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버스는 쉴 만큼 쉬고, 사람들이 탈만큼 타자 다시 사람들을 태워 내소사로 향했다.

 속도에 지친 사람들에게 시골 버스를 권한다. 하루에 몇 대 밖에 없는 버스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굽이굽이 돌아서 목적지에 도착하면 도착한 것만으로 감지덕지, 황송한 맘이 생길 것이다. 도착이 중요한게 아니라 어떻게가 중요한 시간, 도착하기 전까지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가, 그 사이에 어떤 얼굴을 스치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켜켜이 쟁여놓을 수 있는 순간들이 중요해질테니까.

 

 정시에 도착하는 전철과 버스에 익숙해진 생활은 문득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미국 횡단기의 한 부분을 생각나게 한다. 정작 길을 가르쳐주는 표지판 대신 자잘한 샛길 표지판만 난무하는 상황에서 그는 잔뜩 벼린 목소리를 듣는다. '지금 안전벨트는 맸습니까, 아침에 일찍 일어났습니까, 양치질은 했습니까.' 

 내비게이션이 별로인 건 전원이 들어오고, 목적지만 명확하다면 어디서 길을 잃어버렸던간에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그 자신만만함에 있다. 삶은 그다지 명쾌한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시골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는 여행처럼 원치 않지만 돌아서 가야하거나 쏟아지는 햇볕을 막아줄만한 그늘막 하나 없어 내리쬐는 볕을 온몸으로 맞아야할 때가 있으니까. 그럼에도 삶은 막연하고 고단하지만 언젠간 목적지에 도달한단 가없는 희망으로 이뤄지는건 아닐까.  
 
 내소사에는 관광 안내 책자에 나온 전나무가 있었다. 하지만 안내 책자만큼 멋지진 않았다. 석가탄신일 즈음이라 입구와 절 주변은 사람들로 바글댔다. 옥찌들 어때, 나쁘진 않네. 이렇게 말하는건 어디서 배운걸까. 산채 비빔밥과 백합죽으로 장사진을 치는 식당을 지나 전나무 숲으로 들어섰다. 내소사에 들르기 전에 맨발로 지압을 하는 곳을 지났다. 동그란 돌들이 깔린 곳에서 옥찌들은 한참 동안 깔깔대며 놀았다. 절로 들어갈거 뭐 있냐고 여기서 머물자고 하는걸 설득하느라 애 좀 썼다. 아이들은 동그랗게 굴릴 수 있는 거라면, 그게 너무 너무 뻔하고 별다를게 없는데도 좋은가보다.

 산 냄새가 좋다. 피톤치드 운운하는건 얍삽하다. 빽빽하게 들어찬 나무 틈 사이로 해가 비친다. 집에서 조금 떨어진 논밭 풍경에 심심했는데 오랫동안 버스를 타고 온 보람이 있었다. 

 내소사 개천에 빠진 지민이 옷을 말리고 다시 버스를 타고 격포로 갔다. 바지락죽 사진만 보고 저게 꼭 먹고 싶다며 간절하게 나를 바라보던 지희의 눈, 잘게 다져진 조갯살이 촘촘히 박힌 바지락죽의 맛, 버스도 좋지만 아이들이랑 다닐 땐 차를 몰면 더 편하겠단 비릿한 생각, 민박집에서 일박을 포기하고 아이들이랑 묵은 찜질방의 황토 냄새, 저녁과 아침에 먹은 찜질방 미역국, 낡은 버스 터미널 보도블럭의 질감, 비 온다고 코끝까지 물기로 팽팽해진 그런 여행, 여행이 끝난 후 가족들은 심히 궁금한 표정으로 나와 옥찌들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우린 이게 좋았어요, 저게 좋았어요 대신 슬몃 웃으며 여행을 마쳤다. 

이렇게 대책 없이 떠나도 되는구나, 언제 다시 떠날 수 있을까. 다시 날 풀리면 떠나야지.


오랜만에 민 사진 올린 기념으로  하나 더, 
오랜만에 접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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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11-28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정말 뾰루퉁해졌네! 달래줬어요? 응?

Arch 2010-11-29 15:08   좋아요 0 | URL
귀여워서 그냥 놔뒀어요.

