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서점 문화가 개막하면서 예약주문판매 모드와 친필사인본 증정 형태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친필 사인본이 싫다. 오프라인에서 책을 구입할 때 누구의 흔적도 묻지 않은 완전한 새 책을 고르려고 하지는 않는다. 내가 집어들고 살펴본 그 책, 맨 위에 놓여있던 그 책을 기꺼이 구입한다. 눈에 거슬릴 정도의 손때가 아니라면 새책만 고집하는 까다로움은 없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배달되 온 책에 누군가의 흔적이 있으면 조금 못마땅한 게 사실이다. 책 표지가 더럽혀져있거나 책등이 손상되있는 경우다. 친필 사인본을 받았을 때 느낌도 이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인기 작가, 유명인들의 책은 예약판매와 친필 사인본이 비일비재하다. 선착순 구매자에게 한정된 친필 사인본이란 이슈는 내게는 내 소중한 책을 먼저 들춰본 불쾌함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저자의 사인보다 내 책이 더 소중하다. 좋아하는 작가의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 본 적도 있다. 순전히 내가 원해서, 좋아서 했던 행위이다. 그러니까 내 이름과 저자의 이름이 나란히 써있는 사인본이라면 당연히 받고 싶지만, 무작위로 보내온 사인본은 거부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심지어 친필 사인본 증정기간이 지난 시점에서 주문을 해도 사인본을 받게 된 경우가 있다. 발매한지 1년 쯤 되었을 무렵인데 나는 원하지도 않는 사인본을 받았었다. 그 불쾌함! 반면에...아, 이 책이 이렇게나 안팔렸구나 싶은 묘한 안쓰러움이 교차했다. 내가 생각해 낸 방법은 오프라인 이용이다. 아니면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주문. 그 작가의 사인보다 나는 그저 그가 쓴 글들이 좋을 뿐이다. 글과 글쓴이를 분리할 수 없겠지만 어쨌든 나는 글쓴이에 대한 궁금증은 그의 글에 대한 열망보다는 결코 우월하지 않으니까.

 

이달의 장바구니를 채우며 얼마전 예약판매와 친필 사인본 증정행사를 했던 작가의 책을 제외했다. 어김없이 친필 사인본이 도착할 확률이 많다. 만약 알라딘에서 친필 사인본은 보내지 말라는 청을 들어준다면 기꺼이 주문할 요량이지만. 그렇게까지 번거로운 절차와 요구를 하고 싶지는 않다. 어쨌든 세월이 흘러 내가 읽고 싶은 책의 친필 사인본이 도착하지 않는 계절이 오기를 기다려본다.  

 

* 9월의 하이라이트 *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줌파 라히리의 책들을 좌르륵 배열하는 이 행복한 느낌!
축복받은 집은 요사이, 틈틈이 여러번 반복하여 읽고 있다. 고단한 하루 일과를 끝내고 스탠드를 켜놓고 침대에 누워있을 때 줌파의 글들과 내 일상이 오버랩되거나 지혜를 일깨워준다. 신간 <그저 좋은 사람> 몹시 기대된다. 순전히 이달의 책주문은 줌파 때문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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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9-09-15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나야 기회가 좋으면 사인본을 받는거지 연연해하지는 않게되더라구요.
줌파를 좋아하시는구만요. 나는 저 맨 오른쪽 책이 좀 별로라 이번에 새로나온 책이 어떨지 모르겠어요.ㅎ
잘 지내죠?^^

플레져 2009-09-15 14:02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이 이름뒤에 숨은 사랑 리뷰 썼던 거 기억해요! ㅎㅎ 가운데 책 슬며시 권합니다 ^^ 무탈하시고 평안하시죠? :)

무해한모리군 2009-09-15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줌파 라히리의 글은 저도 조만간 시작하려고 합니다.
전 별 느낌이 없어요. 제가 가서 받은게 아니면 --;;

플레져 2009-09-15 14:03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답니다. 사실 사인보다 줄 서 있을 때가 더 짜릿하고 좋은데...그런 느낌 전혀 없는 사인본은 '무작위' 느낌을 지울수가 없어요. 흑.

