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경제학 - 검색창에 담긴 세상의 모든 경제지식
한겨레 경제부 지음 / 어바웃어북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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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의 경제 관련 뉴스기사나 경제신문을 보다 보면 난해한 용어 때문에 곤란한 경우가 자주 있다. 조금이라도 일찍 경제 및 금융 관련 현상과 지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후회와 함께. 나 역시 뒤늦게 깨달은 경제라는 놈의 중요성 때문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고도로 자본주의화된 사회에서 가깝게는 눈앞의 돈부터 시작해 각 국가들의 경제 정책까지 관련 지식을 하나라도 더 알아두는 것은 경우에 따라 우리의 물질적인 삶에 상당한 이익을 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국가적 차원에서 체계적인 교육 환경을 마련해주지도 않은 채로 글로벌 금융환경에 그대로 노출시킨 대한민국 정부의 행태는 사람들을 더욱 피곤하고 힘들게 하고 있다. 알아서 찾아 공부하지 않으면 앉아서 당할 판이다. 

   경제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공부하기 위해 서점이나 인터넷서점에 가본다. 다양한 경제 관련 서적들이 붐을 이루고 있지만 어떤 책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다. 종류도 많고 상품평도 제각각이라 내게 맞는 첫 번째 경제 책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쉬우면서도 경제뉴스나 신문을 보는데 빠른 도움을 주는 그런 책은 없을까?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경제 역시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정보와 상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 최근에 나왔으면서도 알찬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출간된 ‘한 줄의 경제학’은 뉴스나 신문을 통해 특정 용어들의 면면이 익숙하긴 해도 그 내용은 여전히 낯설어서 애먹은 분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책은 인터넷 시대에 맞게 해당 용어를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딱 들어갈 정도의 양으로 먼저 정의를 내려준 다음, 세부적인 설명과 시각자료로 이해를 돕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00자 내외의 트위터 메시지 분량으로 다시 한 번 용어에 대한 완전정리를 해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시점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경제현안, 한국 경제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애를 먹이고 있는 기업문제, 이제는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될 수 없는 우리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세계경제 이슈, 나라의 살림을 맡고 있는 분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담긴 정부정책, 우리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금융과 세금, 매일 보면서도 그것만으로는 실감이 나지 않는 지수와 통계 등 여섯 가지 주제로 나누어져 있어 해당용어에 대한 보다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수록된 모든 용어들이 책 뒤편에 가나다순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사전식으로도 간편하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모든 용어가 다 쉽고 금방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 세계의 경제환경이 당분간 실물보다는 금융 중심으로 돌아갈 것은 자명해 보이고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대세를 거스를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 한국 국민들에게 있어 보이는 경제는 물론이고 보이지 않는 경제의 흐름까지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이런 책들을 통해 급변하는 세상의 흐름에 맞설 준비를 해두어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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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 현실의 벽 앞에 멈춰 서 있는 젊은 당신에게
엘링 카게 지음, 강성희 옮김 / 라이온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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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자신만의 가치관과 기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 환경과의 조화와 균형을 적절히 이룰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삶에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자포자기와 절망, 혹은 잘해봐야 순응이라는 삶의 방식을 취하고 있는 이유는 오로지 자기 자신만이 걸을 수 있고 이룰 수 있는 삶의 길을 찾는 게 아니라 이미 누군가 이루어 놓았거나 자신의 인생과는 아무 상관없는 것을 중요하게 보이도록 해서 좇게 만들도록 한 어떤 거대한 흐름 때문이다. 이 흐름의 원인이 어디에 있든 이제는 사람들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우스운 것은 이 흐름을 거스를 수 있는 비법을 제공하는 것 역시 상품화되어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는 것이다. 수없이 많은 자기계발에 관한 강의들과 명상법 등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인생을 개척하지 못하고 메뉴에 있는 음식을 고르듯이 자신의 미래를 선택한다. 