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머 씨 이야기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장 자끄 상뻬 그림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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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머 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 장 자끄 상뻬 (그림) | 유혜자 (옮김)

열린책들 (펴냄)







책 제목은 <좀머 씨 이야기> 인데 좀머 씨 얘기가 얼마 나오지 않아 처음 읽었을 땐 '왜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좀머 씨는 죽고 좀머 씨를 유일하게 지켜보던 소년은 잘 자라 좀머 씨를 회상한다.
좀머 씨와 직접적으로 나눈 대화나 교류는 없었지만 좀머 씨가 소설 속 화자인 소년 '나'에게 끼친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 좀머 씨 자신은 모르지만 소년의 목숨을 구했기 때문이다. 
나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존재의 가치. 좀머 씨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알 기회를 가질 수 있었을까.



<좀머 씨 이야기> 를 읽는 내내 7살의 이 소년에게 연민이 갔다. 혼자만 호수 아랫 마을에 살아서 학교가 끝나면 혼자 걸어와야 하는 숲길과 짝사랑하는 카롤리나의 "월요일에 너랑 같이 갈께"라는 말에 준비했던 산책로와 간식,그리고 그애를 웃게 해 줄 이야기까지 쉽게 깨진 약속은 허망하기까지 하다. 그 날 혼자 돌아오는 그 길은 얼마나 멀고 멀게 느껴졌을까?



덩치에 비해 너무 컸던, 그래서 페달에 발이 닿지 않아 일어서서 우스꽝스런 자세로 타야했던 엄마의 자전거는 또 어떠한가?
형이라면 3단 기어의 경기용 자전거로 13분 30초면 갈 거리를 소년은 도중에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달려도 20분이다. 도중에 자동차와 행인 그리고 개까지 피하느라 피아노 레슨에 10분이 늦은 날, (더구나 손목시계가 없어 시간도 볼 수 없었는데!) 미스 풍겔은 변명의 기회도 주지않고 혼을 냈다. 제대로 못 쳤다고 소리지르고 주먹으로 식탁을 치고 엄마에게 이를거라고 말하는 선.생.님. 
"네 물건 싸 가지고 꺼져 버려!"
쫒겨나듯 나와 집으로 가는 걸음은 너무나 떨려서 걷지도 못할 지경이다. 아이고!
소년이 느꼈을 참담하기까지 할 기분이 너무 아프게 다가온다. 옆에 있다면 괜찮다고 안아주고 싶다 .ㅜㅜ

이런 소외감과 아무도 공감해 주지 않는 소년이기에 좀머 씨의 고립된 세상이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좀머 씨가 숲에서 보인 행동은 전투 중에 보이는 행동과 흡사하다. 사방을 살피며 허겁지겁 베어무는 빵 한 입도 맘 편히 먹지 못한다.
그는 전쟁 참전의 후유증으로 공황장애를 앓고 있지만,사람들은 좀머 씨가 하루종일 걷기만 하는 이유가 밀폐 공포증을 앓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타인에 대한 선입견은 제멋대로 자기들의 잣대로 평가한다.

 《그러니 나를 좀 제발 그냥 놔두시오, 나를 좀 제발, 제발 그냥...!》
일생을 죽음으로부터 도망치는 좀머 씨를 보고나니 소년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몇년이 지나 좀머 씨의 부인이 죽었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 장례식에는 어느 누구도 참석하지 않았고 아저씨는 다락방으로 거처를 옮겼지만 집에 머무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사람들은 각자의 걱정거리들로 좀머 씨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았다. 가끔씩 사람들 눈에 띄기는 하지만 의식에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았다!》

그날 나무에서 몸을 던졌으면 맞이하지 못했을 많은 일들을 경험하며 자랐다. 나무에 기어오르는 일은 거의 없었고 자신만의 자전거도 갖게 되었다.

어느 가을 저녁.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하던 길.
호수 가장자리에 서 있는 좀머 씨를 보게 된다. 뒤쪽을 단호히 물리치면서 호수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신발을 신은 채로.
그러다가 아저씨의 모습은 사라졌다.