2010-11-29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29 1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일이 힘든건 아니다. 회사에선 내가 그만두지 못할 정도의 월급을 준다, 풍요롭기까지 한건 아니지만 너무 박하다고 할 수 없는 정말 딱 그만큼의 돈. 더 잘하고 싶은 의욕은 생기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지루하고 피곤한 일. 그게 다다. 늦게까지 회사에 붙어 있다가 집으로 가기 전이면 꼭 맥주 몇 잔을 먹어야 개운하다. 집에 와선 바로 곯아 떨어지는데 옆자리에 누운 사람의 말로는 내가 잠에 빠지면 개가 물어가도 꿈쩍 안 할 것 같단다. 가끔씩 멍해진다. 때때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까먹는다. 일하는 사람들과 아직 잘 안 맞아서일까, 향수병일까, 아니면 너,무,오,래, 일하는걸까.

 하루 종일 고객의 전화를 받으며 되먹지 않은 통신 상품을 팔 때도 괜찮았다. 추운 겨울에 아무도 없는 곳에 떨어져 덜덜 떨며 나를 태우러 올 차를 기다리는 것도, 내 실적에 따라 차갑게 변한 사람들의 태도를 견디는 것도, 눈치 봐가며 라면을 끓여먹고 말할 때마다 잔소리를 한바가지씩 얻어먹는 것도, 다리가 끊어질 것처럼 아프고 허리고 저렸던 것도, 보이지 않는 노동을 하느라 인간적이기보다는 자기 기능을 하는 것으로 족한 인간으로 자리를 지킨 것도 괜찮았다. 그 모든 게 괜찮았다.

 그런데 지금은 왜 이럴까. 왜 권태롭다고, 울적하다고, 힘들다고 징징댈까.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건 어떻게 된 걸까. 정말 하고 싶었던 게 있었을까. 뭔가를 하고 싶다는게 그렇게 중요한 일이었나. 어쩌면, 어쩌면. 하지만 이젠 그 ‘하고 싶음’에 안부를 구할 수도 없다. 진즉에 현실도피, 채무 불이행 딱지를 붙여버렸으니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진심을 다해서 매달릴 정도로 하고 싶었는지도 의문이다. 

  이곳에는 현상유지하면서 근근히 살아가는 게 목표인 사람들로 넘쳐난다. 나만은 그러지 않을거라고, 나는 다른 사람들이랑 좀 다를거라고 생각해왔다. 상사의 눈치를 보고 업무 평가를 잘 받기 위해 살살 꼬리를 흔드는 짓은 내 적성에 안 맞다고, 어영부영 시간을 축내는건 너무 억울하다고, 퍼즐 조각처럼 제자리를 찾아야만 제 구실을 하는 사람은 되기 싫다고 줄곧 생각했다. 지금 와 생각해보니 그들만큼 잘해내는 것조차 어려울 따름이다. 월급은 일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실종된 인간성에 대한 일종의 위로금이었다. 
 

 오랜만에 소라닌을 펼쳤다. 예전에 이 만화를 봤을땐 유화 같은 감상평이 떠올랐다. 몽롱한 목소리로 맞아, 나도 그랬어. 아, 돌이켜보니 내 마음도 그랬구나. 덧칠한 물감처럼 감상 또한 덕지덕지 늘어졌다. 그런데 다시 읽은 소라닌은 수채화처럼 투명하다. 덧칠을 해도 계속 밑그림의 연필선까지 보이는 수채화처럼 말이다. 수채화의 투박한 연필선에선 한때나마 꿈꿀 수 있어서 행복했던 시절, 그러니까 지금 내겐 ‘없는’ 순간들이 보였다. 

 물론 없어진게 꿈만은 아니다. 이 자리를 박차고 자유롭고 맘 편하게 살려는 의지도 없고, 막상 박차고 나가면 먹고 살 일자리도 없다. 이 일 하나 제대로 하는 것도 벅차 다른걸 해볼 엄두도 낼 수 없다. D와 전화 통화를 하다 ‘없다’에 이르러 푸르르 웃고 만 건 그녀 말처럼 정말 없어서였다.

