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소설은 그닥, 별로, ... 잘 모르겠는데, 왠지 그의 에세이나 인터뷰, 대담 류는 괜찮다.

[소설가의 일]도 재밌게 읽었다. "소설가는 문장'만'을 쓰는 사람에 가깝다"는 말은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이 '문장'에 대해 얼마나 생각할 것이 많은지.

이 책에는 몇 권의 책들을 언급하고 있는데, 그 책들에 대한 작가의 생각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했는데, 특히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다룬 대목은 좋았다.

그래서 아직 읽어보지 못한 이 책을 읽어보려 하는데, 번역이 안 좋나?

이런 책이 아직도 번역서 달랑 한 권 나온 게 전부란 말인가?

새로운 번역서가 나올 계획은 있는가? 없으면 그냥 이거 봐야 하는건가?

한길사,라면 그래도 한국 출판계에서 무시못할 큰 출판사인데, 번역 문제로 말이 있다는 건 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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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 2015-02-04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함 훑어 보시고 사시길...

포스트잇 2015-02-05 09:57   좋아요 0 | URL
네, 그렇게 할게요. 조언 감사드립니다.
새 번역서가 나오지 않는 한 다른 대안은 없을 듯 합니다.

 

다음 주까지 가겠지만, 어쨌든 곧 끝난다.

확실히, 늙어가느라 그런지 몸이 정말 맘처럼 따라주지 않는다.

허리는 오래 앉아 있는 꼴을 못 봐주고,

무리하면 반드시 응징이 따르는데... 백세 시대? 나는 무릴세.

이래 가지고 무슨 일을 제대로 하며 살 수 있겠나?

앞날 캄캄하다.

악전고투 하고 있는 중.

일과 관련된 책을 읽는 건, 그냥 정보지, 책을 읽는 게 아니다.

 

차분히, 한 문장 한 문장에 몰두하며 책을 읽는 게 언제였는지 모르겠다. 3개월 전이었겠지.

그립다. ....

곧 끝난다.

 

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을 최근에 읽었다.

(이번엔 정보 수준으로 대충)

80년대... 그때 읽었던, ....

왜 80년은 잊혀질까?

70년대와 90년대는 (한정적이긴 하지만 어쨌든) 기억하려 애쓰면서,

80년대 그 활화산 같던 시대는 지우려 애쓰는 거 아닌가?

80년대의 그 지향이 희망이 되지 못했기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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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년, 화의 퍼펙트한 해.

이런 해가 있었나 싶다.

개인적으로도 힘든 한 해였다.

 

내년에는 노동자가 승리하는 해가 되기를 빈다.

지금 한국사회의 노동자는 노동자가 아니라 봉건시대 노예에 가까운 것 같다.

적어도 노동자 수준까지는 가자, 노예가 아니라.

노동자는 노동자다.

 

남경태 선생의 부음. 뭐 이런 해가 있나, 2014년 갑오년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

즐겨들었던 팟캐스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에서 남경태 선생이 투병 중이라는 건 알았지만, 끝내 병에 쓰러질 줄은 생각 못했다. .......... 세상을 떠난 안타까운 사람들이 너무 많고,

파렴치하고 뻔뻔한 자들이 판치는 세상을 보는 건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다.

얼마 남지 않은 갑오년. 제발, 무사히 보내길 바란다.

아듀, 갑오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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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우연히, <모래시계> 대본집을 봤다.

1995년에 방영되었던 그 드라마 말이다. 송지나 극본, 고 김종학 감독의 드라마.

생전 처음 드라마 대본을 본 것 같은데, <모래시계>는 책으로 봐도 굉장했다.

박상원이 연기했던 강우석 검사의 실제 모델이 홍준표니, 기분 드러운 얘기가 되버린 그 사람 얘기는 하지 말자.

주요인물들의 어린 시절인 7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어 80년 광주가 핵심으로 자리잡고 87년 대선 후, 태수(최민수)가 죽어 지리산 어느 계곡에서 재로 뿌려지기까지를 담고 있다.

마지막 지리산에서 태수를 보내는 장면은 우석과 혜린(고현정)을 멀리서 잡고 두 사람의 VO가 깔린다.

 

혜린,       이 사람 이렇게 보내는 걸로 뭐가 해결됐어?

우석,        ...아직은 ...아무 것도.

