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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오 Rouault Georges- Henri(1871~1958)
신(神)을 찬미한 현대의 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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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앞의 娼婦
루오는 1902년 이후 무서운 정열로 일련의 창부들을 그리게 된다. 이 작품은 그 중에서도 유명한 작품이다. 그는 많은 나체의 창녀들을 그리고 있는데 그들의 고달픈 삶의 탓일까? 모두가 노기(怒氣)가 서린 표정들이다. 이 작품 역시 냉정한 입장에서의 사회 관찰이나 비판성은 전연 찾아볼 수 없다. 오직 노기에 찬 격렬한 고발심과 격정적인 분위기를 표출하고 있다. 이 작품이 단숨에 그린 수채화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 드가나 로트렉도 나부를 많이 그렸지만 화면에서 풍기는 냄새가 전연 이질적으로, 루오 특유의 세계가 잘 나타나 있다.
娼婦
창부의 그로테스크한 모습이다. 정면으로 대하는 이 창부는 하반신의 넓은 요부(腰部)가 인상적이다. 머리를 만지고 있는 상반신과 양팔의 움직임이 매우 동적(動的)이다. 무릎 아래로 신고 있는 검은 양말은 화면의 안정감을 더해 주고 있다. 그리고 더욱 그로테스크한 맛을 풍기고 있다. 그의 나체화 중에서도 두드러진 소묘력을 보여 주고 있는데, 풍기는 인상은 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풍경
마치 동양화의 대가다운 풍취를 느끼게 한다. 이글 거리는 태양이 기승을 부리다가 고요한 저녁놀의 정취를 무한히 느끼게 한다. 이 작품은 그의 20대의 작품으로 엄격한 형체를 내세우고 있으며, 대자연의 엄숙하고도 고고한 자세를 인간적인 의미에서 관찰하며 표현하고 있다. 1898년 그의 스승의 죽음은 그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 이후 1900년경부터 렘브란트 풍의 종교화는 자취를 감추게 되었으며, 이와 같은 대담한 필치의 수채화가 등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2, 3년 후부터 전개되는 작품들을 생각하니 마치 폭풍 전야 같은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북을 치고 있는 道化師
이 작품은 루오가 사망했을 때 아틀리에에 방치되었던 작품으로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을 미완성 상태로 버려 두었다. 물론 서명이나 연대는 없다. 1905년경 시작한 그림으로 짐작이 가는데 더 이상 가필(加筆)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 흥미 진진할 따름이다. 북을 두드리는 도화사의 모습이 주제가 되어 있는데 필경 손님을 유치하기 위함 이리라. 루오의 예술은 한마디로 인생의 슬픔을 표현하고 있는데, 그 모두가 절실한 '사랑의 눈'으로 대하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깃털 모자를 쓴 여인
그의 화필은 노기가 다소 누그러졌다. 화면은 명랑하고 필치는 리듬에 맞추어 춤추고 있는 듯 경쾌한 기분이 든다. 그러나 필치의 지나친 속도감은 형체상 애매한 곳도 느끼게 한다. 이 작품과 유사한 수채화가 몇 점 더 있는데 어느 것이든 여자가 강아지를 끌어안고 있다. 루오의 작품으로는 경쾌한 멋을 보여 주고 있다.
유객(誘客)
철저하게 작가의 정신적인 세계가 화면을 뒷받침하고 있다. 곡마단은 서구 작가들이 즐겨 그리는 소재이다. 피카소나 드가, 로트렉 같은 작가들이 특히 즐겨 찾은 소재이다. 곡마단의 유랑민 적인 생활과 인간이 지니고 있는 비애, 사랑, 그 모든 것을 집약시키고 있다. 주역은 붉은 색의 의상과 검은 장화를 신고 있는 여자 단원을 거느리고 있는데, 이 장면은 손님을 유치하기 위하여 간단히 그 특유한 흥을 보여 주고 있다. 왼쪽 구석에는 도화사가 서 있는데 그는 난쟁이다. 난쟁이가 등장된 것은 화면의 구성상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X씨
루오의 작품 가운데서도 우수한 것의 하나이다. 이것은 어느 특정인을 모델로 정하고 그린 것이 아니다. 오직 그의 상상력에 의해 창조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어느날 친지에게 보낸 편지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었다. '나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었던 X씨는, 사람들이 그가 죽었다고 생각할 때면 나에게 소생되어 나왔습니다. 내가 그를 잊고 싶어 그리스도의 태형을, 때로는 도화사나 창부들을 그렸던 것입니다. 혹은 풍경이나 현실에서 패배한 군상들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그는 나의 마음속에 항상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말은 필경 루오의 두터운 신앙심에서 우러 나온 소산일는지 모를 일이다.
X부인
필경 이 작품은 돈 많고, 신앙심이 두터운 자선가의 모습을 그린 듯 싶다. 어느 면에서 자기 만족에 도취되어 있는 상이다. 그의 예리한 관찰력과 풍부한 소묘력이 이 그림에 빛나고 있다. 이 작품은 루오가 이사를 하는 날, 의사 지라루단이 와서 도와주자 그 사례로 '어느 것이나 당신이 마음에 드는 것을.' 하고 건네준 작품인데, 두 점 모두 연대나 서명이 없다. 자연스러운 그의 인간미와 서민 감각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풍경
루오는 1911년에 지금까지 살았던 정든 곳을 떠나 교외로 이사한다. 이 시기를 고비로 여러 장의 전원풍경(田園風景)을 남겨 놓았다. 공원 또는 한적한 농촌의 풍경을 그렸는데 필치는 무척 경쾌하다. 대개의 경우 인물들을 등장시키고 있는데 자연 속의 점경인물(點景人物)이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분위기가 감도는 작품이며 세잔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특기할 것은 루오 특유의 암색조(暗色調)에서 밝은 화면으로 변한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