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타람브
전현규 지음 / 메타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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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타람브(DITHARAMB)’는 가상 현실을 소재로 한 SF 소설이다.

‘디타람브(DITHARAMB)’란 단어는 인터넷에서도 찾기 어렵다. 그나마 비슷한 것은 디오니소스의 별명이기도 한 디티람보스(διθύραμβος; dithyrambos; dithyramb)라는 찬가(찬양가)라는 의미의 단어인데, 이야기를 보면 딱히 이걸 변형해 만든 것 같지도 않다. 디타람브가 대체 뭔지 더 궁금해진다.

이야기의 시작은 꽤 나쁘지 않다. 디스토피아적인 미래 세계, 거기에서 일종의 도피책으로써 선택한 가상 세계로의 이주는 이전에도 봤기에 신선하지는 않으나 현실화된 것은 아니기에 여전히 흥미롭다. 거기에 연관된 사람들을 등장시켜 그들이 뒤에 감춰진 것들을 하나씩 알아내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도 꽤 볼만하다.

가상 현실을 실제적인 것들을 생략한 마법같은 것으로 그린 것이 아니라 여러 문제들을 안고있는 또 다른 문제처럼 그린 것도 마음에 든다. 이게 소설 속 세계를 더 SF적이며 디스토피아적으로 느끼게 한다.

문제는 후반부로 가면서 초반의 동력을 크게 잃어버린다는 거다. 기왕에 했던 설정과 꼬였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법으로 마구 쏟아내기를 선택했는데, 이게 영 좋지 않았다. 그런 설정과 전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거나 긍정하게 할만한 이야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좀 급작스럽게 느껴진다. 이렇다보니 일종의 반전미를 노린듯한 결말과 에필로그도 좀 심드렁한게 사실이다. 후반부를 이렇게까지 압축할거였으면, 아이디어만 잘 간추려서 단편으로 만드는 게 더 나았을 것 같기도 하고. 이야기의 구성과 완성도가 아쉽다.

이야기 외적으로, 문장도 썩 좋지 않은 편이다. 말투에서 이게 가장 크게 드러나서, 일관되지 않은 말투나 존대/하대를 섞어쓰는 것 등은 종종 몰입을 깨트린다.

퇴고와 교정이 없었는지, 편집 상태도 상당히 안좋다. 오자가 많아서 자주 걸릴 뿐더러, 탈자도 많아서 때때로 저자가 무슨 문장을 쓰려고 했는지 앞뒤 문장을 기반으로 상상력을 발휘해 끼워맞춰야 한다. 이런 것들은 읽기 경험을 크게 떨어뜨린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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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그래픽 노블 : 하늘족과 낯선 고양이 전사들 그래픽 노블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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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졸리(Dan Jolley)’가 쓰고 ‘제임스 L. 베리(James L. Barry)’가 그린 ‘에린 헌터(Erin Hunter)’의 ‘전사들 그래픽 노블: 하늘족과 낯선 고양이(Warriors: SkyClan and the Stranger)’는 하늘족과 솔의 뒷 이야기를 그린 만화다.

이 그래픽 노블의 주인공은 ‘하늘족’과 ‘리프스타’라고 할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리프스타의 관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며, 사건도 하늘족의 입장을 중심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솔’이 유독 눈길을 사로잡고, 책을 다 보고 난 다음에도 기억에 진하게 남는데, 그만큼 본편이 시작되기 전 솔의 삶을 잘 담은데다가 그의 인성이 소위 얼마나 터졌는지를 뚜렷하게 알게하기 때문이다.

그의 인성은 본편의 행적으로 여러차례 증명된바가 있다. 그 시작이라 할 수 있는 하늘족과의 인연과 전사에 대한 집착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어린시절은 솔이 어떤 캐릭터인지를 좀 더 분명하게 설명해준다.

본편에선 자세히 그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들은 조금 그를 측은하게 여기게도 하는데, 또 한편으로는 여러번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고 쓸데없는 욕심과 그를 위한 꾀만 부리며 스스로 타락한 것에 가깝기 때문에, 또 한편으로는 동정의 여지가 없다고 여기게 하기도 한다.

