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의 잔 - 경남 스토리 공모전 대상 토마토문학팩토리
박희 지음 / 토마토출판사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왕의 잔’은 ‘이도다완’을 소재로 한 가상역사 소설이다.

이 책은 전혀 역사를 재현하거나 하는데 중점을 둔 것이 아니다. ‘이도다완’을 ‘막사발’로 얘기하는 것부터가 그렇다. 보통은 당시에 유행했던, 말하자면 최신 트렌드의 사기였다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저자의 생각이 전혀 엉뚱한 것은 아니다. 대체 왜 이렇게 투박해 보이는 것이 그렇게까지 인기를 끌었던거지? 라는 것은,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흔히 할만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가벼운 의문에서 시작해, 당시 한중일 삼국의 도자기 상황이라든가, 한국의 사기장의 위상, 일본의 시대 파악, 그리고 소위 ‘도자기 전쟁’이 일어난 배경까지 상상력을 재미있게 뻗쳐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짜냈다고 할만하다.

그런점에서 고증에 신경쓰기보다는, 애초에 온전한 픽션으로 이야기의 큰 틀을 잡고 온전히 새로 만들어낸 인물을 통해 계속해서 볼만한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도 좋은 선택이다. 덕분에 실제 이야기에서는 자칫 부족했을 수도 있는 등장인물간의 긴밀한 관계라든가, 그로부터 만들어지는 미묘한 관계와 드라마가 있기 때문이다.

문장도 꽤 준수하다. 시대 배경을 느끼게 하면서도, 너무 사극톤은 아니라 읽기 편해서 적당히 역사스런 이야기로 즐길만하다.

굉장히 많은 사기장들이 단지 한국에서 뿐 아니라 명나라에서도 활약하고, 그렇기에 일본에서 탐하던 인재였다는 다소 국뽕스러운 면도 (온전한 픽션이라는 걸 알고 보기 때문에) 한국인으로서는 꽤나 유쾌하게 볼만한 요소다.

어쩌면 자칫 사소하게 지나칠 수 있었을만한 의문을,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로 발전시켜 나름의 이야기로 완성한 솜씨는 꽤나 칭찬할 만하다.

저자는 후기에서, 이 소설이 아이디어 선점을 위한 일종의 초안같은 것이며 제대로 된 얘기는 드라마를 통해 선보일 것이라고 거의 대놓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래 어디 그 최종 목표이자 완성형이라는 드라마는 어떻게 만들어질지 함 보자 싶다.

언제 나와?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른그림찾기 화투 - 화투 그림의 재해석!
예다움 기획 / 도서출판 큰그림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른그림찾기: 화투’는 화투 그림을 변형해 만든 놀이책이다.

화투는 놀이용 카드의 하나다. 당초 트럼프 카드를 이용한 놀이가 도박성 때문에 금지된 것을 우회하려고 만들어진만큼 유사성이 있으면서도 또한 차별점이 있는데, 특히 꽤나 디테일이 살아있는 그림이 특징으로 소위 ‘동양화’라는 식으로 얘기되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통일성이 있으면서도 개별 카드를 분명히 구분할 수 있게 차이를 둔 그림은 게임용 카드로서도 잘 만들어진 편이며 그 자체 디자인 역시 꽤 수려한 편이다.

이 책은 그런 화투의 그림을 변형하여 다른그림찾기 놀이를 할 수 있게 만든 것으로, 기본 도안을 최대한 유지한 것 뿐 아니라 기본 도안은 거의 소재로만 사용했다고 해도 좋을만큼 새롭게 재구성한 것들도 많아서 그것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새로 만들어진 것 중 실루엣이나 레이아웃같은 것만 유지한 것들은 더 이상 화투 그림같지 않을 정도로 현대적이기도 하다. 이런 것들은 원안에 비해 패턴이 복잡하므로 다른 부분을 찾는 방법도 다르고 비교적 더 어렵기도 하다. 이런 변화가 질리는 느낌을 좀 덜어준다. 중간 중간에 퍼즐 게임을 둔 것도 한번 화기할 수 있게 해준다.

