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말로써 기능할 때 가장 말다운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보편타당한 말의 태생적 효용을 구차하게 설명하려는 것일 뿐 실제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말로써 제 말을 다 부리지 못한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로 제 가슴 속의 말을 전하고자 안간힘을 써왔다. 그 산물로서 미술, 문학, 음악 등의 예술 작품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한 때 아내였던 신시아에게 존 레논은 이렇게 말한다. 젊어서 성공한 것이 기쁘다고. 그들 곁에 아들 줄리안도 있었고, 적어도 겉으로는 단란한 가정을 이루던 시절이었으니 충분히 그런 말이 나올 수 있었겠다. 사람들은 평생 성공할 때를 기다리며 살지만, 그것을 얻었다고 만족하는 이는 극히 드물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데도, 우리는 스스로 그것을 겪어야만 하는 것이다.’ 라고 한 평생 성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직조하는 대부분의 우리를 향해 존은 서늘한 통찰의 한 마디를 던진다.

 

  존의 이 말이 내겐 성공한 자의 비애로 들린다. 존의 표현에 의하면 비틀즈는 애초에 큰 성공을 바라지도 않았다. 그저 차트 정상에 올라보는 소박한 꿈이 있었을 뿐이었다. 감당할 수 없는 큰 결과 뒤에 환멸과 자기정체성의 혼란이 따라온 것. 성공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내면의 갈등을 겪게 된다. 그때는 돈도 필요 없다. 존도 물질적인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는 대가로 당연히 자기 자신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랐다.

 

  성공한 자인 존에게 말은 거추장스러운 그 무엇이었다. 타인과의 대화에서 기쁨을 맛보진 못했다. 어린 시절부터 다정한 대화보다는 무례한 행동에 노출된 그로서는 대화만큼 요점 없는 것이 없었다. 그에게 언어로서의 말은 가장 느린 대화의 형태였다. 진정한 대화는 음악일 수밖에 없었다.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로 음악적 유폐를 고집했다. 가령 존의 생각을 알고 싶으면 존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보다 ‘페퍼 상사’ 앨범의 한 곡을 듣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예술가의 언어는 말이 아니라 예술작품 그 자체이니.

 

 

 

 

 

 

The Beatles -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페퍼 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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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3-02-12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예술인들, 특히 인기면에서 정상에 자리에 오른 자들에게 진정한 말, 진정한 대화는 자신이 속한 예술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람의 손길이 고픈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마 예술이 있기에 그들은 더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예술이 있기에 그들이 살고, 그들이 살기에 예술이 살고... 저도 그런 자들 중 하나가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그저 예술이 저의 말이 되는 삶이요.

다크아이즈 2013-02-12 15:01   좋아요 0 | URL
앗, 이 무슨 텔레파시??
저 방금 이진님 서재에 가서 비밀글 남기고 왔단 말예욧. 크~~
이진님도 설 잘 보내셨지요?
저도 오늘부터 서서히 움직일라구요.
새학기 시작되려니 일거리도 몰려오기 시작해요.
남은 이월 달 알차게 보내요. 우리...

라로 2013-02-13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아니 저도 비틀즈의 앨범을 다 들으면서 그들이 뜻밖에 '외로움'에 대해 많이 노래한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에게 '진정한 대화는 음악'이라는 말씀이 팍 와 닿네요.

저는 덕분에 설 잘 보냈어요, 팜님은 어떻게 보내셨어요??? 위에 답글 다신 것 보니까 바빠지시려나 봐요??? 바빠지시기 전에 프님이랑 함께 만나고 싶은데….^^;

2013-02-14 0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14 2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3-02-13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박한 꿈을 이룰 때가 인생에서 제일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
3월은 더 바빠지나 보네요, 저는 3월엔 프리랜서로 살려고요.^^

다크아이즈 2013-02-14 00:38   좋아요 0 | URL
소박한 꿈도 못 이루고 세월만 갔어요.
우리(!) 일이란 게 학기가 시작되면 좀 바빠지잖아요. ㅋ
프리랜서 순오기님 추카하옵니다. 프리랜서가 운신하기엔 좋지요? 안 얽매여도 되고... 같이 파이팅해요^^*

페크pek0501 2013-02-14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글 많이 쓰셨네요. 님의 숨은 저력이 흘러나오는 것만 같아요.
어떤 주제로 쓰든 글이 술술~~ 풀리는 걸 축하드려요.
알라딘에 들어오는 재미 중 하나가 님의 글을 읽는 것, 을 추가합니다.
설날은 잘 보냈나요?

