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여기저기서 AI가 대세라니까 챗gpt랑 몇 번 대화를 시도하세요.

그러다 이 녀석이 엉뚱한 소리를 하며 기대한 결과를 주지 못하니까 ‘이런 멍청한 놈을 어따 써?‘라며 관심을 끄시는 거예요. ㅜ.ㅜ

🔖˝인공지능을 부려 먹을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의 말을 유심히 듣고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면 마음에 새기는 작업을 해보면 어떨까요?˝ - 265p <인공지능은 나의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꿀까>(김성우, 유유, 2024)

명령이 아니라 🫂소통하고자 하면 결과가 완전 달라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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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힐 2025-04-19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 틈에님 말씀 처럼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에 따라 인공지능의 가치가 달라 지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리함에 의존하지 않는 고민도 함께 해야 될 것 같더라구요. 행복하고 좋은 주말 되세요!
 

한강의 작품을 처음 접한 건 약 10년 전 <소년이 온다>(2014, 창비)였다. 그때 느꼈던 분노와 울컥함이 쉽게 잊히지 않아 이후 2번이나 더 읽었다.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을 접한 뒤 <작별하지 않는다>(2021, 문학동네)를 만났고, 말로는 옮기기 어려운 상실이 문장을 타고 파도처럼 끊임없이 다가오는 경험을 했다. 하지만 나에겐 <소년이 온다>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다 드디어 올해, 기대했던 <채식주의자>(2007, 창비)를 펼쳤다. 세 작품 중 가장 복잡하면서, 가장 조용했고, 동시에 가장 강렬했다.




<채식주의자>는 어떤 이야기?



이 작품은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세 편의 중편(채식주의자 - 몽고반점 - 나무 불꽃)이 연결된 구성으로, 한 여성이 어느 날 갑자기 채식을 선언하며 사회와 단절되고, 결국 자기 존재마저 거부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소설에서 ‘채식’은 그저 저항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 나에게 이 작품은 삶의 전방위에서 가해지는 사회적 억압 속에서 ‘침묵 속 몸의 저항’을 통해 살아남으려 발버둥 친 인물의 생존기다.


사실 난 제목 때문에 오해했던 독자 중 한 명이다. 건강 때문에 거의 채식 위주로 먹으면서도 채식 자체엔 관심이 없어서 오랫동안 이 책을 미뤘었다. 읽고 나서 생각하니 그 선택이 너무 아쉽다. 





읽는 동안, 마음이 서서히 바스러지다


이야기는 영혜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그녀는 작품 내내 자신의 목소리를 거의 내지 않는다. 독자는 그녀의 변화와 행위를 주변 사람들(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으로만 접하게 된다.


그녀를 관찰하는 동안 한국 사회에 팽배한 크고 작은 억압과 강요, 유무형의 폭력들이 때로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때로는 기괴하고 강렬하게 눈앞에 펼쳐진다. 


우리가 어릴 때부터 평소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은 언젠가 ‘몸’으로 드러나게 마련이다. 개인에 따라 멘탈의 강도에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봐야 결국 사람, 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다. 


<채식주의자>를 읽으며, 한국에서 사는 동안 내 안의 억눌렸던 감정들을 보듬게 되었다.






<채식주의자>가 나에게 던진 질문



우리는 언제부터 남과 스스로를 억압해왔나?

‘정상‘이라는 기준은 누가 정하는 걸까?

어디서부터 ‘비정상‘일까?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저항이 왜 타인의 눈에 마뜩잖게, 아니꼽게 보이는 걸까?



<채식주의자>는 위의 질문들을 내게 던졌다. 물론 말로 직접 설명하지 않고, 그저 이야기로, 장면으로, 문장이 주는 생각의 여백으로 말이다.


그래서 더 아프게 더 무겁게, 더 오래 여운이 남는 것 같다.





이런 분께 추천해요


한강 작가의 작품을 딱 하나만 읽겠다는 분

본인이 사회 부적응자라는 생각에 고통받는 분

여운이 길고 깊게 남는 소설을 찾는 분

문장을 하나하나 곱씹으며 읽기를 선호하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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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구입한 책이다. 

