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써먹는 기적의 운동 20
카르스텐 레쿠타트 지음, 이은미 옮김 / FIKALIFE(피카라이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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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스텐 레쿠타트(Carsten Lekutat)’의 ‘평생 써먹는 기적의 운동 20(Gesundheit für Faule: Mach nicht viel, mach es richtig)’은 운동하지 않는 현대인을 위한 책이다.

다소 일본식 운동책 같은 제목이다. 그래서 익숙한 포맷을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열어보면 그와는 좀 딴판이다. 아. 일본인이 쓴 책이 아니구나.

익숙한 일본식 운동책은 대게 짧고 간략하게 따라하기식으로 개별 운동들을 죽 나열하고, 그것들을 묶어서 가능한 골고루 몸을 쓸 수 있는 운동 세트를 제안하는 식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럼으로써 짧게는 3분, 길면 15분 이상 정도로 크게 부담가지 않을 시간 선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이 책은 그런 책과는 기본부터가 다르다. 개인취향에 따라 골라서 할 수 있도록 여러 운동법을 소개하는 것 것이 아니라, 운동의 필요성과 실천에 대해 설교하는 책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한국어판 제목에 붙은 숫자 ‘20’에서 알 수 있듯, 책에 실린 운동 종류도 겨우 20가지 정도밖에 안된다. 게다가 그 중에는 강도만 다를 뿐 거의 같은 운동도 있어서 결국 할 운동으로 선택될 수는 더 적다. 많이 할 필요는 없다는 문구를 실로 말 그대로 보여주는 셈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이 책은 사람에 따라서 꽤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만약 이미 운동의 필요성을 충분히 알고있고 일부 실천도 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찾고싶어 이 책을 집어든 사람이라면 크게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 별로 대단한 운동법을 가르쳐주는 것도 아니고, 불필요한 자기 경험, 훈계같은 내용이 더 많기 때문이다. 전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은 아니라는 말이다.

반대로, 운동이라곤 전혀 하지도 않으면서 식생활까지 썩 건강하지 못하고, 심지어 운동의 효과와 영향에 대해 일종의 잘못된 편견같은 걸 갖고있어 스스로의 행동(많이 먹고 안움직이는 짓)을 합리화까지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꽤 유익할 만하다. 운동이 왜 필요한지를 여러 이야기들을 통해 느끼게 하고, 소위 ‘운동하면 빨리 죽는다’는 낭설이 왜 잘못된 것인지도 알게 하기 때문이다.1

현대인들은 많은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산다. 풍부한 식료와 편리한 교통같은 게 대표적이다. 덕분에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으면서 훨씬 안움직이니, 지방만 늘고 근육은 없어 몸을 맘대로 움직기는 커녕 제대로 지탱하지도 못하는 사람도 더러 생기곤 한다.

그러지 않도록 운동의 필요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또 집에서 간단하게 시작해볼 수 있게 하는 책으로 썩 나쁘지 않은 책이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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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 망원경
박종휘 지음 / arte(아르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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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 망원경’은 한가지 인연이 엮인 세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일종의 연작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세명의 주인공 각각을 개별적인 주인공, 화자로써 다루는 세 이야기는 하나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보여주면서도 각각이 서로 꽤나 다른 색을 가진 별개의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각 이야기에서 보여지는 주요 인물들의 캐릭터가 다른 이야기에서와는 전혀 다르게 그려지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렇게 서로 다른 이야기로 사뭇 다른 사랑을 그리면서도, 크게 되돌아가거나 하는 일 없이 한 방향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꽤나 잘 짰다.

화자가 바뀔 때마다 이야기의 분위기가 크게 바뀌어서, 한 이야기에서는 조금 우유부단해 보였던 사람이 다른 이야기에서는 굉장히 이성적으로 판단하며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거나, 매력적인 인물이 찌질해 보이기도 하고, 심리적으로 불안정해 보이는 인물이 대인배처럼 처신하는 등 나름 바전을 느끼게도 한다. 이것이 단지 화자에 따른 관점 차이에 의한 것이라는 게 재미있다.

이야기의 구성이나 이런 관점차를 이용해 은근히 미스터리한 느낌을 내는가 하면, 사실은 그게 별것도 아니었다는 걸 얘기하는 식으로 나름 흥미 요소도 잘 끌어가는 편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소설 속 주인공들은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크게 변하지 않는 인물들이다. 다만, 겉으로 드러나는 것과 속내의 차이가 있고 그걸 누가 보느냐에 따라 어떻게 받아들이냐하는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캐릭터 자체가 달라보이기까지 하는데, 이것이 그들의 이야기 자체까지 로맨스와 인간 드라마, 범죄 미스터리 등으로 좀 다르게 보이게 한다는 점이 꽤 재미있다.

다사다난한 이들의 인연은 어떻게 보면 좀 안좋게 꼬인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랑을 추구하고, 갈구하고, 의심면서 좀처럼 평안을 찾지 못하기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지만, 그것이 이들의 서로 다른 사랑에 대한 자세나 생각 등을 극명하게 느끼게도 하며 사랑이란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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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월드
야즈키 미치코 지음, 최고은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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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즈키 미치코(椰月 美智子)’의 ‘미러 월드(ミラーワールド)’는 여성우월 사회를 그린 페미니즘 소설이다.