캐릭터를 더 분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외전으로서 꽤 긍정적이다.

다만, 내용은 거의 솔에 대한 것인데도 솔의 생각 등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은 것은 좀 아쉽다. 하늘족 입장으로 그린 이야기기 때문이다. 원대로 되지 않아 초조함을 느낄만했다는 정황이 여럿 있기에 왜 그가 그런 선택을 했는지는 짐작할만하다만, 그렇다고 해도 다소 급발진하는 것처럼도 느껴져 급하게 그런 결심하게 할 뚜렷한 한방을 보여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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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앤솔로지 : 거울 나라 이야기 앨리스 앤솔로지
범유진.이선.정이담 지음 / 고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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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앤솔로지: 거울 나라 이야기’는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소재로 한 두번째 앨리스 앤솔로지다.

‘푸딩 살해 재판’은 앨리스의 세계가 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를 흥미롭게 담았다. 추리 요소도 간단하지만 적절해서 꽤나 보는 맛이 있다. 한바탕의 소동같았던 일을 앨리스의 이야기로 연결하는 것도 좋다.

‘로리나와 종말 축하 유랑단’은 앨리스 외적인 요소를 사용한 것으로, 새로우면서도 꽤나 앨리스적인 이야기를 잘 만들어냈다. 단순하기는 하나, 퍼즐 요소도 나쁘지 않다. 저자는 후기에서 주석을 잔뜩 달아 무거운 소설이 되어버렸다고 했지만, 오히려 쉽게 이해하며 읽을 수 있게 하기에 가볍게 만들어준 것 아닌가 싶다.

‘앨리스 아이덴티티’는 보통 ‘앨리스’하면 떠올리는 심상과 원작의 요소들을 이용한 것으로, 디스토피아적으로 보이는 세계가 나름 볼만하다. 유니콘을 쫓는 단장과 극단원들의 이야기도 잘 읽히는데, 욕망과 억압, 해방같은 것들은 익숙하기도 하고 또렷하게 그려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다만, 유전적 형질을 거론하는 SF적인 부분과 완전 판타지적인 부분이 서로 잘 섞이지 않으며, 마지막 문장도 좀 뜬금없다. 범성애적인 걸 담으려는 이야기였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그것 역시 잘 드러나진 않는다.

첫번째 앤솔로지에 이어 후속편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소재로 하고 있다지만, 첫번째 앤솔로지처럼 이 두번째 앤솔로지 역시 딱히 명확하게 ‘거울 나라의 앨리스’로만 소재를 한정하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사용한 소재가 어디서 나온 것인지 좀 헷갈릴 수도 있을 듯하다.

앨리스 시리즈를 굳이 엄격하게 둘로 나누면 오히려 상상의 폭이 좁아진다. 후대의 앨리스 2차 창작물들이 둘에 나온 요소를 자연스럽게 하나처럼 섞어 쓰는 것도 아마 그래서일 것이다. 이 앤솔로지도 그냥 앨리스 시리즈를 소재로 한 1권짜리로 구성했으면 쓸데없이 따질 것 없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래도 고블이 얇은 책을 지향하다보니 그걸 반으로 나눠서 낸 것 같은데, 그러면서 붙인 부제는 거의 1권, 2권 같은 표기로 보고 신경쓰지 않는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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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앤솔로지 : 이상한 나라 이야기 앨리스 앤솔로지
배명은.김청귤.이서영 지음 / 고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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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앤솔로지: 이상한 나라 이야기’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소재로 한 첫번째 앨리스 앤솔로지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꽤나 2차 창작하기 좋은 소재다. 아이들을 위한 일종의 동화라는 특성상 상세가 생략된 부분이 많고, 그러면서도 비유적이거나 함축적인 표현들 때문에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것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시적이거나 수학적인, 언어유희적인, 심리적인 요소들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식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그것이 앨리스의 파생 작품들이 다양하게 만들어질 수 있게 했다.

이 책에 수록된 단편들도 꽤나 그렇다.

