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가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고 했다. 우린 아주 당당하게 패스트푸드점에 들어가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당당까지 했던건 둘의 수중에 동전 열개가 다였기 때문이다. 가게를 나오자마자 아이스크림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땀은 나고, 몸은 끈적거리고 탈지분유 많이 섞인 아이스크림을 먹기에 좋은 날씨는 아니었다. 다행히 저녁 바람은 선선해서 걸을만 했다.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에 손이 찐덕거려서 그에게 괜찮냐고 물었다.

- 괜찮아요. 아까망시-이건 무슨 말이지?- 다 빨아먹었거든요.

 오늘 본 신문에선-오랜만에 신문 좀 봤나보다- 책을 통해 위로의 기술을 알려주는 이다혜가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동안 이런 저런 사람들의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찰떡같이 믿으면서도 내심 미심쩍었다. 내가 아는 사람이 저런 친구랑? 왠지 서로 어쩔 수 없이 만나는 것 같은데, 왜 하필 저런 친구? 뭐 이런 조합이 꽤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친구란 생각날때면 볼 수 있는 거리, 왠만해선 넘어갈줄 아는 무덤덤함, 너무 깊거나 얕지 않은 관심 정도를 지닌 사람들의 조합이란 얘긴데 난 그 말이 꽤 맘에 와닿았다.

 취향이 잘 맞고, 서로의 인생과 삶의 지향점이 꽤 일치하는 사람. 쿵짝이 잘 맞아서 내 속에 있는걸 쏙 빼닮은 것처럼 친숙한 사람, 아니면 감동적인 뭔가를 공유했거나 그렇지 않으면 추억 한 조각이라도 나눠갖은 사람만 친구가 될 수 있는게 아니라니. 

 왠지 아이스크림 다 빨아먹어서 안 흘린 그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 지난 누구누구 제사 때 아비와 딸년은 서로 술을 먹고 차를 안 몰겠다며 티격태격 싸웠다. 맨날 나만 대리 운전 하냐, 아빠 위도 쉬어야 한다. 어림도 없다, 네가 나 골탕 먹이려고 잘 먹지도 않는 술을 괜히 먹겠다고 고집피운다. 뭐 이런 상황. 한참 티격태격 하다가 먼저 먹는 사람이 임자란 생각에 둘 다 정신없이 술을 빨아들이는 중이었다. 딸년은 잔이 비었길래 맥주를 찾다가 엄마 옆에 있는게 보여서 달라고 했다. 엄마는 갑자기, 아닌 밤중에 박새도 아닌데 '빽'하고 -박새가 어떤 소리를 내는지 나는 몰라요- 소리를 지르는거다.
 
 딸년은 순간 눈물이 앞을 가리고, 내가 뭐하러 술을 먹겠다고 했나, 내가 이 나이 먹고 노인들과 싸우고 있나에서부터 시작해서 직장은 언제 다니나, 옥찌들은 제대로 자랄 수 있을까, B의 피부는 언제 낫나 등등 오만가지 생각과 걱정들이 뭉태기로 덤벼들었다. 딸년은 고개를 팍 숙이고 가만히 있다가 옆방에 들어가 책을 읽었다. 그러다 요행히 그즈음 근심거리를 한 세트로 짊어진 C를 만나 그네 집에 가서 새벽까지 술을 먹다 귀가했다. 

 그리고나서 며칠째 딸년은 엄마랑 말을 안 하고 있었던거다. 오늘 김탁구를 보며 술과 부침개를 나라 잃은 백성들처럼 -전유성이 했던 말- 먹다가 어매가 말을 거는데 요 딸년 아직도 꿍하게 있어서 틱틱거린다. 엄마는 엄마대로 요새 딸년 행동거지가 맘에 안 들었지만 뭐라고 했다간 무슨 소리 나올지 뻔해서 모른척 넘기며 예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딸년은 이때다 싶었는지 듣기 싫다며 자긴 꿍해 있단 얘기를 한다.