다락방 2009-09-15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책도 그렇고 CD도 그렇고 제가 그렇게 해달라고 한것도 아닌데 선심쓰듯 싸인본 오는게 싫어요. 특히 CD의 경우에는 싸인본의 경우 비닐이 벗겨져 있죠. 그럴땐 궁시렁거리게 되요. 아 포장 내가 뜯고 싶었는데, 하면서 말이죠. 제게 사실 유명인의 싸인은 아무 의미가 없거든요. 싸인본을 판매할 경우 싸인본이 아닌 책을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 저도 줌파 라히리 책 있기는 한데...아직 못읽었네요 orz

플레져 2009-09-15 14:05   좋아요 0 | URL
기쁨을 빼앗긴 기분이에요. CD를 굳이 받지 않아도 되는데 CD를 껴주겠다는 선심이 잔혹하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아무리 좋아하는 사람의 싸인이어도 싸인은 싸인일뿐이라 그런가 별 감흥이 없지요.

줌파의 세계로 푹 빠지시거든 연락주세요 ㅎㅎ

비로그인 2009-09-15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필 사인본은 전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경우엔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아무런 감흥도 불쾌감도 없이 그저 그렇구나, 했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제가 진짜 좋아하는 건, 제가 읽은 책에(그러니까 다 읽은 후에) 저자가 내게 보내는 편지를 써주는 경우였어요. 사적으로 만나서, 사적인 글귀를, 내게만 쓰는 경우.

플레져 2009-09-16 16:42   좋아요 0 | URL
아. 훈훈하네요. 그럴땐 그 작가의 전작주의가 되지 않고는 못배기겠어요 ^^
 

서늘한 점심상  

잠깐, 광화문 어디쯤에서 만나 밥을 먹는다
게장백반이나 소꼬리국밥이나 하다못해 자장면이라도
무얼 먹어도 아픈 저 점심상 

넌 왜 날 버렸니? 내가 언제 널?
살아가는 게, 살아내는 게 상처였지, 별달리 상처될 게 있다면 지금이라도 떠나가볼까,
캐나다? 계곡? 나무집? 안데스의 단풍숲?
모든 관계는 비통하다, 지그시 목을 누르며
밥을 삼킨다
이제 나에게는 안 오지? 너한테는 잘 해줄 수가
없을 것 같아, 가까이할 수 없는 인간들끼리
가까이하는 일도 큰 죄야, 심지어 죄라구? 

너는 다시 어딘가에서 넥타이를 반쯤 풀며
자리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머리를 누르고
나는 어디, 부모 친척 없는 곳으로 가볼까?
그때, 넌 왜 내게 왔지? 

너, 왜라고 물었니? 
C'est la vie, 이 나쁜 것들아!  
나, 어디 도시의 그늘진 골목에 가서 
비통하게 머리를 벽에 찧으며...... 

다시 간다  

詩 허수경 <혼자 가는 먼 집>   

 

 

 

 

 

 

 