 어린 나이의 유치함과 고지식함, 뜬금없는 유쾌함과 미칠 듯한 열망은 냉동 피자가 상온에서 녹듯 질척거리는 감정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단 하나,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것도 모른다는 -물론 어렸던 나를 뺀 대다수의 사람이 내가 하는 행동, 싹수, 평소에 뭘 하고 돌아다니는지, 계급 등등을 포함해서 내가 어떻게 될지 ‘확실히’ 짐작했겠지만- 사실 때문에 그렇게 반짝였던거였다. 그래서 젊은 날은 감자에 생긴 독, 소라닌처럼 아렸던거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감자는 독기가 빠진 채 푸르딩딩 늙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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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11-28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에겐 그 모든것들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한 직장에서 오래 근무하고 좀처럼 일터를 바꾸지 않는것은 내게 그런것-꿈이라든가 열정이라든가 하는-들이 없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어쩌면 그래서 이 직장을 마구 힘들지도 않고 마구 좋지도 않은채로 견뎌낼 수 있는건가봐요. 만약 무언가 하고 싶은 다른 일이 있었다면 더 힘들지 않았을까 싶어져요.
최규석이 [대한민국 원주민]에서 자신은 욕망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살기 편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저도 그걸 보며 고개를 끄덕였던게 전 애초에 욕망 자체가 없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꿈을 실현하는 사람보다도 제게는 꿈을 가진 사람 자체가 더 대단해 보여요. 그들은 대체 꿈을 어떻게 찾았을까?
감자독이라니,

아치는 고구마 키우는 여자사람이잖아요!

Arch 2010-11-28 13:46   좋아요 0 | URL
나도 없는데요. 뭘~

저도 그 구절 기억나요. 나도 그렇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만약 돈이 생긴다면, 혹은 다른 만약에에서 사고 싶은게 뭉게구름처럼 피어나더라구요. 욕망이 없는게 아니라 없는척 해왔거나 모른척 했다는걸 알았어요. 꿈이나, 열망, 의지도 마찬가지겠죠. 결국 어느 지점에 다다르면 어느 한쪽을 포기하게 되겠죠.

다락방과 함께라면 왠지 꿈 없이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난 고구마(집을 떠나며 결국 화분에 버려졌지만) 키우는 여자사람인데!
 

  같은 과에서 일하는 분들은 기본급이 적다며 ‘일상적으로’ 초과 근무를 한다. 같은 과여서이기도 하고, 하는 일에 비해 월급은 최저 수준이라 나도 덩달아 회사에 눌러붙어있다. 이렇게 페이퍼를 쓰면서. 양심이란게 있다면 자그만 흠집이라도 난걸까. 몇 주 이러고 있어 익숙해질만도 한데 아직도 불편하다. 집단 파업이라도 해서 우리의 입장이란걸 보여줘야하는건 아닐까. 하지만 난 아무것도 못하고 까라면 까라는대로, 움직이고 있다. ‘대물’의 고현정처럼 ‘나는 거수기가 아니에요, 나는 앵무새가 아니에요, 진실을 알아겠어요’라고 당차게 말하는건 꿈도 못꾼다. 왜냐면,

 나이 들면 다 그래서이기도 하고, 풍족하진 않지만 그럭저럭 내 밥벌이를 할 수 있게 된지 얼마 안 된데다 지금 이곳에서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치기 때문이다. 기존에 있던 분들의 친밀감은 ‘지금 나는 여기서 뭘 하고 있나’란 회의를 부채질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끈끈하다. 괜찮아, 일부러 그러는건 아닐거야, 좀 친해지면 나아지겠지, 사사건건 간섭하고 참견하며 귀찮게 하는 것보다 이편이 더 나아라고 생각하면서도 한번씩 겪는 일들에 눈물이 핑 돈 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서러운건 서러운거고, 이런 일들이 쌓이다보니 그동안 내가 사회성 없다고 징징댔지만 그건 별게 아닐지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처음 보는 내게 일정 정도의 관심을 보이고, 먼저 손 내밀면 뜨겁게까지는 아니어도 습관적으로나마 손 내밀던 사람들과 있었던게 얼마나 행운이었는지. 요즘 들어 자꾸 J씨가 보고 싶다. 그는 먼 나라에서 잘 살고 있을까. '광년'이의 ‘광’은 미칠 광이 아니라 '빛광'이었던게 아니었을까.

 낯선 도시의 적응 안 되는 회사에선 초과 근무를 하거나 회식을 할 때마다 고기를 먹는다. 고기를 안 먹다보니 못먹게 되어버린 난 버섯이나 마늘을 구워 먹는다. 마늘을 너무 먹어 이제는 사람이 될 지경이다. 어제도 마늘과 파절이, 고추까지 몽땅 먹고선 집으로 돌아오는데 후우, 숨 쉬는 냄새에 아찔해지고 말았다. 이런 순간 아찔하고 말다니. 기습 키스를 한 것도 아닌데. 