님의 글은 '그냥 헛짓'의 글이 아니옵니다. ^^ㅋㅋ

다크아이즈 2013-02-14 19:50   좋아요 0 | URL
페크언니님, 단상을 쓰긴 하는데 건질 건 드물다는 ㅠ
그리고 늘 글 쓰는 게 어려운 것도 제 한계랍니다. (체력, 에너지 모두)
페크 언니 글 보면서 힘을 얻고 용기도 내고 그런 걸요.

그냥 헛짓, 저 말 아마 버나드 쇼가 한 말 같은데 시니컬한 게 맘에 들어서 따왔어요.^^*
 

 

 

 

 

 

지난 시간을 규정할 수 있는 자신만의 합당한 추억 매개물이 있다. 일기장, 편지, 액세서리, 책, 사진, 음악 등이 그것이다. 이 모든 요소들이 현재까지 남아 있어준다면 지난 시간들을 그리는데 느꺼운 바탕이 되어줄 것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흐르는 동안 물리적 실체가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자의든 타의든 사라지기 쉽다.

 

 

  그나마 무형의 산물인 음악은 원하기만 하면 시간여행의 고마운 친구가 되어준다. 내 청춘의 절정기인 80년대에도 음악이 곁에 있었다. 그땐 팝송이 대세인 시대였다. 김기덕도, 황인용도, 이종환도 팝송과 어울리는 라디오 디제이였다. 더러 취향에 따라 클래식을 곁들이는 이들이 있었는데 나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그날의 클래식 입문기가 떠오른다. 단체 엠티를 가는 날이었다. 여장을 푼 누군가가 텔레비전을 켰을 때 흘러나온 음악이「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이었다. 그 시절 공영방송 텔레비전의 주말 프로그램 안내에 깔리던 무척 익숙한 곡이었다. 제목은 물론 그날 알았다. 모두 여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분주히 들떠 있었기 때문에 배경 음악 따위엔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오직 누가 알아서 먼저 쌀을 안쳤으면, 빨리 밥 먹고 카드나 게임 판을 벌였으면 하는 생각뿐이었다.

 

 

  그 와중에 한 아이가 말했다. 그 곡이 배경 음악으로서가 아니라 단독으로 얼마나 품격 높은 것인가에 대해서. 오페라의 서곡이며 작곡가는 글린카이고 푸시킨의 시가 단초가 되어 이야기로 만들어졌다는 얘기까지 조곤조곤 들려주는 것이었다. 야외 소풍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얘기를 무심하게 하는 그 아이 눈빛이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후 그 아이 안내로 자연스레 클래식에 입문하게 된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생명이 약동하는 듯한 그 음악의 제목은 몰라도 그 시대를 건너온 누구라도 그 곡이 주말 방송 안내에 깔리던 것이라는 건 금세 눈치 챌 것이다.

봄이 머지않았다.

 

  봄기운과 어울리는 그 때 그 음악이 다사롭게 떠오르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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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ne_Hebuterne 2013-02-12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금요일 오전, 이불 속에서 꿈트럭대며 일어나지 않을 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왔던 음악이었는데 팜므 느와르 님의 포스팅으로 다시 듣게 되니 무척 반갑습니다. 친절한 안내자가 있을 때면 음악으로 그 길을 즐겁게 걷는 것이 가능해져 참 행운이구나, 하고 느낄 때가 있는데 팜므 느와르님은 그런 경험을 하셨군요! 조금 지나 빛이 바래었지만 생생하게 느껴지는 기억을 살짝 엿보고 갑니다.

덧-콘트라 베이스 주자들의 저 구부정한 등!