 딸년, 갸륵한 입에서 자신이 왜 삐졌는지에 대한 자초지종을 청산유수로 쏟아내는데 엄마는 청문회도 아닌데 자꾸 기억이 안 난다고 잡아떼는거다. 딸년 보기엔 엄마가 다 기억하는 것 같은데 잡아뗀단 생각이 앞서고, 어미 생각엔 모르쇠 아니면 한건 단단히 걸리겠다 싶어 내내 줄다리기를 하다 말다 하다 그만뒀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딸년 재주가 신통해 거짓말 하면 머리 쥐나는 어른까지 잡아떼게 만드는거라 할 밖에.

* 연애는 마약이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묻겠지만, 연애하려고 맘을 먹으면 혹하지 않아도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을 정도로 나는 깊게 중독돼 있었다. 굳이 애써서 설레이려고 노력하지 않고, 호감을 갖거나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려는 노력을 접었다. 주위에서 위성처럼 맴도는 사람들에게 설렘과 호감과 알려는 노력을 기울인 것도 아니다. 여유가 없는 것도 아니고 더 이상 연애가 하기 싫은 것도 아니다. 미친년 널 뛰듯 휘몰아친 맘이 널이 끊어지고 나서야 눈동자가 돌아온 것처럼 시큰둥, 좀 그렇다.

 아마도 다시 본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에서의 주인아(씨) 아니, 손예진처럼 두루두루 감정노동을 할 자신이 없는건지도. 연애의 전형은 왠지 영화처럼 '아주 열심, 단 관계를 위해'야 할 것 같은데, 난 그렇지 않으니까. 내 연애가 문제인건 남들처럼 하지 않고 내 감정만 앞서서인 것 같은데 왠지 그걸 바꾸면서까지 연애를 하고 싶지 않달까. 배가 부른달까.

 아이스크림을 다 빨아먹어서인가보다.

* 꼬박 꼬박 추천을 날리는건 B다. 요샌 서재에 아무도 들어오지 않아, 아무래도 이러다 지워지려나봐, 즐찾도 줄은 것 같고, 아무도 댓글을 남기지 않아 등등 서재 소외 폐인 삼종 세트를 날려주자 B가 글도 잘 안 읽으면서 꼬박 꼬박 추천을 누른다. 나는 추천 따위야 흥흥 이러면서 B가 날리는 추천에 중독돼 있다. 삶이 중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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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7-16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쉿~ 저도 매번 들어와요.)

오늘 추천은 B님께 양보 하겠습니다.

Arch 2010-07-16 13:53   좋아요 0 | URL
정말, 추천은 양보가 없다니깐요! 바람결님이 들어오는구나~ 아항!

hanalei 2010-07-16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에 있어 양보는 없어요.

Arch 2010-07-16 13:53   좋아요 0 | URL
옳소!

2010-07-16 0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16 14: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07-16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 아까망시는 정말 뭐죠? ㅎㅎ

Arch도 기분 별로였는데 어젯밤에 나를 그렇게 웃겨준거에요? 응?
난 Arch 한테 중독되겠네. 오늘까지도 기분이 구렸는데 알라딘 들어와서 이렇게 Arch가 페이퍼 써놓은거 보니 좋아요. 기분이 조금쯤은 말랑말랑해져요. 오늘 기분이 너무 구려서 출근길에 크림빵을 뭉탱이로 사왔어요. 그리고 지금 커피 내렸어요.

우리 잘 버텨봐요, Arch!

그래도 꼬박 꼬박 추천을 날려주는 사람이 있다니, 축복받았잖아요! 무조건적인 신뢰는 아무나 얻을 수 있는건 아니죠.



Arch 2010-07-16 13:55   좋아요 0 | URL
아까 전에, 뭐 이런거 같아요. 자매품으로 아까침에란 말도 있죠.

나 기분 베리 굿이었는데 뭘요~ 크림빵, 크림빵, 입에다 크림 묻히며 먹는 크림 빵! 맛있겠다. 게다가 커피라니, 직장 안 다녀서 속상한 것 몇가지 중에 커피를 사서 먹어야한다는 것도 들어 있어요.

