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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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직업이든지 먹고사는 일은 항상 스트레스다. 정신없이 바쁜 나날이면 내가 잘 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 사이에서 흔들리기도 한다. 그냥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받고 적당히 놀고 싶지만 그게 뭐 내 맘대로 되나. 여기저기에서 워라밸이 중요하다며 여가 활동을 강조하는데, 단순히 그 말에 속으면 안 된다. 개인 시간 이전에 근무시간을 무탈히 보내는 게 순서다. 그러면 대체 무슨 수로 일과를 잘 보낼 수 있을까? 나는 과거 김연아 선수의 멘탈에서 답을 찾았다. 훈련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냐는 질문에 김연아 선수는 그냥 하는 거라고 대답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생각하는 베스트 워라밸의 조건이다. 워낙 생각이 많은 한국인들은 불필요한 감정 소모로 사서 고생들을 한다. 물론 그렇게 만든 국내 교육과 경쟁 시스템이 문제긴 한데 아무튼 건강한 멘탈을 갖고 싶으면 일과 감정을 잘 분리하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 멘탈 관리가 뭔지 모르겠으면 요나스 요나손의 소설을 읽어보시라. 대충 사는 삶의 미학을 알게 되리라.


두 남녀가 한 남자에게 복수하려 한다. 그리고 찾아간 곳이 (주)달콤한 복수. 그곳 대표는 둘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복수를 돕는다. 이들의 꼬리를 밟은 타겟은 역으로 협박을 해오고, 어찌하다 죽어버려 일행은 멘붕이 된다. 한편 직원들과 계속 엮이는 경관 때문에 피가 마르는 복수회사 대표. 그는 언제까지 직원들에게 끌려다녀야 할까. 어디서부터 일이 틀어진 걸까.


딱히 요나손의 팬은 아니지만 그의 신간이 나올 때마다 찾게 된다. 이 분만큼 꾸준하게 웃음을 선사하는 작가도 없을뿐더러, 정신없이 사는 현대인들의 기분전환을 시켜줘서 고마운 것도 있다. 요나손을 보면서 느끼는 건데 진짜 한 우물만 파는 사람이 절대 고수가 되는 거구나 싶다. <100세 노인>으로 인기몰이를 한 그는 계속해서 본인만의 글로벌 B급 병맛 장르를 갈고닦았다. 사실 그의 작품들이 재미는 있지만 전개가 워낙 노답이라서 계속 이런 식이면 손 떼야겠다 싶었는데, 웬일로 이번에는 제법 탄탄한 플롯을 보여줘서 당황스러웠다. 주연 한두 명에게 매력 몰빵했던 전작들과 달리 이번에는 인물마다 꽤 신경을 썼고, 개연성을 첨가하여 병맛 전개임에도 흐름이 매끄럽다. 이제는 늦깎이 루키의 패기보다 베테랑의 노련미로 승부하는 게 느껴진다. 이번 작품은 다른 것보다 작가의 성장 면에서 박수받아 마땅하다. 팩트 하나 짚자면 그렇게나 빵빵 터진다는 그의 유머 코드가 한국에서는 피식 수준이라는...


요나손의 작품들은 꼭 모질이 캐릭터가 등장한다. 세상 물정 모르는 그 모질이의 돌발행동이 모두를 들었다 놨다 해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할 수 없게 한다. 이 책에서는 케냐의 마사이족 남자가 아들을 찾겠다며 스웨덴으로 날라오는데, 그의 마사이족 방식에 스웨덴인들은 정신을 못 차린다. 이 좌충우돌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뒤로 갈수록 일행들의 문제와 자연스럽게 연결이 된다. 타겟에게서 유명 화가의 그림 두 점을 되찾아야 하는 문제로 골머리 썩고 있던 일행은, 예상치 못한 타겟의 죽음으로 서둘러 사업을 접고 스웨덴을 뜨기로 한다. 경관의 의심을 산 일행은 진실과 거짓을 잘 섞어가 심문을 통과하고 케냐로 가서 해피엔딩을 맞는다. 아이고, 리뷰가 작품의 급전개를 따라가는구나. 이런 병맛 소설을 진지하게 분석하는 건 재능 낭비 아니겠슈? 궁금하면 사다 읽으슈.


이번 신간도 킬링 타임용의 역할을 백 퍼센트 해내주셨다. 요나손의 창조물을 볼 때면 대충 사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탈한 인생을 위해 일에는 너무 감정 쏟지 말고, 여가 생활에는 너무 에너지 쏟지 말기로 또 한 번 다짐한다. 번아웃, 슬럼프, 매너리즘, 권태기 등등 온갖 위기가 찾아들 때면 멘탈의 신 김연아를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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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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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피곤해서 일찍 뻗느라 요즘 책 읽을 시간이 잘 없다. 그래서 호흡이 짧은 책이 필요하여 장강명 작가의 에세이를 집었는데 결과는 매우 만족. 솔직히 국내 에세이들, 다 고만고만해서 안 읽지만 독서나 글쓰기에 관한 거라면 읽어줘야제. 일단 저자가 자신을 작가나 소설가가 아닌 ‘읽고 쓰는 인간‘으로 소개하고 있어, 이건 또 뭔 어그로인가 싶었는데 읽어보니 왜 그렇게 정의했는지 알겠더군. 장강명 작가. 이젠 꽤나 유명하시지. 책도 많이 내고, 상도 많이 타고, 팬들도 많이 확보했고. 그의 작품을 몇 권 읽어본 바 나랑은 잘 맞지 않는 작가 중 하나였다. 내가 또 르포 장르를 그렇게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서. 그런데 지금은 이 사람이 좀 좋아져 버렸다. 하루키는 소설보다 에세이가 더 좋다는 말들처럼 장강명도 그런 케이스가 아닐까 싶다. 