다크아이즈 2013-02-14 00:43   좋아요 0 | URL
에뷔테른님, 라디오에서 자주 나오는 곡이긴 하지요.
그게 글린카 곡인지 모를 때랑 친구가 갈쳐 줘서 정보를 좀 알 때랑 완전 다른 차원의 음악이 되는 경험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그 친구 얘기하면 슬퍼져요.ㅠ

제가 님께 하고 싶은 얘긴 콘트라베이스 주자들의 구부정한 어깨를 보는 님의 눈썰미가 너무나 님답다는 거라는 것. 저도 님처럼 사물을 여러 방면에서 관장하는 그런 섬세하고 예민한 눈길을 키우고 싶어요.^^*

소이진 2013-02-12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절대 귀찮아서 로그인하지 않은 건 아니에요.

저도 참 좋아하는 곡이어요. 왠지 많이 들어보았는데 어디서 익히 들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어요. 어우 짜증날 정도로요. 분명 저는 이 곡을 글린카의 것이 아닌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던 듯하네요. 한 2분 정도에서 잘린 곡을 휴대전화에 넣어두고 반복재생을 해두었던 것 같네요. 어찌되었든, 글린카의 곡이란 걸 알았으니까요. 저도 클래식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고 싶은데, 마침 좋은 형이 하나 있거든요. 클래식을 무척 좋아하는 형인데 제대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영 없어 씁쓸해요. 글을 만약 안 쓰게 된다면 음악평론이라도 붙들고 싶은 심정이기 때문입니다. 그저 음악, 이 좋지요. 좋아. 저도 조곤조곤 클래식을 설명해주는 과동기가 되고 싶네요. 그럼 굳밤 :D

저는 소설을 한 편 써야겠네요.

다크아이즈 2013-02-14 00:49   좋아요 0 | URL
이진님 로긴하지 않은 상태의 댓글도 신선하고 좋은데요.^^*
아마 방송 매체에서 넘 자주 틀어줘서 익숙한 것일 거예요.
글린카 아니면 누구라고 생각했을까요?
휴대폰에 저장했을 정도면 꽤나 좋아했겠네요. 전 지금 들어도 좋은 걸요.
클래식 감상은 주변 친구들이 도와줄 때 더 흥미를 느끼는 건 맞아요. 그 형과 좀 더 친해지면 많은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 전 이진님이 시에다 소설에다 음악평론까지 하는 그 날을 고대한답니다.
에브리데이 응원이지요^^*
 

 

 

 

 

 

 

 

생각지도 못한 알라디너 분께서 책을 보내주셨다.

어린양을 위해 책 선물을 아끼지 않는 분인 것 같다. 

그 분은 내가 즐기는 댓글놀이도 하지 않는다.

알라딘 고수분들 중 몇몇은 그 단계의 소소한 위안을 넘어섰기 때문에

댓글 교류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 같다.

 

단 한 번도 대놓고 덧글 단 분이 아닌 님께서 보내준 두 권의 책과 가지런한 손편지.

눈길에 우체국까지 가서 손수 주소를 쓰고 포장을 했을 생각에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님께 당장 보답하는 건 님이 바라는 바도 아닐 것 같고,

고마움은 고마움으로 보답하겠다.

내가 생각해놓은 다른 분께 릴레이로 내 가진 책을 보내드리려고 한다.

 

읽어서 간직하고팠을 글줄에 붙인 미니 포스트잇의 숨결까지 사랑스럽다.

나보다 먼저 아들이 읽기 시작했다. 아들 끝난 뒤 언제 시작하게 될 지 모르지만

고마운 선물은 원래 완벽히 못 가져도, 쳐다보기만 해도 므흣한 법이다.

님 잘 볼게요.^^*

 

근데 어째 두 책의 제목이 부조화의 조화미를 강조하는 것 같구나.