신뢰가 아니라요, 징징대는거 보기 싫으니까 던져주는거죠, 신뢰일 수 없다니까요.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아버지의 재산이 가족 제도를 통해 자식들에게 전이되는 것에 주목해 일부일처제 결혼이 사유재산과 관련된 사회제도이자 여성 억압의 근원이라고 봤다. 가정을 경제적으로 지배하는 남편은 유산계급(자본가)이고 아내는 무산계급(노동자)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내의 위치는 남편 성욕의 배출구이자 자녀 출산의 도구에 불과하게 된다. 프랑스의 구조주의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는 원시사회 연구를 통해 "결혼이 선물 교환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라고 분석했다. 이런 경우 가족 간 혹은 부족 사이에 교환되는 선물은 여성이고 교환의 당사자들은 남성이다. 남자들은 상호 간에 여성을 교환하면서 친족 관계나 사회를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여성의 경제적, 성적 종속을 보고 결혼을 '합법적 매춘'이라고 비판했고 시몬느 드 보봐르는 결혼이 여성을 노예화한다고 봤다. 여자들이 결혼으로부터 얻는 것은 "야망과 정열이 없는 번지르르한 평범함, 무한히 반복되는 목적 없는 나날들, 삶의 목적에 대해 의문을 품는 일 없이 죽음을 향해 부드럽게 흘러가는 인생살이"일 뿐이라고 하면서 스스로 결혼제도를 거부했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합법적 매춘'이란 정의는 신랄하지만 어느 선의 진실을 내포한다. 물론 바로 이점 때문에 초기의 페미니스트들은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장려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에게 경제력과 더불어 성적 역할이라고 불리는 가사와 육아라는 3중고를 짊어지게 했다.

 여성들이 3중고를 거쳐 얻은 경제력은 성별에 따라 철저히 분리되어 있다. 여성들은 가정에서 해왔던 육아와 가사 노동이 변형된 형태의 일을 한다. 물론 의사결정이나 남성과 동등한 지위에서 일을 하는 여성도 있지만 비율면에서 저조할 뿐 아니라 그들은 같은 일을 하고도 남성과 동등한 임금을 받지 않는다. 부양 책임이 없다는 이유로 말이다.

 여성들이 사회로 진출하는 것에 비해 남성들은 가정으로 진출하지 않는다. '결혼이 매춘'이 되려면 여성은 어떤 조건도 없이 생활비와 성적 관계를 교환해야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물론 개개의 성매매에서 교환되는 것의 종류에 대해선 논외로 하고) 도리어 여성은 남성들이 드러내기 꺼리는 감정에 대한 보살핌이란 감정노동과 가사, 육아 노동을 병행해야 한다. 결혼의 조건이 단순하게 돈과 여성의 몸으로 교환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도리어 '결혼은 매춘이다'에는 여성의 성적 의사 결정과 생활비로 환산된 남성의 노동 외의 감정, 육아, 가사의 노동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구태의연한 시각이 담겨 있다.

 여성이 결혼 안에서 수행하는 노동들은 반복적이고 성취감을 주기 힘들다. 만족감을 느낄래야 느낄 수 없는 구조다. 적성에 맞아서 한다면야 여성 본인도 행복하겠지만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잘 할 것을 기대하고 기대만큼 해내야하는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개의 경우 지루하고 흥미롭지 않은 가사.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한다. 여성들의 경제 활동을 통해 가사의 영역은 서비스를 교환하는 차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즉 가사에 관한 사항을 구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만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가정 내의 일은 응당 여자가 해야할 일로 인식되고 있다. 가정은 스위트 홈이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퇴근 시간 없는 일터인 것이다.

 그렇다고 아우라 한참 떨어진 가부장의 기득권을 지닌 남성들이 행복한건 아니다. 그들 역시 가족을 부양해야한다는 책임과 노동으로 소진되는 삶을 가정 안 혹은 외의 공간에서 해소하며 밤낮으로 어딘가에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하는데 그 삶 역시 퍽퍽하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어쩔 수 없이 가정에 있는 여자는 여자대로, 밖에서 돈을 벌어오는 남자대로 피곤하다. 피곤할 때는 피로 회복제가 아니라 좀 더 다른 상상력이 필요하다.

 왜 4-5시간씩 일하면 안 될까(OECD 국가 중 한국은 근무 시간이 제일 긴 것치고, 업무 성취율은 최하위다.) 왜 학교에선 일하는 엄마들을 위해 방과 후에 아이들을 보호하면서 같이 놀아주는 보육 교사를 두지 않을까.(돌봄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지만, 학생중 극히 일부분만 이용할 수 있다.) 혼수며 집은 자기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건데 왜 부모님이 준비를 해줘야하나(고부 갈등의 다양한 이유 가운데 경제적 지원을 받은 것과 감정노동의 영역이 섞여 있다고 생각한다.) 왜 결혼 말고 동거나 공동체는 법적인 지원을 받지 못할까.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아직까지 개인은 각개약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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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7-14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모성에 관한 그녀의 의견만 빼면 저는 동감하는 편입니다.