혜린,       그런데 꼭 보내야 했어?

우석,       아직이라고 말했잖아. 아직은 몰라...

 

그럼 언제쯤이냐고 친구는 묻는다.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대답한다.

어쩌면 끝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상관없다고, 먼저 간 친구는 말했다.

그 다음이 문제야. 그러고 난 다음에 어떻게 사는지.

그걸 잊지 말라고.

 

 

'그 다음이 문제야". 그 다음 어떻게 됐나?.........

 

광주 518 을 다룬 광주 씬에서 아들을 도청으로 보내고 태수에게는 타지 사람이니까 살아남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달라고 '부탁'하던 엄마 역을 맡은 김을동은 지금 어떻게 되어있나? 연기는 연기일 뿐이고 직업일 뿐이라는 걸 잘 아는데도...허허, 참... 홍준표니 김문수니 뭐 여타의 많은 사람들의 면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 다음이 문제다. 그러고 난 다음에 어떻게 사는지.

우리는 그 다음에 어떻게 살았지? 어쩌다 여기까지 왔지?

아 씨바, 백재희(이정재)도 죽이고 태수도 죽였는데 뭐 어떻게 됐는데?

그 전에 <여명의 눈동자>에서 최대치 죽고, 여옥도 죽었다. 아 씨바, 그 사람들은 그렇게 일찍 죽는데, 뭐 어떻게 됐는데? 

그런 사람들 다 보내고 좆같은 것들하고 이렇게 사냐...

87년에 얻은 걸로 대통령 직선제와 헌법재판소라고 한다.

그 이후를 생각하고 있는데 잘 모르겠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 도대체 왜?

모래시계라는 거, 겉 프레임은 굳건한데 위치만 바뀔 뿐이고 안의 모래만 떨어지고 떨어지고 떨어진다.

문제는 중력이네.

 

생각도 잘 안풀리고 답답해서 끄적거려 본다.

올 겨울에 읽으려고 했던 책들 읽기가 어려울 것 같다. 일이 그렇잖은가, 다른 거 하기 힘들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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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우스나 율리시스라는 단어가 곳곳에서 동동 떠다닌다.

원래 흔하게 다뤄지는 인물이고 소재일 수 있는데, 마음에 두자 더 눈에 띄는 것이다.

몇년 전에 구입해서 그냥 모셔두고 있는 책 중에 맬컴 라우리의 [화산 아래서]를 우연히 발견.

 

한 알코올 중독자의 초현실적인 하루에 비친

20세기 가치들의 충돌과 몰락

[율리시스]에 비견되는, 우리 시대 가장 강력하고 창조적인 소설! 

 

'천재적인 작품'이라는 찬사가 줄을 잇는데,

 

1년에 단 한 번, 죽은 자들의 영혼이 현세에 머무른다는 멕시코의 전통적 축일 '죽은 자의 날 Day of the Dead' 단 12시간 동안의 이야기로, 주인공의 의식을 통해 주인공의 과거와 현재는 물론 멕시코 사회의 비극적 상황과 스페인 내전으로 위기에 빠진 유럽의 모습까지 그리고 있다. 환상과 환상으로 점철되는 의식의 흐름,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지평, 삶의 닻을 내릴 자리를 찾아 헤매는 멈출 수 없는 여정... 20세기라는 거대한 괴물의 시대 앞에 무력했지만, 투쟁했던, 한 알코올 중독자의 초현실적인 하루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본문만 541쪽이야. .......

 

 

 

 

 

 

 

 

 

 

 

 

그리고,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오디세이아]. 책소개.

 

12년 동안 일곱 번이나 개작을 한 끝에, 마침내 1938년 가을 <오디세이아>가 세상에 선을 보이자 문단은 즉각적으로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떠올리며 '호메로스 이후 가장 치밀한 오디세우스의 초상이요, 현대의 혼란과 열망에 대한 보기 드물게 포괄적인 상징'이라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두 작품 모두 영혼의 자유를 추구하는 현대인을 다루었고,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 골격을 빌려 썼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잔차키스는 '호메로스가 멈춘 곳에서 다시 시작한다'라고 한 작가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과거의 서사시를 현대에 맞게 각색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에서 주인공의 성품과 모험담을 빌려다 쓰기는 했지만, 이 작품의 핵심을 이루는 것은 작가가 평생 동안 천착했던 세상과 인간의 운명에 대한 인식이다. 초기작들부터 면면이 이어져 내려온 카잔차키스의 '투쟁하는 인간'상이 이곳에 와서 하나의 정점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영혼의 자유를 추구하는 현대인'과 '투쟁하는 인간'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궁금하긴 하지만 장장 세권에 걸친 서사시를 또 어느 세월에 읽을 수 있겠는가. 영혼의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투쟁해야 하는거라는 건데... 평생을 엉거주춤 사는 사람에겐 뼈아픈 말일 수 있다.