 하고 싶은 말은 결국 내 정체를 드러내주는건 남들의 시선과 남들의 시선에서 부딪혀나오는 나에 대한 생각일지 모르겠단 것. 듣고 싶은 말은 일은 절대적으로 조금 하는데 월급은 제일 많이 가져가는 상사에 대한 얘기를 듣고 원래 그게 맞는거 아니냐며 여유 가지며 일하는게 더 괜찮은거 아니냐는 친구의 말. 오랫동안 직장에 있어야 하는데도 월급을 얼마 못받는 내 처지를 개선해야한다는 친구의 말. 올드독의 TV 살롱 카툰에 나온 정성일씨의 말을 인용하자면 '우리는 우정으로부터 진리를 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유의 가능성을 공유하려는 것이다.'란 생각까지 스치면 이 친구랑 다시 연락이 된 게 얼마나 기쁜 일인지 얼마쯤 실감하게 된다.

 저녁마다 목욕을 하고 몸의 그늘진 부분까지 말리고 나면 건조해선지 이곳저곳이 간지럽다. 로션을 바르기 귀찮다며 간지러운 곳을 건성 건성 긁적거린다. 얼마간은 괜찮다 긁기에 탄력이 붙기 시작하면 다시금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긁어댄다. 결국은 가려운 데가 빨갛게 부풀어 오를 때까지 사정을 봐주지 않고 긁고 나서야 좀 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지금 하는 일은 대체 어떤 간지러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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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0-11-09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체 어느 도시에 있는건가요? 광주? 전주? 어쩐지 주로 끝나는 도시에 있을 것만 같은 예.감. ㅋㅋㅋㅋ
나는? 나는?? 먼나라 살고 있는 나는? ㅋㅋ 안보고 싶나요? 흥

일은 조금하는데 월급은 많이 가져가는 상사.
우연히도 나도 오늘 친구랑 그 이야기했어요. 친구는 그건 타파해야 할 지점이 아니라 지향해야 할 지점이 아닌가 하는 얘길 하더군요. 모든 사람이 동사무소 직원처럼 널널하게 일하며 적당한 월급을 받는 거, 상사처럼 조금 일하고 돈은 많이 받는거. 그렇게 되면 참 좋겠죠.

나의 오늘 저녁 메뉴는 콩나물국, 두부조림, 샐러드, 생선구이였어요. :)
난 아직 못먹는 지경은 아니고, 가끔 무척 고기가 당기면 먹지만 나도 요즘 많이 안먹고 있어요.

Arch 2010-11-09 16:04   좋아요 0 | URL
치이~ 어떻게 알았지! 캐나다 가서도 사그러들지 않은 뽀탐정의 기운이라니. 뽀는 가끔 보고 싶어요. 자주 보고 싶으면 속상하잖아요.

내 얘기가 그 얘기였어요. 그런데 복문에다가 두서가 없어서 뭔소린지 못알아먹게 된거죠. 에잇! 널널하게 일하면 좋겠어요.

버라이어티한 식단인데. 저는 도통 고기가 안 당겨요. 물고기 눈을 봐버려서 생선탕을 못먹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막 만두는 먹고, 오징어 눈도 먹고. 풍신난 것 같아요.

다락방 2010-11-09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도 고기 못먹고 뽀도 고기 잘 못먹고 미잘은 잘은 모르겠지만 고기를 안먹는 것 같고
아! 역시 나만 육식녀인가요. 난 왜이렇게 육스러울까.. 그런데 너무 고기 먹는 남자는 싫어요.

전 가끔 진심으로 내가 일은 안하면서 월급을 너무 많이 가져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스스로 해요. 월급이 많아서가 아니라 늘 빡세지 않아서요. 이런 얘길 하면 친구들은 아니라고 월급은 더 가져가야 한다고 하지만.. 전 무슨 트라우마나 컴플렉스로 똘똘 뭉친 사람 같아요.

어쨌든 결론은 페이퍼 좀 자주 쓰라는 겁니다, 아치.

Arch 2010-11-09 16:09   좋아요 0 | URL
'육덕지다'란 말은 '너무 마르지 않고 보기 좋고 건강한 정도로 살이 있는 몸매를 일컫는 말.' 이런 뜻이 있대요. 왠지 생각나서. 채식주의자도 아니고, 무슨 신념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쩌다 못먹게 되어버렸어요. 미잘은 차도남이라 고기 먹더라도 조금만 먹을 것 같아.