여유가 있으면 더 맛있고 비싼 음식을 사먹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선택의 여지가 매우 좁다. 문제는 간단하다. 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에 대해 공부하고 요리하는 법을 배워서 직접 해 먹으면 되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재료까지도 직접 재배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나 환경의 열악함을 이유로 비참하게 지내는 것은 단지 그것으로 끝이다.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로또와 같은 기적에 기댈 것이 아니라 내게 주어진 조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만이 창조할 수 있는 세계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긴 한데... 그렇다. 말은 쉽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것은 아니다. 알면서도 제한된 현실의 조건에 실망하고 가슴 아파한다. 하지만 그렇게 세상의 먹잇감이 되어 살아가기에는 이 삶이 너무 아깝다. 왜 주눅이 들어야 하는 걸까? 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기 한 번 못 펴보고 살아야 하는 걸까? 왜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남이 만든 나로 살아가야 하는 걸까?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는 바로 이런 고민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유익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세계 최초로 남극점과 북극점,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탐험가로서, 변호사, 출판사 CEO, 미술품 수집가로서, 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그의 화려한 이력만으로는 결코 알 수 없는, 꿈과 열정이 식지 않는 진정으로 만족스러운 삶의 의미를 고민해온 한 사람의 알찬 인생철학이 녹아 있다. 고독과 고통, 실수가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데 얼마나 큰 도움을 주는지, 외로움과 위험, 후회 등 우리가 행복한 삶의 요소에서 배제하는 것들이 사실 가장 소중한 것들임을 역설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의 충실한 삶에 대한 의지와 노력, 끝없는 도전이라는 경험을 통해 나온 귀한 메시지들은 수많은 뻔한 긍정철학들과는 다른 느낌이 든다. 그래서 한번쯤은 꼭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누구에게? 나만의 생각과 삶의 방식이 중요한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현실의 벽 앞에 멈춰 서 있는 젊은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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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밖에 있다 - 문제 해결의 고수들이 생각하는 법
이상협 지음 / 쌤앤파커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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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필연적으로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다만 겉으로 누군가는 아무 문제없이 사는 것처럼 보이고 다른 누군가는 요리조리 잘 피해가는 것처럼 보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고군분투하거나 체념한 채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아무 문제없이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나 어떻게든 잘 해결해나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것일까? 눈에 보이는 돈이나 권력 같은 것은 이차적인 부분인 것 같고 결국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혹은 지혜나 지식, 경험의 유무가 아닐까? 이런 보이지 않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세상과 사물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과 탄탄한 논리적 사고력이 요구된다. 언제 어떤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그 상황을 냉정하고 분석하고 배운 지식과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논리적 사고, 즉 생각의 힘으로 해결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면 삶은 한결 수월해지고 즐거워질 것이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고 지지받았던 추리소설 속 주인공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각 주인공들이 사용했던 논리적 사고의 방법, 즉 상황을 분석하고 판단하여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까지 이르게 하는 생각의 힘을 기를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탐정들의 뛰어난 추리능력은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 능력과 함께 오늘날 각광받고 있는 상상력과 창의력까지 바탕이 된 것이다. 여기서 소개하고 있는 논리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12가지의 단서는 다음과 같다. 평소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평범해 보이는 것도 결정적 순간에 훌륭한 해결 방안의 실마리가 될 수 있게 하는 관찰력, 축적된 지식과 열정이 순간적인 판단능력으로 폭발하는 직관적 사고, 틀에 박힌 인식의 한계로 인해 빠질 수 있는 오류를 방지해주는 제로베이스 사고, 추가적인 문제 발생의 가능성을 억제하면서 정답에 근접해가는 가설사고와 5Whys 방식, 로직트리와 시나리오 분석이 있다. 또한 추론한 내용에 잘못된 점은 없는지 검증을 가능하게 하는 가추법, 귀납법, 연역법, 유비추리, 오류분석, MECE 등이 있다. 


