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 - 두 남자의 고백
악셀 하케 & 조반니 디 로렌초 지음, 배명자 옮김 / 푸른지식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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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만 보고서는 상당히 충격적인 고백도 포함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이 책에 담긴 내용은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깊이 생각하고 고민해봤을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독일이라는, 우리에게 있어서는 꽤나 선진국의 이미지가 강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내용들이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내용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이었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 부쩍 우리나라에서도 큰 이슈가 되어가고 이는 이주노동자 문제, 교육, 불안감과 우울증, 문화적, 경제적 양극화와 그에 따른 사회적 모순에 의한 전통적인 윤리와 가치관의 붕괴 등 이미 어느 수준에 도달하여 모범을 보이는 나라일 줄 알았던 독일 내부의 문제들은 특정 지역이 아닌 전 세계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가야 할 사안들임을 알 수 있었다. 

   세상은 원래부터 공정하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했음을, 우리가 추구해야 할 정의의 가치는 결코 완전해질 수는 없지만 그 완전함을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는 데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동화에나 나올 법한 이상적인 세계를 꿈꾸면서도 내 안에 결코 부인할 수 없는 부적절한 욕망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 그 이중성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내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을 부인하거나 감추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인정하고 어떤 방향으로 내 가치관을 바로 세울 수 있느냐 하는 일일 것이다. 자기모순에 빠져 방황하는 것은 그냥 속물보다 더 나쁜 것 같다. 위선을 떠느니 정직한 속물이 되는 게 낫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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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스완과 함께 가라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위대한 잠언집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배현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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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긍정의 신화에 환호를 울리고 있을 때 자신의 신념에 따라 단호히 아니,라고 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였던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블랙 스완’이라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이제는 대중에게 그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는 그의 생각의 정수들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평소에 내가 생각했던 부분과 일치하던 내용도 있고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 얇은 분량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제약회사는 기존 질병에 맞는 약보다는 기존 약에 맞는 질병을 발명한다. p.13
현대는 우리에게 일찍 늙고 오래 사는 이중 처벌을 내렸다. p.16

   오늘날 수많은 자연 재앙, 질병과 경제적 위기들은 사실 진정한 위기라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자연적인 것을 거부하고 세계를 정복할 수 있다고 믿어왔고 지금도 믿고 있는 인간들이 자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과도한 욕망과 한계를 인정하지 않은 오만함이 끊임없이 대규모 인적 재앙과 각종 해괴한 질병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수명이 늘어나면서 욕망의 그릇되고 더러운 측면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최근 뉴스에서 볼 수 있는 입에 담기도 힘들 만큼의 흉악 범죄들이 인간이란 존재가 오래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의문을 갖게 한다.

사람들이 말하는 겸손이란 대개 위장한 거만이다. p. 24

   나는 청소년 시절부터 무리에서 착하다고 인정을 받거나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는 사람들을 혐오해왔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들은 세상의 절망적인 측면을 보는 능력을 애초부터 가지지 않았거나 감출 수 있도록 고도로 훈련된 위선자들일 뿐이다. 세상은 분명 제로섬 게임과도 같이 한쪽이 행복하면 한쪽은 불행하기 마련인데 그들은 그런 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거나 어설픈 긍정주의에 빠져있거나 무시해버린다. 오히려 그렇고 그런 ‘좋은 사람’들이 세상을 더욱 썩어가게 하는 원흉일지도 모른다.

노예 신분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주인 신분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p. 45

   노예 신분만이 아니라 주인 신분에서도 벗어나야 한다는 그의 생각은 신선했다. 지배하거나 지배당하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상태. 동등한 조건에서 자유로이 교통할 수 있는 진짜 천국에 관한 상상이 잠시나마 나의 영혼을 즐겁게 한다. 하지만 이는 너무나 어렵다. 일부만이 이런 진리를 깨닫는다면 이 또한 새로운 계급 질서가 만들어지는 것에 다름 아니므로. 

리려 하다가 더 키우게 되는 것이 집착이다. p. 56

   이건 요즘에 참 많이 느끼는 것이다. 어설프게 도인 흉내를 내느니 집착이란 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적절히 풀어낼 수 있도록 궁리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친구인 이유를 알 수 있는 친구는 친구가 아니다. p. 106

   요즘엔 모든 관계에 조건이 요구된다. 본능적인 친밀감은 사라져버렸고 오직 위장된 친밀감만이 세상에 넘쳐나고 있다. 나는 이제 사람 사귀기 글러버린 걸까.

