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고 싶지 않다.

 나는 혼자 들떠 일벌이는걸 즐, 아니 잘 한다. 맨날 긁어부스럼인데 즐거울리가 없잖은가. 일년 전쯤에 경향과 한겨레에 광고를 실어주면 어떨까란 제안을 한적이 있다. 굳이 광고를 실어야할까, 내가 신문을 보면 되는게 아닐까란 생각이 있었지만 같이 할 수 있고 가시적인 내용물로 자극을 받으면 좋을 것 같아서 추진했던 터였다. 신문사에 전화를 해보고, 의견을 모은다고 했지만 실행은 커녕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그 일은 가끔씩 나로 하여금 부채감을 느끼게 했다. 요즘 난 아무데서나 부채감을 느낀다. 언젠가 꿈 속에선 서재 사람이 나와 그렇게 나대더니 뭘 한거냐고 따지는걸 듣고선 아무말도 못한채 눈만 깜빡였던 적도 있다. 그런데도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신문을 구독하려고도 안 했고, 한겨레와 경향 신문이 잘 지내는지 궁금해 하지도 않았다. 사랑한다 말해놓고, 사실 생각해보니까 그렇게 사랑한건 아니었다라고 말한 옛 애인들처럼 무책임하고, 감정만 앞세운 꼴이었다.

 날이 습하고, 머리가 무거웠다. 늦은 점심으로 뚝배기에 찬밥을 눌러 누룽지를 끓여 먹고 있을 때였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다른 사람이라면 열어주지 않았을거다. 한겨레에서 나왔다길래, 현관문을 사이에 두고 날카롭게 안 봐요, 죄송합니다라고 말할 수 없어서 나가봤다. 아저씨 손에는 한겨레 구독 신청서가 들려 있었다. 아저씨 난 백수라구요. 아저씨는 내 눈빛을 못본척 하시더니 말하기 시작했다. ABC집계를 하고 있는데 실구독자수를 통해서 광고비가 책정되니 이번에 한겨레 신문을 구독하라는 거였다.

 누룽지가 식고 있었고, 다시 머리가 무거워졌다. 단박에 돈 들어갈 때는 많은데 난 무일푼이란 생각이 떠올랐다. 아주 오래 전에 신문을 단행본 보듯이 샅샅이 봐서 맨날 밀렸던 기억도 부수적으로 떠올랐다. 신문을 안 보면 폐지가 될텐데 종이를 낭비한단 생각도 들었다. 난감한 표정으로 서서 아저씨가 하는 미디어법이며 조선일보의 ABC 조작  등등의 얘기를 들었다. 다른 신문 아닌 한겨레란 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이렇게 습하고 아릴 정도로 추운 날에 광주에서 이곳까지 지원을 나왔다는 아저씨의 말을 들어서였을까. 만사 귀찮아 늘어져있던 내가 무상 구독없이 일년 보겠다고 말하고 말았다. 그깟 구독료쯤 군것질 안 하고, 자전거 좀 더 타면 충분하잖아란 생각이 들었다. 한달 구독료 낼 돈도 없겠냐는 배짱도 어디선가 툭 튀어나와 거드름을 피우기 시작했다.

 흥분하고 열내고 답답해하는건 정말 쉬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막상 내 돈이 들어가고, 내가 갖고 있는걸 조금 내놓거나 덜 가져야한다는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니까. 많이가 아니고 조금만 어려워서 난 내일부터 한겨레를 보기로 했다. 한겨레를 살리거나 아주 멋진 배경이 되어줄 수는 없겠지만 든든하게 버티고 있는 독자가 되어줄거다. '고등어를 금하노라'의 임혜지씨의 말처럼 세상을 변화시키는건 나처럼 이름없는 조약돌일 경우가 더 많아왔으니까. 참, 신문 하나 보면서 거창하다. 신문 두개 구독했으면 논문 하나 나올지도 모르겠다.

 이걸 꼭 서재 사람들한테 말해야할 것 같았다. 이제는 아치 꿈에 나타나서 괴롭히지 말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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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1-27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빠랑 싸우는게 싫어서요.
아빠랑 싸우는게 싫어서 "조선일보 보지말고 경향신문 봐요." 라고 말하지 못했어요. 대신 경향신문을 보고 싶어서 작년부터 회사로 구독시켜서 보고 있거든요. 괜히 집으로 시켰다가 뭐하러 두개나 신문을 보냐, 돈이 어딨냐, 뭐 이런 여러가지 지청구를 들을것 같아 말이죠.

그런데 지금은 제가 회사에서 구독한 경향신문을 집에 가져가고, 그걸 식구들이 다 봐요. 식구들의 생각이 바뀌었다거나 한건 아니고, 신문대금 아까우니 신문을 끊어야겠어, 하는 그저 아빠의 결심이었어요. 그러니까 저는 온 식구들이 경향 신문 보는데에 일조하긴 했지만, 그 신문을 보기 위해서 그 어떤 투쟁도 하지 않았어요. 제가 직접 싸운것도 아닌데, 전 이제 됐다, 싶어져요.

Arch 2010-01-27 15:30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참 잘했어요. 근사한 경험들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직접 싸우진 않았다지만, 우회적이고 은밀한 전략으로 아주 멋지게 다락방님네 신문은 경향신문이 되었잖아요.

뷰리풀말미잘 2010-01-27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분 저는 조선일보 봐요. 아치대신 저를 괴롭히세요. ㅎㅎㅎ

아치, 조선이든 한겨레든 그깟 신문따위!