Arch 2010-07-15 11:49   좋아요 0 | URL
메리 울스턴크래프트가 결혼을 '합법적 매춘'이라고 한 역사적 배경에는 저 역시 동의해요. ( http://navercast.naver.com/peoplehistory/foreign/2730) 모성에 관해선 그녀가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잘 모르겠어요.
 


 기차로 갈지, 버스를 탈지 정하지 않았다. 시내 버스 시간이 맞으면 버스를 타고 터미널에 가고, 좀 걷고 싶으면 걷다가 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자. 우린 여행의 테두리를 이처럼 헐렁하게 그어놓고 출발했다. 옥찌들과 나는 모자를 쓰고, 가방을 짊어졌다. 터미널에서 버스가 많이 다니고 버스를 조금만 기다려도 될만한 장소를 찾아봤다. 부안이 적당했다. 부안에 간다니까 옆에 있던 검표하는 아저씨가 시골 동네에 가서 뭐하냐며 웃으신다. 뭐하긴요, 여행을 한다니까요.

 보통의 여행의 기술이 좋은 건 자기 어디 갔다 왔다고, 무엇을 보고 뭘 먹었는지를 말하는 게 아니라 여행을 통해 체득하는 질문과 충족감, 혹은 배반된 기대를 리드미컬하게 보여주는데 있었다. 
 
 보통의 책만큼이나 굴러쉬 브런치도 그랬다. 자고로 여행서가 갖어야할 필수적인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여행 경로와 맛집, 볼거리는 적당히 원경으로 처리하고 취향과 근사한 대답에 귀를 기울일줄 아는 작가라니. 동유럽을 가고 싶은 맘만큼 그녀답게, 혹은 그답게 여행을 하고 싶은 맘이 더 컸다.
 그래서 우리도 여행을 떠났다. 물론 의욕한만큼 잘 해내고, 잘 마쳤는지는 모르겠다. 적어도 (여행이 아니라면, 삶은 언제나 나에게 부당한 업신여김을 당해왔다. 익숙함이 낳은 무례함이란 사생아, 권태, 생계형 짜증, 줄줄이 매달린 의무들,-굴러쉬 브런치 중-) 만만한 마누라에게 온갖 성질을 다 부리는 못난 마초 같은 내게 필요한건 마누라가 아니라 여행일지도.

 차를 갖고 간다면 40분 남짓한 거리를 차를 기다리고 만경과 김제까지 거쳐서 가는 바람에 부안에 도착할 때는 거의 점심이 다 됐다. 터미널에서 간단히 요기를 한 후에 사람들에게 부안에서 가볼만한데를 물었다. 아이를 데리고 있는 사람에게 다른 사람들은 친절하다. 그들은 내게 없는 관대함을 발휘해 아이들이 힘들지 않은 코스까지 자세히 안내해줬다.
 곰소는 어때요, 거긴 젓갈 천지지.
모항은요? 차가 별로 안 다녀서.
아이들 데려왔으니까 원숭이 학교 가봐요. 음, 그렇게 왁자지껄한 곳은 싫은데.

 떠나기 전에 옥찌들과 약속했다. 너무 많이 걷지 말자고. 나 역시 내 욕심대로 한다고 무리하게 일정을 짜지 않고, 아이들에게 많은걸 강요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서로가 좋아할만한 곳을 가기로 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동물원이 싫었다. 동물원 자체의 황폐한 느낌과 동물의 배설물 냄새가 싫다. 게다가 원숭이 학교라면 진화의 스파크가 약간 차이 난 덕에 자신들보다 진화된 누군가에게 재롱을 피우는 곳이 아닌가. 영 꺼려졌다.