   저자의 다양한 메시지 중에 기억나는 몇 가지 것들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보는 것으로 이 책에 대한 감상을 대신하려 한다. 이 외에도 학계, 특히 경제학과 경제학자들에 대한 저자의 비판과 거부감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인간이 결코 정량화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듯이 떠드는 부류들을 대단히 싫어하는 것 같다. 온갖 인위적인 것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때 진정한 자유를, 세계의 진실을 맛볼 수 있다고 하는데... 나는 과연 그런 경지에 반 발짝이라도 들이밀 수 있을지, 감히 엄두가 안 난다. 돌연 등장한 블랙 스완 앞에서 강인함을 발휘할 수 있는 힘을 지금부터라도 서서히 길러야겠다. 속박되지 않는 영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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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학 콘서트 - 워킹푸어의 시대, 반드시 알아야 할 부자가 되는 지혜!
리이지엔 지음, 이지은 옮김 / 티즈맵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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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경제, 경영, 투자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부쩍 많이 느끼는 것이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한 살이라도 어릴 때부터 경험해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점이다. 주식을 예로 들면 돈을 잃더라도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이라면 그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텐데 지금의 나처럼 뒤늦게 시작하는 입장에선 연습 삼아 해보는 소액투자라 하더라도 자금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게 되면 얼마나 속이 쓰린지 행여나 하한가라도 한 방 맞고 나면 그 충격이 쉽게 가시지 않는 것이다. 늦은 만큼 시행착오가 많아 제법 애를 먹고 있다.

   ‘투자학 콘서트’는 제목과 같이 흥겨운 느낌을 주는 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기존에 나와 있는 경제나 투자 관련 입문 서적들과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하나 장점이 있다면 각 주제의 초반부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나 역사적 배경, 알기 쉬운 사례 등을 이용해 해당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눈에 띄었던 내용은 투자와 투기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었는데, 투자를 기업의 재무구조나 현재 실적을 바탕으로 한 미래 성장성 같은 기본적인 가치를 가지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는 개념으로 설명하는 것은 많이 봤던 내용이지만, 투기를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닌 가격의 흐름을 예상하여 실행하는 투자의 한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독특했다. 투기라는 행위를 도박과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는 것처럼 느낀 것은 처음 본 것 같다.


