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네버랜드
최난영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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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네버랜드’는 할아버지들이 운영하는 실험적 카페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소재가 꽤 괜찮다. 이제는 일선에서 물러나, 좋게말하면 여생을 즐기며 살 할아버지들이 모여 카페를 운영한다는 것이 과연 어떻게 될지 꽤 흥미롭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카페에 모인 할아버지들 면면이 전혀 카페에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독특하기 때문에 더 그렇다.

당연하게도 카페 운영이 잘 될리가 만무하다. 애초에 그들이 카페를 꾸려가게 된 이유부터가 자발적인 창업이라든가 취직이 아닌 시에서 하는 일종의 노인 복지정책, 그러니까 공무원들의 전시성 짓거리에 동원된 것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심지어 내부 알력다툼같은 것까지 있어 굳이 문제가 있을법한 노인들을 고른 정황까지 있으니 말 다했다.

그런 문제 가득한 것 같은 상황을 각각의 사연과 함께 점차 풀어내는 것이라든가, 그렇게 하나씩 자신의 자리를 찾고 카페가 그럴듯하게 돌아가게되는 모습도 잘 그렸으며, 거기에 갈등과 시련같은게 닥치게되서 해소함으로써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전체 구성도 괜찮다. 그런 이야기 흐름에 등장인물들이 튀어보이던 독특한 캐릭터들이 마치 누군가 계획해논 퍼즐조각인 것처럼 놀랍도록 적절하게 잘 맞아들어가는 것도 좋았다.

노인 문제에 대한 내용을 담으면서 일종의 인간찬가같은 드라마를 보이기에 이야기는 다소 뻔한 측면도 있기는 하지만, 그랬기에 어색하거나 불편한 점이 없기도 하다.

이야기 자체의 보는 맛도 괜찮아서 꽤 만족스럽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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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사이드 타운 : 하 잠뜰TV 본격 오리지널 스토리북
루체 그림, 박미진 글, 잠뜰TV 원작 / 서울문화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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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뜰TV 본격 오리지널 스토리북 ‘써니 사이드 타운: 하’는 동명의 방송 컨텐츠 소설의 완결권이다.

상권은 대부분이 미지로 가려져있는 상황하에서 벌어지는 서바이벌 상황을 그린 것이다보니 정체불명의 괴물들과 목숨이 걸려있다는 점에서 오는 공포스러움과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 궁금하게 만드는 미스터리한 점들이 긍정적으로 보였었는데, 그건 거의 모든 책임을 하권에 떠넘김으로써 얻어낸 것이었다.

그러니까, 어떻게 평해야겠다는 것을 분명히 할만한 최소한의 지점에 도달하지 못했기에 미뤄지면서 기대라는 이름의 긍정이 생긴 것에 가까웠다는 말이다.

그래서 더욱 하권에서 이미 뿌려뒀던 떡밥들과 서사들을 그러모으고 잘 짜집기를 한 다음 완벽하게 맞춰진 퍼즐의 해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걸 제대로 해내지는 못했다. 해소하지 않은 떡밥도 있는데다가, 이야기 자체도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소설에서 벗어나 그냥 게임 실황을 묘사해 놓은 것 같은 모습을 여러번 보이기 때문이다.

인기 게임 컨텐츠 크리에이터의 컨텐츠를 소설화한 것이기에 원작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한 것까지는 좋으나, 게임과 소설은 안맞는 부분들이 있기에 전체적인 구성과 기본 서사는 최대한 반영은 하더라도 원작을 철처히 반영하지는 말고 상세를 소설에 맞게 바꿨어야 했는데, 채 그러지 못했다.

특히 후반부가 그러하기에 마감에 쫒겼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 이건, 독자를 게임 실황을 보는 제3자로 밀어내기에 캐릭터와 이야기에 대한 몰입을 해치기도 한다.

주어지는 상황이나 이야기 전개 역시 게임이 아닌 소설로서는 꽤나 어색하다.

마무리가 아쉽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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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안에 당신의 수명이 들어 있습니다
니키 얼릭 지음, 정지현 옮김 / 생각정거장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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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얼릭(Nikki Erlick)’의 ‘이 안에 당신의 수명이 들어 있습니다(The Measure)’는 수명을 알게됐을 때 벌어질법한 상황을 꽤나 잘 그려낸 소설이다.