프렌치 토스트에 딸기잼을 듬뿍 바르고 햄 한 조각 넣어 씹어먹는 아침상. 배경음악도 아닌 배경수다처럼 틀어놓은 티비에선 올여름 휴가를 함께 하고 싶은 연예인들을 꼽는다. 남편이 묻는다. 자기는 누구랑 휴가를 가고 싶어? 스크램블 에그를 한 입 가득 넣고 남편 얼굴은 쳐다보지도 않고 말한다. 나, 혼자. 어느덧 나를 닮아 애교가 늘어버린 남편은 생글생글 웃으며 자기는 나와 함께 휴가를 가고 싶다고, 뻥, 일지도 모를 접대용 멘트를, 철철, 흘린다. 어디에서 보았더라. 나처럼 말한 대다수의 여자들을 본 적 있다. 그들은 일상에 지치고 시들어버린 여자들이었다. 여름 초입부터 두 달 동안, 지금까지 쭈욱 힘들고 고단하고 시들고 피곤하다. 대학 1학년 여름방학. 남들 다 가는 유럽 배낭 여행을 보며 엄마가 말했다. 너도 다녀와. 못 간 이유는 많았다. 갑자기 가려니 난감했고 엄마가 진즉에 떠밀지 않은 것이 야속했고 봐야할 영화가 수북했다, 그때. 나중에 가지 뭐 하고 말았는데... 그때 갔어야 했다. 아니면 그때 못 간 휴가, 지금 되찾아서 떠나고 싶다. 물론, 나 혼자. 혼자, 라는 것 때문에 이 시집을 꺼낸 건 아니다. 이 시집이야말로 어떤 구실에서든 내가 불쑥 꺼내볼 수 있는 진통제니까. 진통제를 스윽, 눈으로 맥주먹는 게처럼 스윽 빨아들인다. 심장이, 마음이 차가워진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나 혼자 가장 편한 신발을 신고 노트북과 <렛미인><완벽한 병실>을 들고 떠났으면 좋겠다. 아아. 막 상상하니까 막 행복해진다. 어쨌든 나도 어디로든 다시 간다.  

 

 

  

 

 

 

 

  


책그림이 있어야 멋있어지는 알라딘 페이퍼. 한밤중만 피해서 읽자 하면서도 꼭 잠자리에 들어서야 렛미인을 펼쳐보게 된다. 꿈자리가 사나울까봐 많이 읽지 못하고 접어버린다. 영화보다 더 좋을거란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다. 디비디가 나오는대로 꼭! 자로 잰듯 소설 쓰는 여자 오가와 요코의 완벽한 병실은 집중을 필요로 한다. 없음에서 있음으로 바꿔나가는 소설가의 재능을 훔쳐보며 마구마구 생성되는 건물들과 책상과 병실 침대를 상상한다. <임신캘린더> <약지의 표본> <박사가 사랑한 수식>과는 다르다. 언제나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그 다음 작품이 참 좋은 작가중에 한사람.  

저녁은 좀 가볍게 먹고 싶다. 서늘하면 더 좋겠다. 오늘은 일년 중 가장 무더운 '대서'다. 어제 일식 이후에 시원해진 날씨. 대서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크크. 이대로라면 여름, 지낼만하다.   

 페이퍼 배경음악은 윤상 <소심한 물고기들>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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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7-23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오늘 플레져님은 요새 무얼하고 계실까 생각했는데 페이퍼가 떴어요. 너무 놀라워요! 문학동네 훔치고 싶은 책 10권 리스트 당첨자 보면서 '문학'하니까 플레져님이 떠올랐거든요. 반가워요! ^^

플레져 2009-07-23 23:13   좋아요 0 | URL
아. 반가워요, 마노아님. 그저 무심코 페이퍼쓰기를 눌렀던 것이 아니라 마노아님의 궁금증 호르몬 덕분이었던가보네요 ^^ '문학' 으로 저를 생각해주셨다니 너무 좋은걸요. 헤헤.

2009-07-23 2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23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9-07-23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핑 제목을 보고 이런 제목의 시가 올라와 있을 것 같다 싶었는데 정말 그렇네요. 박연준의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도 플레져님덕에 알게 됐었죠. 지금도 제가 그나마 가장 자주 펼쳐보는 시집이에요. (시를 잘 몰라요 ㅜㅡ)

그나저나 렛미인이 영화보다 더 좋단 말예요? 아아. 또 사야 된단 말예요? 휴..

밤과 이른 아침에는 서늘하니 잠도 잘 와요. 잘 자요, 플레져님.

