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화는 “진정한 작가는 영원히 자신의 속마음에 따라 글쓰기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에 출간된 『원청』 역시 그런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은 대외적으로 무너져가는 청나라를 배경으로 한 개인의 기쁨과 비극, 굵직한 선이 느껴지는 인생의 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실제로 역사적 배경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다만 중간중간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이 시대가 어느 때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지 스쳐가듯 전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 소설은 꼭 청나라 말기, 근대화로 이끌려 들어가는 중국이라는 배경이 크게 중요한 요소라고 보이지는 않았다. 어느 나라, 어느 문명마다 격변의 시기는 언제나 있었고, 그 가운데서 수많은 인생들의 비극과 슬픔, 애증, 희망, 기쁨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할 뿐이다. 세상은 늘 그런 식으로 돌아갔다. 다만 글을 쓰는 사람들, 특히 작가들에 의해 한 조각 포착된 삶의 이야기는, 특히 위화 같은 작가들의 마음을 통과한 이야기들은 독자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주는 것이고, 이것이 위화를 세계적인 작가 대열에 오르게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