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플리카 2 - 운명의 아이 YA! 6
한정영 지음 / 이지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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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플리카 2: 운명의 아이’는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SF 소설이다.

1권을 읽고나면 2권이 어떻게 될지는 좀 예상이 되는 편이다. 꽤나 익숙한 소재와 주제를 억지스런 반전없이 무난하게 써냈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어느정도 읽을만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야기 전개가 썩 좋지만은 않다. 여러 부분에서 핍진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등장인물 상당수의 생각과 행동에 공감하기가 어렵다. 전에 보여주었던 모습이나 행동, 말과 모순되는 것들이 나오는데 왜 그렇게 바뀌게 되었는지를 충분히 납득시키지 않기도 하고, 이성적인 것도 감성적인 것도 아닌 이상한 선 위에서 이럴땐 이렇게 저럴땐 저렇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서다. 잘만 그려졌다면 물론 이런 것도 복잡한 캐릭터성이라던가 내적 갈등이라던가 하는 것으로 포장될 수 있었겠다만, 그러기엔 너무 얕았다.

이런 모습은 특히 주인공과 아군이라 할만한 인간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이들을 이상한 집단으로 느끼게 한다. 이야기의 주축이며 메시지를 전달하는 주체인 주연 캐릭터들이 이렇다는 것은 분명한 단점이다. 이것은 주제같은 것도 와닿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의심하고 의아하게 여기게 한다.

차라리 악당 캐릭터들은 욕망과 이득을 쫒는 단순한 캐릭터였을지언정 계속해서 나름의 일관성이 있었고 그래서 오히려 쉽게 공감할만한 인물들이었다.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은 이야기의 끝마저도 그러해서 좀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짧은 문장으로 요약하면 뭔가 있어보이고 그럴듯 할지도 모르겠지만, 풀어쓴 이야기에서는 그런 게 잘 느껴지지 않는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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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무녀 봄 : 청동방울편
레이먼드 조 지음, 김준호 그림 / 안타레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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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무녀 봄: 청동방울편’은 꽤나 흥미로운 미스터리 오컬트 소설이다.

이 소설은 꽤나 여러가지를 제대로 잘 갖추고 있다.

때로는 조금 과장된 면도 있고, 그래서 자칫 지나치게 만화적으로 여겨질 수 있을지언정 나름 개성 강하고 매력있는 캐릭터를 등장시킨 것이 그 하나요, 등장인물에서부터가 그러했던 것처럼 오컬트라는 요소를 꽤나 호러 분위기를 살리는데나 신비한 사건을 만드는데도 잘 사용한 것도 그렇다.

살인사건이라는 미스터리가 그 자체로 흥미로울 뿐 아니라 그를 수사하는 형사 뿐 아니라 관련자라 할 수 있는 학생의 시점으로도 여러 방면에서 다뤄질 수 있게 만든 것도 꽤나 좋았는데, 이것은 여러 인물들을 통해 이야기를 풍부하게 꾸며줄 뿐 아니라, 사건의 여러면에서 보여줌으로써 상세를 더하고 뜻하지 않은 합이 생겨나게 하는 역할도 한다.

이런 이야기의 배경, 등장인물, 그리고 그것을 적절히 배치한 구성은 단지 그것만으로도 중후반까지 꽤나 볼만한 이야기거리가 된다.

소설이 깔끔하게 완성이 되기 위해서는 거기에 제대로 된 (수사물로서의) 미스터리가 필요했다. 애초에 이야기의 주축을 오컬트와 미스터리로 잡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까지 긍정했던 오컬트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논리적인 추론이 가능하고 납득할만한 풀이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

아쉽게도 이 부분은 그리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않는다. 그런 뉘앙스를 풍기기는 하나, 워낙에 급작스런면이 있는데다 왜 그러한 결론에 다다랐는지도 충분히 납득할만큼 탐정과 그의 수사를 제대로 보여준 것도 아니라서다. 애초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기에 못 받아들일 것은 아니나, 그래도 역시 좀 억지스러워 보인다.

생각보다 등장인물이 많아서 그들을 조금씩 엿보여주며 뭔가 소개하다 만 것 같은 느낌을 남기는 것도 아쉬웠다. 후속편에서도 등장시킬 인물들의 소개도 겸하고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은데, 꼭 필요없는 애들은 다음으로 미루고 좀 더 집중해서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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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플리카 1 - 조작된 기억 YA! 5
한정영 지음 / 이지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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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플리카 1: 조작된 기억’은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SF 소설이다.


