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죄의 신들 네오픽션 ON시리즈 3
박해로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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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죄의 신들’은 신을 소재로 한 박해로표 공포 소설이다.


박해로의 공포 소설은 크게 두가지 특징을 보인다. 하나는 무속적이고, 다른 하나는 러브크래프트적이라는 거다. 그래서 다분히 한국식 러브크래프 소설처럼 보이며, 이는 그의 소설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 꽤나 큰 신선함을 안겨준다.

이 신선함은, 당연하지만, 그의 소설들을 접할수록 옅어진다. 그래서 소위 ‘박해로표 공포 소설’을 좀 접해봤다면 펼치자마자 꽤나 익숙한 느낌을 받으며, 어떤 전개로 무슨 결말을 향해갈지도 쉽게 짐작할 만하다. 러브크래프트적이라는 특징 때문이다.

이건 얼핏 보면 꽤 큰 단점 같다. 그러나 결말까지 가는 과정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고, 그 세부 역시 얼마든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딱히 해피엔딩지상주의자만 아니라면 별 단점처럼 여겨지지는 않는다.

실제로 이 소설은 사촌의 행방이라든가 일선제력과 월선제력의 정체같은 몇가지 미스터리 요소와 변주를 사용하여 흥미를 돋우고 뻔하지 않게 만들었다. 러브크래프트적인 전개가 어떻게 펼쳐지는가를 보는 것도 한 재미다.

소재인 ‘신’을 어떻게 그려내는가도 꽤 볼만한데, 얼핏 그럴듯 한 것 같으면서도 모순적이고, 끼워맞추기 식 같은 면도 있어서 끝까지 사상과 정체가 좀 모호하다. 이게 저자의 신관이라고 생각하면 썩 긍정적이진 않은 셈인데, 그것도 또한 묘하게 러브크래프트적이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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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 궁그미를 위한 물리 열두 살 궁그미를 위한 과학 시리즈 1
로라 베이커 지음, 알렉스 포스터 그림, 권영균 옮김 / 니케주니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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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베이커(Laura Baker)’가 쓰고 ‘알렉스 포스터(Alex Foster)’가 그린 ‘열두 살 궁그미를 위한 물리(Physics for Curious Kids)’는 다양한 물리 지식을 담은 ‘열두 살 궁그미를 위한 과학’ 시리즈 1권이다.

얼핏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흥미위주로 훑어보기식 그림책 같지만, 이 책 시리즈는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꽤나 본격적으로 과학을 이야기하는 진심 과학책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분야인 ‘물리’는 현상이 왜 존재하고 또 일어나는 것인지를 설명해주기 때문에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학문이라고도 일컬어진다.

왜 무게가 있는 것은 아래로 떨어지고, 표면이 맞닿은 것은 움직이기 힘든지 등 일상 생활에서도 흔히 관찰되는 여러 현상들은 상당수 ‘동역학’으로 설명이 된다. ‘에너지와 전자’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수많은 설비와 장치들의 필요 이유와 원리를 알게 해주며, ‘음약학’은 대표적인 파동의 하나인 소리에 대해서, ‘천체 물리학’은 우주와 별들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1~5장이 물리의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를 더하는 것이었다면 6장인 ‘응용 물리학’은 그것들이 실제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인데, 너무 익숙해서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여러가지 것들에 얼마나 많은 물리 법칙들이 적용되어 있었는지를 보면 조금은 놀랍기도 하다.

물리는 세상이 왜 그렇게 생겼고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그럼으로써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도 깨닫게 해준다. 그를 위한 주요 물리 개념들을 핵심만 꼽아서 잘 정리했기 때문에 물리에 흥미가 있는 아이들에게 꽤 괜찮은 개괄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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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해하려는 치열한 노력, 세상이치 - 고대 그리스철학부터 현대입자물리까지, 단 한 권에 펼쳐지는 지혜
김동희 지음 / 빚은책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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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해하려는 치열한 노력, 세상이치’은 철학과 과학으로 보는 세상의 모습을 담은 책이다.