첫 인상은 대단히 부정적이었다. 최근 자칭 페미니스트들이 변태적으로 변형해 자기들의 행위를 합리화를 하는데 사용하는 ‘미러링’ 같은 용어를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건 물론 한국어판을 만들면서 덧붙여놓은 걸거다. 그러나, 제목인 ‘미러 월드’는 원제 그대로이고, 그렇기에 혹시나 같은 부류의 편협한 주장을 담고있는 책은 아닐지 우려스러웠다.

그런데도 결국 집어든 것은, 보지도 않고 속단하지는 않으려 한 까닭이다.

그리고 다행히, 이야기 자체는 그렇게 소위 ‘미러링’적이게만 쓰여진 것은 아니었다. 여러 이야기들은 (생각하기에 따라서) 꽤 여러가지로 해석해볼 여지가 있으며, 그것이 이야기를 꽤 일본 풍자적인 무언가로 느끼게 한다.

대표적인 게 소설 속 남녀역전 세계가 현실세계의 연장에 있는 것으로 얘기된다는 거다. 남성우월주의적인 사회가 ‘남성의 여성에 대한 폭력’을 금지한 국제법 이후로 역전이 되었다는데, 이 법이라는 것 자체도 한쪽 성별이 다른쪽 성별에 대해 행하는 것만을 다루는 성차별적인 것인데다, 그 후에 바뀐 사회라는게 고작 여성우월적인 남성차별사회라고 하는 것이라서 양쪽 모두에 대한 비꼼으로 해석할 여지를 남긴다. 소설 속 역전사회가 완전한 성반전사회가 아니라 기존에도 있던 여성 우대적인 부분은 유지한채 남성이 우위에 있던 부분만 가져간다든가, 반대로 여성우월적으로 바뀌면서 더 끔찍한 측면을 갖게되기도 했다는 점 같은것도 좀 그렇다.

설정부터 실로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을 답습하고 그 일본판을 내논 느낌이다. 현지화를 한만큼 보다 일본사회에 밀접한 문제들을 담고있는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이겠다. 한국 사회는 일본 사회와 비슷한 점이 많기에 이 책은 한국인에게도 어느정도는 와닿을 만하다.

물론, 잘 이해가 안가거나 납득이 되지 않는 점들도 여럿 있다. 애초에 소설의 목적이 분명하기에, IF 세계를 배경으로 한 가상의 이야기지만 계속 현실의 일본 사회에 대입해서 보게 되고, 그게 때때로 ‘일본은 그래?’라고 생각하게도 만든다. (반대로 일본인이 한국인이 쓴 이야기를 본다면 ‘한국은 그래?’란 생각을 할 것이다.)

그 중에는 생각도 못할, 깜짝 놀랄만한 게 있기도 하다. ‘포 사이즈’가 대표적이다. ‘포 사이즈(Four size)’란 일본식 영어인 ‘쓰리 사이즈(Three size)’처럼 신체 사이즈를 한데 묶어 일컫는 신조어다. 남녀역전 사회에서는 가슴둘레, 허리둘레, 엉덩이둘레, 남성의 발기 전 성기 길이를 말하는데, 이걸 현실 일본의 이야기로 바꾸면 여성의 성기 크기를 공공연히 묻고 답하며 평가까지 한다는 말이 된다. 아무리 성진국이라지만, 이게 맞나? 할만큼 가히 충격적이다.

‘이갈리아의 딸들’을 답습한 책이라서 그런지, 이 책도 전혀 남녀의 상황을 완전히 역전해서 그리지는 않는다. 얘기하고 싶은 부분만을 가져와 남녀 상황을 그때마다 적당히 바꿔 얘기하는 식이라 종종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신체적인 특징 자체는 긍정하는 설정을 했기 때문에 더 그렇다. 신체적인 강점을 전제하고 하는 발언이나 행동을 그것 없이 행하는 것이 꽤나 황당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런 점은 차라리 남성성과 여성성 자체를 바꿔놓은 듯이 그렸던 ‘이갈리아의 딸들’이 더 나았다고 느끼게 한다.

특정 현상에 대해 마치 정답이라는 듯 ‘이래서 이렇다’고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너무 개인적인 생각처럼 느껴져 썩 공감할 순 없었다.

몇몇 걸리는 부분은 있지만, 그렇다고 단지 특정 부류의 편협한 사고를 퍼트리기 위한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다. 소설에는 단지 성차별적인 사람들과 그 피해자 뿐 아니라, 동조자, 거부자, 성차별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고 또 얘기하는 사람들까지 여러 부류가 등장하고, 그것이 여기에 담긴 이야기들에 좀 더 생각의 여지를 갖게 하기 때문이다.