기억나는 대사가 있다.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불꽃>에서, "당신은 평생 바지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한 채 살거야..."

 

 

 

 

 

 

 

 

 

 

 

 

 

[눈먼 암살자]의 마거릿 애트우드, [패널로피아드].

아, [눈먼 암살자]는 다시 한번 읽고 싶다. 애인을 기다리며 소설을 쓰는 여자. 소설 속의 소설, 기억과 오욕... 늘 다시 한번 읽고 싶다는 생각은 간절하지만, 나중에.  .................

[패널로피아드]는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의 이야기다.

 

전세계 31개국 33개 출판사에서 동시에 출간되는 <세계신화총서>. 다양한 지역과 시대에 생성된 신화들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다시 쓰는 출판 프로젝트로, 1999년 기획되어 2005년 10월 20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공식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중략)

<페넬로피아드>는 페넬로페와 교수형 당한 열두 명의 시녀들의 관점에서 <오디세이아>를 새롭게 쓴 작품이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특유의 위트와 기백, 그리고 그녀의 명성을 실감케 하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이 한껏 발휘되어 있다. 그리스 신화의 가장 화려한 주인공 오디세우스, 그의 지칠 줄 모르는 역마살과 여성편력, 영웅 콤플렉스를 견디며 평생을 정숙한 아내로 살아야 했던 페넬로페의 숨겨진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오디세우스의 숨겨진 뒷이야기를 하는 페넬로페의 목소리가 1인칭 화자의 독백 형식으로 작품을 이끈다. 여기에 열두 명의 시녀들이 등장해 동요, 비가, 목가, 뱃노래, 민요, 연극, 비디오테이프로 녹화한 재판 등의 다양한 형식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말한다. 오디세우스와 그 주변 인물들을 비꼬고 놀림거리로 삼고 비밀을 폭로하는 이 시녀들은 수시로 그 목소리와 가면을 바꿔쓰는데, 그때마다 글의 형식도 변화한다.    


오디세우스가 고향으로 돌아와 페넬로페의 (구혼자들과 놀아났다는)시녀 열두명을 처형한다는 건 호메로스의 원작에 나온다.

아시다시피 조이스의 [율리시스] 마지막은 몰리(페넬로페)의 "Yes"로 끝난다. 역시 다시 돌아온 남편을 맞으며.

애트우드는 그 뒤, 돌아온 남편이 행한 일들에 대해 뒷담화를 까는 건가? 재미는 있겠지만 ... 내 취향은 아닐듯.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을 수는 없다.

 

[전쟁과 평화]는 1권 1편 읽기를 마쳤다.

1편의 마지막은 전장으로 떠나는 안드레이 볼콘스키 공작의 가족과의 이별 장면이다.

드라마다.

드라마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좋아할리 만무...할까?

 

 

율리시스와 다른 얘기지만, 데이비드 하버트 로렌스의 [사랑에 빠진 여인들] 번역판이 새로 나왔다.

데이비드 로지의 [소설의 기교], '상징성'을 다루는 항목에서 보고 궁금했던 소설이다.  

로렌스와 토마스 하디 작품은 꼼꼼히 봐둘만하다는 게 그때 내가 생각했던 거다.

이 책도 쪽수가 장난아니다. 본문만 아마 8백 쪽이 넘을 것이다.

 

 

 

 

 

 

 

 

 

 

 

 

 

다시 한번, 세상의 모든 책을 읽을 수는 없다. .... 그래도 이건 읽어보고 싶다...

나도 여자긴 한데... 내가 봐도 여자가 좀 신기해야 말이쥐.

... 나는 여자들의 장지갑이 정말 신기하다. 여튼 여자들이 쓰다듬곤 하는 물건들을 가만히 보고 있자면 죄다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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