   한때 대한민국에 불었던 ‘논리’ 열풍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오늘날까지 왔다. 이제는 논리적이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과 함께 창의력과 상상력까지 요구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 책은 기존의 딱딱하고 지루한 논리적 사고 훈련법을 다룬 책들과는 달리 우리에게 친숙한 추리소설의 탐정 주인공들이 사건해결과정에서 사용한 방법들을 저자가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전달하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논리적 사고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어 재미와 교양을 함께 쌓을 수 있는 유익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때보다 생각의 힘, 아이디어의 힘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책이 앞으로도 많이 출간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제는 귀찮다고 팽개쳐버리지 말고 우리에게 공짜로 주어진 이 소중한 두뇌의 무한한 능력을 하루라도 빨리 계발해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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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심리학 -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알려주는 설득과 협상의 비밀
표창원 지음 / 토네이도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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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드라마 CSI가 우리나라에 소개된 이후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면을 부각시킨 범죄수사 시리즈물이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지금은 약간 그 열풍이 식은 것 같기도 하지만 이 범죄수사 장르는 팀 단위로 역할을 나누어 범죄를 해결하거나 개인의 역량이 극대화된 방식, 심리학적인 면을 부각하는 방식 등 다양한 갈래를 형성하면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그중에서 내가 한동안 유심히 봤던 드라마가 ‘크리미널 마인드’라는 작품이었다. 프로파일링이라는 수사기법과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을 직접적으로 인식하게 된 작품인데 프로파일링을 통해 범죄 용의자의 인상착의나 성장배경, 직업이나 주변환경을 추론하여 경찰들에게 설명하는 장면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상대의 몸짓과 주변의 물건 배치 등을 통해 그 사람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 성향을 알아내는 프로파일러의 모습을 보면서 놀라움을 넘어 섬뜩한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이제 범죄수사나 미스터리에 대한 관심이 대중화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직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사람이 가끔 미디어의 인터뷰이나 조언자로 등장해 얼굴을 알린 표창원 교수님이다. 

   이 책은 프로파일러들이 범죄해결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고 그들이 취하는 프로파일링의 기법들이 일반적인 상황, 특히 비즈니스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유력한 용의자를 설득하기 위해 준비하고 실전에 임하는 과정과 비즈니스 현장에서 상대 업체와의 협상을 앞두고 준비하고 대처하는 과정을 비교하며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책은 총 네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 ‘하나만 알아도 열이 보인다’에서는 프로파일러의 기본자세라고 할 수 있는, 끊임없이 의심하고 확인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설득이나 협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보의 오류나 실수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2장 ‘상대의 히든 카드를 읽어라’에서는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알려주는 몸짓언어, 즉 눈빛과 얼굴표정, 손짓, 발짓 등을 통해 상대의 심리를 읽어내고 참과 거짓을 분별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이 방식은 이미 상대방도 같은 지식을 갖고 있거나 경험이 많은 범죄자의 경우 역으로 속일 수 있다는 점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한다. 3장 ‘숨겨둔 진심을 끌어내라’에서는 예전에 읽었던 ‘카이로스’라는 책에서 주로 다루었던 내용을 볼 수 있었는데 즉 가장 성공적인 설득과 협상의 결과는 나와 상대 모두 만족할 있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끈질긴 인내와 함께 상대의 말을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승리를 위해 거짓과 과장으로 상대를 기만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상대와의 교감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협력을 통해 쌍방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또한 분노는 아무 득 될 것이 없으므로 적절히 감정을 조절하면서 상대와 공감을 이루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특히 3장에서는 ‘라포’라는 용어가 나오는데 이는 인류학을 공부하면서 배웠던 내용이라 친숙했다. ‘라포’를 형성한다는 것은 즉 특정대상을 원활하고 깊이 있게 조사하기 위해 사전에 행하는 공감대 혹은 감성적 유대 형성을 하는 것을 말한다. 