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구
윤재호 지음 / 페퍼민트오리지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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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3지구’는 새로운 행성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SF 판타지 소설이다.

SF는 생각보다 범위가 넓은 장르다. 그래서 같은 SF 소설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건 극히 마음에 드는 것이 있는가 하면, 어떤 건 심히 못마땅한 것이 있을 수도 있다. 글의 세부 품질까지는 따지지 않더라도, 단지 선택한 소재나 그것을 다루는 방식, 이야기를 통해 만들어가는 분위기만으로도 그렇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꽤 호불호가 갈릴만한 SF 소설이다. 화성 이후로 새롭게 도달해 그렇게 이름붙였다는 제3지구나 그곳의 환경이라든가 로봇과 나노크리스탈같은 소재를 통해 나름 SF적인 분위기를 잘 만들었기는 하지만, 과학적인 상상력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판타지에 가까운 능력자 배틀물 성격을 띈다는 점이 그 하나다.

액션은 SF에서 필수라 할 수 있는 요소긴 하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과학적 상상의 연장에 있어야지 다이아몬드를 몸에 박고 개성적인 색을 발하며 특수한 능력을 발휘하며 소위 무쌍을 찍는 식으로 이뤄지는 건 좀 곤란하다.

나노메탈과 나노크리스탈, 다이아몬드라는 소재도 그리 흥미롭지 못했다. ‘나노’라는 이름이 너무 만능처럼 붙은 느낌이라 생리적인 거부감도 이는데다, 단지 그런 소재가 있다는 것이 어떻게 첨단 과학으로 이어졌는지가 전혀 와닿지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마블의 영화 ‘블랙팬서’가 갖고있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이 소설도 갖고있는거다.

사람에게 이식해 초월적인 능력을 갖게 해준다는 다이아몬드는 마치 만화 ‘암스’의 그것 같아 좀 묘한데, 그만큼의 설득력이나 몰입감은 보여주지 못해 하위호환같은 느낌이다.

글의 품질도 썩 좋지 않다. 이야기가 매끄럽게 이어지는 게 아니라 장면별로 뚝뚝 끊어지기 때문이다. 덕분에 장면 장면을 확실하게 파악하기는 좋으나 대신 소설로서의 재미는 덜하다. 장면 자체는 시각적이나 그것이 글로 다 묘사되지 않은 느낌이라 더 그렇다. 영상물이었다면 화면에 담긴 것들로 그것들을 충분히 매꿔줄 수 있었겠지만, 글로는 추가적인 묘사나 정보를 전할 수 없다. 마치 영상화를 위해 구상한 것을 잊어버리지 않고 찍기위해 써낸 일종의 가이드 콘티같다.

판무 소설을 보듯 가볍게 본다면 그래도 볼만은 하겠으나, 진지한 SF 소설로서는 완성도가 좀 아쉽다. 그러나, 첫 시도라는 것을 생각하면 앞으로를 기대치 않을 이유 또한 없다.

영상화를 위해 만든 IP라면, 실제 영상화한 결과물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사뭇 궁금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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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 세상에서 너를 지우려면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지영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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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도 잘 살렸고, 이야기 구성과 메시지도 괜찮은 성장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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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 세상에서 너를 지우려면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지영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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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세상에서 너를 지우려면'는 블랙박스를 소재로 한 사이버 폭력 문제를 그린 소설이다.



사이버 폭력 문제를 그렸다고 하면 너무 한쪽 면만 얘기하는 것 같다. 단순히 그런 사회 비판적인 이야기만을 담은 건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상처를 안게 된 오히려 그 일의 여파를 어떻게 맞게 되는지, 그리고 어떤 마음을 갖게 되는지도 잘 그리고 있다.

