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분야에서도 남들이 시도해보지 않은 새로운 시도를 해왔던 인물들이 있다. 창의와 혁신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 중심에는 당연한 얘기지만 사람이 있어야 한다.
편리함을 내세운 인터넷 서비스망과 기술에 집중된 설계는 자칫 인간이 배제되기 쉽다. 무채색의 도시에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친화적인 도시를 원하는 추세가 이를 드러낸다.

빛은 공간의 안과 밖에 다양한 분위기를 만들어 건축을 완성한다. 건축을 완성하는 것이 빛이라면 인생에 있어 인문학이 차지하는 자리가 그 빛과 같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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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리나와 마거릿의 일기가 교차로 등장한다.
마거릿의 일기는 현재이지만 셀리나의 일기는 그녀가 감옥에 수감되기전 지금으로부터 2년 전 과거의 일기다.
셀리나의 보호자이면서 후원자의 역할을 했던 브링크 부인과의 만남, 브링크 부인이 셀리나에게 원했던 것, 그리고 무엇이 브링크 부인을 죽음으로 몰았는지 셀리나의 일기와 마거릿의 일기를 통해 알 수 있다.

셀리나는 '진짜' 영매일까? 그녀가 말하는 것처럼 영혼 피터 퀵의 존재는 사실일까? 셀리나를 인도하는 영혼이라는 피터 퀵은 사람들을 놀래키고 공포를 주는 것을 즐기는 듯한 느낌이다.
내 영혼 이름은 무적이지만 지상에서 살았을 때의 이름은 피터 퀵이지. 너희 죽을 운명의 존재들은 나를 지상의 이름으로 불러야 해
혹시 셀리나가 영매가 아니라 다중 인격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것이 더 큰 공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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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가씨가 일기를 쓰면서 그곳에 제 이름을 적을 때가 있을지 궁금해요, 프라이어 아가씨"
"그렇다면 싫어요?"
도스는 누군가가 책상 앞에 앉아 '셀리나는 이러 말을 했다, 셀리나는 저런 말을 했다'라고 써주면 기쁠 거라고, 그리고 그 누군가가 나라면 더욱더 특별할 거라고 말했다. ]


이건 남녀간의 작업멘트 같은데?
헬렌이 스티븐과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느꼈던 비참함과 불면의 밤들. 마거릿의 비밀을 셀리나는 알고 있는걸까?
영매사와 상류층 아가씨, 몸이 구속되어 있는 자와 마음이 구속되어 있는 자.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얽히게 되는걸까. 마거릿의 계속되는 밀뱅크로의 재방문은 도스를 만나기 위함인 것을 그녀 자신만 모를 뿐이다.
책 제목처럼 끌리고 있는 것이다. 자각하고 있지 않지만 강렬하게!

["특별한 의미를 줄 수 있는 이름을, 비밀스러운 이름을,당신의 가장 나쁜 점들이 담긴 이름이 아닌, 가장 아름다운 면이 담긴 이름을 알려 주세요"
"오로라예요! 오로라라고 부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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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근대 이후 급격히 발달하겨 된 도시는 역사와 문화가 깃들어 있는 공공의 장소이자 개인적인 삶의 바탕이 되는 사적인 공간이 혼재돼 있다.
유럽의 도시를 거닐다 보면 빠지지 않는 장소가 있다. 바로 광장이다. 상호 의사를 교환하는 장소이자 상거래를 하는 장터이며, 종교의식이 펼쳐지는 제의공간일 뿐 아니라, 문화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무대로 철학자와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소통의 공간이기도 했다.