다만, 끝까지 의문스러운 것은 왜 굳이 남녀역전 사회를 그릴 필요가 있었냐는 거다. 일본의 성차별 문제들을 그저 남녀만 적당히 바꿔서 그렸을 뿐, 남성우월 성차별 사회가 아니라면, 또는 여성우월 성차별 사회라면 달랐을 무언가를 보여주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런 성반전 자체가 생각의 틀의 깨주게 한다든가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왜 굳이 이런 이야기를 써야 했는지 모르겠다.

아직도 현실에 남아있는 더러운 성차별의 이모저모를 알리고 개개인의 변화 필요성을 얘기하고 싶었다면, 그냥 그걸 그대로 그리는 걸로 충분했던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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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밭의 가이아 내일의 숲 2
최영희 지음 / 씨드북(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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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밭의 가이아’는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소설이다.

천사라는 존재는 이 소설을 일종의 크리쳐물이나 코즈믹 호러처럼 보이게도 하지만, 해당 장르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공포를 주요하게 다루지는 않기 때문에 그런 요소를 사용한 아포칼립스물 정도로 보는게 맞다.

이야기의 전개와 주제 역시 그렇다.

‘천사님’은 겨우 한 개체로서 소위 ‘구인류’를 멸망시킬 정도로 엄청난 격차가 있는 존재지만 그럼에도 전혀 도무지 어찌할 수 없다거나 절망적으로 가라앉는다거나 하지 않는다. 그러기는 커녕 천사님의 치세에 의문을 갖고 상황을 바꿔보려고 하는 사람들이 나오며, 그들이 계속해서 그런 정신이나 진전, 목표같은 것을 공유하고 이어나가면서 오히려 전체적으로는 희망적이라고 느끼게 한다.

이미 어디서 본 배경 설정을 꽤 높은 비율로 가져온 것이 좀 걸리고, 몇몇 설정들이 과학적인 근거를 둔 것인지 좀 의문스럽다는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등장인물 중 하나인 천사님이 이상한 행동을 이어가며 자멸하는 등 다소 주인공 편의적으로 전개된다는 점 등 SF라는 장르나 이야기의 완성도란 점에서는 좀 아쉬움도 남는다.

그러나, 여러 난관들을 해쳐내며 희망을 이뤄내가는 이야기를 잘 담았고, 유적을 탐험하는 등의 모험 요소와 미스터리 요소를 더해서 중간 중간 조금씩 전환되는 식으로 짬으로써 나름 흥미롭게 볼 수 있게 한건 괜찮다. 여성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로는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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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612 누가 어린 왕자를 죽였는가
미셸 뷔시 지음, 이선민 옮김 / 힘찬북스(HCbooks)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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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뷔시(Michel Bussi)’의 ‘CODE 612 누가 어린 왕자를 죽였는가(Code 612 Qui a tué le Petit Prince?)’는 어린왕자에 얽힌 의문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일종의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린 왕자의 해석에 대한 분분한 의견, 발견된 몇몇 다른 버전들이 내비치는 지금의 대중적인 인상과는 전혀 달라 보이는 내용들, 그리고 어린 왕자를 쓴 작가 생텍쥐페리의 삶과 그의 실종을 둘러싼 의문 등을 한 비행사가 어린 왕자와 작가의 팬인 젊은 탐정과 함께 쫒으면서 그 진짜 의미를 파헤치는 형식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읽어보면 그렇게 미스터리적인 소설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데, 어린 왕자와 작가의 행방에 대한 이야기가 비밀을 파헤치는 것이라기 보다는 좀 학문적인 가설을 제시하는 것에 더 가깝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린 왕자와 관련된 실제 지문을 많이 참고하고 인용했으며, 어린 왕자의 그것과 비슷한 여정을 하며, 어린 왕자의 주제라든가 남기는 메시지가 무엇인가를 주요하게 얘기하기에 더 그렇다.

다른 측면으로는 그만큼 이야기 자체의 흥미로움과 재미가 별로라서 그렇다. 뭔가 일어나고 있다는 긴장감이나, 비밀이 드러나면서 전해지는 충격같은 것이 별로 없어 전체적으로 평이하게 느껴지는데, 어쩌면 이는 어린 왕자와 생텍쥐페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그렇게 크지 않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미 둘의 큰 팬이 본다면 감상은 다를 수도 있다.

아쉽지만 주인공들의 이야기 역시 그렇게 이입되지 않는다. 이들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어린 왕자와 생택쥐페리의 생애 요소들을 소개하기 위한 것 정도에 그치다 보니 그렇다.

그래서인지 캐릭터 형성이나 서사의 핍진성도 좀 떨어지는 편이다. 특히 후반부는 좀 심해서, 이게 뭐하자는 짓인가 하는 의문까지 든다. 중간 중간의 것들을 쓸데없는 것으로 만든데다, 전혀 납득할만한 흐름도 아니어서 황당하기 때문이다.

문화 차이란 건가? 이런 게 프랑스식 로맨스고 드라마라고 한다면 더 할 말은 없다만.

어쩌면, 비교적 소수를 위한 소재를 다룬 것이라서였을까. 과연 미스터리 분야에서 꽤 인기작가라는 저자의 다른 책은 어떤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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