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묵시록 - 가상화폐를 둘러싼 위험한 모험
김태권 지음 / 비아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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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묵시록’은 가상화폐를 둘러싼 투기와 사기를 담은 만화다.



개인적으로 가상화폐에 부정적이다. 실질적인 가치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화폐는 황금 교환권이라는 실물 가치에 기반을 둔 것인데다 국가가 그 가치를 보장해준다는 신뢰에 의해 기능하는 것이지만, 가상화폐는 실제 화폐나 물건의 가치에서 비롯된 것도 아니고 그를 대신하는데 사용되거나 하는 것도 아닌데다, 무엇보다 ‘채굴’이라는 기묘한 방식으로 무에서부터 창조해 낸다는 기묘한 정체성까지 갖고있다. 마치 연금술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소위 코인이라는 가상화폐는 실물화폐를 대체하거나 그와 유사한 성격,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는 커녕 고작해야 일종의 게임머니에 불과할 뿐이다. 아니, 특정 게임(코인 종류)이라는 테두리에 갖혀있을 뿐 아니라 다른 종류의 재화(아이템 등)로 쉽게 교환할 수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게임머니보다 더 가치가 낮다고도 할 수 있다.

게임 아이템과 게임 머니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것의 실거래도 개인의 자유로서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도 코인 거래라는 것에는 콧방귀만 뀌는 것은 그런 근본적인 무가치함 때문이다.

그렇기에, 최근의 소위 코인 광풍을 이해하지 못하며, 코인과 코인 시장에 대한 이해도 비교적 부족하다.

그래서 세태를 파악하고 지식을 더하기 위한 목적으로 집어들었는데, 그런 점에서는 꽤나 유익한 책이었다. 그걸 말장난 섞인 만화로 구성도 잘 해서 보기도 좋은 편이다.

코인 자체가 아니라 코인판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개념적인 것이나 기술적인 것은 거의 없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 즉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처럼 코인이란 것이 가치가 있고 투자의 대상으로 고려해볼만한지, 과연 코인시장의 수익은 어디에서 와 어디로 흘러가는지 등을 잘 보여주기 때문에 그저 선전문구만 순진하게 믿고 코인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에게 크게 경각심을 줄 만하다.

코인판에서 벌어지는 문제가 전혀 새로울 것 없는 기존 사기수법의 재탕인데도 사람들은 마치 전혀 다른 것마냥 새롭게 믿음을 가진다는 것도 좀 재미있다. 인간이란 어리석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더니.

코인에 대해 무분별하게 희망찬가를 부르짓는 이들이 많다. 그런 이들 중에는 이런 부정적인 것들을 일부 개인의 일탈, 결국 정화될 잠깐의 해프닝으로 얘기하는 인간도 있다. 그런 이들의 선동에 휩쓸리기 전에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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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조지 오웰 지음, 한기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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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1984’는 독재 사회를 그린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가상의 전체주의 독재국가 ‘오세아니아’를 외부당원 ‘윈스턴 스미스’의 시선으로 그리고 있는 이 소설은, 향후 올지도 모를 독재 사회의 모습을 예상하여 그린 미래 예언적 소설이며 일종의 SF이기도 하다. 배경 시기가 시기인지라 옛스런 느낌이 있으면서도 미래적이기도 한 것은 그래서다.

미래 예언적인 소설이라는 점은 현대 사람들에게 잘 와닿지 않을 수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이 소설의 시대 배경이 제목처럼 1984년이기 때문이다. 현재인 2023년을 기준으로 무려 40여년이나 전인 셈이다. 그러나, 소설을 처음 출간하던 1949년에 1984년은 꽤 이후의 미래를 설정한 것이었다.

