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사 구출작전 - 브리짓 밴더퍼프
마틴 스튜어트 지음, 데이비드 하벤 그림, 윤영 옮김 / 정민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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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튜어트(Martin Stewart)’가 쓰고 ‘데이비드 하벤(David Habben)’이 삽화를 그린 ‘브리짓 밴더퍼프 제빵사 구출작전(Bridget Vanderpuff and the Baked Escape)’은 엉뚱한 상상력으로 그려낸 판타지 동화다.

터무니없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주인공 ‘브리짓’이나 전형적인 빌런이라 할 수 있는 고아원 원장 캐릭터가 그러하며, 브리짓이 만들어내는 여러 도구들이나 그녀의 활약같은 것도 거의 그렇다.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렇다고 단지 황당하기만 한 게 아니라,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고 해낼 수 있다는 마법의 가루를 한스푼 첨가한 다음, 실패와 성공, 그를 위한 도전같은 것이나 이웃과 가족에 대한 그림움과 사랑같은 주제를 더해 그걸 유쾌하게 잘 풀어냄으로써 꽤 볼만한 판타지 동화를 만들어냈다.

뭔가를 만들어내는 데 재주가 있는 브리짓이 제과점을 운영하는 ‘벤더퍼프’씨와 제과점 요정 ‘파스칼’을 만나 베이킹을 배우며 전혀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은 마치 마녀가 솥에 이것저것을 넣고 끓여 신비로운 물약같은 것을 만들어낸 걸 연상케도 해서 신세대 마녀가 자기만의 새로운 방식으로 마법을 부리는 것 같기도 하다.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 좌절하기도 하지만 그것들도 모두 하나도 빠짐없이 적재적소에 쓰이게 된다는 점이나 자신감을 되찾고 실패인 것 같았던 것들을 소화해서 멋지게 활용하며 딛고 일어선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 꽤 좋다.

누구도 널 사랑하지 않을거라는 말을 듣던 말괄량이 아이가 진정한 친구와의 우정이나 가족간의 사랑을 알고 결국 행복을 찾는 이야기 전개도 볼만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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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쇄 - 두 남매 이야기 케이스릴러
전혜진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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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쇄: 두 남매 이야기’는 뒤틀린 한 남매의 이야기의 그린 소설이다.

동명의 만화가 있었다. 두 개의 외전을 포함해 총 33화로 완결된 만화는 근친상간, 아동학대, 가정폭력, 불륜 등 가족관계에 있어 금기라 할만한 것들을 소재로 한 자극적인 것부터로 꽤나 화재가 된 것이었다.

좋았던 것이라면 그런 자극적인 소재를 택했다고 해서 단순히 말초적인 막장 스토리만을 써낸 것은 아니었다는 거다.

반면에 완성도 특히 각 캐릭터의 서사와 감정 전달이라는 측면에서는 부족함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쉽게말해 그렇게 이입하기 어려웠다.

이건 그렇게 길지 않았던 연재 분량 때문이기도 하다.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늘어지지 않게 전개함으로써 지루하게 만들지는 않았으나 대신 진득하게 등장인물의 사고와 감정에 빠져들지는 못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소설은 훨씬 나은 편이다. 관찰자적으로 그리기만 할 뿐 아니라 등장인물의 생각과 감정을 직접 그리기도 하고, 만화보다는 더 충분한 분량을 활용해서 세부를 챙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먼저 공개했던 만화판의 원작소설로 소개하기도 한다만, 정말로 정확하게 원작과 만화화 작품의 관계에 있는 게 아니라 소설이 일종의 리메이크같은 위치에 있는 것도 개인적으로 맘에 든다.

소재의 한계상 (만화도 그러했듯 소설 역시나) 다소 익숙한 냄새를 풍긴다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만화와는 다른 점으로 새롭게 읽는 맛도 있고 좀 더 복잡하게 꼬여있는 감정과 인연의 연쇄를 보여주기에 꽤 괜찮다.

만화판을 좋아했던 사람은 물론, 아쉬움을 느꼈던 사람도 한번 읽어볼 만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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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용우가 읽는 박태원 삼국지’은 사극 연기가 돋보이는 삼국지 오디오북이다.



원작인 ‘박태원 삼국지’는 모종강본 삼국지연의를 정역한 것으로, 가장 원전에 충실한 것으로 유명한 소설이다.

물론, 삼국지는 원전이라는 걸 따지는 게 좀 그런 작품이기는 하다. 애초에 ‘나관중’이 작성한 것도 순수 창작이라기보다는 이미 소설에서와 같은 개작이랄까 야사, 민간 신앙같이 퍼져있던 것들을 그러모은 일종의 편집본, 단행본같은 것이라고 보기도 하고, 이후 여러 판본들이 나오며 세세한 변화가 있기도 했으며, 심지어 모두 나관중을 저자로 표시하는 것과 달리 그렇게 후대에 만들어진 것(대게 모종강본 혹은 요시카와 에이지 평역본)을 기본으로 삼기에 더 그렇다.