Arch 2010-01-27 15:50   좋아요 0 | URL
미잘, 어디서 쿨체야!
여러분, 보셨죠? 미잘 괴롭히러 가셔요. 저는 요새 잠을 못자서 머리숱도 없는 아치라구요. ^^

무해한모리군 2010-01-27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난 3년째 전화하시는 한겨레 아저씨를 계속 피하고 있는데 ㅠ.ㅠ
대학때 왜 내이름으로 동아리 신문을 구독했을까 후회가 될 지경 --;;

Arch 2010-01-28 23:54   좋아요 0 | URL
음... 신문 구독하는게 있나요?

무해한모리군 2010-01-29 09:52   좋아요 0 | URL
주간지는 받아보는데 일간지는 도저히 볼 엄두가 안나요 ㅠ.ㅠ

나무처럼 2010-01-27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작년부터 경향을 보는데 매달 통장을 보면 책 한 권짜리 구독료가 왜 그리 아까운지...쩝.. 소득공제 안 되는 기부금이라 여기며 스스로를 다독이지요^^

Arch 2010-01-28 23:55   좋아요 0 | URL
매달 통장을 안 보면.. ^^ (농담이 뭐 이래, 퍽퍽~) 저도 기부로 생각하려구요.

머큐리 2010-01-28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겨레를 창간 이후 쭉~ 구독하고 있는데.. 작년부터 맘에 안드는 부분이 있어서...그래도 어쩌겠어요. 대안신문이라곤 그것밖에 없는데...

Arch 2010-01-28 23:56   좋아요 0 | URL
사실 전 경향신문이 더 좋아요. 일년 구독 끝나고 여유되면 경향신문 볼까 생각 중이에요.

2010-01-29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30 0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간단하다. (늘 처음엔 이렇게 자신만만이다) 빨래통에 있는 빨래를 세탁기에 넣고 버튼 몇개 누른 다음에 세제를 조금 넣는다. 세탁기를 돌린 다음 건조대에 널면 된다. 메뉴얼 한줄짜리도 안 되는 초간단 빨래하기지만 예기치 못한 경우들이 생기기 마련.

* 세제를 안 쓸 경우

  빨래 비누를 쓴다고 설치던 시절, 빨래를 세탁기에 넣은 다음 물을 받았다. 그런 다음 세탁기를 끄고, 비누거품 잘 날 것 같은 소재의 옷을 들어 비누칠을 했다. 허리 아프다. 허리 아픈 것에 비례비례해서 손이 아프고, 겨울엔 손이 시렵다. 이 방법으로는 안 되겠어 양동이에 물을 받아 비누를 녹여보거나 초벌 빨래라는 고단수들의 작업방식을 흉내내봤다. 비누는 쉽사리 녹지 않았고, 초벌 빨래는 실제 빨래만큼 힘들었다. 비누 대신 밀가루와 베이킹 파우더를 세탁기에 넣은적도 있다. 몇 번은 성공했고, 내심 나의 정보 접근성 뭐 그런 것에 쾌재를 불렀다. 결국 냄새(뭔가 탁한, 텁텁하고 시금털털한)와 찬물에 뭉친 가루 때문에 가족들에게 발각되어 한동안 세탁기 접근금지 명령을 받았다.

  텔레비전에서 소개되는 살림의 여왕들의 솜씨대로라면 양파망에 빨래 비누를 잘게 썰어 돌린 다음에 헹굼시 꺼내면 되는 손쉬운 방법도 있다. 하지만 난 여왕이 아니라 아치라서 똑소리나는 설명만큼 일이 간단하지 않았다. 비누는 잘 안 썰어지고, 양파망의 매듭은 종종 엉켜버린다. 간신히 양파망을 건져내더라도 워낙 무신경해 탈수 다 끝나고 재세탁 후에야 발견하니 헹굼물을 지나치게 낭비한다.

* 섬유유연제를 넣을 경우

  나는 섬유유연제보다 더 와 닿는 피죤이란 상품의 냄새를 안다. 외출했다 들어와 방에 은은하게 배어있는 냄새와 갓 구운 빵이 아니라 갓 세탁된 옷에서 나는 ‘새물내’의 향긋한 버전인 피죤 냄새를 좋아하기까지 한다. 피죤을 넣으면 정전기가 생기지 않고, 목욕을 잘 안 하더라도 남들을 속일 수 있는 냄새를 풍길 수 있다. 하지만 이 녀석을 넣을 경우엔 헹굼을 한번 더 하고, 번거롭게도 세탁 과정을 예의주시해서 마지막 헹굼시 잽싸게 넣어줘야한다. 귀찮은 일이다. 귀찮지 말라고 세탁기에는 섬유 유연제를 따로 넣는 투입구가 있지만 우리집 세탁기는 첫 헹굼시 피죤을 내려 향이 오래 남지 않게 된다. 그래서 안 썼더니 빨래에서 텁텁한 냄새가 난다고 식구들이 난리도 아니었다. 정전기나 냄새가 문제라면 식초는 어떨까 싶어 넣어봤는데 늘 양조절에 실패하고 말았다. 지금은 햇볕에 빨래를 바짝 말리면 냄새가 근사하단 식으로 피죤 안 넣는걸 퉁치고 있는 중이다. 여가 시간이 늘어난 가족 구성원이 생기는 경우에 금세 발각되고 말 임시방편.