저 상태로 온건 당연히 아니다.  

평소 습관대로 사자마자 앞뒤로 100페이지씩 미리 펴두는 작업을 하다 실수로 발생한 사태다.



저 ‘꼬락서니‘를 보니 문득 10년 전 생각이 났다.

그때까지만 해도 독서 초보였던 나는 책을 마치 유물 다루듯 했다.

이미 읽은 책임에도 모르는 사람은 당일 서점에서 갓 사 온 싱싱한 책으로 오해할 정도였다. 



장점은 분명했다. 

깨끗하니 눈으로 보기에 좋았고,

중고로 팔기도 좋았다. 

거래할 때마다 ‘읽지도 않은 새 책 팔아줘서 감사하다‘가 공통된 인사였다.

물론 난 다 읽은 책이었다. ㅋ



그랬던 10년 전의 내가 만약 이 ‘꼬락서니‘를 마주했더라면...

아마 온종일 스트레스 때문에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을 거다.

그러면서 백퍼 동일한 새 책을 주문했을 게 분명하다.

그러면 지금은? 




So what?

물론 기분이 즐겁지는 않다.

그렇다고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아마 새 책이 이렇게 왔어도 귀찮아서 교환 안 했을 거다. 

장담하는 이유는 이전에도 여러 번 그런 적이 있었으니까.




괜찮을 수 있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어차피 조만간 내 멋대로 거지같이 읽을 거니까.

둘째, 책 내용이 잘못되었다거나 안 보이는 게 아니니까.

셋째, 영원하지 않은 것에 매달려 봐야 나만 손해니까.




2009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늦게 배운 책읽기를 통해 확실하게 깨달은 것 한가지. 


‘내 책장에 빼곡히 담긴 싱싱한 책보다, 
내 머리와 가슴에 박힌 단 하나의 문장이 
수백 배는 더 가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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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8-28 09: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어쩌면 저랑 똑같은지...ㅋㅋ 전 이제 안 읽는 책 팔지도 않아요. 넘 오래되서 변색도 되고 귀찮아서 안 볼 책은 조금씩 모아 집앞에 내놓습니다. 근데 왜 100페이지를 미리 펴둔다는 건지?
암튼 세틈님 다시 보니 반갑네요.^^

세상틈에 2024-08-29 06:23   좋아요 2 | URL
그러고 보니 저도 한동안 중고책 판 적이 없네요.ㅎㅎ 미리 펴두는 건 이번 사진에 있는 쫙 펴짐 사고 예방하려고 미리 표지의 접는 선 따라 접어두는 거예요. 처음엔 이유 있는 습관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루틴이 된 것 같아요. 오랜만이라 더 반갑네요.ㅎㅎ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잠언 시집
류시화 엮음 / 열림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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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중략)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 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지금 알고 있은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류시화 엮음, 열림원, 1998)


시와 친해지길 원하는 사람에게 무조건 추천하는 시집.
나 역시 이 책으로 입문했다.
시에 조예가 깊은 건 아니지만
적어도 시를 곁에 두고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처음으로 읽은 시집이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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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의사들의 의료법 지식 : 의료광고 규제 편
이윤환.최훈일 지음 / 군자출판사(교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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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쪽 광고 글을 쓰면서 여러 제약이 있음을 알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의뢰인이 알려주는 가이드에 따라 작성했지만 같은 의료 분야 글임에도 가이드가 제각각인 경우를 보면서 직접 확인을 하는 게 안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국가법령정보 앱에서 관련 내용을 전부 정독하려다가 시간이 부족해 일단 이 책부터 펼쳤어요.


의료광고를 해야 하는 분들께 추천드려요.
물론 직접 의료법과 의료법 시행령을 읽어볼 수도 있겠지만, 당장 시간이 없는 분들은 70p밖에 안 되는 이 책으로 일단 가볍게 시작하시는 걸 추천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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