 우선 내소사를 가서 직소 폭포를 보고, 격포 해수욕장까지 가기로 했다. 터미널 앞에는 오로지 변산 근방에 사람들을 실어 나르기 위한 차들이 꽤 있었다. 부안의 진면목은 버스 안에서 쉽게 발견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조금 더워지기 시작한 날씨에 창문을 열어놓고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 냄새를 맡는 것만큼은 근사했다. 줄포에서 정차한 버스는 다시 출발하는걸 까먹은 듯 아주 오랫동안 쉬었다. 정류장에 내려 마을 개들과 교감하며 그들 생이 복날에서 끝날지 좀 더 지속될지에 대한 의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대신 버스 주위를 한 바퀴 돌았다.

 버스(열차)야, 나를 너와 함께 데려가다오!
배야, 나를 여기서 몰래 빼내다오! 나를 멀리, 멀리 데려가다오.
이곳의 진흙은 우리 눈물로 만들어졌구나!

 보들레르처럼 소리 지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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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책 없는 여행
    from 기우뚱하다 내 이럴줄 알았지 2010-11-28 16:31 
       버스는 쉴 만큼 쉬고, 사람들이 탈만큼 타자 다시 사람들을 태워 내소사로 향했다.  속도에 지친 사람들에게 시골 버스를 권한다. 하루에 몇 대 밖에 없는 버스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굽이굽이 돌아서 목적지에 도착하면 도착한 것만으로 감지덕지, 황송한 맘이 생길 것이다. 도착이 중요한게 아니라 어떻게가 중요한 시간, 도착하기 전까지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가, 그 사이에 어떤 얼굴을 스치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다락방 2010-07-11 0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나는 동물원을 좋아하는데요. 맹수를 보는게 좋아서요. 늑대가 보고 싶다는 이유로 과천서울대공원에 간 적도 있어요. 그런데 우리 안에 갇힌 늑대는 좀 힘이 빠져있어서 내 기대와는 달랐죠.
나는 호랑이를 보고 사자를 보는게 좋아요.

조카들을 데리고 여행하는 이모라니, 멋져요! 게다가 취향과 대답에 귀를 기울이고 싶어하는 그런 이모와의 여행이라니. 조카들은 자신들이 행운아라는걸 알까요.

이 페이퍼 좋아요, Arch님!

Arch 2010-07-11 17:38   좋아요 0 | URL
맹수들에게 동물원은 쥐약이죠. 아, 다락방은 늑대를 좋아하고, 조제는 호랑이를 보고 싶어하고.
나도 다락방 페이퍼 보고 그 단편이 보고 싶어 도서관에 책 신청 했어요.

아, 조카들은 오늘 종종 제게 천덕꾸러기였어요. 주말에 애들은 왜 쉬지 않고 놀자고 하는걸까요

순오기 2010-07-14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도 이렇게 떠나는 여행 좋아하는데...
만경 김제 거쳐 부안까지라니~~~~~~아치님은 너무 좋은 동네에 산단 말에욧~!
내가 옥찌였다면 얼마나 좋을까~~~~~~~부러워서 치를 떨어요.ㅋㅋ
부안 내소사는 못 가봤지만 채석강이랑 격포 해수욕장은 가봤네요.
매창뜸에 가보고 싶어요~~~

Arch 2010-07-14 09:56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도 담양이며 영광(먼가?) 무등산까지 손만 뻗으면 있잖아욧! ^^
내소사는 굳이 안 가봐도 돼요, 물론 가을에 단풍이 징하게 예쁘긴 하고, 전나무 숲에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긴 하지만.

매창뜸은 어딘가요?

순오기 2010-07-15 22:44   좋아요 0 | URL
매창의 무덤이 있는 곳을 매창뜸이라고 한대요.
부안군청에서 문화예술회관 쪽으로 직진한 뒤, 다시 좌회전하면 그 곳이 매창뜸이랍니다.
(그 곳에 가면 그 여자가 있다/김현아/호미)188쪽에 요렇게 나왔어요.^^
아치님, 언제 시간 나면 매창뜸에 가서 사진 찍어 올려줘요~

Arch 2010-07-15 23:31   좋아요 0 | URL
무덤을 뜸이라고 하다니, 신기한데요.