* 빨래 말리기

 난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빨래를 건조대에 말리는걸 보고선 '가족 모두가 함께하는 가사 활동 제2편, 빨래를 말려볼까요'란 책이 있는줄 알았다. 어쩜 양말은 밑에, 속옷은 가지런히, 좀 두껍거나 구겨지면 안 되는 옷은 옷걸이를 이용하고, 모든 빨래는 털어서 널기까지. 나로선 대체 왜 그토록 오랫동안 빨래를 너는데 시간을 투자하는지 정녕 몰랐다. 내가 가사를 할 때의 원칙은 무조건 빨리, 최대한 효율적이고 빨리, 효육적이지 않아도 빨리이니까. 빨래를 왜 터는지조차 모르는 내가 빨래를 널 때면 바로 티가 났다. 뭔가 지저분하고, 빨지 않은 옷 같고, 빨래들이 애처롭게 건조대에 거추장스러운 소매를 걸치고 있는 형국이니 말 다 했다.
 한동안 시간이 났던 집안의 유일한 성인 남자, A. 내 무지막지한 이력을 알고 있는 A가 젠체하며 빨래를 너는데 Oh my God! 이건 뭐, 예술 작품 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였다. 색깔을 맞춘걸까, 빨래의 형태를 통일 시켰나. 오바도 조금 이해해준다면, 햇살 아래서 태연하게 말라가는 빨래들은 정말 행복해보였다. 풋풋하고 정갈하게 건조되는 빨래는 오후의 노동 끝에 마시는 한잔의 차에 어울릴만한 멋들어진 배경처럼 빛이 났다.

* 모양내서 빨래 개우기

 이것 역시 이제껏 알 수 없는 분야였다. 내가 가사를 하는 방식은 '어차피'란 부사로 수렴된다. 어차피 더러워질거, 어차피 꺼내 입을거, 어차피 뱃속에 들어가면 섞일거. 빨래 개우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어차피 옷장에 잠시 있다가 펼쳐질거 뭐하러 모양내고, 시간 걸리게 각을 잡냐는식이었다.
 살림의 고수 B를 보고난 후, 가사가 맘 먹기에 따라서 얼마나 자신의 독자적인 상상력을 펼쳐보일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두꺼운 종이를 써서 옷집에서처럼 각을 잡은 티셔츠, 어찌어찌 낸 구멍에 끝을 집어넣어 감쪽같이 동그랗게 말린 양말, 정리하기 편하게 말린 속옷, 수건을 접는 일정한 비율에 관한 설명까지. 실로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래서 배운대로 집에 와 해봤다. 뭔가 정돈되고 깔끔해진 느낌. 살림꾼이란 호칭을 친히 붙여주고 싶을 정도로 우쭐해지는 기분은 덤이었다. 물론 며칠가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나는 내가 갖고 있는 가사에 대한, 어차피, 빨리, 더 빨리에 집착하는데다 신념까지랄 것도 없는 생각을 고수하는게 한결 편하다는걸 알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토록 섬세하고 예술적인 행위라도 매번 같은식으로 매일 반복하는건 견딜 수 없다는걸 안다. 혹은 행여 주부라는 이름으로 교묘하게 내 일이 될 수 있을지 모를 가사를 혼자 감당하는건 도저히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미리 가사 부적응자 내지는 가사 테러범 정도의 이미지를 씌워놓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몇가지 필요와 욕구는 있다. 책상이 폭탄 맞은 직후처럼 어질러져있을 때면 절실하게 살림 잘하는 방법들을 배워보고 싶다거나 가사를 잘 한다는 손쉽고 가벼운 칭찬을 들어보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가사 노동은 그 정도로 호락호락한 녀석이 아니라는것쯤은 안다. 돌 하나 한번 잘못 건들면 와르르 무너지는 위태로운 성처럼 좀 더 잘하려는 의욕은 나는 물론이고 주위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들고 목적도 보람도 발전도 없는 집안일의 지긋지긋한 현장만 남겨놓을 뿐이다. 물론 집안일을 무척 잘 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는걸. 하지만 유지와 망가짐의 경계선에 존재하는 수많은 시간과 겉잡을 수 없는 피로감에 대해선 별다른 얘기가 없는걸로 봐서 일면 강요된 희생이란 생각도 든다. 누구나 다 할 수 있지만, 굳이 하고 싶지 않은 일. 누구나 해야하지만, 왠만하면 피하고 싶은 일. 가사 노동은 늘 위태로운 경계에서 좀 더 맘 약하거나 떠맡겨지기 쉬운 사람의 몫이 된다.
 
 나는 빨래를 한다. 엉망진창 뒤죽박죽 세탁기 금지명령까지 받으며 빨래를 한다. 이건 내가 가사 노동을 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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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0-01-18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래 말기랑 빨래 개기를 잘 하면 따로 다림질을 할 필요가 없어요. 그만큼 가사일을 덜 수 있다는 거죠.

Arch 2010-01-20 00:28   좋아요 0 | URL
아, 다림질 영역이 따로 있었죠. 그거게 말입니다. 조선인님 프로필 사진 바뀌셨네.

조선인 2010-01-20 20:53   좋아요 0 | URL
한 2주 정도 원두 없이 버텼더랬어요. 그러다 어느날 확 돌아버려서... 이것저것 지르고 마지막으로 저 머그까지 질렀어요. 호호호

Arch 2010-01-20 23:07   좋아요 0 | URL
조선인님은 버티면 안 되겠어요. 머그잔 정말 절묘해요^^

마늘빵 2010-01-18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내가 배워야 하는...