어떤 사람들은 '빡세야' 열심히 사는거라고 느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다락방은 일 조금만 하고 그 시간에 정말 빡세게 남자를 만났음 좋겠어요. 섹시한 목소리 챙겨서!

다락방의 당근은 제가 페이퍼를 쓰게 하는 힘을 준답니다.

비로그인 2010-11-09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으..
좀 맵고, 짜고, 약간 쓰고.

다음엔 덜 맵고, 덜 짜고, 약간 달콤한 <아치(님) 통신> 을 기다리겠습니다. ^^..

Arch 2010-11-11 11:06   좋아요 0 | URL
흐~ 왠지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바람결님 고마워요

양철나무꾼 2010-11-17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arch님의 글들이 읽고 싶어 들어왔는데...
제가 못 읽은 새 글이 '뽀나스'로 있었네요~^^

가려운 곳에 오일을 발라 건조함을 막는 것보다 더 좋은 건 없습니다여~!!!

Arch 2010-11-18 09:52   좋아요 0 | URL
뽀나스는 정말 좋아요. 덤처럼! ^^
이제 가려움은 좀 덜해요. 고마워요. 양철나무꾼님
 

 무척 사랑스럽고 자꾸 읽어도 새록새록 행간의 의미를 읽을 수 있는 책, '서재 결혼시키기'에 보면 앤 페디먼은 남편과 서로 책을 읽어준다고 했다. 굳이 그리스 시대 작품이 아니더라도 무릎 베개를 하고 책을 읽어주고 듣는건 어떤 기분일지 자못 궁금했다. 내 팔자엔 책 읽는 남자가 없는지, 있더라도 무릎이 시원찮은 양반들 뿐이었던지 살짝 로망인 '책 읽어주는 남자'는 나와 그다지 맞지 않는 코드 같았다.

 운명은 개척하는 자의 것이라는 시원찮은 구호 때문이었을리가 없다. 그냥 어쩌다 그랬달까. A가 집에 놀러왔고, 책장엔 책들이 꽂혀 있을 뿐이었다. 그 중에서 가장 부드러운 연한 파랑색의 책을 골라들었다. 탄탄한 그의 무릎을 베고 A의 허스키한 목소리를 기다렸다. 허스키한데다 잠긴 목소리의 A가 한글 처음 떼는 아이처럼 더듬더듬 책을 읽는데, 맙소사 되게 야한거다. 내가 아무리 읽어도 야한 구석은 하나도 없고 발에 대한 잡학상식이 다인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놀랍게도 낭독을 통해 그 책은 아주 진득하고 끈적거리는 내용으로 가득찬 책이 되고 말았다.

  결국, A가 그만 읽는다고 떼를 쓰기 전까지 몸이 배배 꼬이는걸 꾹 참았다.

 그 후로 책 읽기는 기운이 쏙 빠지는 저녁 무렵이면 (부끄러운 단어같지만) '족욕'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주는 위로 같은 게 되었다. 누군가 읽어주면 더 좋겠지만 그러지 않아도 괜찮았다. 혼자여도 충분한게 아니라, 혼자라면 좀 더 색다르게 놀자 정도?

 촛불을 켜놓고 B에게 책을 읽어준건 물에서 꼼지락대고 싶은 발가락들이 간질거려선 아니었다. B가 나를 똑똑하고, 예쁘게 보는 바람에 (왜? 나도 몰러), 그래서 자꾸 똑똑하거나 예쁜 짓들을 하려고 의욕한 부작용이랄까. 잠긴데다 코맹맹한 소리로 그즈음 읽고 있던 소설을 읽어줬다. B는 오글거리는 손을 어쩔줄 몰라하며 아이처럼 웃었다. 그러게 왜 자꾸 칭찬을 해서 안 하던 짓을 하게 만드냐는 눈짓엔 아랑곳하지 않고 부지런히 큭큭거리는 B의 웃음 소리를 배경으로 한참동안 책을 읽었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 B는 자신이 읽고 있는 책이 정말 끝내준다며, 이 부분은 훨씬 재미있는데 한번 들어보겠냐며 책을 읽어준다. 나중엔 둘 다 읽어보지 않은 책을 번갈아가며 같이 읽고 싶다. 미친 노동 시간과 쥐꼬리만한 월급에 그럴 여유가 날지 모르겠고, 아직은 책읽기보다 둘이서 할 수 있는 더 재미난 일들이 많지만.(뭔데?)