사실 이런 식으로 예상했던 미래가 더디게 오면서 그 시기가 지나버리는 일은 자주있다. 1989년작 TVA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도 그렇고, 1990년작 ‘사이버펑크 2020’도 그렇다. 이 작품들도 당시로선 꽤 먼 미래라 생각하고 시기를 설정한 것이었으나, 막상 그것을 지난 지금도 당시에 예상했던 미래에는 별로 가까이 가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들은 지금 보아도 딱히 지나간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소설은 자유주의가 대중적으로 널리 퍼지면서 이제는 한물갔다고 할 수 있는 전체주의 독재국가의 상황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왠지 과거의 어느 시점을 모티브로 한 시대소설같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그건 실제로도 어느정도 맞는 말이다. 작가가 당시에 굉장히 암울하게 보았던 전체주의 독재국가의 향방을 개인적인 경험을 더해서 비판적으로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시(지금으로서는 과거) 역사의 풍자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점은 보통의 SF들과는 구별되는 이 작품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실 작가는 이미 비슷한 이야기를 쓰기도 했었다. ‘동물농장‘이 그거다. 좀 다른점이 있다면 동물농장은 우화, 1984는 SF라는 것과 동물농장이 전체주의 독재국가의 형성을 그린 것이라면 1984는 그 국가가 어떤 모습으로 이어질 것인가를 그렸다는 거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비판점은 크게 다르지 않으며 실제로 같은 이야기가 조금 다른 형태로 다시 나오기도 해서 이미 동물농장을 읽어봤다면 꽤 익숙한 느낌을 많이 받는다. 1984는 말하자면 동물농장의 일종의 SF 버전 시퀄인 셈이다.

이 소설은 어떻게 보면 저자가 계속해서 전하려고 했던, 민주주의의 패배와 전체주의 독재의 도래가 가져올 미래에 대한 경고를 담은 작품의 완성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만큼 전체주의 독재 국가의 행태나 철저히 말살되는 인간성 같은 걸 정말로 상상하고 간접체험 해볼 수 있도록 정말 잘 그려냈다. 그래서 좀 과거 시대상을 담고있는데다 특정 정치색이 강하기도 하지만, 그런것과 상관없이 굉장하다고 느끼게도 한다.

지금 보아도 그럴 정도니, 과연 당시엔 얼마나 크게 다가왔을지 모르겠다.

소설 속 빅 브라더와 그 체제의 행위들은 민주주의 체제가 대중화되면서 이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 같지만, 사실은 형태를 바꿔 조금씩 실현되고 있다. 때때로 들리는 도감청 문제라든가 중국의 안면인식, DNA DB 구축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어쩌면 그렇기에 이 소설이 여전히 유의미한 어떤 공포감을 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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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본코리아 세계명작 10권 세트
어스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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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본 세계 명작’은 아이들을 위한 세계 명작 다이제스트다.

어린이들은 주로 세계 명작 모음집 같은 걸로 소설을 읽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어른들이 그걸 많이 권해서 그렇기도 하고, 기존 소설들 중에서 인기있고 좋은 것들을 골라서 모은것인만큼 재미있는 게 많아서 그렇기도 하다.

다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보니 잔인하다거나 하는 내용들을 빼기도 하고, 긴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들을 짧게 요약하기도 하다보니 아무래도 원작이 가진 원래의 느낌은 많이 사라지기 쉬운게 단점이다.

그래서, 어렸을 때 이런 다이제스트판으로 봤던 이야기들을 크고 나서는 원작으로 찾아 보기도 하는데, 그런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하는 것만으로도 어린이용 전집류는 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가능한 원작의 내용을 살려서 요약하면 좋은데, 어스본 세계 명작 시리즈는 꽤나 그렇게 잘 된 편이다. 이는 ‘프랑켄슈타인’처럼 처음부터 성인용으로 쓰여진 소설 원작의 책을 보면 잘 느껴진다. 일부에선 소설 속 괴물을 인간들에 핍박받아 비뚤어진 것처럼 순화해서 그리기도 해서, 그런 판본으로 접했다가 나중에 원작을 보면 묘한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는데, 어스본 세계 명작 판에서는 처음부터 뭔가가 어긋나 있어서 기본적으로 인간과 함께 살 수 없는 다른 존재같이 그리는 등 너무 동화스럽게 개작하지는 않고 원작의 느낌을 좀 살린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마음에 들었다.

삽화도 이야기에 어울리게 잘 그린 편이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만큼 삽화의 수도 많이 넣어서 읽는 재미 뿐 아니라 보는 재미도 있게 했다.

아이를 위한 세계 명작 다이제스트를 찾고있다면, 고려해볼 만하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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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개? - The Good Dog
패런 필립스 지음, 김경연 옮김 / 책세상어린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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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런 필립스(Farren Phillips)’의 ‘착한 개?(Un bon gos)’는 좋고 나쁨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그림책이다.