Arch 2010-01-20 00:29   좋아요 0 | URL
^^ 얼른 배워보아요.

2010-01-18 18: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0 0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1 0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1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1 15: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1 16: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1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리치는 임신을 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동안에 자신이 지녔던 애증의 감정을 솔직하게 기록하고 있다. 이 시기에는 "사랑과 증오의 물결에 사로잡히고, 아이의 순진함조차 시샘하고, 아이가 자라기를 희망하면서도 두려워하고, 책임에서 벗어나기를 갈망하면서도 아이의 존재 모든 것에 묶이게 된다."고 한다.
 리치는 자신의 죄의식과 불안감과 주부와 엄마로서 부적절하다는 느낌, 지적, 예술적 삶의 많은 부분을 하찮은 집안일 때문에 희생시켰다는 분노 때문에 일어난다고 분석한다. "우리 인간사회의 기초를 이루고 있는 모성은 나에게 어떤 특정한 견해, 특정한 기대만을 받아들이게 한다. 그것은 내가 찾는 산부인과 대기실의 소책자에, 내가 읽은 소설에, 시어머니의 태도에, 내 어머니에 대한 기억에 구체화되어 있다. 또한 시스틴 성당의 성모 마리아와 예수를 안고 슬퍼하는 미켈란젤로의 조각상(피에타)에 구체화되어 있고, 임신한 여성은 자기충족감에 몰입해 있는 여성이거나 아니면 기다리는 여성이라는 근거 없는 생각에도 구체화되어 있다.
 여성은 언제나 기다리는 존재로 여겨져 왔다. 연인을 기다리고, 달거리를 기다리고, 그것이 없으면 어쩌나 오면 어쩌나 두려워하며 기다리고, 남자가 전쟁터나 직장에서 집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아이가 자라기를 기다리고, 새로운 아이가 태어나기를 기다리고, 완경을 기다리는 그런 존재로 여겨져 왔다."

 여성의 삶을 바꾼 책 50권 중 아드리엔느 리치의 <여성의 탄생에 대하여> -국내에는 <더 이상 어머니는 없다>로 소개됨.- 내용 중

 생리를 기다리는 나, 임신 캘린더에서 낯설고 괴이하게 임신을 그린 장면, 아이들을 돌보면서 미칠 듯이 화가 나던 순간. 모든 순간의 기억이 확장되고, 의미는 재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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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0-01-17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서점에 갔다가 생각났는데, 혹시 [세상의 모든 딸들]이라는 책 읽어봤어요? 예전부터 추천해줘야지 하고 마음먹고 있었던 책인데 안읽어봤으면 한 번 읽어봐요. 또 까먹고 있다가 이 페이퍼를 보고서야 떠올렸네요;;;
난 정말 술 줄여야 하나봐. ㅠㅠ

머큐리 2010-01-17 23:57   좋아요 0 | URL
아주 예전에 읽어서 가물가물~ 한데... 읽은 것이 맞나 헷갈리는 중...
아치님에게 소개할 만한 책임에는 틀림없는 듯한데....기억이...아..
담배 끊어야겠다..

Arch 2010-01-18 00:01   좋아요 0 | URL
읽은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나요. 안 읽었나? 읽어볼게요. 고마워요. 뽀~
지금 들어온거에요? 혹시 그 사람 만나고 온거 아냐? 막 넘겨짚는다.ㅋㅋ

머큐리님, 이 책은 마술책이라 아삼아삼(눈에 자꾸 보이는 듯, 읽은 듯 착각이 나는 듯으로 활용해봄) 한가봐요. 담배 끊으면 계단 잘 오르내릴 수 있는데 ^^

Forgettable. 2010-01-18 00:00   좋아요 0 | URL
술담배가 우리의 기억력을 갉아먹어도 끊을 수는 없죠.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걸요. ㅋㅋ
원시시대의 여성들 이야기인데, 태초의 페미니즘 소설이랄까요. (이렇게밖에 표현못하냐-_-)
우와우와 하면서 읽었던 기억이랑 아치님께 소개해줄만한 책이란 기억 둘이면 되는거죠 뭐!!

그 사람이 누구지... 워낙 많아서 그 사람이란 사람이; ㅋㅋㅋㅋㅋ

뷰리풀말미잘 2010-01-18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에 느끼는 건데 아치님은 점점 관조적인 사람이 되어 가는거 같아요. 그렇지 않아요?

Arch 2010-01-18 00:34   좋아요 0 | URL
어떤 면에서? 책 내용만 갖다 붙여써서?

뷰리풀말미잘 2010-01-18 00:37   좋아요 0 | URL
그냥 아치님 당신이요.

2010-01-18 0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8 0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8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8 0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8 0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8 0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8 0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8 0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습관 2010-01-18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가끔 집안일을 더 많이 하는 것이 당연히 나의 역활인 듯 얘기하는 신랑과,
한참 싸우곤 해요.

밤 늦게 배가 고프다며 음식을 만들어 달라고 할 경우에도.

전 정말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런 역활을 짊어진다는걸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너무 싫어요.

전 아들을 낳게 된다면, 설겆이도 하게 하고, 가끔 음식도 만들게 하고, 상도 차리게 할 거예요.

근데, 아빠가 그런 생각을 안 하니 교육이 그렇게 될지 걱정이 좀 되긴 하네요.

Arch 2010-01-18 16:10   좋아요 0 | URL
많이 피곤하시겠어요... 당연한건 하나도 없는데 말예요.

