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나의 저주받은 둘째 딸들
로리 넬슨 스필먼 지음, 신승미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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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넬슨 스필먼(Lori Nelson Spielman)’의 ‘토스카나의 저주받은 둘째 딸들(The Star-Crossed Sisters of Tuscany)’은 가족과 사랑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시작이 참 흥미롭다. 무슨 마녀도 아니고 갑자기 저주 이야기가 나오지않나, 심지어 그게 정말로 그렇게 되면서 오랫동안 이어져서 현대의 주인공들까지 여러 문제들에 봉착하게 만들고, 그래서 그걸 어떻게든 하려고 하면서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법한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이 꽤 재미있다.

단지 재미있을 뿐 아니라 그건 다음 이야기를 수월하게 이끌어내는 역할도 잘 하고, 캐릭터들의 배경 서사도 정말 잘 만들어준다.

이 ‘폰타나’ 가문의 저주 이야기를 정말로 실제적인 무언가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거다. 이 소설은 전혀 판타지적인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저주를 진지하게 볼 수 밖에 없게 하는 건 가문의 둘째딸들이 모두 저주의 결과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의문스러울 수 있는데, 그것도 꽤나 자연스럽게 풀어낸 편이다. 그리고 그걸 얘기하려는 주제로도 잘 연결했다. 그래서 전체적인 짜임새가 꽤 좋다고 느낀다.

가족과 자신의 삶, 자존감, 정체성같은 것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특별한 뭔가가 있기 어렵다. 이 소설도 그러해서, 어느정도는 뒷 이야기나 흐름 등이 좀 예상되는 면이 있다. 좋게 말하면, 그만큼 많은 사람이 쉽게 이입하고 공감할만한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마냥 뻔하지만은 않게 예상외의 전개를 보이기도 한다.

노인과 젊은이 두 사람을 중심으로 현재를 진행하는 한편 과거를 돌아보며 서사를 채우는 것도 꽤 잘했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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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느 계절에 죽고 싶어
홍선기 지음 / 모모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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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느 계절에 죽고 싶어’는 삶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소설이다.



제목으로도 사용된 뭔가 있어보이는 대사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우연히 친구가 된 두 남자를 주축으로 그들이 만나게 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더해가는 식으로 점차 확장되며 진행되기 때문에 얼핏 로맨스 소설처럼 보인다.

실제로도 나이부터 재산, 생활, 성격까지 서로 조건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어떤 식으로 연애를 시작하고 그 관계를 진행시켜나가는 가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반 이상은 일종의 로맨스 소설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진짜로 하려는 얘기는 전혀 다른 부분에 있고 그래서 이들의 연애는 그것을 드러내보일 수 있도록 좀 과장된 측면이 있다.

특히 주인공 중 하나인 ‘케이시’의 이야기가 그렇다. 애초에 그라는 사람부터가 꽤나 과하게 설정된 편이다. 젊은 나이, 그런데도 불구하고 (개인으로서는) 엄청날 정도로 축적해둔 부, 결코 떨쳐버릴 수 없는 상처같은 걸 안고 있다. 그래서 사람에 대해서도 잘 믿지 못하고 조건에 부합한 만남을 선호하기도 한다.

그에 비하면 부주인공인 ‘가즈키’는 굉장히 평범한 편으로, 케이시와의 비교 대상으로서의 인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의 선택과 그로인한 삶이 더 마땅하고 순탄해 보일수록 케이시의 그것은 잘못되고 어긋난 것처럼 느껴진다.

둘의 대비해서 서로가 부각되도록 한 것 자체는 꽤 긍정적이다. 다만, 문제는 주연인 케이시와 그가 만나는 여자들은 공감하기 어려운 인물들이라는 거다. 그의 조건들에 어울리지 않게 순진해 빠진 면이 있을 뿐 아니라 그게 계속되는 것도 그렇고, 그의 많은 생각과 행동들이 잘 이해가 안간다. 후반부의 선택들 역시 다소 뜬금없다.

전하려는 메시지도 이야기를 통해 서서히 드러나는 게 아니라 결말부에서 좀 다급하게 쏟아내는 식이다. 그래서, 다소 뻔한 메시지인데도 불구하고, 거기에 동감할 세가 없다.

한국인 저자가 쓴 일본 배경에 일본인 주연의 소설이라는 점은 좀 특이해 보이나, 현대물이라서 그런지 어색하거나 하지는 않고, 전개 역시 대체로 나쁘지 않으나, 주인공 캐릭터의 설정과 이야기의 마무리는 좀 아쉽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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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은 노래한다
엘리 라킨 지음, 김현수 옮김 / 문학사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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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 라킨(Allison Larkin)’의 ‘에이프릴은 노래한다(The People We Keep)’는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가족주의’라는 게 있다. 혈연으로 맺어진 무리, 즉 가족이라는 단위를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래서 그것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일이 많고, 때론 그래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것을 주입하려고 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서는 더 큰 무리 즉 마을이나 국가같은 단위까지 그런 개념을 적용하려고도 한다.

가족주의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나라는 많다. 조상 숭배를 기본 이념으로 하는 유교를 국교로 건국한 조선이 전신인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정작 그런 나라들조차 가정폭력이 흔하고, 살인 역시 가장 가까운 이에게서 많이 벌어진다는 걸 생각하면 가족주의란 실로 허무한 주장처럼 느껴진다.

가족주의를 내세우는 것들은 썩 좋게 흘러가는 경우가 없다. 절대 이상적으로 얘기하는 것처럼 그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진짜 혈연끼리도 개거지같은 일들을 벌이는 인간들이 더 넒은 범위로 가족같은? 가당키나 하겠나. 대부분은 가,족같다 하는 뒤틀린 식으로 흘러가는 게 대부분이다. 신파의 다른 형태라 할 수 있는 헐리우드식 가족주의를 뻔하고 클리셰적이며 다분히 선동적이기도 한 일종의 판타지로 보는 것은 그래서다.