안녕 다정한 사람아, 악녀를 위한 밤을 꾸려 봐.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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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3-02-06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이 담뿍 느껴지는 선물인 걸요, 자필편지까지!
저도 어서 댓글교류의 소소한 위안을 넘어서야 할텐데, 아직 댓글 교류에 집착하는 걸 보아 어리긴 어린가 봅니다. 아마 아드님은 <악녀를 위한 밤>을 읽고 있나요. 울 엄마도 저런 책 많이 갖고 있어요. 저는 안 읽는데, 엄마는 재밌어 하더라구요. ㅎㅎ

다크아이즈 2013-02-12 13:58   좋아요 0 | URL
이진님 어머님 감각도 무척 젊으시네요. ^^*
당근 울 아들 악녀를 위한 밤 읽지요. 설 즐기느라 아직 덜 읽었는데 지금도 읽고 있네요. 크~

꿈꾸는섬 2013-02-06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물받으면 기분이 정말 좋죠. 근데 알라딘에서 선물받으면 더더더 좋더라구요.^^

다크아이즈 2013-02-12 13:59   좋아요 0 | URL
네 꿈꾸는 섬님이야말로 책 선물 많이 받으실 것 같아요.^^*
저도 받은 만큼 나누려 노력하고 있어요.

라로 2013-02-07 0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책을 보내주신 분을 저도 알 것 같아요.^^
저에게도 그런 고마움을 갖게 하신 분 같은데,^^;;;
예전엔 알라딘 지인들이 책을 보내주신다고 하면 덥석 받았는데 작년부터는 보내주신다고 해도
거절한 적이 대부분이에요.
받는 것보다 줄 것을 걱정해서 그런 걸까요??어느새,,, ㅠㅠ


다크아이즈 2013-02-12 14:02   좋아요 0 | URL
네, 나비님께도 그 분이 책 선물 많이 하셨지 않을까 생각했답니다.^^*
주신다 하면 받고 또 보답하고 그러면 될 것 같아요.
되돌려주는 수고도 아직은 작은 기쁨인 날들이라고나 할까요.
나비님 이력 쯤 되면 당근 그런 부담 느끼실 것도 같아요.
설 잘 보내셨는지 궁금해요. 여긴 간간이 눈발 흩날리옵니다.^^*

2013-02-09 0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12 14: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애덤 스미스의『도덕 감정론』을 펼치다 보면 그가 경제학자이기 전에 철학자라는 걸 알게 된다. 중등교육 과정을 거친 우리에겐 ‘보이지 않는 손’이란 시장 경제의 원리를 전파한 경제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정작『도덕 감정론』이나『국부론』에서 그것에 할애한 부분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도덕 감정론에서도 ‘보이지 않는 손’의 의미는 개인의 사익에 기초한 행위가 궁극적으로는 사회 공동의 이익으로 조화를 이루게 된다는 것을 말할 만큼 철학자로서 할 말이 더 많았던 사람인 것은 분명하다.

 

 

  인간이 지닌 도덕적 본성 및 감정에 대해 말하고 있는 도덕 감정론은 인간의 이기심이 공감이라는 사회구성의 합의를 획득할 때 공공선이 될 수 있다는 논지를 포함하고 있다. 이에 대한 가장 흥미 있는 부분이 ‘오만과 허영’에 관한 것이었다.

 

 

  그가 바라본 오만한 사람은 표리부동하지 않다. 근거 없는 자기 우월에의 확신을 가지고 있는데 스스로에게 자신이 있는 것만큼 타인도 자신을 인정해주기를 바란다. 자신의 우월함을 타인이 느끼게 하기 보다는 그 우월감 때문에 타인이 비굴함을 느끼게 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려 한다. 예를 들면 그런 사람들에게 다정한 눈길은 스마트 폰에다 고정시키는 것이라서, 타인이 와도 시선 한 번 맞춰주지 않는다. 자신이 발언권을 행사할 때가 되었을 때야 유일한 다정한 눈길의 대상인 스마트 폰을 거두고 거들먹거림을 권위로 포장해 일갈을 해주신다. 불행하게도 그때의 청중은 그에게 비굴할 준비가 되어 있는 약자들이란 점.