사진이요? 싫어요. ^^ 순오기님이 가셔서 저보다 백배는 멋진 사진이랑 글 올리시는게 장기적 안목으로 볼 때 더 좋을 것 같아요. (뭐래^^)

순오기 2010-07-16 00:33   좋아요 0 | URL
하하하~ 아치님이 싫다고 하면...
음, 차 있는 누군가를 꼬셔서 한번 가보도록 해야지요.^^
 

 에밀리 홀튼(토론토, 캐나다) 

수신 : 티코 타임즈, 나우 매거진, 해밀턴 스펙테이터
긴급보도용 : 파인애플을 과다 섭취한 에밀리 홀든, 심장마비를 염려하며 뜬 눈으로 밤을 새다.

 2006년 11월 3일, 토론토, 온타리오 토론토에 거주하는 예술가 홀튼 양은 자신의 건강에는 이상이 없으며, 구연산 과다 섭취 후 기분이 매우 좋은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홀튼 양은 금요일 오전, 친구인 레베카 실버 슬레이터 양에게 위와 같은 사실을 전했는데, 두 여성은 오전 11시 45분경 점심을 들기 위해 비버리 가를 향해 남쪽 방향으로 걷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홀튼 양은 8개월간 사귄 남자 친구 대런 이어슬리 씨 역시 매우 잘 지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슬리 씨는 바로 파인애플 과다 섭취 현장인 알베르타 가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홀튼 양에 따르면 사건은 목요일 저녁 그녀가 '캐러비안 스위트'사에서 나온 파인애플의 맛있는 부분을 모조리 먹어치운 뒤 일어났다고 합니다. 그 결과 혀가 타는 듯한 고통과 복부 팽창으로 잠을 잘 수가 없어서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홀튼 양은 친구인 실버 슬레이터 양에게 걱정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도 가끔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면 남자친구에 대한 불안감을 주체할 수 없어진다고 실토했습니다. "그가 잠든 모습은 정말이지 얼마나 매력적인지 몰라요. 그러다가 갑자기 겁이 덜컥 나는 거예요. 나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우리가 사귄 지 1년도 안 됐거든요. 만약 그가 변심하면 어쩌지요?"

 두 사람은 서로에게 사랑을 고백했으며 언젠가 한 지붕 아래 살기로 계획을 세웠다고 합니다. 작년 겨울, 홀튼 양은 이어슬리 씨에게 소개한 실버 슬레이터 양은 온타리오 토박이인 두 사람이 "그 계획을 꼭 이룰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버 슬레이터 양은 퀸 가로 접어들며 "너희 두 사람은 영원히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홀튼 양은 전날 밤 31세가 된 남자친구를 깨워 그의 사랑을 재차 확인했음을 인정했습니다. 홀튼 양에 따르면 이어슬리 씨는 그녀와 함께하기를 바라고 있고, 앞으로 함께할 미래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또한 홀튼 양은 가끔 미친 사람처럼 행동하거나 자고 있는 자신을 깨우기도 하지만 다 괜찮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홀튼 양은 이 말을 듣고 모든 것에 대해 마음이 좀 편안해졌지만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가 정말 피곤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홀튼 양의 친구인 실버 슬레이터 양은 이 모든 일을 다 이해하며, 자신 역시 남자친구 콘래드를 사귈 때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2010. 7. 2 아치 통신

 기약 없는 취업 준비생 아치양, 도서관에서 뭘 하나.

 며칠 후에 시험을 본다며 요새 부쩍 도서관을 다니던 아치양이 도서관에서 추태를 부려 주변의 눈치를 한 몸에 받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도서관 관계자에 따르면 아치양은 매일 9시면 도서관에 나타나 이층에 자리를 잡고 엎어져 잔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면 아치양도 염치는 있는지라 얼굴에 묻은 침을 닦아내며 일어납니다. 아치양은 잠시 책을 좀 보다가 비몽사몽한 채로 책장 사이를 걸어다닙니다. 아치양에 따르면 아침 운동겸 책장을 돌아다니며 잘못 꽂혀있는 책을 제대로 꽂아놓는다고 하지만 과학계 일각에선 잠을 깨려고 애를 쓰는데 불과하단 지적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가 아치양이 풀린 눈으로 책장 사이를 배회하는걸 본적이 있다는 도서관 이용자에 따르면 '빨리 달리기(팔을 120도로 마구 흔들어주는)' 동작을 취하며 도서관에서 사람이 돌아다녀 깜놀했다고 합니다.