그런가하면, 놀랍게도 생판 남에게서 그런 판타지에나 존재할 줄 알았던 따뜻함을 만나게 될 때도 있다. 그러면 가장 먼저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혈연에게서도 냉혹함밖에 맛볼 수 없었는데, 아무런 연고도 없는 사람이 보내는 사랑이 진짜일 것이라고는 믿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게 대부분은 정답이기도 하고.

그러나, 개중에는 정말로 진심을 보내는 사람도 있고, 그런 사람을 만난다는 건 실로 대단한 행운, 일종의 기적같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소설은 그런 이야기를 통해 가족이란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한다.

단지 그것을 현실적으로만 그려낸 것이 아니라, 주인공에게 음악에 대한 재능을 부여하는 등 몇가지 요소를 추가하여 이야기로서의 재미도 갖춘 편이다.

물론, 문화적인 차이 등으로 인해 세부적인 묘사나 상황 등이 선뜻 와닿지 않는 점도 있기는 하나, 전체적으로는 잘 읽히고 공감도 할만한 소설이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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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잘하는 문해력 & SCP 재단 -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하는 국어 잘하는 SCP 재단
Team Story G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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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잘하는 문해력 & SCP 재단’은 문해력을 다룬 국어 잘하는 SCP 재단 시리즈 네번째 책이다.



이 책은 굉장히 교과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의 문해력 교과 내용이 갖고 있는 특징이나 형태를 거의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지문을 보여주고 거기에 담긴 내용에 대해 묻는 문제들을 나열한 것은, 전형적인 시험 위주의 문해력 교과 또는 학습지의 그것과 거의 유사하다. 아니, 까놓고 말해 전혀 일반 문제집들과 다를게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다만, 다르다고 할만한 것이 있다면, 꽤나 시대상을 담고있는 과거의 단편 소설이나 걸작으로 꼽는 소설들의 일부를 지문으로 인용한 게 아니라, SCP 재단의 컨텐츠를 지문으로 활용했다는 거다.

재미있는 것은, 단지 이것만으로도 느낌이 사뭇 다르다는 거다. 똑같이 지문과 그에 대한 문제들이 반복되는 흔한 문제집 스타일의 책인데도 불구하고 꽤나 흥미롭게 볼만하다는 것이 그렇다. 문체도 현대적인데다 판타지라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라는 점이 솔직히 이렇게까지 다른 느낌을 줄지는 몰랐다.

구성도 의외로 SCP 재단 컨텐츠와 잘 맞았는데, 애초에 SCP 재단이 지문 위주의 컨텐츠로 이뤄진 것이어서 이런 것에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지문이라는 형태로 제시되는만큼 얼마나 설명조이든 아무런 무리가 없고, 굳이 그것들 사이의 연관성이나 이야기를 이을 필요도 없기 때문에 오히려 SCP 재단의 컨텐츠를 연속된 이야기로 풀어내려고 하는 다른 시리즈보다 별다른 노력없이도 적당히 어울리지 않았나 싶다.

각각의 특징적인 이야기나 설정에 대해 묻는 질문들도 실로 문해력이라는 것에 잘 맞아떨어지기에 적절하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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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사 다이제스트 100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4
김은식 지음 / 가람기획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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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사 다이제스트 100’은 한국현대사를 간추려 담은 책이다.

한국은 참~ 희한한 국가다. 오래 전부터 형성되어 그 맥을 이어오기도 했지만, 그런것 치고는 굉장히 쉽게 변화하면서 그런 소위 전통이랄까 하는 것들을 쉽게 버리기도 하고, 전통과 그 연장에 있다할 수 있는 조상이나 관례를 중요시하는가 하면 까놓고말해 기회주의적이라 할만한 급진적인 노선 변경을 보이는 예도 많은 나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좋게 말하면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던 부류들은 시대에 따라 혁신적이라고 하는가 하면 매국노라는 결코 지울 수 없는 낙인이 찍히기도 한다.

대한민국의 전인이 조선 후기는 꽤나 그랬다. 그러나, 그 후 일제를 거쳐 대한민국이 된 이후 인간들의 행보는 시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정도를 벗어난 개같은 짓이 더욱 많지 않았나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래서 혹자는 일제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남한의 문제라고 보기도 하는데, 더 과거부터 이어진 역사 등을 따져보면 이런 더러운 문제들은 이전부터 계속해서 한국이들에게 있어왔다는 불편한 진실을 접하게 된다. 한국 현대사는, 과도기적이고 급진적인 사회 변화가 있었던만큼, 그것이 더욱 극적으로 드러난 더러운 시기란 걸 부정할 수 없게 한다.

이상을 쫒으면 뭐하나 결국 팽당하고 말 것을 이라는 식의 좋게 말하면 현실주의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기회주의적인 면모들도 현대사의 형성 과정에서 뚜렷하게 자리잡았음을 알 수 있다.

한국 현대사란, 다르게 말하면 더러운 한국의 자기 청산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다. 전쟁으로 인한 피해에 그치지 않고 거기서 배운 못된 버릇을 지들끼리 다시 실천하면서 인간에 대한 믿음을 버리게 만들고, 그럼에도 계속해서 저항하며 지금에 이르게 된 역사는 더롭고도 처절하다.

때론 그 과정의 시기를 미화하는 인간들도 등장한다. 업적은 업적 아니냐는 식의 주장이 그거다. 그러나, 그게 얼마나 많은 당시의 국민들과 미래 자손들의 것까지를 탐하는 식으로 이뤄진 것인가를 생각하면, 업적? 그저 욕이 나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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