 

 

  반면에 허영이 많은 사람은 표리부동하다. 자신의 우월성을 확신하진 않지만 타인이 그것을 인정해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자들이다. 자신이 가진 색깔 이상으로 화려하게 타인이 봐줬으면 하는 바람이 강하다. 이때 공정한 관찰자가 자신이 가진 본래의 색깔로 봐버리기라도 한다면 수치와 모욕을 느낀다. 예를 들면 각종 소셜 네트워크에다 어떤 날에는 누굴 만나고, 어딜 가서 뭘 먹고, 저기 가선 뭘 봤는데 매일매일 신나. 넌 이런 재미도 모르지? 하는 투로 필요 이상으로 키치적 도배를 하면서 그것을 봐주기를 지인에게 강요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이런 허영심의 노예일 가능성이 높다. 주례사 같은 인사용 댓글에 도취해 자신이 진짜 괜찮은 사람인줄 착각한다.

 

 

  애덤 스미스에 의하면 오만한 사람은 흔히 허영에 차 있으며, 허영에 찬 사람은 흔히 오만하단다. 오만과 허영이란 두 가지 결점은 동일한 캐릭터 안에 존재하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확연히 구별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애덤 스미스로서는 허영의 천박한 과시욕구와, 오만이라는 가소로운 무례함이 결합되었을 때의 그 캐릭터에 대한 혼란스러움을 말하고자 한 것 같다. 내가 보기에는 그런 복합적인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론 오만과 허영의 캐릭터가 확연히 구분된다. 오만한 자는 안으로 들끓어 달뜨지 않고, 허영끼 있는 자는 밖으로 끓어 넘쳐 붕붕 떠다닌다. 다만 둘 다 청중들로부터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큰 목표 중 하나인데, 그것이 ‘가상의 공정한 관찰자’ (supposed impartial spectator), 또는 ‘가슴 속에 있는 이상적 인간’(ideal man within breast)의 눈에는 온당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애덤 스미스는 지나친 자기비하 보다는 지나친 오만이 낫다고 보았다. 과도한 것이 부족한 것보다는 스스로와 공정한 관찰자 모두에게 덜 불쾌하다고 보았다. 이 글이 쓰고 싶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누구나 오만하고 누구나 허영끼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자기비하하고 누구나 자책만 하는 사람에 비하면 허영과 오만이 있는 자가 더 솔직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발전가능성만 보더라도 오만파가 자기비하파에 비하면 높지 않겠나. 잘난척하는 밉상보다는 짜증나는 진드기가 훨씬 더 견디기 힘들다는 걸 이백여 년 전 애담 스미스도 갈파한 것일까. 앞머리에서 말한 인간의 이기심이 공감이라는 합의를 획득할 때 공공선이 될 수 있다는 논지가 여기에도 적용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그런데 가만 살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만과 허영과 자기비하와 자책이 뒤섞여 있는 캐릭터들이다. 하기야 그런 평범한 경우라면 애초부터 애덤 스미스의 눈길을 끌진 못했겠지. 이백여 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애덤 스미스의 도덕 감정론이 인간 본성을 탐구하는데 흥미로운 여러 정보들을 제공한다는 게 신선하기만 하다. 아울러 애덤 스미스 곁에서 여러 인간 군상의 모델이 되어 주었을 당대의 주변인들이 궁금해지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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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3-02-06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렌님 서재에서 도덕감정론 소개 받고 당장 구했어요.
완벽하게 이해하긴 힘들지만 이런 책 진짜 괜찮아요.
모두 커버하는 것도 어렵거니와 한 부분 맘에 드는 것 단상으로 끼적이기에도 너무 제 식이라 애덤 스미스를 이해하고 썼다고는 할 수 없어요.

애덤 스미스가 경제학자가 아니라 철학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큰 소득.
인간 군상에 대한 여러 생각을 알고 싶은 분들께 강추합니다.
더불어 오렌님 고맙습니다.^^*

oren 2013-02-06 21:49   좋아요 0 | URL
팜므님께서도 『도덕감정론』을 사서 읽으셨군요. 이 책은 인간 내면에 깊숙히 감춰진 '도덕감정'을 너무나 깊이있게 통찰한 글들이 많아서 저 역시 '철학책' 가운데 깊게 매료되었던 책이에요. 제 덕분이라는 특별한 댓글까지 남겨주셨는데 이 책을 읽고난 '기쁨'과 '공감'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네요.