 잠이 깬 후 아치양은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보다는 사람들을 힐끔힐끔 쳐다본다고 합니다. 본인은 아무도 모르게 한다지만 도서관 이용자들은 대부분 아치양 주위에 안 앉으려고 애를 쓴다고 합니다. 화장실 전문가에 따르면 요즈음 부쩍 눈에 관한 비속어와 음해어들이 화장실 낚서에 넘친다고 합니다. 고명한 조류학자에 따르면 이게 다 아치 눈이 뱁새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점심시간에 아치양은 자전거를 타고 집에 가서 밥을 먹어도 될 것을 굳이 편의점에 들른답니다. 편의점 알바생에 따르면 점심 무렵에 초췌한 몰골의 아치가 들어와 두리번거리며 라면과 와플을 사갔다고 합니다. 알바생에 따르면 아치양의 표정으로 보아건대 정확히 이런 얘기를 했을 것 같다고 합니다.  
 
 
하필이면 1400원 밖에 없어서 눈물을 머금고 천원 김밥을 못 사먹었다. 이 나라 물가가 어떻게 되려고 궁핍한자에게 한줄 김밥도 허락할 수 없냐.
 혹은
 1400원으로 이렇게 먹을 수 있는 나는 풍족한 사람이다.

 아치양 뒤에서 라면과 김밥을 계산하던 사람의 손에 든 지폐를 보던 아치의 눈이 선망과 질시, 애처로움을 넘어 악랄하게 변해가는걸로 봐선 후자의 의견은 행복한 동화에 나오는 가식 아치에게 어울릴 말이란 전문가들의 중론이 있었습니다.

 배를 불린 아치는 다시 도서관에 와서 오전에 못 다 채운 잠을 자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오후도 거의 지나갈 무렵에 잠에서 깬 아치는 하나 둘 쓰러져 자고 있는 사람들을 훑어보며 도서관에 자러 왔냐는 눈짓을 보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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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공주 2010-07-04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이거 정말 재미있어요! 따라 해보고 싶네요.

Arch 2010-07-04 22:12   좋아요 0 | URL
도넛 공주님 한번 해봐요!

쟈니 2010-07-05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 재미있어요! 눈앞에 드라마가 펼쳐지는군요!

Arch 2010-07-06 16:56   좋아요 0 | URL
시청률 대박날 조짐은 안 보이죠? ^^

다락방 2010-07-07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서 편하게 자지 왜 도서관에서 자는거에요, 대체! 팔도 저리고 목도 아프고 그럴텐데. ㅎㅎ

Arch 2010-07-07 11:53   좋아요 0 | URL
그게 그 맛이 있어요. 다락방 통신도 한번 해봐요.

다락방 2010-07-07 13:39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읽으면서 이거 나도 한번 해볼까, 뭐 이랬어요. ㅎㅎ

2010-07-15 1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15 2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요즘 맹렬히 만나고 있는 P와 커피숍에 갔다.

 그가 뭔가를 설명해주는 사이, 나는 치즈 베이글을 와작와작 삼키고, 까페모카를 꿀꺽꿀꺽 마셨다. 말을 마친 P가 씽긋 웃으며 말했다.
- 아치는, 커피 마시면 열대 우림이 훼손되고, 공정무역도 아닌데다(공정무역 커피도 한계가 있다면서), 커피를 한달 동안 마시면 커피 나무 한 그루가 없어진다고 하더니.
 아, 그만 머쓱해져서 P의 까페라떼를 뺐어 먹고 말았다.

 혼자 있다 보니 책을 읽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래서 읽는 책들이 이런건데 단순히 책을 읽고서 혼자 알아서 실천하며 살면 좋
을 것을 여러 사람에게 말하고 다녔다.

 그러다 오늘 딱 걸린거다. P야 된 사람이라, '지가 말해놓고, 저런다'며 퉁박을 주진 않았다. 그렇지만 남들에겐 엄밀하면서 내겐 느슨한 잣대를 들이댄건 문제였다.
 고기 냄새를 못맡아서 타의에 의한 채식을 하면서도 고기가 빠졌던 국물은 날름거리며 먹고, 고기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것도 제법 잘 먹는다. 집에 아무도 없을 때면 -몸에 안 좋을 게 뻔한-라면을 끓여먹고 매해 여름마다 모기를 죽인다며 내 몸에도 안 좋은걸 모르고 살충제 파티도 벌였다. 

