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생각하기 - 생각의 그릇을 키우는 42가지 과학 이야기
임두원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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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미래에 인류를 먹여 살릴 핵심 수단은 과학기술이라고 한다. 자연 상태에서 생산되는 음식이나 기타 에너지로 삼을 수 있는 것들이 더 오래 건강하게 살게 된 인간을 감당할 수 있는 데 한계가 있다. 이것을 극복하게 한 것이 바로 과학의 힘이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많은 사람들에게 과학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과학적 사고방식이라는 것은 끊임없는 의심과 검증이 가장 핵심인데, 오늘날 과학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어쩐지 비이성적인 종교를 대하는 것처럼 절대적 신뢰를 보인다는 것이다. 과학에 대한 인식을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너무 어려워서는 곤란하다. 적절한 대중과학교양서는 그래서 필요하다. 『과학으로 생각하기』는 그 역할을 해내기에 적당해 보이는 책이다.

인간의 수명 문제를 개인의 수명 연장과 집단 존속을 위한 자손 생산의 두 가지 전략적 관점에서 풀어낸 것부터 흥미롭다. 즉 현재 인간의 평균 수명은 오랜 기간 인류의 유전자가 이 문제를 두고 고민하는 가운데 현재 기준으로 최적의 상태라고 판단된 결과라는 것이다. 결국 죽음은 필연적이라는 것인데, 이것을 거부하여 모든 개체가 영원에 가까운 삶을 살게 된다면 번식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멸종하거나, 너무 많이 번식하여 치열한 경쟁 가운데서 멸종하거나 결과는 같기 때문에, 죽음을 받아들인 선택은 합리적이라는 견해다.

후회하는 감정을 통해 우주와 시간의 흐름을 조명하는 방식도 눈길을 끌었다. 사건이 발생하고 그 일에 대해 후회한들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것처럼, 우주의 탄생과 변화, 그에 따른 시간의 방향도 되돌아가는 흐름이 없다는 것이다.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팽창하고 있는 우주의 신비함을 일상의 감정과 연결해 설명하는 과정이 참신하고 재미있다고 느꼈다.

같음과 균형을 선호하는 자연의 원리를, 소금에 절인 배추에서 물이 빠져나오는 삼투압 현상과 연결해 설명하는 부분은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포인트였다. 세포 안의 농도와 세포 밖의 농도를 일정한 정도로 유지하려는 생명체의 특성에서 균형을 찾고자 하는 자연의 원리를 이끌어낸다. 삼투압 현상도 바로 이런 특성을 반영한 대표적 현상이다. 동적 균형의 대표적 예는 신진대사다. 이를 통해 균형 잡힌 삶, 삶의 균형이라는 인문학적 가치 지향과도 연결시키는 저자의 발상은 과학의 원리만큼이나 놀랍다.

인간이 영생을 할 수 있다면? 인간의 영생 가능 여부는 아주 많이 다뤄진 주제이긴 하지만,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의 핵심이 육체의 노화가 아니라 정신의 노화에 있다는 점에서 영생 문제는 더 깊이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몸이 생생하더라도 정신이 성숙 단계를 지나 모든 것을 지루해하거나 해탈의 경지에 이른 상태라면 이 불균형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그때까지 살아왔고 누적된 의식을 초기화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때문에 영생 기술의 발전이 축복일 수만은 없다는 저자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이 책은 이처럼 우리의 일상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상황이나 목격하는 현상에 대해 올바른 과학적 접근법을 실천함으로써 지식을 늘려가는 즐거움을 준다. 과학의 세부적 지식과 정보는 금방 습득할 수 없을지라도, 어떤 태도와 방법으로 과학적 사고방식을 일상에 접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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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타임
모집 라티프 지음, 김지유 옮김 / 씨마스21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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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미뤄서도, 미룰 수도 없는 절체절명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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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집 라티프 지음, 김지유 옮김 / 씨마스21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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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확인한 가장 인상깊었던 명제는 바로, "기후 문제에 있어서는 플랜 B도 없고 ‘플래닛 B'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인간이 실질적으로 지구 기온의 상승에 영향을 주었든 주지 않았든, 분명한 것은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이고, 당장 지난 주에 가장 크게 다뤄졌던 세계 뉴스만 해도 50도를 웃도는 인도의 진짜 살인적인 폭염이 엄연한 현실로 전해졌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최근 이상고온으로 많은 사람들이 괴로움을 겪은 바 있다. 최고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일이 몇십 년에 한 번씩, 혹은 아주 가끔씩 겪는 일이 아니라, 올해도 그만큼 더울 것인가 하고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일상은 분명 큰 변화를 겪고 있다. 『핫타임』의 저자는 독일 학자다. 하지만 책에도 언급하고 있듯이 이상기후는 특정 지역의 문제만이 아닌 전 지구적 당면 과제임을 직시하고 빠른 대응을 해야만 한다는 것,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기후위기는 인간이 온실가스를 배출해 발생하는 것이다. 온실가스라 함은 곧 이산화탄소라고 이해해도 무방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무효를 선언한 파리기후협정이 바로 이 온실가스의 감축과 지구의 온도 상승을 일정 이하로 유지하는 내용에 관한 것이었다. 하지만 각국의 이해관계로 인해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을 이 책은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직간접적 피해가 누적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눈에 띄는 전 지구적 대응이 실천되지 않는 이유는, 어떤 지역은 아직까지 살 만하다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또 지구온난화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거기 사는 사람들이 이익을 얻는 상황이 발생한 것도 사실이다. 선진국들이 엄청나게 에너지를 써대면서 배출한 온실가스의 영향은 가난한 나라, 힘없는 나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피해자들의 고통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공감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대기업들이 현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로비를 하며 상황을 조작하고 있다는 것도 뜨거워지는 지구를 막지 못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들이 주로 유사과학적 관점으로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여 환경을 위한 국제적 협약이나 약속들을 깨트리는 데 온 힘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기후문제가 본질에서 벗어나 사회 분열의 재료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각 집단의 경제적, 정치적 이익 다툼 때문에 실제로 해결해야 할 사안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과정이 개선될 여지가 당장은 보이지 않는다. 이러고 있는 동안에도 이상 기후는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생물다양성의 감소 추세는 재앙적으로 치닫고 있다.