첫 인상은 소위 몇가지 영화가 섞여있는 것 같다는 거다. 영어덜트 장르에서 한때 유일한 소재인 것처럼 주류로 다뤄지던 서바이벌 게임이란 소재를 채택한것이나, 수명연장을 위한 일종의 부품으로서 복제인간을 활용한다는 설정이 꽤나 기존작을 강하게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포스트 아포칼립스스러운 설정을 덧붙임으로써, 과학이 굉장히 발달한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극단적으로 갈리고 분열된 사회상을 만들어냈는데, 이런 시대 배경과 사회 형성 과정을 얘기해주는 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럴듯함이 꽤 있기 때문이다.

다만, 디테일한 부분에서 썩 그렇지 못한 점이 많다.

가장 큰 첫 인상 중 하나였던 ‘로즈 게임’이라는 것부터가 그렇다. 요란을 떨었던 것과는 달리 별 역할이 없다시피 한데다, 무엇보다도 이 게임의 존재가 잘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고작 그런 이유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법, 강등이라는 위험까지 감수하며 게임을 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게임의 수준이 낮기 때문에 더 그렇다. 지나치게 풍요로워 지루함밖에 남지 않거나 도덕치가 극단적으로 없어져 죄책감없는 살인이라는 쾌락과 죽을 수도 있다는 스릴만을 쫒게 됐다거나, 그래서 서로 죽고 죽이는 게임에 참가하는 것이라면 또 모를까 게임의 내용도 참가 이유도 빈약하다.

주인공의 정체도 너무 허무하게 까발려진다. 1인칭으로 썼으면서도 정작 주인공의 심리 변화 등의 묘사는 거의 없이 어느날 갑자기 말도 안되는 방식으로 드러내는 것은 극의 긴장감을 완전히 잃게 한다. 애초에 그렇게 누구나 쉽게 알아볼만큼 특징적이었다면, 오히려 그 때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게 더 이상한 것 아닌가.

소설에 나오는 복제인간, AI에 대한 설정도 허술하다. 복제인간을 처분하지않고 여생을 살도록 풀어준다는 것은 그들을 배척하고 비인도적으로 대하는 사회 모습과 지나치게 상충한다. 말이 되려면 시민들도 양쪽으로 나뉘어 온건파와 강경파가 충돌하는 혼란스런 여론이어야 하지 않나? AI는 왜 그런 엄청난 파워를 가진 존재로 만들어져야만 했는지 전혀 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그저 특정인에게 슈퍼파워를 주기 위해 각가 편의적으로 급조한 것처럼 보이는데다, 때때로 상세하게 얘기하는 CPU와 인터넷, 신체와의 작용 등도 썩 그럴듯하지 못하다.

설정면에서 꽤 흥미로운 부분이 있기는 하고, 그게 이 소설을 여러 SF 작품들의 요소를 짜집기한 게 아닌 나름의 개성을 갖춘 것으로 보게 한다. 그러나, 상세와 전개면에서 이상하거나 의문스러운 점이 많아서 이야기에 잘 몰입하기 어렵다. 이상한 문장이나 어색한 문장도 여럿 있어 읽는 중간에 걸리게 한다.

2권에서 과연 이런 아쉬움들을 해소시켜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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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기다려 줘! - 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 이야기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18
브리타 테큰트럽 지음, 김서정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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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타 테큰트럽(Britta Teckentrup)’의 ‘잠깐만 기다려 줘!(Der große und der kleine Igel: Warte doch mal!)’는 잠시 멈췄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그린 그림책이다.

메시지 자체는 다소 뻔한 감이 있다. 왜냐하면 그동안 수 많은 사람들이 대중앞에 나와서 가장 못해서 아쉬웠던 것, 그렇기에 지금이라도 하고 싶고, 다른 사람들 역시 그랬으면 좋겠다며 건네는 말 중 하나가 잠시 멈추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런 이야기들은 솔직히 잘 와닿지 않았는다는 거다. 오히려 거부감과 좀 삐딱한 심정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너야 성공했으니까 그렇게 뒤돌아보고 멈추느니 어쩌느니 하는 그런 여유도 있겠지.

그런 점에서 대놓고 그런 얘기를 하지 않고 그저 그럼으로써 무엇을 얻을 수 있었는지를 경험담을 풀어놓듯 두 고슴도치의 이야기로 들려주는 이 책은, 똑같은 얘기도 조금 다르게, 보다 현명하게 전달한다.