   육체노동이나 지식을 이용해 돈을 버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이 시대에는 앞서 언급한 방법으로 모은 돈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불릴 것인가에 대한 금융지식이 필수적인 시대가 되었다. 최소한 손해를 보지 않고 지키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실용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돈을 대하는 자세, 부를 이루는 목적, 인생에 있어 진짜 소중한 재산은 물질이 아닌 사람이라는 점 등을 함께 언급하고 있어 균형 잡힌 경제관, 투자관을 세우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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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람이 준 선물 - 트레져 Treasure
이누카이 터보 지음, 김지현 옮김 / 문화발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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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F 이후로 돈에 대한 맹신이 극에 치닫고 있는 우리 사회에 어느 순간부터 진정한 성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묻는 사람들이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성공에 대한 기준은 다양하다. 정말 돈이 좋고 돈을 모으는 데서 인생의 의미를 발견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자기가 하는 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열심히 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눈에 보이는 요인들 말고 가장 중요한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바로 지금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가, 이다. 아무리 돈이 많고, 명성이 높다 한들 당사자가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이 준 선물’은 실화를 바탕으로 쓰인 성공소설이다. 주인공 코지는 잘 나가는 상장기업에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중요한 자리까지 올라 남들이 보기에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입장이다. 하지만 그는 자유롭지 못하고 경직된 회사 분위기에서 답답함을 느끼며 일을 그만두고 싶어 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던 차에 이미 퇴사해 자기 사업을 준비하고 있던 회사 선배를 만난 코지는 즐겁게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선배의 모습을 보며 자신도 창업을 할까 생각하게 된다. 코지의 사정을 들은 선배는 자신을 도와준 멘토가 있다면서 소개해주는데 이 책은 바로 그 멘토를 통해 코지가 창업의 준비부터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코지가 찾은 해답은 스탭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 손님이 기쁨을 느끼고 나아가 모두가 감동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것이었다. 자신이 하는 일을 통해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사랑이 넘치게 되고 거기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소설은 창업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문제, 이를테면 가게를 열 장소를 찾는 것에서부터 자금을 마련하는 문제, 함께 일할 사람들과의 의견 대립, 가장으로서 새로운 일을 할 때 가족과의 소통, 사업장에서 손님과 마찰이 생겼을 때 대처하는 방법 등이 잘 묘사되어 있다. 마지막에 멘토 역할을 하는 인물이 지병으로 사망한다는 설정이 좀 억지스럽게 느껴졌지만(이것마저도 실제 상황이었을까?) 대체로 한 사람이 성공의 참 의미를 알아가는 과정을 창업이라는 소재를 통해 잘 전달해준 기분 좋은 소설이었다. 세상에는 참 많은 일들이 있는데 나도 행복하고 남도 행복하게 하는 그런 직업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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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다시 찾은 진실
스티브 비덜프 지음, 박미낭 옮김 / 푸른길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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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시간 서구, 특히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사회의 지구에 대한 약탈은 상상을 초월한다. 역사적으로 그들이 자행한 자원 소비와 환경 파괴의 비율을 살펴봤을 때 지금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국들의 에너지 소비문제와 환경 문제를 자기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다루려 하는 것은 정말 이기적이기 짝이 없는 모습이다. 미국 같은 나라들이 석유 에너지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 한 중국 같은 나라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문제 아닌가. ‘남자, 다시 찾은 진실’이란 책을 보면 왜곡된 페미니즘의 한 예로 여성들이 지난 날 남성들처럼 폭력적이고 거친, 말하자면 과격한 페미니즘을 들고 있는데 나는 그게 좀 이상했다. 아무리 생물학적으로, 그리고 거기에 기인한 특정한 감정적인 부분에서 남자와 여자의 구분이 분명한 부분이 있다고 해도 참된 여성해방과 양성평등을 위해 여자들에게 폭력성이나 기존에 남자들이 점유해왔던 남성성의 특징들을 거두어야 한다는 요구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즉 여자들이 남자들 위에 군림하고 지난 날 여성들이 당했던 것처럼 남자들에게 가학적으로 대하는 여성들의 입장이 잘못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남자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다 포기할 생각도 없으면서 다소 과격한 페미니즘에 대해 비판하면서 상처받은 남자들에 대한 회복 운운하는 것이 적합한지는 의문이다. 

   이 책에서는 오늘날 남자들이 진정한 남성성을 잃어버린 한 이유로 산업사회의 폐해를 들고 있는데 그 해법으로 유아기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루고 있다. 어린 소년에게는 주변에 제대로 된 남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역할 모델, 멘토가 필요하다는 것, 청소년기에는 부모와 주변 어른들과의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는 것, 청년기에는 폭발할 것 같은 열정과 패기를 잘 다스릴 줄 아는 절제가 필요하다는 것,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쌓인 괴로움과 사회적인 고정관념 때문에 억압받은 정신적 고통을 속시원히 털어놓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버는 데 있어서 좀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이 가능한지를 기준으로 선택하라는 것, 가족을 돌보고 세상을 더 낫게 하기 위해 살아가는 데 목표를 두라는 것 등이다. 전통적인 집단이나 사회구조에서는 구성원 전체가 한 소년, 소녀가 진정한 남성과 여성으로, 온전한 성인이 되는 데 힘을 쏟는 시스템이었지만 산업화와 세계대전 이후로는 완전히 무너져버렸다고 한다. 결국 지금의 자본주의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고서는 무너지고 왜곡된 남성성과 여성성은 회복되기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결국 남자가 진정한 남성성을 회복하는 것을 넘어 참된 인간상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남녀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 어느 한쪽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거나 우월해서는 안 된다. 인간이 남자와 여자로 만들어진 이유는 서로 보완해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그런데 주로 역사에서 가해자의 역할을 도맡아 왔던 남자들이 내면의 상처 운운하며 아픔을 얘기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 어느 정도 자업자득이랄 수도 있는 남자들의 오늘날의 중압감과 고전, 여성들의 역습(?)은 본연의 자리를 찾아가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성장통이라고 보면 되겠다. 그러니 남자들이여, 우는 소리 하지 마라! 지금까지 해온 짓이 있으니 좀 당해도 된다, 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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