플레져 2009-07-24 09:49   좋아요 0 | URL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
영화만큼 좋은 것 같아요. 좋은 영화는 좋은 원작이 있듯이 말이죠.
원작 소설을 매끄럽게, 액기스만 쏙, 뽑아서 간결하게 만들었다는 느낌.
돈.주.고. 사셔야 할텐데...1년 후 이벤트를 기다리기엔 좀 그렇죠? ㅎㅎ

Kitty 2009-07-24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플레져니임~~~~ 글 보니 넘 좋아용~~
남편분이 진짜 애교가 많으신 듯 ㅋㅋㅋㅋㅋ 너무 좋아보입니다~
저도 문학, 특히 한국문학하면 플레져님이 젤 먼저 생각나요!! ㅎㅎㅎㅎ

플레져 2009-07-24 09:50   좋아요 0 | URL
무뚝뚝한 나무 토막도 애교쟁이로 만들어버리는 저의 비결...은 없습니다만 ㅎㅎ 아마도 함께 한 시간 덕분에 서로를 닮아버린 것 같아요.
잘 지내신거죠? 한국문학하면 플레져! 이거이거 기분 최고인걸요 ^^!

2009-07-25 1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25 2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28 0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07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18 0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몸이 사라진 곳에서 더 찬연히 빛나는 정신, 마음 깊이 숭배합니다.

잊지않겠습니다.  


▦ 추모합니다, 노통.  

- 2009년 5월 29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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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5-29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추모합니다.

2009-05-29 1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9-05-30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잊지 않습니다.

2009-06-23 1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레져 2009-06-25 23:50   좋아요 0 | URL
아. 시인님. 마음,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제가 구입해 읽겠습니다.
늘 건필하시고 좋은 시 많이 보여주세요 ^^
 

 

오후 세 시의 식사  


찻길가의 조그만 빵집
하나밖에 없는 조그만 테이블 앞에
소박하고 정갈한 정장 차림의
아직 늙지 않은 한 아주머니
테이블 위에는 보랏빛과 잿빛이
섞인 속살을 드러낸 케이크 한 조각
그리고 갈색 조그만 드링크 병

아주머니는 이따금 한 모금씩
드링크로 입을 적시며
달게 케이크를 베어 물었다
유리벽 너머의 거리에
비스듬히 등을 돌리고.  




  詩  황인숙  <리스본行 야간열차> 
 

 

 

 

 

 

 


요즘 나를 사로잡고 있는 건 꽃보다 구준표 그리고 잔치국수다. 잔치국수를 먹고 나면 '맛있어 죽겠어'를 연발하게 한다.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잔치국수와는 좀 다른 국수일지도 모른다. 플레져국수라고 해야 할까. 화원 보다 꽃집이 더 정감있고, 베이커리 보다 빵집이 더 친숙한 것처럼 플레져국수 보다는 잔치국수가 훨씬 낫다. 레시피 라고 하기엔 쑥스러워서 만드는 방법을 간략히 소개한다. 재료 : 호박, 신선한 김장김치, 소면, 구수한 육수. 육수는 보통 육수와 비슷하다. 건새우, 양파, 대파, 다시마, 멸치등 냉장고에 있는 국물내기 재료를 모두 넣고 푹 우려낸다. 호박은 굵게 채 썰어 참기름 포도씨유를 넣고 살살 볶는다. 그사이 국수 삶을 물을 올려놓고, 호박이 다 익었을 때쯤 국수를 넣어 삶는다. 김장김치는 푹 익은 것보다는 잘 익은 정도가 좋다. 저 詩에서 처럼 아직 늙지 않은 아주머니 와 흡사한 느낌의 김치면 좋다. 1cm 크기로 채 썬 김치와 호박을 국수에 올려놓고, 육수를 붓는다. 호박을 좋아해서 호박은 아주 듬뿍 넣어 먹는다. 요즘 호박 값이 금 값 못지 않더라. 여러 군데 마트를 들러보면 싱싱한 호박을 파격 세일로 파는 곳도 있다. 비싼 호박이 장바구니에 두 개나 담겨있어 아쉬울지언정... 오후 세 시, 오후 일곱시, 오후 열 시에도 틈틈이 내 방식대로의 잔치국수를 맛있게 먹는다. 맛있어 죽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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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i 2009-03-12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란 지단, 김이 빠지면 무효!
(경상도식은 양념장을 해야되는데 : 매운 고추2+대파잘게썰고,마늘+국간장+진간장약간)
저도 주말의 한끼는 무조건 잔치국수. 이제 국수집 해도 될 경지에 올랐다나 뭐라나;