탄생과 종말, 삶과 죽음은 무엇보다 신비한 미스터리이며, 그렇기에 계속해서 인간이 알고자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인간의 삶만으로 한정해서 생각한다면, 그래도 탄생의 순간은 분명하고 언제일지도 꽤나 근사하게 유추할 수 있기도 하다. 그러나, 죽음만은 (심지어 큰 병에 걸렸다 하더라도) 좀처럼 예상하지 못하는데, 탄생이 비교적 분명하고 유일하다 할 수 있는 행위에 의한 결과인 것에 반해, 죽음에 이르는 경우나 조건은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꽤 빈번하게 죽음을 분명히 알 수 있는 미래, 또는 상황을 가정하길 좋아한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예상 수명을 측정한다는 식의 SF라든가, 신적인 존재가 죽음을 예언하는 것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 소설은 그런 대중적인 소재를 그대로 가져온 것에 가깝다. 심지어 죽음의 시기가 보장되는 것처럼 그린 것은 유사 소재의 드라마 ‘이웃집에 신이 산다(Le Tout Nouveau Testament, 2015)’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미 익숙했던 소재와 이야기를 반복하는 지루한 소설이냐 하면, 전혀 그렇지는 않다. 같은 소재라도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과 그를 통해 보여주는 이야기가 다르기에 소설은 기존 것들과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짧은 끈을 받은 사람들이 어떻게 무엇때문에 죽음에 이르게 되는가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풀어냈는데, 그게 닭이 먼저냐 닭알이 먼저냐를 혼란스러우면서도 모든 상황과 조건이 그럴 수밖에 없도록 짜 맞춰져 있다고 느끼도록 하기에 이야기 구성이 좋다고 느끼게 한다.

서로 다른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그들이 받은 끈의 길이와 처한 상황, 그리고 각자의 이후 대처 등을 보여주면서, 단지 특별한 상황이기 때문이 아닌 현재도 만연해있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도 좋다.

전혀 없을 것 같지 않은 인간들의 모습은 절로 현재를 돌아보게 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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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실시 일상신비 사건집 허실시 사건집
범유진 외 지음 / 고블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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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실시 일상신비 사건집’은 컨셉을 잘 살린 코지 미스터리 단편집이다.



‘허실시’라는 것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도시다. ‘허실’이란 지명 자체는 실제로도 있기에 헷갈릴 수도 있지만, 소설에 등장하는 것 같은 그런 도시는 실제로는 없는 거다. 그런데도, 소설을 보는 순간만큼은 허실시의 존재감과 사실감이 확실하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에 있는 흐릿하면서도 뚜렷한 배경을 만들고,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는다는 설정을 꽤나 잘 한 셈이다.

당연히, 그렇게 느끼게 하는 건 기본적인 설정이 아닌, 이야기 때문이기도 하다. 각각의 이야기는 전혀 다르면서도 꽤나 일관되게 이 도시를 구체화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렇게까지 이야기가 살 수 있었던 것은, 모든 수록작들을 관통하는 배경과 인물 설정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만약 그것이 없었다면 이야기는 자칫 그냥 그런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었을텐데, 그게 다른 이야기들과도 관계를 갖게 됨으로써 단편적이지 않은 이야기처럼 여겨지게 만들었다.

이것이 단편집, 그것도 특정 주제로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각기 다른 작가들이 써낸 일종의 엔솔로지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런 특징은 더욱 놀랍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결코 작가들에게 연작의 느낌을 살리라면서, 순서대로 작품을 쓰고, 이전 작들을 참고해서 쓰라고 요구할 수는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어느정도는 동시에 쓰여졌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각각의 이야기가 완전히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관과 인물을 공유하도록 짜여진 것은, 그만큼 기획에 신경썼다는 것으로 보여 새삼 감탄하게 된다.

물론, 개별 작품의 재미도 상당하다. 어쩌면 일상에서 맞딱뜨릴 수도 있을만한 코지 미스터리를 표방하면서도, 너무 가볍지만은 않게 정통 미스터리의 기본들을 잘 사용하고 있어서 이야기는 물론 그것이 짜맞추어지는 것을 보는 재미도 꽤 나쁘지 않다.

기담괴설엔 또 어떤 이야기를 담았을지, 사뭇 궁금한데?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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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처블 러브 스토리
김수연 지음 / 엘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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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처블 러브 스토리’는 다양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소설집이다.



수록작 중에는 다소 뻔한 것도 있다. 소위 ‘로맨틱 코미디’라고 하는 그런 류의 것 중에 대단히 공식에 따른 것 같은 것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상했냐면, 전혀 그렇지 않다. 그 장르는 그런 맛으로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금 뭉갠 면이 있기 때문에 해석이 갈릴 수도 있다만, 그 중에는 독자가 장르물을 볼 때 기대하는 엔딩도 분명 포함되어있기 때문에 오히려 만족스러웠다.

서로 다른 소재와 색을 띈 이야기를 보여준 것도 좋았다. 덕분에 어떤 이야기를 볼 때도 이미 봤던 것같은 기시감을 느끼게 하며 지루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소재 때문에 가볍고 유쾌하게 볼만한 판타지가 있는가 하면, 꽤나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린 것도 있는 등 이야기의 무게감도 서로 다른데, 결국엔 모두 사랑 이야기로 귀결이 되면서 이런 사랑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소설집 전체가 사랑 이야기라는 통일감을 가진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솔직히 엄청 대단하다 할만한 이야기가 있는 것까지는 아니다. 그러나, 어떤 이야기도 딱히 안타깝다 할만큼 부족한 것도 없다. 이야기는 모두 나름의 읽는 맛이 있고, 사랑 이야기 특유의 슬쩍 미소짓게 만드는 미묘한 감정도 남긴다.

어떻게 보면 그냥 무난무난한 소설집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이 특히 좋았고 뭐는 별로였다고 쉽게 꼽지 못할만큼 전체적으로 무난한 읽는 재미를 준다는 점이 개인적으론 맘에 든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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