 장정일은 '생각'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 책 읽는 대신 바깥으로 나가 수영을 하고, 사람들이랑 노는게 훨씬 괜찮은 일이라고. 책 좀 읽는다고 책 안 읽는 사람들을 폄하하는 것보다(예쁜 여자들 보고 머리가 비었다느니, 책은 읽었냐고 묻는 얘기들과 관련해서) 직접 노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보니 나는 책 읽어주는 남자도 좋지만 같이 손 잡고 산책하고, 자전거 타고 골목길 돌아다니다 동네 슈퍼 들러 따뜻한 두유를 사주는 남자가 더 좋다. 남자로 치면 추운 날 따뜻한 손으로 '봄날의 곰'처럼 부벼오는 이가 좋다. 좋은 책이 있다고 읽어보라고 권해주는 친구도 좋지만, 같이 만나서 맛난거 해먹으며 간이 맞네, 대접이 이게 뭡니까라며 따지고 수다 떠는 친구가 더 좋다. 내가 좋아할만한 책을 선물하는 사람도 좋지만, 다정한 문자를 보내거나 술 한잔 마시자며 (한잔만?) 들이대는 사람도 좋다. 뭐 요새는 '더 좋은 것'은 물론이고 책 권해주는 사람 하나 없지만.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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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0-29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뭔 러브스토리가 이렇게 예쁜 건데여~
남편 있는...그래서 남자 없는 여자 서러워서 샘나서 살겠냐고.고.고~^^

Arch 2010-10-30 10:47   좋아요 0 | URL
투정부린건데, 같이 술 좀 먹자고 부딪혀오는 사람이 있었음 좋겠다고.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나도 다른 사람한테 뭐 하나 해준 것 없이 감 떨어지기만을 기다린 것 같아요.

양철나무꾼님 고마워요^^

다락방 2010-10-30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어떤 남자를 만나고 있는거에요, 아치.
심지어 책을 읽어주는 남자라니. 배아파 죽을 것 같아요. 책을 읽어준다니!
전 아빠가 책 읽어준적도 없는데, 남동생이 읽어준 적도 없는데.

연애를 많이 하면 괜찮을 남자를 만날 확률이 더 높아지는건가요, 응? 뭔가 질펀하게 수다를 떨 작정으로 댓글을 썼는데, 어떻게 된게 삼십대 중반이 되도록 책 읽어주는 남자 하나 없나 싶어서 의기소침해졌어요. 히융.

따뜻한 두유를 사주는 남자도 좋고, 책을 읽어주는 남자도 좋고, 책을 선물해주는 남자도 좋고, 다 좋은데요
그래도 난 ,

에잇, 몰라요 그만 쓸래요.
잘자요, 아치.

Arch 2010-10-30 10:46   좋아요 0 | URL
지난번에 말한 배 나온 남자? 요새 날 추운데 혼자 뛰어다녀요. 제가 천명훈남 배를 만져봤는데 아주 단단했다고 한 뒤로 더 화르르 크~

다락방이 먼저 읽어줘요. 배배 꼬이고, 쑥쓰럽고 오글거려도 꾹 참고.

내가 다음에 다락방님한테 아주 따뜻한 두유를 사줄게요.

다락방 2010-10-30 14:05   좋아요 0 | URL
천명훈남의 배도 만져보다니! 와- 대체 어떤 삶을 살고 있는거에요, 아치!

Arch 2010-10-30 17:02   좋아요 0 | URL
쭈구리처럼 살아요. 배 만진건 그냥 술 먹다보니, 만져놓고 무안하고 그랬어요

비로그인 2010-10-30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이 히히 대면서 오뎅 먹던거나, 걸음 걸이 맞춰 걷던 거, 응? 그래! 하고 감탄해주던거.. 핑퐁처럼 주고 받고 같이 웃고, 같이 느끼고 했던 것이 더 기억에 끈적하게 묻어나는 것은 아닐지.. 하고 아주 잠깐. 생각해 보고 갑니다.

그나저나 아치님 취업하신 것 같은데. 잘 되신거라 믿고 화이팅 외쳐봅니다!!~:D

Arch 2010-11-03 18:08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은 저보다 훨씬 더 잘 아는 것 같아요.

화이팅!
 