‘모자 장수와 나’는 모티브만을 가져와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렇기에 일부러 모자 장수의 한국 버전같은 캐릭터 갓귀를 등장시키고, 기묘한 곳에 빨려들어갔다가 빠져나오는 등 앨리스적이 요소들을 일부러 보여주기는 하지만, 이야기도 그렇도 주제도 좀 더 별개의 것에 가깝다. 그래도, 앨리스를 연상케 하는 요소들을 나름 잘 사용했고 역사적이 이야기와 주제도 나쁘지 않다.

‘앨리스 인 원더랜드’는 최신 인기 트렌드라 할 수 있는 페미니즘을 담은 것이다. ‘하트 여왕’을 살짝 바꿔 착취당하는 소녀의 성장과 해방을 그렸는데, 원작의 하트 여왕의 모티브가 그 빅토리아 여왕이라는 걸 생각하면 좀 미묘하다. 마치 붉은 여왕이 되는 것처럼 그려진 것도 그렇다. 왕이 여왕을 조종하는 듯 그린 것도 별로 당위성을 알 수 없어 그와 연결되는 여왕의 서사도 잘 와닿진 않는다. 유추해볼 수 있는 요소가 있기는 하나, 좀 더 선명하게 그리는 게 나았겠다.

‘꿈은 항상 배신을 하니’는 앨리스가 가진 정신적인 요소를 꽤 재미있게 풀이했다. 이전에도 정신병으로 앨리스의 모험을 해설하려는 시도도 있었고 비슷한 설정의 작품도 여럿 있었기에 낮익긴 하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접근방법 중 하나라서 흥미로웠다. 쫌 열린 이야기스러운데, 그게 뒷 이야기를 상상해보게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봤다면, 꽤 흥미롭게 볼만한 소설들이다. 다만, 굳이 앤솔로지를 시리즈에 따라 2권으로 나누었는데 그게 무색하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제대로 나눠지지 않은 것은 구성면에서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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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공식 요리책 2 : 아제로스의 새로운 맛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공식 요리책 2
첼시 먼로 카셀 지음, 최경남 옮김 / 아르누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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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먼로 카셀(Chelsea Monroe-Cassel)’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공식 요리책 2: 아제로스의 새로운 맛(World of Warcraft: New Flavors of Azeroth: The Official Cookbook)’은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소재로 한 요리책이다.



컨셉이 참 재미있다. 게임 속 세계에서 실제로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는지, 그걸 모험을 하며 알아보는 식으로 보여주는 것은 게임의 팬에게는 분명 흥미로운 점이다.

이런 컨셉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워크래프트 세계가 꽤나 방대해서다. 시리즈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무엇보다 지금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는 온라인 게임이 만들어지고 지속적으로 컨텐츠가 추가되면서 이전작들과 달리 세계 곳곳의 환경같은 것들이 좀 더 양적으로 풍부해지고 또 질적으로도 세밀해졌고, 일종의 지역색 말하자면 문화를 표하게도 되었다. 그것이 이쪽 사람들이라면 이런 걸 먹겠지 같은걸 상상도 할 수 있게 만든거다.

이 책은 그걸 나름 잘 녹여냈다. 약간 식관광 안내서같은 모습을 띄며 게임상의 설정이나 이야기들을 하기도 하고, 거기에 어울릴만한 요리를 소개해서 일종의 게임 설정집같은 느낌으로도 나름 볼만하다.

게임 요리라고 하니 뭔가 특수한 게 나올 것 같지만, 수록된 요리는 거의다가 무난한 것들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새롭게 만들어낸 것이라기보다는 기존에 있던 것들을 살짝 변형한 것에 가깝기 때문이다.

기존 요리와 다르다고 할만한 점도 외형 정도에 가깝다. 그 외에는 일반적인 요리이므로 무난하게 해먹을만해 보인다. 사진을 정말 잘 찍어서 분위기도 있고, 군침도 돈다.

레시피를 꽤나 요약해서 무려 70종이나 되는 요리를 수록했는데, 그 중 꽤 많은 것들이 디저트나 간식같은 종류다. 든든한 한끼거리가 되는 일품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개인적으로 좀 아쉽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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