제가 요즘 읽고 있는 찰스 다윈의 『인간의 유래』라는 책에도 애덤 스미스의 이 책 구절을 인용한 부분이 나와서 더욱 반가웠답니다.

* * *

아주 중요한 감정인 공감은 사랑의 감정과는 별개의 것이다. 어머니는 잠자는 아기를 열렬히 사랑할 수 있지만 그 순간에 아기에게 공감을 갖는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개에 대한 인간의 애정은 공감과는 별개의 것이다. 주인에 대한 개의 애정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베인도 주장했듯이 일전에 아담 스미스는 공감의 기초는 우리가 과거에 고통스러웠거나 즐거웠던 상태를 강하게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이 배고픔, 추위, 피로로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 우리도 그러한 상황을 회상하게 되는데, 이때 우리는 생각만으로도 괴로움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은 것이다. 그럼으로써 우리 자신의 괴로운 감정을 동시에 없애고 싶은 것이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즐거움에도 동참하게 된다.21)

21) 아담 스미스가 쓴 『도덕감정론』의 인상적인 제1장을 참조하시오. 베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공감은 그것을 베푸는 자에게 간접적으로 기쁨의 원천이 된다." 그는 이것을 호혜주의에 입각하여 설명하는 것이다. 그는 "이익을 얻은 사람은 공감과 받은 호의에 대한 답례로 모든 희생을 치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사정에 따라 그럴 수도 있지만, 만약 공감이 전적으로 본능이라면 동정을 베푸는 일은 앞에서 언급했던 거의 모든 본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감을 베푸는 자에게 직접적인 즐거움을 줄 것이다.(179쪽)
- 제4장 인간과 하등동물의 정신 능력 비교(계속) 中에서

다크아이즈 2013-02-12 14:48   좋아요 0 | URL
오렌님 오랜 만이에요.
오렌님 덕에 좋은 책 곁에 두고 곱씹고 있어요. 넘 어렵다는 게 흠이긴 하지만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읽는 재미가 있어요.
오렌님이 작성하신 페이퍼는 고단수라 저와는 격조와 품위가 다르네요.^^*
추천 많이 받을 만하네요. 설 잘 보내셨지요?^^*

oren 2013-02-06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만과 허영'에 관한 대목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페이퍼'를 하나 쓴 적이 있었는데(2011-03-13 01:33) 정말 뜻밖에도 '추천수 40'을 기록했답니다. 아마도 제가 쓴 글 가운데 '최다' 추천수를 기록한 글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 글에 그토록 추천수가 많았다는 게 저는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오만과 허영'에 관한 애덤 스미스의 '놀라운 통찰'에 많은 알라디너 분들이 '공감'해 주셨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 * *
알라딘의 분위기를 떠올리게 하는 '오만과 허영'에 관한 이야기
http://blog.aladin.co.kr/oren/4625433

라로 2013-02-07 0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렌님에 이어 팜님까지!!!
저도 올해 안으로 꼭 저 책을 사겠습니다. 불끈

다크아이즈 2013-02-12 14:49   좋아요 0 | URL
나비님 이 책 흥미 있어요. 단, 욕심을 버린다면. 크~~
나비님도 설 잘 보내셨지요? ^^*
 

 

 

 

 

 

  1. 시누이 자랑

  전통적 가족 제도의 보편적 정서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시누이와 올케 사이가 스스럼없기란 쉬운 게 아니다. ‘친동생처럼 대한다’는 시누이의 말은 ‘딸처럼 생각한다’는 시어머니의 말 만큼이나 공허할 가능성이 높다. 혈연으로 맺어진 감정과 사회적 계약 관계에 의해 생긴 그것은 심리적·정서적 출발부터 같을 수가 없다. 따라서 가장 이상적인 시누·올케 관계는 ‘스스럼없음’이 아니라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것’이리라.

 

 

  내게도 시누이가 한 분 있다. 손위인데 예의 친자매처럼 흉허물 없는 관계는 아니다. 나이 차가 있는 시누이를 내 쪽에서 어려워하고 존경한다면, 당신은 일방적으로 베풀기만 하는 역할이다. 시누이 노릇 한답시고 내게 며느리로서의 의무감을 압박하거나 눈치 비슷한 거라도 준 적이 없다. 이십여 년 동안 한결 같은 배려와 관용으로 대하신다.