특히 한국의 삼국지 판본들은 요시카와 에이지 평역본의 영향도 있고 평역이라며 개작도 했다보니 2차 더 나아가서는 3차 창작물스러운 느낌도 있는데, 박태원 삼국지는 그와 달리 모종강본에 충실했기 때문에 거의 원전에 가깝다고 하는거다.

그래서 삼국지의 정석처럼 얘기되는 표현, 이야기들이 박태원 삼국지에서는 나오지 않거나 다르게 표현되기도 해서 오히려 좀 색다르고, 시같은 것을 읊기도 해서 꽤나 고전적인 맛이 있기도 하다.

낭독자인 ‘길용우’도 그것들을 꽤나 맛깔스럽게 살렸다. 단순히 소설을 읽어주기만 한 게 아니라, 다수의 사극 연기 해온 배우라는 장점을 살려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직접 연기하기도 하면서 역사물의 맛을 잘 느끼게 한다.

기본에 충실한 모종강본 완역판이라는 점, 온전히 집중해야하는 소설과 달리 다른일을 하거나 누워서 쉬면서도 들을 수 있는 오디오북이라는 점까지 생각하면 삼국지연의를 처음 접하는 혹은 첫 정주행을하는 사람에게 가장 적당한 삼국지가 아닌가 싶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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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동검밖에 팔지 않는 것입니까?
에프(F) 지음,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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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F; エフ)’의 ‘왜 동검밖에 팔지 않는 것입니까?(なぜ銅の剣までしか売らないんですか?)’는 게임 세계를 소재로 한 판타지 소설이다.

판타지, 보다 정확하게는 판타지 RPG 게임에는 거의 공용적으로 차용하고 있는 여러 시스템들이 있다. 자연스럽게 파워 인플레이션 또는 파워 에스컬레이션이 이뤄지고 또 거기에 적응하게 하는 마을과 상점 설정도 그 하나다. 모험을 시작하는 마을(소위 태초마을)은 거의 작고 평화로운 마을이며 구할 수 있는 것도 나무검이나 껏해야 동검 정도밖에 없다는 게 대표적이다.

이건 사실 주인공의 성장과 게임 난이도 조절을 위해 채택한 편의적인 장치에 불과하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으로 목적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설정은 대게 한 방향으로만 직진하며 정해진 이야기를 따라가는, 자유도없는 소위 일본식 RPG에서 많이 사용한다.

그렇기때문에 이게 현실적으로 적용된 세계는 있기 어렵다. 조금만 더 열린 세계이기만해도 문제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 제작자의 편의와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대단히 제한적인 설정이 존재하는 기묘한 세계를 저자는 게임물이 아닌 판타지물로 잘 만들어냈다.

이 소설에 담긴 내용이나 그걸 다루는 방식 같은 건 전형적인 영웅 서사에서 벗어나 판타지 클리셰를 비튼 작품 등에서 다룬 적도 있어서 그렇게 신선하거나 하지는 않다만, 용사로 지명받아 떠나는 동생에게 조금이라도 더 좋은 장비를 마련해주고 싶어하는 태초마을의 상인을 주인공으로 삼아 이상하게 느껴지는 세계에 의문을 품고 그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어두운 사회의 구조 등의 완성도는 괜찮아서 전체적으로 볼만하다.

소설은 그렇게 암울한 분위기의 다크 판타지는 아니다만, 밝은 사회의 이면을 꽤나 진중하게 그리고 있는데다 그것이 그저 소설의 위해 창조된 것이 아니라 실제 현실의 그것을 담고 있기에 묘한 씁쓸함을 남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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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 슛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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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 슛(Ready-Shoot!)’은 수천억을 둘러싼 속고 속이는 인간 드라마를 그린 소설이다.

참, 흥미 돋구기를 잘 하는 작가다. 그 자체로 신선한 것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자주 이용되던 거액의 유산을 둘러싼 군상극 혹은 소동극에 사기 작전이라는 요소를 더해 범죄물같은 느낌도 더하고, 등장인물들의 사연을 꺼내놓으며 드라마를 만들어내고 그것이 교차하며 굴곡을 만들어내는 것까지 꽤 잘 해낸다.

덕분에 이 소설은, 좋게 말하면, 단순하지 않다. 마치 주인공처럼 이야기의 시작을 열었던 비운의 배우 ‘혜수’가 우연한 기회를 잘 포착함으로써 그동안의 악재들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인생역전을 이룬다는 식으로 간단하게 흘러가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기는 커녕 맥거핀처럼 던져놓았던 배경 이야기들을 다시금 끌고와 주요 이야기로 풀어내면서 소설 전체를 첫인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간다.

당연히 일상적이지 않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따지고보면 많은 무리가 있고 거의 순수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만들어낸 것도 있기는 하다만, 그러면서도 전혀 유사경험이 없는 독자마저 이입하고 공감할만한 점들을 등장인물에게 부여해서, 사람들에 이입해서 이야기를 따라간다면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해하면서 꽤 몰입하게 만들기도 한다.

다만, 이야기를 그런식으로 폈기 때문에 유산 강탈을 위한 사기극이라는 점에 끌려 하이스트물처럼 조금은 경쾌한 이야기를 생각했다면 기대와는 좀 다를 수 있다. 특정 장르물일거라 생각하고 그를 기대하고 보지는 않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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