기후 문제는 심각하다. 어쩌면 우리가 2년 이상 고통을 겪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것은 문제 축에도 들지 못할 만큼 위험한 상황이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안타깝게도 인간의 욕망을 인정하고, 그것을 충족하면서 실천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최근 출간된 맷 데이먼과 개리 화이트의 물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이 담긴 『워터』라는 책에서 나온 사례처럼, 환경을 보호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큰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식의 현실적 대안이 좀 더 정교하고 설득력 있게 만들어져야 한다. 험난한 길이 아닐 수 없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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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니체가 내 삶을 흔들었다 - 니체와 함께하는 철학 산책
장석주 지음 / 문학세계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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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과 모색이 실종된 시대의 목마른 자들에게, 니체가 구원투수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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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니체가 내 삶을 흔들었다 - 니체와 함께하는 철학 산책
장석주 지음 / 문학세계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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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과 모색이 실종된 시대다.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은 찾아보기 어렵고 남의 탓이 곳곳에서 난무한다. 남탓은 둥글지 않다. 뾰족해서 당사자가 아닌 누군가의 어깨에 스치기만 해도 깊은 상처를 낸다. 물리적인 상처는 눈에 보이니 치료라도 할 수 있지만 내면의 긁힌 흔적인 눈에 띄지도 않아 잠복해 있다가 그 사람의 내부부터 조금씩 오염시킨다. 이런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그 흐름에 물들지 않고 자신을 돌아보고 겸손한 자세로 자기 중심을 시작으로 주변부터 정리정돈하려는 사람에게 니체는 처음에는 따끔한 주사일지 몰라도 나중에는 이보다 더 확실한 백신은 없다는 확신을 하게 되리란 생각을 해본다.

저자는 니체를 읽어야 할 이유를 백 가지도 넘게 말할 수 있다고 하지만 가장 먼저 니체 철학이 “우리 내면의 삶과 의지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것은 보통의, 만만한 거울이 아니다. “자기 삶을 분쇄하고 그것을 뭉쳐서 만든 거울”이란다. 무시무시하지 않은가? 하지만 몸에 좋은 약이 쓰다는 말도 있는 것처럼, 우리가 니체로부터 그런 거울을 얻을 수 있다면 “만족은 없지만 싫증도 없는 지치지 않는 생성”, 이란 것을 경험할 수 있으리라.

이것은 흡사 기독교에서 말하는 철저한 자기 부인을 말하는 것 같다. 온전히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자만이 예수를 따를 수 있는 것처럼, 삶을 새롭게 만드는 니체의 철학은 철저히 자기 자신을 태워 쌓인 재 위에서 성립될 수 있다. 그것은 큰 용기와 의지, 결단이 필요하다.

신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니체에게 대안은 인간이었다. 인간의 가능성,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인간이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되어야 한다. 생을 긍정하기 위해서는 그때까지 익숙해져 있고 물들어 있던 세계관과 고정관념, 습관, 버릇들을 모두 깨트려야 한다. 인간은 이전과는 다른 가치 기준을 들고서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절망에서 희망의 색으로 물들여야 하는 임무를 새롭게 부여받았다.

니체의 철학에서는 노동도 탈바꿈되어야 할 대상이다. 굳이 철학적 성찰에 갈 것도 없이 현대 사회의 노동은 사람들을 새로운 계급 체계로 재배치했다. 개인의 탄생은 화려한 꽃을 피우지 못하고 변장한 지배계급의 현란한 속임수에 다시 종속적 위치로 내몰리고 있다. 니체는 요구한다. 자기 주체적 삶, 창조적 삶을 보장하지 않는 노동은 배제되어야 한다고. 참된 육체적, 정신적 건강은 노예의 삶에서 불가능하다.

최근 들어 니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기독교계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보여 이채롭다. 한국 개혁신학 목회의 한 축이라 할 수 있는 열린교회 김남준 목사도 니체 연구에 푹 빠져 있다는 발언으로 관심을 끈 바 있다. 니체의 철학은 기존의 사고와 가치체계를 전복하며 인간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이끌어내려 한 이단적 움직임이었다고 할 수 있다. 더 강인한 인간상을 요구하며 사람들을 몰아부치는 니체의 철학이 원래 그의 의도에 부합하는 건지 아니면 입맛대로 변용된 건지 솔직히 판단하기 어렵다. 니체조차 당대보다 죽고 나서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니 지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니체의 정신을 이식시키고픈 지식인들의 욕구는 과한 욕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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