 보면 본격 추리로서의 맛도 흐릿하하면서 그렇다고 사회파처럼 제대로 된 비판이나 메시지를 담지도 못한 것 같기도 하다.

무엇보다 안좋았던 것은 인물의 감정 묘사가 안좋다는 거다. 왜 그래야만 했는지, 하고많은 선택 중에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가 잘 납득이 안된달까.

특히 주인공이 그러해서, 도통 그의 행동과 생각에 이입을 할 수가 없다. 그가 독자와 가장 가까운 인물인만큼 가장 상식적이어야 하건만 오히려 가장 이해할 수 없어 몰입을 해친다. 적극적으로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려는 것도 아니고, 정의감이 투철하거나, 하물며 같은 아픔 따위가 있어 동조하는 인물도 아니다. 마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보여주기 위한 열차와 같은 인물이라 독자를 이야기와 그 속 인물들의 감정에서 동떨어져 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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