제가 결혼 생각이 없다고 하면 사람들은 왜냐고 묻고, 그래서 왜인지 얘기를 해주면 모든 남자가 그렇진 않다는 얘기를 해요. 나한테 맞는 남자를 만나면 된다는 식이죠. 그런데 웃긴게 가사란게 여자의 일만은 아니지 않나란 암묵적인 생각들을 다같이 하면서도 결국은 개인의 선택으로 넘긴다는거에요. 결국 자기 복 타고 났다는 식으로. 전업 주부는 그래도 바깥에서 일하는 남자보다 일을 더 해야하나? 전 이것도 의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뭉퉁거려 의문이지 아주 확실하고 제대로 잘 알지는 못하고 있어요.
전 남자 아이에게 가사를 더 많이 시켜요. 조그만게 벌써 어디서 배웠는지 꽁무니를 빼려고 하는게 보여서. 참 지난한거 같기도 하고. 애 데리고 뭐하나 싶기도 하고 그래요.

습관 2010-01-18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많이 피곤해요.

그런데, 저도 참 교육을 잘(?) 받은 건지, 어떨때는 그런 역할을 아무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순간도 많다는 거지요.
슬퍼요.

저도 Archi님처럼 그럴 거예요.
남자 아이에게 더 많이 시킬 거예요. (굳게 결심)

Arch 2010-01-18 16:25   좋아요 0 | URL
^^ 저항하다가도, 다른 사람들은 잘 하는데 나만 왜 유별나게 굴까 싶기도 하고... 그런데 왜 남자들은 결혼만 하면 아침밥 사수에 목을 매는걸까요. 총각 때는 아침밥 안 먹고도 잘만 다니더만. 문득 든 생각 ^^ 굳게 결심한다는 부분에서 자꾸 웃음 나와요 히히
 

 * 손잡이가 달린 머그컵. 커피숍에서 사용하게될 때 손잡이 부근에 입을 댄다. 어쩌나, 대부분의 사람이 그러고 앉았는걸.

* 평생 한 사람과 섹스하면서 살 수 없단 생각에 결혼은 무리라고 생각해온 성아치. 어쩌나, 성적인 매력은 사라지고, 기실 나 자체가 연애인자가 풍부한 사람이 아닌걸. 인간의 본성상 평생 누군가를 사랑한다는게 불가능하다고 굳게 믿는데도 어쩐지 다른 대안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계급에 따른 자원 문제인줄 알았는데 내 문제였다.

* 여태껏 내가 까칠한건 사람들이 너무 둔하거나 별다른 문제 없이 시간이 지나기만을 바라서라고 생각했다. 며칠 전 MBC 스페셜 본 얘기를 하면서 정부가 흡연자를 대하는 방식은 이율배반적이란 의견을 지나가는 말처럼 모임 자리에서 했다. 공익 캠페인이나 흡연 장소까지 법적으로 제재하는 것과 별개로 매력적이고 현란한 담배 광고의 허용이나 편의점에 보란 듯이 즐비한 광고판은 뭔가란 얘기였는데 친구 하나가 개인적으로 선택한걸 가지고 왜 정부 탓을 하냐고, 그 나라의 사회 문화적 차이에 따라 내리는 정책인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말문이 막혔다. 결국 난 어느 누구도 반박하지 않을만한 '뜬구름 잡는 얘기'만 하고 싶었던거다.
 나는 평소에 내 의견과 반대되거나 어떤 말로든 날 자극하는게 좋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녔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난 네가 책을 안 읽어서라는 인신공격과 그 얘기가 아니라고(그럼 대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뭔지에 대해 얘기하지도 않고) 윽박지르는 것 밖에 하지 못했다. 친구 말이 맞았다. 내가 어려워서 아무도 나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지 않은 것 뿐이라고. 자극은 무슨

* 요새 어린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내 나이를 들으면 하나같이 깜짝 놀란다. 그렇게 안 보인다는거다. 처음엔 무척 기뻤다. 내가 늘그막에 회춘하나 싶어 어깨까지 으쓱대며 어디서든 자신있게 나이를 말하고 다녔다. 새해에 불로장생의 비법을 얻어 젊어진거라면 좋았겠지만, 난 단지 그들이 상상할 수 없는 나이를 먹었을 뿐인거란건 한참 후에야 알았다. 내가 스물일 때 서른살과 마흔살이 어떤 차이인지 모르는 것처럼, 초등학생과 키 큰 유치원생을 구분할 수 없는 것처럼.
 얼굴은 늙었고, 여전히 우왕좌왕 중이지만, 왠지 이 나이쯤 되니까 나보다 어린 친구들의 치열함에 기대어 살아도 될 것 같은 안일한 생각도 떠오른다. 이 착각 역시 곧 깨지겠지만.

* 꼴에, 난 내가 애인을 봐준다고 생각했다. 우리 관계에서 약자는 늘 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어제 영화를 봤다. 나와 애인은  조제가 차려준 밥상에 침을 꿀꺽 삼켰다. 늦은 밤, 우리는 배도 안 고픈데 맛있는 밥을 먹어야겠다며 두리번거리고 다녔다. 고요한 밤에 왁자지껄한 밥집이 있을 줄이야. 땀을 뻘뻘 흘리며 순대국밥을 먹는 남자를 보자, 나 역시 이 사람에게 빚지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나만큼 사는게 서툴고, 나만큼 연애를 못하고, 나만큼 나만큼 어떠 어떠한 남자. 결국 연애는 어떤식으로든 서로의 빚을 조금씩 대신 갚아주는건 아닐까란 착각. 물론 나의 애인은 인터넷 쇼핑몰의 짠짜라한 사진만 보고 조악한 액세서리를 사서 나한테 갈굼 당하는 중이지만.