철학과 과학을 한 책에 담았다고 하면 얼핏 묘한 조합인 것처럼 보인다. 사실에 기반한 것처럼 느껴지는 과학과 달리 철학은 다소 사상적인 것, 어떻게 보면 공상적인 것을 다루는 것 같은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학도 과학과 마찬가지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일환으로 시작한 것이며, 애초에 과학이 자연철학 즉 철학으로서 이야기되던 것들이 발전해서 따로 떨어져 나온 것이란 걸 생각하면 이제와 이 둘을 애써 구분지으려고 하는 것은 사실 좀 멋쩍은 짓이다.

실제로 이 책에 담긴 여러 철학 사상들과 과학 이론들은 딱히 경계를 선명히 나누기 어려울 정도로 잘 어울린다. 물론, 철학 사상들이 과학 이론들에 비하면 좀 더 오래된 것들이고 그래서 잘못 이해했거나 얼핏 엉뚱해보이는 것들도 있기는 하다만, 좀 더 들여다본다면 어째서 그런 사상이 나온 것이며 그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또한 현재의 과학 이론에 어떤 식으로 남아있는지까지도 의외로 많이 알아챌 수 있다.

저자는 철학과 과학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도록 비교적 쉬운 언어로 풀어서 주요 내용을 설명하면서, 그런 점들도 알아볼 수 있도록 잘 집어준다.

철학과 달리 물리 이론들은 뒤로 갈수록 (수학적인 것이 된다는 특성상) 간단하게는 설명할 수 없어지기는 한다만, 그래도 도저히 모르겠다며 던지지 않을 수준으로 나름 잘 간추렸다.

각각의 내용들은 그 자체로 지식욕을 채워주기에 유익하기도 하지만, 함께 놓고보면 시대에 따라 세상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알 수 있어 또 다른 재미를 준다. 특히, 이제는 더 이상 들어맞지 않을 것 같은 과거의 철학 이론 속 핵심 아이디어가 지금의 최신 과학과 들어맞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꽤나 흥미롭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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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온 - 서바이벌 가상현실 몬스터 게임
김재헌 지음, 양규완 그림 / 사파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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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온’은 가상현실을 소재로 한 게임판타지 소설이다.

가상현실은 이미 현실에서도 즐길 수 있는 것이면서 또한 아직 더 발전한 미래에나 가능한 일종의 꿈의 기술같은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현재의 기술에서는 보고 듣고 느끼고 상호작용하는 모든 것에 큰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람형 컨텐츠나 레일식으로 진행되는 게임이 아니면 오히려 큰 괴리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런 한계를 넘어, 실제와 다름없이 느끼는 가상현실에 대한 아이디어는 크게 두개다. 그 중 하나는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 2018)’처럼 슈트와 동작인식을 기반으로 현실과의 차이를 메꾸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뇌만 활동하게 하고 뇌파로 인터페이스하는 소위 ‘통속의 뇌’ 식 장치를 이용하는 것이다.

둘 다 현실처럼 느껴지게 한다는 점에서 지향하는 바는 같은데, 어쨌든 현실에서의 활동을 기본으로 하기에 딱히 대단한 부작용이 없는 전자와 달리 기계장치가 육체를 대신해 정신과 연결되는 후자는 그것 자체를 특별한 장치로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 ‘매트릭스(The Matrix, 1999)’처럼 게임 속에서의 일이 현실에도 반영된다든가, 영화 ‘아바론(Avalon, 2001)’처럼 현실로 되돌아오지 못하게 된다든가 하는 게 대표적이며, 소설 ‘소드 아트 온라인(Sword Art Online, 2002)’처럼 강제로 갇히게 된다는 상황도 자주 사용된다.

이런 대표적인 설정들을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에 소설은 굉장히 익숙하게 느껴진다. 대부분의 MMORPG가 비슷하게 만들어지는데다, 꼭 가상현실을 소재로 한 게 아니더라도 게임을 소재로 한 게임 판타지 소설과 비슷한 측면이 있어 더 그렇다.