* 동료랑 잘 지내기

  내 사수는 아니다. 그렇다고 동료인 것도 아니다. 직급은 같은데 근무 연수는 한참이나 더 되는 사람과 서로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나는 내 영역에 대해 잘 모르면서 아는체 하는 그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그 사람 역시 뭔가 마뜩치 않은지 나한테 인상 쓰며 얘기하는 일이 많아졌다. 
 이 책에선 <또라이 제로 조직>의 서평이 나오는데 비열한 폭군에 당한 사례가 나랑 비슷하게 느껴졌다. "수면 장애, 불안, 무기력증, 만성피로, 신경과민, 화, 우울증" 새로 시작한 일이 즐겁지 않았다.
 일을 배우는건 부차적인 일이 되고 말았다. 이 사람과 잘 지내야겠다는 강박이 진득하게 붙어서 떨어져나가지 않았다. 이 사람을 바라봤다. 가끔 극적인 표정을 지으며 웃는다. 일을 할 때 제대로 하려다보니 다른 상대에게 과한 말을 하기도 한다. 나서거나 남 참견하는 것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나한테만 이러는게 아닐지도.
 이 사람은 왜 자꾸 나한테 잔소리를 할까. 나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력으로 그를 납득시켜야 한다. 그나저나 나는 왜 옥찌들한테 잔소리를 하는걸까. 내 할 일이 늘어나는데다 아이들이 잘 하지 못할거라고 지레 짐작하기 때문이다. 옥찌들이랑 오랫 동안 지내온 나도 이런데 이 사람은 생판 모르는 사람이 하는 어리버리한 짓이 얼마나 못미덥겠어. 머릿 속에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졌다.
 며칠 전 그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해 기존에 했던 사람과 비교하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상사도 아닌데!) 발끈했지만 화를 억누르고 불만조가 아니라 우리 잘 해보면 어떨까란 뉘앙스를 팍팍 풍기며 얘기를 건넸다. 그는 내가 정확하게 어느 지점을 말하는지 잘 이해한 것 같진 않았다. 서로 싸워서 겉잡을 수 없을까 겁나긴 했지만 다행히 이야기는 잘 마무리됐다. 회식을 하면서도 그가 여전히 미웠지만 이것저것 챙겨줬다. 그리고 어제 출근해선 다른 날과 다르지 않은 일과를 보내며 그를 알아볼 요량으로 이것저것 질문을 했다. 

 어느 순간 맘이 풀렸는지 모르겠다. 그는 여전히 내가 못미더워 잔소리를 하고, 나는 가끔 빈정 상해서 톡톡 쏴대긴 하지만 전처럼 어느 순간 폭발할지 모를 긴장감은 사라졌다. 꼭 계기가 있거나 오해가 풀려서가 아니라 낯선 상대를 향해 본능적으로 적의를 갖던 시기를 지난걸까. 직장에선 원래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잘 지내는가보다 싶을 뿐.

* 접대

 접대를 받는 자리에 끼어서 비싼 밥을 얻어먹었다. 소주잔을 겹쳐 폭탄주의 소주양을 정확하게 계량하는 것을 배우고, 사람들이 서로 어색하면 어떤 짓까지(갑자기 방 한켠에 있는 싸구려 유화의 작품 감상을 하고 앉았다) 할 수 있는지를 봤다. 누구의 딸이 어떻게 성장하고, 지금은 뭘 하고 있으며 얼마나 뛰어난 인재인지를 귀에 딱지 앉도록 들었다. 아들의 이야기는 한마디도 안 나와서 악마같이 '대체 아들은?'이란 질문을 하고 싶어 목 언저리가 간지러웠다.
 옆자리에 앉은, 단지 파마를 해서 연예인 누구를 닮았다는 사람이 살아있는 세발 낙지를 먹고선 정신을 못차리길래 챙겨주고, 코가 빨간 누군가의 얼굴은 실핏줄 때문인지 피지를 짜내서인지에 대해 고찰을 하기도 했다. 셔츠로도 가려지지 않는 털이 삐져나온 사람의 소매를 걷어올리며 한번 부벼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또 무슨 생각을 했더라. 
 그러니까, 무척 심심했다는거다.

 그때 난 무엇이든 적고 싶었다. 윗사람이 없고, 내가 무슨 짓을 하든 신경 안 쓰는 사람들과 있었다면 몇백번이고 했을 메모를 하고 싶었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이 맛은 어떤건지 등등. 쓸 수 없어서, 순간적으로 스치는 생각들을 기록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그 당시에 적은 것들이라고 파닥거리는 생선처럼 생생한 것도 아닐텐데 몹시 아쉬웠던건, 밥 한끼에 혹해서 하품을 참고 있는 시간에 대한 알리바이가 필요했던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매생이국은 시원했다. 밤고구마는 달콤했고, 야채 샐러드는 상큼했다. 그럼 됐지, 뭐.

