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 워크 - 242억 켤레의 욕망과 그 뒤에 숨겨진 것들
탠시 E. 호스킨스 지음, 김지선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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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소비사회의 겉모습과 감춰진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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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 워크 - 242억 켤레의 욕망과 그 뒤에 숨겨진 것들
탠시 E. 호스킨스 지음, 김지선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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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워크』는 단지 신발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자본주의의 생산과 소비 방식이 근본적으로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고 궁극적으로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는 가장 낮은 경제 계급에게 어떤 부담과 고통을 지우며 인류가 풍요를 누리고 있는지를 고발하고 있다.

학자에 따라서는 인류가 신발을 신기 시작한 시기를 약 4만 년 전으로 본다. 수공업의 형태로 만들어지던 신발이 산업 혁명과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기술의 발전으로 생산되는 양과 속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졌는데,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 전 세계에서 매일 6,660만 켤레의 신발이 만들어지고 있었다고 한다. 연간 약 242억 켤레에 이르는 양이다. 신발도 소모품이라고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많이 만들어져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

이 책은 과잉 생산과 소비의 출발점을 세계화에서 찾는다. 세계화의 핵심은 무엇보다 인간과 원료의 공급에 있다. 이 말은 서구 기준으로 후진적인 문화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노동력을 낮은 임금으로 쓸 수 있다는 것과, 복지를 비롯한 최소한의 인간적인 노동 환경조차 외면하면서 착취하는 과정을 통해 최대의 이익을 뽑아내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세계화된 자본주의는 사람들이 아닌, 금전적 이익을 앞세우는 정치적 결정이 불러온 세계를 의미한다. 우리는 그런 세계에서 살고 있다. 그런 세계에서 힘을 쥔 자들은 주로 글로벌 노스로 대변되는 글로벌 기업들이다. 세계화는 승자와 패자가 명백히 구분되는 권력관계를 보여준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가려내며, 힘 있는 자가 결정을 내리고, 힘없는 자들은 피해를 보는 구조다. 이 책은 세계화라는 현상이 과연 인류에게 있어 답이 될 수 있는지 심각하게 묻고 있다. 오히려 세계화는 자본주의의 깊어가는 불평등을 전 세계로 퍼뜨렸다는 점에서 인류를 더욱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한다.

저자는 오늘날의 소비 사회에서 필요와 만족의 관계가 뒤집혔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예전에는 필요한 것을 생산하고 소비했지만, 이제는 끝없는 이윤 추구 논리에 따라 만족의 조건을 설정하고 거기에 맞춰 사람들의 심리를 몰아 소비 행위에 빠지게 만든다. 즉 사람들은 자연적 필요를 넘어서는 소비 욕구에 길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현대 소비사회의 어두운 면의 대표적 사례로 신발이 거론되고 있다. 신발의 대량 생산 시대가 열릴 수 있었던 데는 세계대전에서 수요가 폭발한 군수 장비로서의 가치와 앞서 언급한 낮은 임금의 노동력과 착취가 가능해진 역사적·구조적 배경이 있다. 이때부터 승전국/기업들은 좀 더 낮은 비용으로 제3세계의 노동자들을 가혹하게 착취하는 방식으로 이윤을 축적해왔다.

이 책은 자본주의 소비사회의 톱니바퀴가 어떤 희생을 바닥에 깔고 지금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예전부터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기기나 각종 소비재, 기호품들이 얼마나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는지 고발되고 있었지만 세상의 흐름을 바꿔놓을 만큼 큰 반향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사실 이 책이 다루는 내용도 그런 하나의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치지 않을까 염려된다. 당장 우리의 문제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의 풍요가 누군가의 피눈물과 갈라진 손과 발의 상처, 저항도 하지 못할 열악한 환경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빚지고 있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며, 이 책은 그 사실을 꾸준히 알려야 할 절박함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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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IT를 시작합니다 - 비유와 이야기로 풀어낸 비전공자를 위한 필수 IT 교양서
고코더(이진현) 지음 / 한빛미디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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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분야에 관련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대강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개념을 잡아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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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IT를 시작합니다 - 비유와 이야기로 풀어낸 비전공자를 위한 필수 IT 교양서
고코더(이진현) 지음 / 한빛미디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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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를 위해 비유와 이야기로 IT의 세계를 풀어내겠다는 이 책의 포부에 부합하듯, 「편의점 인간」이라는 소설로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무라타 사야카의 예를 들면서 IT 개발자의 근무 환경과 여건을 편의점의 그것들과 빗댄 저자의 접근법이 우선 인상적이었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일상적인 공간이 된 편의점과 같이, IT의 세계를 어떻게 친근하게 설명할지 기대하며 계속 읽어나가게 된다.