 모르는 게 약이지 싶고, 내가 뭘 얼마나 괜찮은 사람이라고 이런걸 다 지키고 사나 싶다. 그러다가도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니까'로 시작해서 맘대로 해버리는 짓들에 무감해지는 것도 견딜 수가 없고. 이래저래 능력과 의지는 모자라는데 의욕만 충만한 상태다.

* 여성주의를 아예 몰랐으면 좋았겠단 생각을 해본다.
 좀스럽게 데이트 비용을 아낄려고 할 때나 왠만하면 대화가 잘 통하지 않아도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떠올릴 때면. 폼나게가 아니라 아등바등 사는 것만이라도 좀 벗어나고 싶을 때, 종마 탄 늙은이라도 만나고 싶은 충동에 휩싸일 때면. 정녕 결혼이 결론이 아닌데도 간편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유해한 꿈을 꿀 때면 말이다. 
 타성은 어쩔 수 없는 걸까. 여행을 꿈꾸는 것처럼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 내 자리가 있을 것 같다는 환상 정도일까. 어쩌면 내게 유리하고 입 맛에 맞는 여성주의가 좋았던 게 아닐까. 혹은 여성주의 자체보다 틀에 박힌 생각이 싫다는 아주 일반적인 호기심이 다였는지도.  
 그럼에도, 이 모순과 편협함에도 불구하고 여성주의와의 끈은 놓칠 수 없을 것 같다. 나를 이루는 것들의 정체를 조금씩 알게 하고, 좀 더 나은 사람은 아니지만 사람 구실 좀 하게 만든 게 여성주의였으니까 말이다. 


* B에게 낙은 텔레비전 보기와 친구들과 어울리기다. 평소 B는 가사에 비협조적이다. 지난번 B가 한건 크게 터트린 후에 B방에 있는 텔레비전을 없앴다. 이유야 아이들이 너무 텔레비전을 많이 보고, 블라블라 등등이 있었을 것이다. B는 그럭저럭 견디는 형편이었다.
 어제 운동을 갔다 와서 모처럼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는 B와 시답잖은 예능 프로를 보다가 방으로 들어왔다. B도 자려는지 방에 들어갔다. 다음 날 쓸데가 있다길래 그 애 방에 들러 USB를 놓고 오는데 B는 휴대폰으로 방송을 보고 있었다. 차라리 그 방에 들어가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작은 화면의 낙은 너무 가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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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6-29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맹렬히 만나는 P........ 좋아요?

나는 한때 뽀를 맹렬히 만났는데.............


마지막, 휴대폰으로 방송을 보는 B는, 좀 슬프네요. 말씀하신 것 처럼 작은 화면의 낙은 너무 가혹하죠. 그냥 거실에서 보지. 흐음.

Arch 2010-06-29 19:41   좋아요 0 | URL
좋다 싫었다 해요. 아, 싫은건 아니고 좋아해도 되나, 좀 그런가란 아리송한 느낌.

맹렬하게 뽀를 만난건 서재에 소문 다 났어요.

그게 다 아치 때문이죠. B를 대할 때마다 전 좀 모질어져요. 맘으론 안쓰럽고 속상하면서도.

머큐리 2010-06-29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르는게 약이고 아는게 힘이라지만....

그래도 아는 게 사람구실을 조금 하게 만들지요...^^ 난, 이렇게 솔직하게 능력과 의지는 모자라지만 의욕이 넘치는 아치님이 좋더라..ㅎㅎ (내가 위안 받거든요..아치님한테...ㅋㅋ)

Arch 2010-06-30 15:22   좋아요 0 | URL
그럼 다행이다. 머큐리님은 좋아하는 사람도 많아. 칫^^

머큐리 2010-07-01 08:08   좋아요 0 | URL
그리 많지 않은데요...^^

도넛공주 2010-07-02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어쩐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글입니다.

Arch 2010-07-02 20:49   좋아요 0 | URL
오늘 정미경의 '내 아들의 연인'을 읽다가 나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 중에 하나가 누군가에게 생계를 의탁하는거란걸 알았어요. 지금이야 임시로라기엔 좀 오랫동안 얹혀 사는 중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