용의자도 사람이므로 강압적으로 신문하는 것보다 인간적이고 부드럽게 접근하는 것이 진실한 자백을 받아내는데 용이하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상대방과의 공감대를 형성했을 때 협상이 더욱 만족스럽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4장 ‘심리전의 주도권을 장악하라’에서는 겉으로 우세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실을 따져봤을 때 더 우위에 있는 거래를 할 수 있는 심리기법을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내가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는 상대에게 더 많은 말을 하게 만들어 언뜻 보기에는 말을 하는 쪽이 협상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상대방을 통해 내가 원하는 바를 이끌어내도록 판을 짤 수 있는 방법이다. 역시 3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양쪽이 만족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이 설득과 협상에 있어서 가장 훌륭하고 최선의 길이라는 것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고 이용하는 법을 다룬 책들을 보면 꼭 세상을 이렇게 복잡하게 살아야 하는 생각에 답답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은 어느새 말과 행동이 보이지 않는 화살이 되어 주고받는 장으로 점점 정리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이런 답답함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안다. 반가운 것은 이 전쟁터가 이기고 지는 싸움터라는 기존의 상식을 넘어 모두 승리할 수 있는 전쟁이라는 참신한 개념이 점차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성공적인 설득과 협상이란 서로가 상생하는 길을 찾아내는 것이라는 소중한 교훈을 마음에 새기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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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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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 클루니와 샤이아 라보프를 섞어 놓은 듯한 저자의 모습을 표지에서 보고 우선 책에 대한 친밀감이 들었다. 얼마 전부터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재테크에 대한 실전을 시작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 책은 내가 원래부터 가지고 있었던 세계여행에 대한 꿈과 현실경제에 대한 색다른 이해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경제학을 공부하고 금융업에 종사하면서 그는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감을 느낀 것 같다. 경제적으로 풍족한 상황이었지만 조그만 모니터 속의 이론과 수치, 비인간적인 업무 내용에 대해서 이건 무언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았던 그는 과감히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진짜 알고 싶은 세상 속의 경제와 그 경제를 이끌어가는 사람들과 직접 부딪혀보기로 한다. 

   이 책은 모든 재산을 털어 5만 달러를 만든 다음 6개월 간 여행을 하면서 전 세계의 상인들과 물고 물리는 흥미진진한 거래를 하는 동안 10만 달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이룬 저자의 영화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까지 만들어져 제법 큰 화제를 모았다고 한다. 아랍과 아프리카 지역을 시작으로 중국, 일본을 거쳐 본국인 영국에서의 마지막 거래까지 그가 거래한 품목들은 카펫, 커피, 칠리소스, 와인, 말, 옥, 차, 서핑보드, 데킬라, 목재 등 매우 다양하다. 이런 다양한 품목들을 거래하면서 터무니없는 행동으로 인해 손실을 보기도 하고 지나온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적절한 흥정을 통해 매우 높은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초반에는 익숙하지 않은 직접적인 거래에서 그 지역 상인들에게 속기도 하고 조롱당하기도 하고 비싼 값을 치르기도 하면서도 쉽지 않은 여행을 이어가지만 잔뼈가 굵은 전통적인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이국 상인들과의 트레이닝(?)을 통해 점점 세상 및 사람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경제의 현실을 터득해나간다. 경제활동이나 거래라는 것은 때론 냉혹하기도 하고 비상식적인 요소들이 비일비재하기도 하지만 결국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처절한 삶의 과정이라는 것을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거대 기업과 기관들이 경제라는 괴물을 움직이는 주체인 것 같지만 우리에게 보이는 것만이 경제의 다가 아님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먼 옛날과 같은 방식으로 경제적 교환행위를 하고 있으며 조금씩 현대적인 방식으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는 곳도 있었다. 저자의 ‘경제 세계일주’는 한 사람의 (좋은 의미에서) 상식을 벗어난 독특한 삶의 이력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다른 나라의 사람들, 그중에서도 물품을 사고파는 활동을 통해 삶의 의미를 구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은 참으로 다양하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그것을 모른 채 너무나 좁은 시야에 갇힌 채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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