개발자들이 하는 가장 기본적인 작업을 코딩이라고 하는데, 저자는 이 코딩을 “오프라인의 일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아날로그적인 현실 세계를 디지털화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람들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함과 복잡함의 정점에 있을 것 같은 코딩 작업 가운데서도 그들만의 정서와 생각의 결을 읽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독특하고 신선했다.

컴퓨터를 하나의 소통 대상으로 인식한다면, 그 소통 도구는 수학의 이진법이다. 디지털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개념이라고 한다. 이진법이 왜 정보를 최대의 효율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인지 설명하는 부분은 인간의 사고방식과 컴퓨터의 사고방식이 단지 표현상의 차이로 구분될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하게 한다.

그런데 이진수로 세상을 표현하면 일반인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0과 1의 종잡을 수 없는 나열로 표현된다. 이것을 더 쉽게 다루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프로그래밍 언어’라고 한다. 수학의 공식과 비슷한 느낌인데, 프로그래밍 언어와 기계어(0과 1의 모음) 사이에 통역사와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 이를 ‘컴파일러’와 ‘인터프리터’라고 한다.

개념적으로는 0과 1, 물리적으로는 하나의 전선(통신선)이라는 매우 제약적인 조건이 오늘날 정보통신 기술이 근간이 되는 문명사회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유한한 조건이 무한한 가능성을 만들어 내는 신비함을 엿보게 된다. 또 그 신비함이 인간으로부터 비롯되는 사실도 경이롭게 느껴진다.

‘파일’은 우리가 ‘검색’만큼이나 이 시대를 살면서 가장 많이, 자연스럽게 쓰는 단어인데,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쓰는 경우는 드물다. 저자는 파일을 “의미 있는 정보를 담는 논리적 단위”라고 설명한다. 이 설명에 따르면 컴퓨터는 여러 파일들의 총합이라고 볼 수 있고, 인문학적으로 보면 하나의 파일은 하나의 인생에 비유될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인간적인 감각으로 파일이라는 개념이 다가왔다.

인류가 사용하는 전기의 2%가 인터넷에 사용된다고 한다. 결코 적은 비율이라고 할 수 없다. 이 말은 곧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상화폐의 채굴에 사용되는 전기의 양과 그에 따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보도를 접했던 기억이 있다. 비대면을 비롯한 온라인 시스템이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순전히 친환경적일 수 없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보다 효율적인 전력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개발에 힘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수익과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 중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 기술에서 문화적인 영역까지 포괄하는 발전 단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웹 디자인의 탄생 배경을 독일의 바우하우스가 추구했던 총체적 예술과 연결시켜 설명한 부분과, 프로그래밍 언어에서의 영어라 할 수 있는 자바스크립트가 개발되면서 기존 웹 환경에 일으킨 혁신을, 조명 기술이 발달하면서 더 역동적인 연출이 가능해진 무대예술과 연결시켜 설명한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나무의 나이테를 자연 속 서버로 묘사하면서 IT 분야에서의 서버 개념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감탄했다.

이 책은 IT 분야를 크게 ‘컴퓨터와 인터넷’, ‘프런트엔드와 백엔드’, ‘서버’, ‘데이터베이스’, ‘코딩’이라는 다섯 가지 줄기로 구분하여 독자들이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대략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본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중간중간 약간은 어려운 개념과 설명이 보이긴 하지만 대체로 누구나 IT에 대해 더 친근한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따뜻하고 친절한 문체 역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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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 노벨 경제학자들에게 배우는 최소한의 생존 경제학
조원경 지음 / 페이지2(page2)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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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경제학자들의 시대를 넘나드는 통찰을 한 권의 책으로 맛볼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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