 

 

  통념상 해야 할 며느리의 도리마저 시누이가 저 만큼 앞서서 본보기를 보이신다. (실은 내가 안 하거나 못하니까 시누이가 어쩔 수 없이 하게 됐을 가능성이 높다.) 어머니의 물리적·정서적 지원자가 되는 것은 물론이요, 올케인 나의 정신적·심리적 상담자까지 자청하신다. 시누이로서 올케에게 왜 서운한 감정이 없겠는가. 한데 천사표 시누이는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신 위주로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지닌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인정해버리면 서운한 것도 잠시다.’ 라고 말하는 분이다.

 

 

천성이 고운데다, 자기 수양의 모범을 보이는 분을 시누이로 만난 건 내겐 큰 복이다. 가끔씩 남편이 힘들게 할 때도 ‘아참, 내겐 그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시누이가 있었지’ 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정도이다. 사람 관계는 상대적이다. 나처럼 까칠하고 칠칠치 못한 이도 시누이라는 바람막이 덕에 적어도 나쁜 며느리는 면하고 산다. 내 깜냥만으론 어림도 없다. 좋은 사람 곁에서 좋은 사람 흉내 내기란 얼마나 쉬운가. 내가 며느리로서 평균점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이는 오롯이 시누이 덕이다.

 

 

 

 

 

 

 

 

 

2. 불안 - 폐쇄공포증

 

 

 

 

 

 

 

 

 

 

 

 

 

 

  살다 보면 스스로에게 당황할 때가 있다.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과 맘이 말을 듣지 않을 때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MRI 촬영을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내게 경미한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건 여러 체험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폐쇄공포증세에 비하면 그것은 천국이었다.

 

 

  좁은 원통 속으로 몸이 빨려 들어가고 문이 닫히는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불안과 공포가 밀려왔다. 그대로 40여 분을 꼼짝 않고 누워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온몸과 마음이 저항하기 시작했다. 호흡이 가빠지고 가슴이 답답해왔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미친 듯이 벽을 두드려 위급함을 알렸다. 탈출을 하고 나니 천국이 따로 없다. 이런 사람 제법 있다며 촬영기사가 위로를 해준다. 항불안제를 맞고 재촬영을 하겠느냐고 했지만 자신이 없었다. 좀 진정이 되자 멍청하고 창피하단 생각에 도망치듯 병원을 빠져나왔다.

 

 

  사전 설명 없는 가운데 마음의 준비가 덜 되어서 그런 상황을 맞닥뜨린 것 같다. 좁고 폐쇄된 공간 자체의 위압감, 바깥과의 소통 단절에 대한 불안, 위급 상황이 생겼을 때 어쩌지 하는 걱정, 등 그 짧은 시간에 그토록 급작스런 불신감으로 불안해할 수 있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불안과 공포는 인간이 느끼는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한데 그것이 과하다 싶으면 스스로 당황하고 받아들이기 힘들다. 심리적·유전적 요인, 과거의 경험, 현재의 정보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불안을 일으킬 것이다. 하지만 그 원인을 내가 시원하게 모르니 더 불안하다. 이토록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불신이 깊었나, 이런 불안감을 스스로 자초한 건 아닐까, 객관적으로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왜 몸과 마음이 격렬하게 반응하는 거지, 하는 혼란스러움이 한동안 휘젓고 다닐 것이다.

 

  여기저기 불안의 시대를 살다보니 몸과 맘이 지쳤는지도 모르겠다. 팽팽하게 부푼 풍선 같은 맘 걷어 내고 그 자리에 낭창거리는 버들가지 하나 내다는 연습을 해야겠다. 자고로 긴장은 불안을 낳고, 여유는 안심을 낳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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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데이지 2013-02-06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이 내려주신 시누이시네요~~
팜님께서도 고운 성품이시라 주거니받거니 하시는것 같은걸요!
갑자기 팜므느와르님이 부럽부럽!
한동안 바쁠것같아요~밀린 팜님의 글들 읽어봐야해서요!