* 취미인 영어를 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해보려고 어학원에 다니고 있다. 선생님은 상냥하고 낙천적인 캐나다인. 발음이나 문장을 교정받거나 free talking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하는 기대를 했지만 인원수가 많아 수업은 강의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틈틈히 짝꿍들과 영어로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은 있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반 친구들과 친해지면서 수업이 끝난 후에 영어로 대화를 한다. 문법, 발음, 억양은(가끔 영어로 말하는데 사투리 억양이 툭툭 튀어나올 때면 웃기다.) 신경 안 쓰고, 오로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뱉어내는 연습을 하는거다.
 쉽다. 영어는 내 적성에 맞는가보다 싶었다. 문제는 내 말을 아무도 못 알아 듣는다는 것. 천원을 ten thousand라고 하질 않나, 모든 대답을 yeah 하나로 통일하질 않나. 평서문을 가지고 끝만 살짝 올린 다음 눈짓을 해서 의문문으로 만드는건 껌이다. 사람들은 처음에 내가 영어 잘 하는줄 알았단다. 이건 그들의 착각, 그래도 영어는 하는거 아니냐고 뻣뻣하게 말하는건 겉잡을 수 없는 내 응용력!

* 방문자수가 300을 돌파했다. 요 근래 서재 방문자수는 곳곳에서 풍년이다. 뭐지? 인터뷰를 준비해야겠다는건 미잘의 착각, 내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나 싶은건 나의 응용. 진실은 그저 업데이트하는 서재가 드물다는 것? 혹은 일전의 뻥추천수처럼 뻥방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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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1-17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rch 요즘 영어 하는구나!!!!!!!!!!!!!!!!!!!!!!!!!!!!!!!!!!!!!!!!

Arch 2010-01-17 22:18   좋아요 0 | URL
나, 영어하는 아치예요. ㅋㅋ

2010-01-17 2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01-18 08:49   좋아요 0 | URL
집요한 여자 같으니라구! 알았어요, 알았어요!! 영어하는 Arch좀 봐야겠어요! ㅎㅎ
영어하는 Arch라니, 뭔가 완성된 Arch 같아요! 므흣~

Arch 2010-01-18 15:50   좋아요 0 | URL
흐흐흐(음흉하게) 그럼 접때 그 장소로 합시다! 말했듯이 난 아무도 알아듣지 못하는 영어를 쓴다구요.

Forgettable. 2010-01-17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뻥방문자에 한표입니다요. 제가 새벽에 20명이 1초만에 올라가는 순간 목격했습니다. ㅋㅋㅋ
알라딘,, 이런 빤히 보이는 수법으로 침체된 서재를 ㅇㅇ할 생각인 걸까요?(ㅇㅇ안에 들어갈 말 뭐죠? 요새 한글이 잘 안되네요.)
아치, 자라고 있군요. 무럭무럭^^

Arch 2010-01-18 00:02   좋아요 0 | URL
알라딘의 시스템 오류지, 조작쪽으론 보지 않음에도 저 땡땡에 뭔가를 집어넣고 싶음이란...
붐업, 부흥, 왓썹, 조롱? ㅋㅋ
봐, 완전 다락방 같애.. 나보고 자라고 있대~ 쳇!

Forgettable. 2010-01-18 00:02   좋아요 0 | URL
왓썹-_- 지금 뭐 영어 배운다고 티내는 겁니까 ㅋㅋㅋㅋㅋㅋ
부흥이 맞는 것 같아요. 부활도 될 것 같고. 저 좀전에 들어와서 자면 월요일이니까 짜증나서 버둥거리고 있어요 후-

Arch 2010-01-18 00:37   좋아요 0 | URL
티내는거 맞구요. 전혀 맥락에 맞지도 않은데 막 써놨지만 말이죠.
난 사랑의 기술 발제 때문에 누울 수가 없는데 엉뚱한 짓만 하고 있어요. 갑자기 두꺼운 책을 정리하고 싶어지고, 즈질 페이퍼를 양산하고 싶고, 서재 리뉴얼을 해볼까 등등... 오직 사랑의 기술 때문에 이 헛짓거리들이 다 떠오른다니, 아앙~

뷰리풀말미잘 2010-01-18 00:22   좋아요 0 | URL
헉! 뻥 방문자 정말인가요? 자라나는 서재인의 사기를 꺽는 이야기인데요.
ㅇㅇ, '고양'은 어떨까요?
아치가 자라는 거, 저도 요즘 부쩍 느끼고 있습니다. ㅎㅎ

Arch 2010-01-18 00:37   좋아요 0 | URL
미잘은 대체 언제부터 자라고 있었던거에요. 맨날 자라나는 서재인이래~ ^^ 고양은 좀 평범한 듯.
아치 성장론이라... 좀 웃기잖아요.

Forgettable. 2010-01-18 09:06   좋아요 0 | URL
평범하긴 한데ㅡ 고양시킬 생각인 걸까요? 이게 왠지 제가 생각했던 단어 같기도 ㅎㅎㅎ
아 졸려요. 뭐든 의무로 해야하게되면 우선순위가 낮아지는게 인지상정-

Arch 2010-01-18 15:54   좋아요 0 | URL
뽀 졸린거 맞는 듯 ^^ 뭔 소린지 원~
그래서 침체된 서재를 고양할 생각인, 이상하잖아요~ 치이!

