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 퀴즈 대전 1 - 도깨비의 부활 번개 도서관 3
닭군 지음 / 파란정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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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 퀴즈 대전 1: 도깨비의 부활’은 컨셉이 괜찮은 판타지 학습 만화다.

친숙한 판타지 중 하나인 요괴와 퀴즈를 섞었다고 해서 대체 이 이질적이어 보이는 두가지 요소를 어떻게 하나로 어우렀을지 궁금했는데, 과거 대단했던 퇴마사의 의지를 이어받은 신령이 그의 힘을 이어받은 후손을 각성시켜 그가 가진 고유의 개성을 특별한 힘을 통해 발휘하도록 해 퀴즈쇼라는 독특한 무대를 만들어냄으로써 퇴마를 수행한다는 설정을 통해, 이질적이며 심지어 시대적인 차이도 있는 퀴즈와 퇴마라는 두 요소를 하나로 엮어낸 것이 꽤나 감탄스럽다.

단지 퀴즈와 퇴마라는 것 뿐 아니라, 도사와 앱, 요래전 요괴와 어린 아이들 등 책 속에는 여러가지 서로 대비되는 요소들이 있는데 그것들이 서로 다른 것과 연결되거나 전환되는 것을 꽤 잘 해서 전체적으로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잘 섞었다.

이런 설정은 아이들이 요괴들에 잘도 대항해나가는 것을 적당히 합리화 해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요괴들은 실로 다양한 능력들을 가지고 있기에 현실적으로는 도저히 어쩔 수 없을 것 같기도 한데, 그런 것들을 무시할 수 있는 ‘퇴마의 무대’라는 설정을 도입함으로써 아이들도 얼마든지 그에 저항할 수 있게 했을 뿐 아니라 그들을 교화함으로써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한다는 점, 거기에 더해 새로운 활동이나 이야기거리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옴니버스식으로 만들었기에 매회 비슷한 구도가 반복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지만, 꽤 괜찮은 변조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기 때문에 앞으로를 어떻게 전개해나갈지 봐볼만 할 것 같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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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사항 보고서 네오픽션 ON시리즈 21
최도담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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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사항 보고서’는 갑작스럽게 닥친 사건을 다소 혼란스럽게 그린 소설이다.

혼란스럽다는 것은, 나쁘게 말하면 그래서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는 건지 좀 모호하다는 얘기다. 저자는 몇가지 지점에서 이야기를 다소 불친절하게 뱉어놨다. 그러니까 미처 다 채워지지 않은 빈 공간이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독자는 소설을 계속해서 읽어나가려면, 또 이야기의 전체를 파악하고 이해하려면 스스로 그에 적당한 설정을 만들고 설명을 붙여 해석을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금씩 어긋나있는 몇개의 조각들이 서로 제대로 달라붙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식의 서술을 단지 이야기의 주요 전환점에서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 심지어 결망에서까지 사용했다. 그럼으로써 독자가 어떤 설정과 설명을 붙였느냐에 따라서 크게 달라질 수도 있는 묘하게 열린 이야기가 되어버렸는데, 이게 개인적으로 썩 선호하지 않는 형태이다보니 그렇게 만족감이 높진 않았다.

조금 시선을 바꿔, 좋게 이야기하자면 이건 소설을 그렇게 뻔하지는 않다는 것이며 그게 끝까지 계속되기에 꽤나 신선하게 보게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실업급여과’라는 곳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의 챗바퀴 돌아가듯 똑같은 일상과 다소 시사적인 성격을 갖고있는 자칫 뻔할 수 있는 사건을 가져와 뜻밖의 상상력을 더해 특이한 이야기로 만들어낸 솜씨가 꽤나 나쁘지 않다.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는 몇개 조각들을 어긋나게 만든 것도 이러한 점을 부각해서 소설을 흥미롭게 만든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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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모든 버전
그레이스 챈 지음, 성수지 옮김 / 그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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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챈(Grace Chan)’의 ‘너의 모든 버전(Every Version of You)’은 마인드 업로딩을 소재로 한 SF 소설이다.

마인드 업로딩은 이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익숙해진 개념이다. 그 전에도 여러 판타지 및 SF 등에서 정신 전송이란 개념이 흥미롭게 사용되곤 했었는데, 다양한 방식으로 그려졌던 이전의 것에 비한다면 마인드 업로딩은 좀 더 특정한 방식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개념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실제 구현 가능성이 있는 과학적 이론과 방법론에 의거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그렇기 때문에 마인드 업로딩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그걸 묘사하는 방식이나 그를 통해 얘기하려는 주제같은 것들은 어느정도 유사성을 띄기도 한다.