현대인, 특히 현대 한국인에겐 이런 감탄이 좀 덜 할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얘기하는 것 같은 자연의 대단함이나 경이를 체감하는 그런 경험들에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서다. 주변에 딱히 자연이랄 게 없는 도시에서만 살아봤다면 더 그렇다.

작은 고슴도치의 행동이 다소 민폐처럼 보이는 것도 중간에 살짝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요소다.

그래도 충분히 와닿을만큼 이야기를 잘 보여주는데다, 매력적인 삽화도 한몫해서 급하게 발걸음을 재촉하지만 않고 늦었음에도 잠깐 멈춰섰기에 비로소 얻을 수 있었던 것이 무엇있었는지를 분명하게 알게 해주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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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목욕탕
마쓰오 유미 지음, 이수은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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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오 유미(松尾 由美)’의 ‘수상한 목욕탕(嵐の湯へようこそ!)’은 목욕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판타지 코지 미스터리다.


이야기는 가난에 시달리던 자매가 뜻하지않게 삼촌의 유산으로 수상한 목욕탕을 물려받으면서 시작된다. 생전 만나본 적도 없는 수상한 삼촌이 남긴, 기묘한 조건이 붙어있는 목욕탕을 그래도 선뜻 물려받은 건 두 자매가 천애고아로 힘겨운 삶을 이어가야했기 때문이다. 그런 처지에 집까지 딸리 목욕탕이란 수입원을 마다할리가 없지 않은가.

그렇게 경제적인 필요에 의해 받아들인 목욕탕 운영이었지만, 그 특성상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서로의 몰랐던 것을 새롭게 알게 되는가 하면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가벼운 일상 미스터리에서부터 실로 묵직해서 (일상적인 것과 달라) 살짝 거부감도 느껴질만한 판타지까지 여러가지 경험들을 하게 된다.

소설은 그렇게 자매가 겪은 일의 시작을 담은 것으로 시리즈물로 친다면 일종의 배경과 인물 소개에 해당한다고 보면 딱 드러맞는다.

이는 다른말로 하면, 한권으로서의 완결성은 좀 떨어진다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일상에서의 작은 의문에 그럴듯한 해석을 들려주는 코지 미스터리로 시작했기 때문에 그런 기조만 이어갔다면 좀 슴슴해도 그 자체로 나쁘지 않은 완결성을 갖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다. 복선을 남긴다거나 할 게 없는 가벼운 일상물의 일종으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기에 판타지 요소를 더해 확장 가능성이 있는 세계관을 선보이면서 이야기의 완결성이 좀 애매해졌다. 그렇다고 빌런을 또 보고싶을만큼 매력적으로 만든 것도 아니며, 여러 이야기들이 하나로 모아지게 만드는 것도 섵불러서 복선과 그 회수가 좀 작위적으로 느껴진다.

좋게 말하면 코지 미스터리와 판타지를 둘 다 느낄 수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어느 쪽도 애매하다는 얘기다.

이는 단적으로 말하면 이야기가 너무 짧아서 그렇다. 에피소드가 겨우 몇개 정도밖에 안되다보니 안락의자 탐정으로서의 캐릭터성도 너무 연하고, 판타지 요소도 좀 급작스럽게 느껴지는거다.

마치, 하려던 이야기를 충분히 써낸 게 아닌, 미리 정해진 분량에 구겨넣은 듯한 면모는 좀 아쉽게 느껴진다. 배경과 캐릭터 등이 썩 나쁘지 않기에 더 그렇다. 좀만 더 장편이었으면 좋았으련만.

번역도 아쉬웠는데, 어디에선 현지화를 하고 어디는 직역을 하는가 하면, 글자수 얘기를 하면서 그걸 안맞춘 것도 좀 그렇고, 발음을 이용한 일종의 언어유희로 보이는 부분도 완전히 무시하고 단순번역을 해놔서 대체 얘들이 뭔 헛소리를 하는 건지 황당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나마 전체적으로는 일상의 연장선상에 있어서 볼만한 것이지, 조금만 이런 요소가 더 들어있었다면 최악의 번역으로 꼽아도 좋을 뻔했다. 연재물도 아니고, 단행본이라 전체를 보고 충분히 조조정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쪽 번역을 하듯 앞뒤가 안맞는 이런 번역을 보이는 것은 쫌 그렇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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