좋다는 건 무얼까. 나쁘다는 건 또 무얼까. 과연 이건 좋고 저건 나쁘다 하는 것은 정해져 있는 걸까?

이 문제에는 사실 답이 없다. 그도 그럴것이 ‘좋다’는 것이나 ‘나쁘다’는 것 자체가 애초에 뚜렷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좋다는 것과 나쁘다는 것은 마치 연속된 선과 같은 것인데다 그 선은 사람마다 심지어 같은 사람이어도 때마다 다를 수 있어서 그런 애매한 선 위에 놓인 무언가에 대한 평가도 사람마다 때마다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아이가 군것질을 언제든 좋은것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부모는 많은 경우 안좋은 것이라고 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 강아지 ‘꼬물이’는 나쁜짓을 하려고 맘 먹고 땅을 파헤친다. 그런데, 그 결과로 화석이 나오자 그를 본 사람은 꼬물이를 ‘착한 개’라고 부른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전혀 다르게 해석되는 걸 보면서 꼬물이는 고민에 빠진다.

꼬물이의 좋고 나쁨에 대한 생각은 계속해서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데, 독자도 이를 따라가며 함께 고민하게 된다.

그 사유는 꽤나 진지하고 제대로 철학적이기 때문에 좀 무겁게도 느껴지는데, 거기에 붙은 꼬물이의 다양한 모습이 꽤나 익살스러워서 그런 무거움을 조금은 덜어준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은 마치 계속해서 이어지는 아이의 질문같기도 하다. 어렸을 때 뭔가를 처음 하면 아마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착하다’나 ‘나쁜짓’같은 걸거다. 마치 아이들처럼 그걸 계속해서 따라간 듯한 이 책은 꽤나 아이들의 흥미를 끌 만하다.

그러고나선 엄마나 아빠에게 질문을 던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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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츠
이아타 지음 / 메타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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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츠(The Beats)’는 유전공학을 소재로 한 SF 소설이다.

인류가 최종적으로 맞딱뜨리게 될 종말론적인 상황 중 하나가 식량위기다. 일부러 다이어트를 해야 할 정도로 먹을게 차고 넘치는 지금으로선 잘 와닿지 않을 수 있는데, 그건 지금 환경이 그래도 썩 나쁘지는 않아서 그런거다.

그러나, 급격한 지구 환경 변화가 계속된다면 지금 흔히 볼 수 있는 옥수수마저도 제대로 자라지 않게 될 수도 있다.

어쩌면 식물들을 전멸시킬만한 새로운 병충해가 발발해 씨가 마르게 될지도 모른다. 이익과 편의라는 것에 취해 식물종의 폭을 크게 줄여온 인간들의 행위는 한번의 문제로도 돌이킬 수 없는 조건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문제를 전혀 근본적으로는 개선하지않고 유전공학으로 잘 자라는 식물을 개발해 해결하겠다는 인간들의 발상은 꽤나 뜨악하면서도 또한 현실적이기도 하다.

그렇게 형성된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작하는 소설은, 종종 언급되며 불안감을 느끼게도 하는 유전자 조작 식물이란 소재와 SF의 단골 소재 중 하나인 기업국가를 붙이고, 실종된 동생을 찾는다는 일종의 미스터리, 모험 요소를 집어넣어 꽤나 흥미를 끈다.

소위 YA 소설처럼 특별한 공간에 모이게 된 젊은이들이 결국 서로를 믿고 의지하면서 상황을 해쳐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이야기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SF적인 설정이 그렇게 탄탄하지가 않다. 식량난으로 전쟁까지 벌어진 결과가 다국적기업의 식물 독점이라는 이상한 형태로 맺어졌다는 것도 그렇고, 전쟁까지 일으킬만큼 생산량 감소가 문제시되는 기상이변이 일어난 상태인데도 사람들이 불법적으로 거래할만큼 과일과 채소를 재배할 수 있다는 것도 앞뒤가 안맞으며, 베이츠의 실체가 드러나는 부분에서는 뭔가 디스토피아스럽고 부정적인 SF 요소를 적당히 섞어놓은 것 같은 것이 왜 그래야 하는지, 냉정하게봐도 과연 그게 생산성이 있기는 한 것인지도 모르겠고, 여기저기 좀 걸린다.

너무 여러가지를 집어넣으려고 한 것 같기도 하다. 좀 살을 쳐내고 정리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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