2010-01-18 0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Arch 2010-01-18 00:35   좋아요 0 | URL
ㅋㅋ 고칠게요. 다른 사람도 어설프게 쓰긴 하는데 사전엔 없는 말이네요.

무스탕 2010-01-18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인터넷 쇼핑몰의 짠짜라한 사진만 보고 조악한 액세서리를(특히 귀걸이를) 잘 사는 편인데 울 신랑은 그런거 신경도 안써서 내가 팔백원짜리를 사는지 팔만원짜리를 사는지도 몰라요 -_-+

Arch 2010-01-18 15:53   좋아요 0 | URL
무심하지 않은 남자가 좋았는데, 무심한 사람을 만나니까 나름대로 무난한 것 같다가도 한번씩 버럭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럴 때 있잖아요. 그 무심함이 일관된게 아니라 유독 나에 대한 거라던가, 관계에서 정성을 들이는게 남자답지 못해서 그러는거란 기미가 보일 때 말예요. 아무튼 인터넷 쇼핑도 나름 꾼들만 하는건지, 전 영 소질도 없고 그래요.

다락방 2010-01-18 16:08   좋아요 0 | URL
갑자기 무스탕님의 댓글을 보니 욱, 해서..

뭐냐면, 저도 귀걸이 사고 싶다구요. ㅠㅠ
전 귀걸이를 너무 좋아해서 천원짜리부터 몇만원짜리까지 거침없이 샀었거든요. 이쁘면 그냥 닥치는대로 샀어요. 아, 그런데 제가 감당할 수가 없어요, 제 귀를. 메탈알러지가 있어서 반나절만 참아도 죽을듯 가려워져요. 이게 컨디션 안좋고 여름이고 그럴때는 진짜금을 해도 귀가 막 간질간질해져요. 그래서 귀걸이따위 무시하고 살자, 이러면서도 백화점에 가면 왜이렇게 예쁜 귀걸이들이 한가득인지. ㅠㅠ

귀걸이 하고싶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스탕님 부러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Arch 2010-01-18 16:21   좋아요 0 | URL
좋은 생각이 있어요. 다락방님은 종전처럼 부지런히 귀걸이를 사고, 그걸 무스탕님께 드리는겁니다. 그럼 무심한 무스탕님 옆지기님도 달라지는(다락방님 센스 덕에) 무스탕님을 보고 은근 질투를 할 것 같기도.
맹탕한 소녀의 의견, 묵살하셔도 되옵니다.ㅋㅋ
 


큰 이모 생일 진심으로 축하해


생일선물 생일 때 안 줘도 돼?

그리고 사랑해요. 그런데 오늘

옷 예뻐어. 알라뷰, 지희가

아프지 말고 잘 진해자.

생일을 축하합니다.


이거는 잘 간직해야 돼.



- 야, 내 생일 카드인데 왜 막내 이모가 더 크고 예뻐. 나는 어디 있어?
- 저기, 파랑색으로 칠해서 잘 안 보이나봐.
- 뭐야. 난 왕관도 없고. 이거 내 편지 맞아? 막내 이모 주려고 쓴거 아냐?
- 케잌 사왔어? 맛있을라나~
- 아니, 난 왜 저기 구석에 있냐고.
동생 - 언니, 옥찌가 언니 안 그리려다 내가 말해서 그린거구만.



 민망하게 자기가 자기 생일 축하하고, 좀 쑥쓰러웠어요. 아무도 축하 안 해주면 어쩌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참, 과분할 정도로 축하해주셔서 감사해요.

 왜 나는 서재에서 질척이고, 푼수를 떨까 생각해봤어요. 원래 애가 좀 질척이고 푼수끼가 있어서인거 맞지만 뭔가 심오하거나 다른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했더랬죠. 이유 같은건 없었어요. 서재에선 있는 모습 그대로의 날  드러낼 수 있어서란걸, 여기선 내 욕망이며 온갖걸 다 풀어놓는게 아니라, 그저 날 좀 더 나답게 하는 공간이란걸 알았거든요. 짝사랑도 이렇게 힘들지 않았는데, 서재에서 같이 놀고, 장난치고, 삐지고, 화나고, 속상하고, 울적한건 어찌나 끝까지 재미있고, 끝까지 힘들었던지.

 감사합니다. 네, 전 이렇게 낯뜨거운 말도 서슴없이 잘 하는 아치랍니다. 한살 더 먹은 아치도 잘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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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0-01-15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0115의 의미!!!!!!!!!!!!!!!!!!!!!!!!!!!!!!!!!!!!!!!!!!!!!!!!!!!!!!!!!!!!!!!!!!!!!!!!!!!!!!!!!
축하합니다. 일빠!
생일선물 생일 일주일 뒤에 줘도 되?
그리고 사랑해요. 그런데 1년 전에
얼굴 예뻐어. 알라뷰, 성희가
아프지 말고 우리집에서 자자.
생일을 축하합니다.

이게 왠 수준 낮은 패러디 ㅠㅠ;;;;

축하해요!!!!!

Arch 2010-01-15 01:27   좋아요 0 | URL
ㅋㅋㅋ 완전~ 좋은데요! 난 선물로 댓글을 갖을래요. 크리스마스 카드로 뽀를 알아봤으니 기대 안 한다니까 ^^ 물론 물론 카드는 무척 좋았어요 ^^

고마워요, 뽀!