다크아이즈 2013-02-06 23:51   좋아요 0 | URL
데이지님 하늘이 내려준 시누이는 맞아요.
저는 성질 좀 더럽습니다. ^^* 크~~
전, 남편 자랑은 안 해도 시누이 자랑은 절로 되어요.
친구들이 부러워하긴 해요. 시누 복 많다고요.
데이지님은 제가 좋아하는 꽃이 데이지니 무조건 좋아할래요.
블루데이지가 있다는 게 신기신기... 봄 오면 데이지꽃 모종 사러 갈거예요.^^*

프레이야 2013-02-06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누이, 전 없지만 제 올케에게 좋은 시누이인지는 잘 모르겠어요.ㅎㅎ 좋은 시누이도 팜님 복이죠. 근데 어디가 편찮으신거에요?

다크아이즈 2013-02-06 20:24   좋아요 0 | URL
시누이와 동서는 없는 게 좋다는 속설이 있으니 프레님은 좋아해야 하는 건가요? 크~~
프레님은 당근 좋은 시누이지요. 알라딘에서 우리들께 하는 것만 봐도 정감 있고, 사려 깊고, 글 잘 쓰고... 님 같은 시누이 만난 님의 올케도 행운일 걸요^^*


라로 2013-02-07 0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누이가 둘인데 손 아래야요. 그런 것도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대부분 시누이 좋다시는 분들은 손 위가 많은 듯요. 어쨌거나 대한민국에서 시누이 복 있는 분이 드문 걸로 아는데 팜님은 큰 복을 받으셨네요!! 그런데 어디가 아프세요??? 저도 MRI 촬영을 한 적이 있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던데, 40여분이라면 그런 공포심을 충분히 느끼실만하세요!!! 저도 짧은(얼마였는지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 시간이었지만 기분이 이상하던걸요!!! 아무리 생각해도 건강이 최고인 것 같아요. 팜님 아프지 마세요!!

라로 2013-02-08 02:43   좋아요 0 | URL
제가 40분이나 하는 MRI 한 적이 없다는 입찬소리를 했더니 오늘, 아니 어제 그보다 더 긴 촬영을 했지 뭡니까!!! ㅠㅠ 그런데 가만 보면 팜님과 제 일상이 어딘지 모르게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요;;;이런 현상을 뭐라 해야 할까요??? 님의 글을 읽으면 다음 날 비슷한 일을 겪거나(이건 처음이었지만 너무 충격적이라) 아니면 제가 겪거나 생각한 일에 대해서 글을 올리시는;;;이건 뭐 SF소설도 아니고;;;ㅎㅎㅎㅎ 근데 정말 신기하지 않아요???

다크아이즈 2013-02-12 15:52   좋아요 0 | URL
나비님, MRI 촬영 심리적으로 힘들지 않으셨나요?
저는 앞으로도 쉽게 접근할 수 없을 것 같아 긴장하고 있습니다.
죄 진 게 워낙 많아 그런지 목을 죄는 듯한 갑갑함과 나갈 수 없을 것 같은
공포가 몰려오지 뭡니까. 맘을 느긋하게 먹어야 하는데 쉽지 않아요.

그건 그렇고 나비님 일상과 제 일상이 어딘지 모르게 겹치는 이 느낌, 전 기분 좋은데요. 데자뷰 현상도 아니고 이런 걸 심리학적으로 뭐라 일컫는 말이 있지 않을까요. 흐흐~~

꿈꾸는섬 2013-02-07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누이 자랑하실만 하네요. 저도 시누이가 있긴한데, 손아래임에도 편하지가 않아요. 또 저도 다른이의 시누이인데, 우리 올케언니께 전 어떤 시누이일까 궁금하네요.^^

다크아이즈 2013-02-12 14:50   좋아요 0 | URL
꿈꾸는 섬님, 원래 손아래시누가 더 불편할 것 같아요.
저도 시누이이기도 한데 좋은 시누이는 전혀 아니고 무관심 시누이는 맞는 것 같아요. 그들이 하는 일을 시누는 몰라도 좋다, 뭐 이런 마인드라고나 할
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