이 소설 역시 그러해서, 처음 접했을 때 예상했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거나 하는, 그래서 신선함이 느껴지는 그런 소설은 아니다. 익숙한 소재를 그대로 사용했을 뿐 아니라 그로 인해 생겨나는 갈등이나 그런 이야기를 통해 던지는 생각거리 같은 것도 전혀 새롭지는 않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그런 것에 욕심을 내려하기 보다는 그것이 일상적인 것이 되는 미래 사회라는 배경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좀 더 완성도 있게 만들려고 한 게 아닌가 싶다.

그것이 소설 속 미래상을 꽤나 현실감있게 느끼게하며, 정말로 그런 미래가 다가왔을 때 과연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를 고민해보게 만들기도 한다.

일전에 같은 주제를 지인과 이야기하며 나눴던 적이 있는데, 그와는 지향점이 크게 달랐으며 결국 끝까지 서로의 선택을 납득할 수는 없었다. 소설도 비슷한 상황을 그리다보니 의외로 그때 생각도 나면서 각자의 생각이나 결정같은 것이 현실성있게 느껴졌다.

하지만, 또 모를 일이다. 진짜 그런 미래가 눈앞에 오게되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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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시대 1
이문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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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시대 1’은 새롭게 개정해 낸 최신 정본이다.

무려 1984년에 첫 출간한 소설이다. 그걸 지금에 와 단지 새롭게 다시 찍어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내용까지 일부 개정해서 내기로 한 것은, 당시 제대로 몰라서 틀린부분이 많은 북한 관련한 것들을 고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 소설은 한국전쟁을 다룬 이야기 중에선 꽤 독특하다고도 할 수 있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이 무려 월북까지 한 사회주의자이기 때문이다.

본인의 이념적 신념에 따라 그렇게 행동을 한 것이지만, 막상 그게 대단한 정신적 고취나 만족감을 주기는 커녕 의구심과 이념적 혼란을 겪기도 하는 이야기는 꽤나 저자의 개인적인 감정이 담긴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소설은 저자 본인이 겪고 아는 아버지의 이야기의 바탕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좀 비판적으로 쓴 듯 보이는 건 괜한 심정일까.

소설은 월북한 아버지로 인해 ‘빨갱이’라는 딱지가 붙은 채 남한에서 이리저리 유랑하며 고초를 겪게되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또 다른 한 축으로 삼고 있는데, 이를 통해 일제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크게 불거진 이념적 갈등과 그것이 자아낸 분단이 만들어내는 아픔도 꽤나 잘 그리고 있다.

월북한 지식인과 빨갱이 가족의 이야기는 불행했던 한국 현대사의 대표적인 한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상황을 만들어낸 사람들과 그로인한 여파를 힘겹게 견뎌야만 했던 당시를 ‘영웅시대’라고 지칭하는 게 꽤나 반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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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천
이매자 지음 / 문학세계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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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자(Maija Rhee Devine)’의 ‘음천(音天; The Voices of Heaven)’은 재미 한인 작가가 쓴 첫 한국어 장편소설이다.

한국전쟁을 주요 배경으로, 한국전쟁 전(前)과 전쟁 당시 그리고 전쟁 후(後)로 나누어 그를 겪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 소설은, 많이 다뤄진 소재를 통해 역사와 가족, 시대상과 개인의 변화같은 나름 익숙한 와 주제들을 다루고 있는 것과 달리, 아니 어쩌면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좀 독특하게 느껴지는 점들이 있다.

남아선호사상, 가부장재, 유교적인 가정관 등 소위 남존여비라 할 수 있는 것들을 다루는 것부터가 좀 그렇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음천’과 그의 가족은 옛 가족상이라 하면 흔히 그리곤 하는 권위적이고 고압적이기만 한 것과는 꽤나 다르다.

그렇다고 딱히 이들이 시대를 앞서갔거나 당시의 사회 문화적인 부분들을을 크게 벗어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출가외인, 처첩제같은 당시의 사회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물에 가깝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미 꽤나 현대적인 면모들을 보이기 때문에 묘한 낯설음이 있다. 교포 2세나 3세가 아닌, 이민 1세가 심지어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한 자전적인 이야기를 써낸 소설이 이렇다는게 꽤 신기하다.

이건 이후 계속되는 가족사와 여성사로도 이어져서 한국근대사를 다소 퓨전적으로 다뤘다고 느끼게 하는데, 그게 이 소설을 좀 신선하게 만들기도 한다.

소설은 영어로 썼던 것을 저자가 직접 한국어로 다시 쓴 것인 듯 한데, 일부 어색한 문장이나 오타같은 게 엿보이기도 하나, 한국 태생이라서 그런지 단어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무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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