플레져 2009-03-12 18:15   좋아요 0 | URL
앗. 저는 국수나 만둣국에 김 들어가는 걸 싫어해요 ^^;; 김은 좋은데 뜨건 국물에 들어있는 김은 다 된 밥에 재뿌리는 느낌이랄까요. 계란지단은 귀차니즘으로 안하는거랍니다. 그야말로 내맘대로 국수 ^^!
(언제 한번 주문전화할께요! ㅎㅎ)

Mephistopheles 2009-03-12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질문이요!

세끼 밥 이외에 세시 일곱시 열시..이렇게 간식으로 국수를 드시는 걸까요?
아님 밥대용일까요?

마냐 2009-03-12 17:59   좋아요 0 | URL
저도 메피님과 똑같은 질문요 ㅎㅎ 오랜만에 뵙는데, 이 글만으로는 정말 행복하게 지내시는 듯 ㅎ

플레져 2009-03-12 18:25   좋아요 0 | URL
메피님, 음... 다섯끼 정도는 먹는 거 같아요. 제가 위가 작아서 한꺼번에 많이 못먹는답니다. 매우 불편한 위장을 갖고 있지요^^ 간식으로 하루에 두 번은 먹어요. 먹고 나면 든든해요. 취사량을 넘기면 괴롭지만...


마냐님, 반가워요 ^^
이 글의 크기만큼만 행복한건지도 모르겠어요................흑!

2009-03-12 1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Kitty 2009-03-13 0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읽는데 침이 그득;;; 저도 플레져님표 국수 먹고싶어욧~~~~~~~~~~~~ >_<
오후 열 시에 먹는 국수는 꿀떡맛이죠 ㅎㅎ
그나저나 플레져님도 위장 크기가 저랑 비슷하시군요!!!! 저도 위는 작지만 입이 궁금한건 또 못참아서 하루에 5-6번 정도 조금씩 야금야금 먹어요. 이렇게 하면 종일 배고프지는 않아서 좋은데 매번 양치질하기 귀찮아 죽겠어요;;;;

플레져 2009-03-13 22:39   좋아요 0 | URL
불량한 위장 때문에 사회생활 하기 힘들때가 종종 있어요 ㅎㅎ
야금야금 먹는 일이 때로는 너무 귀찮아요.
굶기도 하는데 결국 본능을 거스르지 못하고 먹어야 한다는 현실...
저두 양치질을 대여섯번은 하나봐요 -_-;

2009-03-13 1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17 08: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24 0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3 0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는 한때 나의 모습 또는 내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를 어떤 모습에 시기심을 느낀다. 청년 시절 그토록 자부심을 가졌던 나의 신체와 정신적인 신선함은 나이가 들면서 사라졌기 때문에 나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바로 여기에 적대감이 자리잡고 있다. 그 같은 자기 시기심은 흔히 다른 사람과 비교함으로써 생겨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나는 내가 예전에 그랬듯이 (또는 과거를 미화시키려는 우리의 성향 덕분에) 오늘날 힘과 아이디어로 넘치는 다른 사람을 시기하게 된다. 나는 오늘날 더 이상 그런 사람이 아니므로 그에게 적대적으로 대한다.  