* 회식

 공식 회식은 아니었다. 누군가 쏘는건데 시간되면 같이 가자고 했다. 규모가 거했다. 삼겹살인데 비싼 술을 먹고, 엄청 먹어댄다. 나야 찌개 하나 시켜먹고, 마늘 구워먹는게 다였지만, 정말들 엄청 먹었다. 허허 웃던 누군가는 사람들이 서슴없이 주문하는걸 보면서 얼굴색이 점점 흑빛이 되어가더니 하얗게 질려가기 시작했다. 그의 측근으로 보이는 사람은 다들 못먹으면 알아서 하란 눈짓을 보냈지만 다들 문제없다는 식이었다. 불판에 붙은 마늘 찌꺼기까지 다 긁어먹었으니까.

 회식이라고 재미있었던건 아니었다. 폭탄주는 거품이 있어야 비리지 않다며 내가 젓가락으로 거품을 내자, 술꾼이라며 괜히 추켜세우는걸 시작으로 말끝마다 참견을 해대는 어디가나 있는 참견맨, 살을 빼야한다며 술 한잔 입에 대지 않는 새침남, 뾰루지 때문에 코가 빨개져 좀 귀엽던 누구누구.

 회식이 끝나고 대체 왜들 그랬냐고 물었다.
'누군가'가 술을 먹으면 손버릇이 안 좋았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러니까 그동안 해온 손버릇에 대한 응징이었다고나 할까. 그렇다면 일인당 몇만원씩 먹는것으론 좀 약했다. 내가 알았다면 2차, 3차까지 어쩔 수 없이 같이 하며 술값을 계산하는 것으로, 자신의 직업적인 것까지 위험할 정도로 했을거란 다짐을 해보지만, 글쎄, 난 이 정도도 못했을 것 같다. 나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지만 속수무책으로 넘겨버리고 말았으니까.

* 일

  전문적인 것도 아니고, 화려한 역할을 맡지도 않는다. 다만 보조해줄 뿐이다. 어떻게 보면, 시설 관리, 다른 측면으로 보자면 오퍼레이터. 혹은...
 이 일을 시작한건 우연이었다. 그렇지만 잘하고 싶다. (맨날 잘하고 싶댄다.) 아마 오늘처럼 시간 날 때마다 페이퍼질을 하는걸로 잘하고 있다란 만족을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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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낮 2시의 고춧잎처럼
    from 기우뚱하다 내 이럴줄 알았지 2012-08-01 11:40 
    오랜만에 z를 만났다. 예전에 우린 둘 다 직설적이고 센스는 국에 넣으려고해도 넣을 수 없는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z는 정말 싫은 사람과도 의례적으로 얘기할 수 있을만큼 사회성 근육을 키운 직장인 7년차. 그에 비해 나는 아직도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이 못하는 직장생활을 한지 가까스로 2년이 다 돼간다. 나로 말하자면 조금씩 쌓여가던 사회성 마일리지도 한꺼번에 몽땅 잃어버리기 일쑤니 말 다했다. 게다가 z는 경제적인 여유에서
 
 
2010-10-19 1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9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10-19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를 닮은 그에게(응?)정신을 챙겨주었군요. ㅎㅎ 세발낙지를 챙겨준게 아니라 ㅋㅋ

Arch 2010-10-19 14:45   좋아요 0 | URL
^^ 그걸 알아봤군요. 다락방은!

세발낙지를 먹는 장면은 정말 징그러웠어요. 살겠다고 움직이는 낙지를 젓가락으로 돌돌말아 먹는데, 욱

다락방 2010-10-19 15:01   좋아요 0 | URL
혹시 그의 얘기가 나오나 싶어 완전 눈을 부라리고 봤어요. ㅎㅎ

직장 생활하느라 아치가 요즘 고생이 많네요. 안그래도 아까 잘 지내고 있는지 문자 하나 넣으려던 참이었는데 페이퍼 떴어요. :)

Arch 2010-10-19 15:04   좋아요 0 | URL
'눈을 부라리고'라는 표현 좋아요. 그의 얘기를 많이 하도록 할게요. 다락방 좋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