그렇기에 판타지온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와 판타지온이라는 게임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데, 1권에서는 베타 테스트로서 몇번의 보스전을 하는 모습만 나오기 때문에 어떻다고 판단하기는 좀 어렵다. 다만, 전투와 수집 등 인기있는 게임 요소들을 잘 조합한 것 같아 썩 나쁘지는 않다. 이야기와 삽화를 적절히 조합해서 글만으로는 느끼기 어려운 게임 연출적인 요소를 느낄 수 있게 한 것도 좋다. 이런 점이 이후의 본격적인 모험을 어떻게 그릴지 궁금하게 한다.

아이들이 게임 클리어를 목표로 하게되는 계기나 빌런 설정과 행동은 많이 아쉬웠는데, 대신 빠르게 목표를 갖고 진행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나름 장단은 있다. 다만, 그것에 별 당위성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안타까웠다. 분명히 소스와 리소스는 따로 관리할거고, 그건 개발자라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을텐데. 그렇다면 적어도 빌드 후 축적한 데이타에서만 얻을 수 있는, 판타지온을 판타지온답게 만드는 무언가를 제시해주는게 어땠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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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비 종친회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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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비 종친회’는 족보라는 소재를 정말로 잘 풀어낸 소설이다.


현대 한국인들은 대부분 족보라는 걸 가지고 있다. 족보의 대부분은 왕과 양반으로 이어지는 소위 가문의 영광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어지는데, 애초에 족보라는 게 가문을 드러내고 또 얼마나 괜찮은 가문인지를 증명하기 위한 것이라는 걸 생각하면 당연한 얘기다. 막말로 비천한 출신이라고 한다면, 굳이 그걸 대대손손 잊을 수조차 없도록 기록으로까지 남겨 물려줄리가 없으니까 말이다.

그렇기에 반대로 지금의 이 ‘족보있는 집안’밖에 없는 상황이 이상할 수밖에 없다. 대체 그 많던 노비들은 어디로 사라져버렸단 말인가. 그 모두가 독립운동에 열과 성을 다했기에 일제에 의해 멸족이라도 당했단 말이냐.

여기서 등장하는 게 직위를 산 기록, 족보를 차용한 기록, 노비로서 부려졌던 기록 같은 거다. 신분세탁의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조상에 대해 잘 모르는 어떤 성씨에 대한 기록이 특정 시점부터 등장하기 시작한다? 꽤나 의심가는 증거라고 할만하다.

소설 속 ‘헌씨’가 딱 그렇다. 명확한 족보가 있는 것도 아니야, 한두명 쯤 있을법한 유명인도 잘 모르겠고, 그 뿐이랴, 심지어는 시조도 누군지 아는바가 없다. 오히려 노비문서 같은 것이나 연달아 나와서는, 이건 뭐 영락없는 노비집안이다. ‘노비 종친회’라는 명칭은 남들이 깔보며 하는 얘기기도 하지만, 반쯤은 자조가 섞인 것이기도 한거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종친회를 만들고, 같은 성씨들을 모으고, 어쩌면 하는 희망을 갖고 자기들의 뿌리를 알려고 하는 한편, 노비니 뭐니 하는 과거에 상관없이 당당해지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것만으로도 꽤나 볼만한 이야기다. 설사 헌씨에 대한 것이 단순한 맥거핀이어도 어느정도 준수했다고 할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그걸 그런 식으로 단순하게 이용만 하지 않고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적당히 섞어서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이야기의 완성도를 상당히 끌어올렸다.

찾아보기 힘든 드문 성씨라는 설정은 얼핏 지나친 우연같은 이야기도 그럴듯해보이게 하며, 한편으론 혈통과 인연같은 가족애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기도 함으로써 단순히 유쾌하게 보고 넘길 소란극이 아니게 만들기도해서 전체적인 구성 역시 꽤나 좋다고 느끼게 한다.



* 이 리뷰는 문화충전200%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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