사랑의 기술, 뮝미~ 읽기 쉬워서 얘깃거리가 좀 나오겠다 싶었는데 지금 며칠째 멍때리고 있어요. 얼른 써야는데, 흑! 사랑, 그 혼란스러운은 목차만 봐도 쾌재를 부르겠더만~ 아... 그건 좀 까다로웠으려나.

프레이야 2010-01-15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휴 귀여운 지희^^
아치님 생일 축하합니당~~~

Arch 2010-01-15 00:25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오랜만이에요. 고맙습니다.
아, 낯뜨겁지만 이렇게 축하받으려고 페이퍼 쓰는, 나이 한살 먹어도 좀 모자란 아치예요.

Jade 2010-01-15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아치님!
저런 이쁜 축하편지를 받는 아치님이 부러워지는 순간입니다. ㅎㅎ

Arch 2010-01-15 14:18   좋아요 0 | URL
제이드님 고마워요. 부러우면 지는거다, 막 이래요 ^^

순오기 2010-01-15 0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해요 아치님!
일정한 나이가 지나면 한 살 먹을 때마다 더 어려지면 좋겠어요.^^

Arch 2010-01-15 14:19   좋아요 0 | URL
전 이제 나이 좀 먹었다 싶으니까 배도 부르고 맘도 편해져요. 아, 이만큼 잘 왔구나 싶어져서. 감사해요, 순오기님.

hnine 2010-01-15 0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해요.
오늘 근사한 계획 세워서 멋지게 보내세요.
그런데 지희는 정말 애교 덩어리 그 자체군요 ^^

Arch 2010-01-15 14:19   좋아요 0 | URL
hnine님 감사해요. 멋진 계획이라~^^ 옥찌가 옥애교라고 히~

turnleft 2010-01-15 0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 생일 축하해


...요;;

Arch 2010-01-15 14:20   좋아요 0 | URL
턴님 감사해~


요;;
아, 무스탕님이라면 이걸 정말 잘 살릴 수 있으실텐데... 무스탕님, 거기 계세요?

비로그인 2010-01-15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해요. `이거는 잘 간직해야 돼' 이러한 멘트를 적었던 때가 있었지요.

Arch 2010-01-15 14:20   좋아요 0 | URL
쥬드님 감사해요. 맞아요, 잃어버리면 안 되고, 그렇죠? ^^

조선인 2010-01-15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선물 골라봐요~

Arch 2010-01-15 14:21   좋아요 0 | URL
조선인님 만남 1일 쿠폰권? ^^ 전 선물이 어색해요~

다락방 2010-01-15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웃~

생일 완전 축하해요, Arch 님!! 아~ 어떻게 감동시키지?어떻게? 윽- 머리 싸매고 고민 좀 해봐야겠어요.

Arch 2010-01-15 14:22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다락방은 뭐, 감동 잘 시키면서 말야~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1-15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한살 더먹었군요 ㅎ
축하드립니다.

생일 선물 한번 골라보아요~
(그나저나 전에도 말했지만 아치가 입으면 정말 이쁠 꽃무늬 레이스 치마를 가지고 있어요~
정말 관심없어? 난 작아서 못입어요 ㅠ.ㅠ)

Arch 2010-01-15 14:23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감사해요. 휘님, 저도 한 배 하는거 아시잖아요. 저흰 한 배를 탔다구요 ^^

L.SHIN 2010-01-15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올해의 축하는 많이 받으셨으니까, 저는 미리, 내년을 축하할래요.
2011년의 아치님, 생일 축하합니다.^^

Arch 2010-01-15 14:23   좋아요 0 | URL
역시 지구인을 넘어서는 엘신님! 엘신님 감사합니다. 우리 2011년까지 쭉 잘 진해봅시다.

2010-01-15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Arch 2010-01-15 14:23   좋아요 0 | URL
고마워!

2010-01-15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5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쎈연필 2010-01-15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생일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Arch 2010-01-15 14:25   좋아요 0 | URL
제랄님 감사합니다. 제랄님도 멋진 하루 보내요!

산사춘 2010-01-15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님, 생일 축하드립니다!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글고 옷 예뻐여...

Arch 2010-01-15 14:26   좋아요 0 | URL
춘님, 감사해요. 안 그래도 지금 배가 산(마운틴)만해졌어요. 히히~

무스탕 2010-01-15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겨울에 나셨네요. 생일 축하합니다~~ ^^
겨울에 태어난 아름다운 아치님은 눈처럼 맑은 우리의 아치님이세요 :D

Arch 2010-01-15 14:26   좋아요 0 | URL
정말, 무슨 축하도 이렇게 멋지게 해요! 무스탕님 감사합니다.
아이 좋아라. ㅋㅋ

2010-01-15 1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Arch 2010-01-15 14:27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님도 멋지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뷰리풀말미잘 2010-01-15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축하해요 아치. ^^ 앞으로도 잘 진해봅시다.

Arch 2010-01-15 14:27   좋아요 0 | URL
아, 꼭 마지막에 나타나요~ ^^ 미잘 고마워요. 그럼! 잘 진애야지. 히히

2010-01-15 15: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6 15: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0-01-15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님 축하해요~ 아, 이렇게 이쁜 축하를 먼저 받았으니 다른 축하는 모두 부록일까요? ^^;;;
매우매우 많이많이 축하해요. 아치님은 2010년도 에너지 펄펄 넘치게 살 거예요. 제가 기를 좀 받아야겠어요~

Arch 2010-01-16 15:36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고맙습니다. 정말 에너지가 펄펄 넘치는 해가 되었음 좋겠어요. 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