한국 화투의 도안은 원판인 일본 화투의 것에서 색을 줄이고 단순화해 만들어진 이후 딱히 개정되거나 한지는 않았다. 다만, 게임사 등에서 이벤트 성으로 화투를 만들 때 자기들의 IP를 이용해 일부 이미지를 변형하는 정도만 있었을 뿐이다. 덕분에 헷갈릴 일 없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도 하다만, 트럼프나 타로 등 서양 카드들이 다양한 디자인이 있어 개성있고 보는 재미가 있다는 걸 생각하면 좀 아쉽다는 생각도 든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소년을 위한 물리이야기 리듬문고 청소년 과학교양 4
사마키 다케오 지음, 오시연 옮김 / 리듬문고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마키 다케오(左巻 健男)’의 ‘청소년을 위한 물리이야기(2時間でおさらいできる物理)’는 입문자를 위한 물리 책이다.

짧은 시간(2시간)만에 물리를 정리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이 책은, 가능한 이미지 등을 통해 눈으로 보면서 좀 더 쉽게 이해하도록 만들어 졌으며 대략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사이에 있는 기본 물리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가장 쉬운 물리 세계라고 할 수 있는 직선운동 세계에서 속력란 무언인가부터, 속도와의 차이는 무엇이고, 가속도의 개념, 중력 등으로 이어지는 기초 개념들을 하나씩 소개해나간다.

그러면서 공식과 그 풀이 역시 얘기하는데, 이것이 일반적인 교양서로서의 물리 책과 이 책의 다른점 중 하나다. 최근의 가볍운 교양 물리에서는 가능한 수식이 없는 설명을 지향해왔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수식을 주요 내용 중 하나로 다루는 이 책은 그런 것들에 비하면 좀 더 교과서와 같은 느낌을 준다. 책 내용이 작은 것부터 점차 확장해나가는 식의 일반적인 커리큘럼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

이런 특징(즉, 수식을 주요하게 다룬다는 점)은 이 책이 부분 부분이나마 별로 쉽게 쓰인 것은 아니라고 느끼게 한다.

다분히 교과서적인 설명도 그렇다. 그냥 ‘용수철을 늘리면 원래대로 돌아가려고 하는 걸 탄성이라고 한다’처럼 얘기해도 될 걸 굳이 “마찰이 없는 수평면에 한쪽 끝을 고정한 용수철이 있고 다른 한쪽 끝에는 물체가 연결되어 있다고 하자. 용수철을 잡아당기면 원래 길이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다. 이것이 용수철의 탄성이다.”라고 얘기하는 식이다. 정확하게 얘기하려고 한다는 의도는 알겠으나, 문장 자체가 너무 장황하고 심이저 일적이지도 않아서 다시 읽고 또 생각해보게 만든다. 쉬운 물리책이라고 생각하고 펼친 입장에서는 좀 그런거다.

편집도 좀 아쉬운게, 설명과 그림의 위치, 순서가 자연스럽게 읽히도록 배치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해당 그림이 한장 뒤에 있다거나 해서 페이지를 왔다갔다하며 봐야하게 만든 것은 애초에 수식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을 더했다는 책의 방향성을 거스르는 것이다. 한눈에 수식과 그에 관련한 그림을 볼 수 있도록 할 수는 없었을까.

대신, 교과서적이라고 할만큼 무리한 왜곡이 거의 없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으로, 단지 비유같은 것이 아닌 정확한 물리 지식을 얻을 수 있게 한다는 점이 근래의 흥미위주의 교양 물리책과는 다른 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고등 물리라 할만한 너무 어렵거나 복잡한 것은 생략하고, 기본적인 것들만으로 금세 훑어볼 수 있게 정리도 꽤 잘 한 편이다.

과학 커뮤니케이터 등을 통해 물리에 흥미가 생겨 제대로 살펴보고 싶었던 초급 물리 입문자에게 사뭇 적당히 추천할만한 책이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디 너희 세상에도
남유하 지음 / 고블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디 너희 세상에도’는 꽤나 흥미로운 호러 단편들을 모은 소설집이다.

이 책에 수록된 단편들은, 딱히 소설집을 위해 작업된 것들은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꽤나 공통적인 경향성이 느껴지는데, 그것은 다분히 크툴루적(또는 러브크래프트적)이라는 거다.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에 의해 정립되기 시작한 이 장르는 호러라는 것과 정체불명성이라는 특징을 갖고있다. 즉, 왜 그런 일이 일어났고 그래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또는 대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전혀 답은 커녕 방향성 조차도 내비치지 않는다는 거다. 그래서, 이야기의 완결성적인 면에서는 뭔가 좀 이상하다, 중요한 게 빠졌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완전히 현실에서 분리하거나 대비하지 못해 그것을 온전히 맞닥뜨려야 하는 다른 차원의 공포를 느끼게 만든다.