유럽에 광장이 있었다면 우리에겐 시장, 장터가 있었다. 상거래가 있었고 광대놀음 등으로 볼거리, 오락거리를 제공하는 장소이기도 했으며 다른 고을의 소식도 들을 수 있는 정보마당이기도 했다.
마켓과 백화점 등으로 소비의 장소는 구획별로 나뉘면서 소통도 축소되어 갔다. 상거래 이상의 많은 것을 함께하던 공간이 사라진 것이 소통도 함께 사라진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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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쉽게 풀어 쓴 신곡 (양장) 알기 쉽게 풀어 쓴 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이종권 옮김, 구스타브 도레 그림 / 아름다운날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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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쉽게 풀어 쓴 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 이종권 (편역) | 아름다운날 (펴냄)

이십 년전 호기롭게 읽기 시작했던 신곡. 읽던 책은 끝을 내고야 말겠다는 오기를 부리며 지옥편을 지나 연옥편을 읽다가 덮어버린 기억이 있다. 너무나 어렵고 힘들었었던 기억이라 다시 읽어보겠다는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아름다운 날"에서 나온 <알기 쉽게 풀어 쓴 신곡>을 만나기 전까지는.

알기 쉽게 풀어 써도 신곡은 신곡이지 않을까?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던 재시도였다. 지옥 34곡, 연옥 33곡, 천국 34곡, 총 100곡으로 이루어진 신곡은 단테가 13년에 걸쳐 집필한 대작이다. 장대한 서사시인 신곡을 소설의 형태로 구성한 '알기 쉽게 풀어 쓴 신곡'은 정말로 읽기 쉬웠다.

하느님을 찬양하는 글들이 많이 보이지만 작품 곳곳에 교황을 비롯한 성직자들에 대한 비판이 있다. 종교와 사회비판, 로마제국의 역사 등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 종교와 역사, 철학과 윤리학 등 단테의 방대한 지식을 그 기본으로 하고 있으니 작품 만큼이나 단테도 대단해 보인다.

베르길리우스의 인도로 시작된 단테의 지옥 견문.

"개똥 밭에 굴러도 저승보단 이승이 낫다"는 속담처럼 서양에서도 죽음은 공포의 대상이었던걸까?

귀스타프 도레의 삽화에서 전해지는 지옥의 느낌은 괴기와 공포 그 자체다.

'지옥편 제13곡'에서는 자살을 한 망령들에 대해 나온다. 자살을 금기시하는 종교적인 문화의 영향이 크게 느껴진다. 피를 흘리는 나무가 되거나 피에 굶주린 들개들에게 사지가 찢기는 고통을 당하는 벌을 받는다.

살아생전 어떤 인생을 살았던지간에 자살이라는 선택은 용서받지 못하는 것이다. 그때에도 지금에도.

지은 죄에 따라 각기 다른 벌을 받는 죄인들. 죄만큼이나 지옥의 모습도 다양하다.

지옥을 두려워해서 죄를 짓지 않으려기 보다는 양심이 있다면 그 양심으로 인해 괴로운 것 또한 지옥일 것이다.

양심이 없는 자들은 결국 사후의 지옥이 답인걸까?

단테는 종교 자체가 면죄는 아니라는 교훈을 주고 싶었던 것 같다.

교황조차도 탐욕의 죄앞에선 지옥행을 피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죄짓지 않으며 살려 노력하지만 쉽지 않은, 아니 불가능한 일.

지옥과 연옥에 대해 이토록 자세히 묘사한 단테는 죄를 짓지 않았을까? 그의 사후는 진짜 구원받았을까?

내면을 가꾸고 채우지 못한 일부의 사람들은 축척한 부와 권력, 지위나 직업을 자신과 동일시하며, "사람 아래 사람 없다"는 말이 무색하게 타인을 대한다. 탐욕에 눈 먼 자들은 어느 시대, 어느 지역을 망라하고 존재해 왔다.

베아트리체가 단테를 인도하고 싶었던 것은 천국이었지만 나는 지옥이 가장 인상깊게 남았다. 아마도 현실과 가장 닮은 모습이어서 일까?

스물 넷에 요절했다는 단테의 첫사랑 베아트리체.

그녀를 잊지 못해 평생을 그리워하며 숭배와 찬양하는 남편 단테를 바라봐야하는 아내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넓은 세상을 보고 박학다식했지만 곁의 사람은 제대로 보아주지 않은 단테는 죽음 후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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