흔히 마음의 상처를 가진 사람에게 용기나 의욕을 불어넣으려고 하고, 소위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하면서, 더러는 왜 그렇게 시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그러느냐며 비난까지 하기도 하는데,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실제로 어떤 생각과 의도를 갖고있는지와는 상관없이 그걸 강제로 받아야만 하는 입장에서는 얼마나 불편하고 무의미할 수 있는지를 특히 잘 그려서 이런 꼬집음은 생각보다 공감이 잘 됐다.

저자는 또한 그런 이야기를 소재로 한 활동을 그리면서 그러한 식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들을 비판하기도 했는데, 어떻게 보면 이 책 또한 그런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좀 재미있었다.

이 소설의 주요한 부분 중 하나는 그렇게 상처입고 다른 사람과 세상에서 도망치려는 아이가 다시 주변 사람들을 인지하고 그들에게 마음을 여는 과정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몇은, 비록 나름 이유를 제시하고 있기는 하나, 그것만으로 그렇게까지 할까 싶은 부분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블랙박스로부터 시발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갔는지는 물론, 그렇게 최고조에 올랐다고 할 수 있는 갈등을 풀어내는 과정도 나쁘지 않아서 마치 설교하듯 교훈적인 메시지를 넣어주려고 하는 것 같지는 않다. 등장인물들의 심정을 꽤 공감할만하게 그려서 더 그렇다.

소재도 잘 살렸고, 이야기 구성과 메시지도 괜찮은 성장 소설이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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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의 쓸모 - 밤의 주인, 수면이 궁금하다면 인싸이드 과학 3
뮈리엘 플로랭 지음, 쥘리 레가레 그림, 김수진 옮김 / 풀빛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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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 대한 연구들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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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의 쓸모 - 밤의 주인, 수면이 궁금하다면 인싸이드 과학 3
뮈리엘 플로랭 지음, 쥘리 레가레 그림, 김수진 옮김 / 풀빛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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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뮈리엘 플로랭(Muriel Florin)’이 쓰고 ‘쥘리 레가레(Julie Legare)’가 삽화를 더한 ‘잠의 쓸모(Le sommeil à l’oeil nu)’는 수면에 대한 여러 궁금증과 사실을 담은 과학책이다.



한번 쯤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거다. 대체 잠은 왜 자야만 하는가 하고 말이다. 단순히 인생의 1/3 가량이나 되는 엄청난 시간을 아무것도 하지않고 보내는 게 아까워서 그러는 사람도 있고, 단순하게 급하고 시간에 쫒기는 일이 있어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러는 경우도 있으며, 여유롭고 행복한 시간이 너무 빨리 가버리는 게 안타까워 그러기도 한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을 자주 하기에, 과연 최신 과학은 이에 대해 어떤 대답을 해줄지 사뭇 궁금했다.

살짝 스포를 하자면, 책에 그런 건 없다. 잠은 아직도 미지의 영역인거다.

그럼에도 여러 관찰을 통해 얻어낸 잠에 대한 연구들은 우리리 잠에 대해 갖는 여러 의문들에 적당한 답을 제시해준다. 이 말은 조금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오답을 걸러낼 수 있게 해준다는 말이기도 하다.

‘잠이란 불필요한 것’이란 식의 말부터가 그렇다. 잠이란 과연 필수적인지 혹은 선택적인지를 알기위해 한 여러 실험들은, 비록 잠이 왜 필요하며 어떤 작용을 하는 것인지는 확실하게 알려주지 않지만, 잠을 자야만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들과 자지 않았을 때 생기게되는 부정적인 효과들에 대해 알게하며, 이것은 갈수록 늦게 자고 또한 짧게 자는 현대의 각박함이 얼마나 잔인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하기도 한다.

잘 때에 보이는 변화나 패턴 같은 것도 신기하고, 꿈에 대한 이야기라든가 분명히 잠을 잤는데도 어째서 피곤할 때가 있는지 같은 주제도 꽤 흥미롭다.

아직 모르는 게 많다보니 책을 보고 나서도 속시원하게 해소되지는 않다만, 그래도 이제까지의 연구와 가설들을 살펴보는 건 또 그대로 재미있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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