이 책에 수록된 단편들도 꽤 그런 성격을 잘 담고있다. 내가 노력한다고 어쩔 수 있는 것도 아닌 것을 소재로 하고, 인간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에 맞닥뜨렸을때의 무력감을 느끼게 하며, 그 결과도 예측할 수 없는 것으로 느끼게 한다는 점이 그렇다.

거기에 꽤나 사회적인 이야기를 섞은 것이 다른 러브크래프트적 이야기와 다르다면 다른 점 같기도 하다. 수록 단편들은 모두 인간의 통제 한계를 벗어난 것을 소재로 하지만, 그러면서도 결국 얘기하는 것은 인간적인 무언가다.

그렇게 되었으니 단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체념하기 보다는 그 와중에도 어떻게 해야할지를 고민하며 상상을 뻗고 심지어 실처하려는 모습을 보이기에 꽤나 러브크래프트적이면서도 굉장히 사회적인 이야기로 읽힌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샤라 휠러와 키스했다
케이시 매퀴스턴 지음, 백지선 옮김 / 시공사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케이시 매퀴스턴(Casey McQuiston)’의 ‘나는 샤라 휠러와 키스했다(I Kissed Shara Wheeler)’는 종교와 사회의 억압과 성정체성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처음부터 분명한 메시지를 가지고, 그것을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소설이라는 형태를 택한 것 치고는 상당히 완성도가 괜찮은 소설이다.

모두의 여왕과같은 존재인 ‘샤라’가 갑작기 실종이 됐다느니, 그 직전에 이상한 짓을 하고 가서 몇 사람들을 흔들어놓았다느니 하는 얘기를 하고, 미리 남겨놓은 분홍 편지를 통해 단서를 주고 그것을 찾아가는 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함으로써 흥미롭게 볼 수 있게 시작한 것부터가 좋다.

덕분에 이야기에는 미스터리가 생겼고, 퍼즐을 푸는 것 같은 재미, 게임을 하는 것 유희를 느끼게 해 하려는 이야기가 담긴 부분까지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게 해준다.

저자가 자신의 실제 경험을 녹여내 그린 종교적, 사회적 무리 안에서의 압박감이나 성정체성으로 인한 배척같은 요소 등은 꽤나 무거운 것인데, 그것을 살짝 틀어 유쾌하게 볼 수 있게 그린 것도 좋다.

그렇게 한 덕분에 등장인물들이 더 쾌활하고 당차보이기도 하며, 로맨스 역시 기분좋게 연결되는 것으로 느끼게 한다. 만약, 그렇지 않고 현실의 어두움을 그대로 묘사했다면 이야기도 좀 칙칙하고 그 끝에 있는 등장인물들의 로맨스도 희망적이기보다는 자기위안적인 것처럼 느껴졀을지도 모른다. 로맨스 소설로서의 성격도 가지고있는걸 생각해 소설의 전체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를 잘 결정했다는 얘기다.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는 메시지도 분명하다. 애초에 그를 위해 쓴 소설인만큼 직접적으로 얘기하는데다, 심지어 그걸 여러번 반복하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걸 지문으로 적어 넣어 저자의 말처럼 들리게 하지도 않았고, 여러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상황에서 느끼고 깨닫거나 조언과 격려를 건네는 식으로 변형했기 얘기하는데다 거기에 이르는 흐름도 자연스러운 편이라 관념을 억지로 주입하려는 것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

성정체성과 자아정체성, 그리고 성소수자 문제에 대한 핵심적인 생각거리도 잘 담은 편이다.

이야기와 메시지 모두 적정선으로 조절을 잘 한 것 같다. 그래서 전체적인 완성도가 꽤 괜찮다.

아쉬운 점이라면, 번역과 교정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다는 거다. 오타만 있는 게 아니라, 문장이 뒤섞여 꼬여있는 것도 있고, 한국에선 쓰지 않는 표현이라 의미불명인걸 그래도 직역해논다든가, 반대로 한국에서도 똑같이 쓰이는 고유명사를 굳이 번역해서 오히려 헷갈리게 하는 등 전체적으로 꼼꼼하지 못한 모습을 보인다. 그렇다고 전체 내용을 따라가는데 무리가 있는 것까지는 아니나, 정식출판물의 번역과 교정 상태가 이렇다는 것은 쫌 그렇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