35쪽  

 

 

비록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궁지에 몰고 가는데 성공하기는 하지만, 그는 이 시기에도 모차르트가 작곡한 음악을 예전과 다름없이 높이 평가한다. 그는 여전히 감탄해 마지 않았고, 자신의 시기심을 동정심으로 누그러뜨리려고 노력해본다. 하지만 그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다. 살리에리가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더라도 모차르트는 늘 자신의 천재성을 떠벌리기만 해서 결국 살리에리에게 수치심을 안겨준 때문이다.  145쪽  

 

무조건 나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본능적 시기심을 갖고 있는 사람을 어떻게 구별해야할까. 어떻게 멀리해야 할까. 차마 고쳐줄만한 능력은 없고 나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 이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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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9-03-04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악한 사람이라면 열등감을 증폭시켜 자폭시켜버리지 않을까요..^^

플레져 2009-03-04 13:34   좋아요 0 | URL
열등감은 맞는데 사악함은 잘 모르겠어요. 질투와 시기심을 비교하자면 질투는 그나마 시기심에 비하면 자신한테 이로운 거지만, 시기심은 결국 자기를 망치는 자폭, 맞습니다 ^^

stella.K 2009-03-04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예전에 어느 출판사로부터 꽁자로 받고 결국 읽지 못했던 책이어요.
원래 어려운 건지? 나하곤 궁합이 안 맞는 책인지...
이건 딴 얘긴데, 나랑은 전혀 다른 타입이면서 사람에 대한 취향이 같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최근에 깨달았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그도 똑같이 좋아하는...
그럴 때도 꽤 힘들던데요?-_-;;

플레져 2009-03-04 13:36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책 꽤 재밌게 읽었어요. 당연히 궁합이 안맞는 책이 있을 수 있지요. 남들 다 좋아해도 저는 데면데면한 책이 있더라구요. 그냥 그대로 둬야죠 뭐 ㅎㅎ 취향이 같을 수는 있을 거 같아요. 그건 진짜 '취향' 이니까 ^^
넘 신경쓰지 마셔요.

2009-03-04 1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04 1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9-03-05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아서 고쳐줬으면 좋겠는데 아무리 말해도 자신의 고쳐야 할점에 대해 알지 못하는건 어떻게 하죠? 자기는 자기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말이죠. 끙. 어려운 문제에요. 고쳐야할 나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집도 세요. 고치려 들질 않죠.
(저도 고집이 세요!!)


저는 뭐 이런 인간이 다있나 싶어서 멀리하면 그뿐이지만, 위에 댓글다신대로 '취향'의 차이일수도 있는지라, 제가 좋아하는 한 친구는 제가 멀리하고 싶어하는 이를 굉장히 좋아해요. 이건 뭐 어떡해야할지. 이 상황이 몹시 마음에 들지 않는데, 이건 제 안에 자리잡은 본능적 시기심인걸까요?

플레져 2009-03-08 23:50   좋아요 0 | URL
사람들은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고 생각하지만 대개는 그렇지 않다. 때로 좋으면 어떻게든 알기도 한다. 나로 말하자면 언제나 운이 좋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이곳에 왔을 리가 없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중에서...

내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타타타> 김국환 노래 중에서...

나쁜 성격을 가진 사람들도 어떤 사람에게는 좋은 사람일거란 생각이 저 글을 쓴 후에야 퍼뜩 스치더라구요. 내 자신과 잘 맞는 사람을 찾는게 더 나을 거 같아요. (저도 고집이 세요!! 그러나 언제 고집을 부렸는지 잘 기억이 안나요 -_-;;)

다락방님의 시기심이라기 보다는 못마땅함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 조금 가벼운 배신감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래도 희망적인 건 나와 맞지 않는 사람보다 나와 맞는 사람이 내 가까이에 있을 확률이 더 높아요. 이 부분에서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내 믿음이 맞을거라고 고집부리는 중입니다...ㅎ

2009-03-09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09 17:3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