좀머 아저씨가 사라진 것이 알려진 것은 2주 후였다. 실종 전단의 사진 속 아저씨는 이저씨라고 알아볼 수 없는 눈빛과 확신에 찬 미소가 있었다. 그리고 누구도 몰랐던 아저씨의 이름. <막시밀리안 에른스트 에기디우스 좀머>.
아저씨의 행방에 대해 여러 추측이 난무했지만 아저씨에 대한 얘기는 수그러졌고 아무도 아저씨를 그리워하지 않았다.
소년은 그 날 본 것에 대해 침묵을 지켰다.


소년이 침묵한 이유는 무엇일까.
좀머씨는 자살 한 것이 아니다.
더 이상 살아 갈 수 없는 이쪽을 포기하고 건너편으로 건너 걸어 갔을 뿐이다.
이상의 <날개>에 나오는 주인공이 날아간 것 처럼,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처럼.
책은 얇았지만 여운은 결코!!!! 얇지 않은 <좀머 씨 이야기>. 

※출판사의 지원을 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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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전집 세트 - 전10권 - 개정판 카프카 전집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유선 외 옮김 / 솔출판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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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으로 대표되는 카프카의 시리즈를 리뉴얼로 새롭게 만날 수 있다니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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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범 대 살인귀 스토리콜렉터 88
하야사카 야부사카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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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범 대 살인귀 
하야사카 야부사카 (지음) | 현정수 (옮김) | 북로드 (펴냄)



​최근 읽은 미스테리 소설 중 최고의 반전이다.
보통은 '반전'이라고 홍보를 해도 읽어보면 그렇지 않고 뻔히 보이는 범인과 수법이 스토리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데, <살인범 대 살인귀>가 주는 반전은 독자의 허를 찌른다.

​《170. 만약 어머니가 앞으로  계속 영능력자로 일하다 보면, 반드시 부정적인 감정에 노출되어 위험해질 때가 있을 거야. 그렇게 되었을 때 네가 어머니를 구해 주었으면 좋겠구나.》

이 모든 것의 시작!
어머니를 여우에 빙의한 소녀로 부터 구하기 위해 했던 일이 이 모든 살인의 시작이었다.
'착한 아이의 섬'.
고립된 장소에서의 계속되는 살인이라는 설정은 다른 소설이나 영화에서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는 설정이지만, 동시에 두 살인자가 서로를 견제하며 경쟁하듯 일으키는 살인은 누가 살인범이고 누가 살인귀인지를 소설 끝에 가서야 알 수 있다.
살인범의 엽기적인 살해방법의 이유가 알고보니 너무 단순했던 트릭과 살인귀의 살인 이유가 너무 기상천외했던 의외성이 만나 최고의 반전을 주지 않았나 싶다.


사연을 가진 미성년 아이들이 보호받는 시설인 '착한 아이의 섬'. 이곳에서 어른들은 없고 아이들만 남은 어느 밤에 고류지의 살해를 시작으로 이튿날까지 살인은 계속된다.
등장하는 중심 인물들의 나이가 8세부터 17세 라는 것이 '과연 잔혹한 살인이 가능할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우리의 현실은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까지 할 수 있나?'싶은 왕따와 집단구타,혹은 그에 대한 보복성 살인과 폭력도 있어 왔기에 '말도 안된다'고 무심히 넘겨 지지는 않는다.


살인귀 X의 살인의 이유가 어찌보면 살인의 시작만큼이나 무겁고 아프다.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했던 첫 살인은, 살아가기 위해 계속 죽여야만 하는 무겁고 무서운 운명이 되었다.
진짜 반전 미스테리 소설을 읽고 싶다면 <살인범 대 살인귀>!


※출판사의 지원을 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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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 구글 최고의 혁신 전문가가 찾아낸 비즈니스 설계와 검증의 방법론
알베르토 사보이아 지음, 이지연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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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이 아니더라도 읽어야할 현대인의 필독서.
읽어보신 분들의 극찬을 믿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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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의 지혜와 잠언
다봄 지음 / 다봄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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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의 지혜와 잠언!
탈무드 만큼이나 심오한 철학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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