이 분도 타 작가들처럼 생계를 걱정하며 살고 있다. 솔직히 장강명 정도면 스타 작가 아이가? 나야 뭐 안 맞아서 그렇다 치고, 내 주변에 장강명 책 안 읽는 사람이 없던데? 찾아주는 사람도 많고 본업도 부지런히 하는 데다 여러 방송과 강연도 나가는데, 이만하면 충분히 성공한 거 아닌가? 하지만 태생이 아웃사이더인 그는 모든 것이 부담 위에 부담이었음을 이 책으로 고백하고 있다. 작가로서의 고충은 나오지만 그걸로 내내 징징대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근데 기자 활동은 대체 어떻게...


나와 저자의 공통점이 생각보다 많았다. 내 좌우명이 ‘쓰기 위해 읽는다‘인데, 나 또한 읽고 쓰는 인간의 범주에 있지 않겠나. 저자는 나처럼 다독에 집착하지 않고, 한 권을 읽어도 깊이 이해하려는 타입이다. 이런 사람들은 꼭 텍스트를 뽑아내야만 숨통이 트인다. 글쓰기에 어떤 의미나 목적을 두는 게 아닌데 누군가가 왜 글을 쓰냐고 물어오면 달리 할 말이 없어진다. 차라리 잠은 왜 자는 거냐고 물어봐라. 


다양한 화두를 던지고 있는데 그중 ‘서평‘에 대한 일가견이 가장 와닿았다. 이 분은 국내 서평 문화에 정말 관심이 많다는 게 느껴졌다. 한국 서평은 악평이 없어서 문제라고 한다. 읽는 책마다 만점 주고, 어디가 어떻게 좋은 지도 모르면서 마냥 좋았다는 부류들을 싫어하는 것도 나하고 똑같다. 사실 나는 혐오에 가깝지만. 진정성 있는 서평에 굶주린 저자에게 나의 글들을 읽게 해주고 싶군. 작가님, 제가 솔직함으로는 어디에서도 꿀리지 않는 프로까칠러랍니다. 부디 이 글을 보신다면 흔적을 남겨주십쇼. 저는 인싸보다 아싸를 좋아합니다.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팟캐스트를 진행하며 만난 작가들과 신간들, 그리고 방송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그것보다는 저자 본인의 평소 생각을 말하는 장면들이 훨씬 재밌고 유익하다. 그는 말하고 듣는 유형과, 읽고 쓰는 유형으로 사람들을 나눈다. 전자는 순간의 감정에 충실하여 현재를 살아가고, 후자는 시대를 앞서가느라 미래를 살아간단다. 나는 말하고 듣는 걸 참 좋아하지만 그래도 후자에 가깝다. 뭔가를 쓰기 위해서는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고, 그 생각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길 반복하다 보면 확실히 현재보다 훗날을 더 내다보게 된다. 단점은 자꾸 시대를 초월하려다 보니 현재가 시시해진다는 것. 그래서 미래로 가기 위해 책을 계속 읽게 되나 보다.


영향력을 가진 사람일수록 말과 행동에 더 신중해야 한다. 잘못된 사상을 심어준 대가는 서로를 구덩이에 빠뜨린다. 그래서 나는 언변이 뛰어나고 입담이 화려한 사람과는 가까이하지 않는다. 기 빨려서 피곤하기도 하고. 여튼 장강명은 내가 좋아하는 신중한 아싸인데 적당히 대화를 즐기는 사람 같다. 그가 소신 있게 적은 여러 가지 대목 중에서, 꼭 창작을 못하는 것들이 비평을 한다는 주장에 반박하는 게 정말 멋있었다. 모 축구선수의 유명한 어록이 있었지. 답답하면 니들이 뛰던가! 오죽했으면 그런 말을 했으랴 싶지만, 영향력이 큰 사람일수록 타인의 평가는 혹독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장강명은 자신의 책을 읽고 신랄하게 까줘도 좋다는 마인드를 보여주어 멋지다 못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책뿐 아니라, 한 사람에 대해서도 좀 리뷰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에, 나도 누군가가 나와 내 글들에 대해 리뷰해준다면 정말 고마울 것 같다. 설령 그게 악평이라도 진정성이 담겨있다면야.


진짜 간만에 이야기 다운 이야기를 나눈 기분이다. 저자는 좋은 책의 기준을 취향이 아닌 가치관의 차이라고 하였다. 그 말인즉슨 세상에는 가치 없는 책이 한 권도 없다는 말일 테다. 각자에게 맞는 책을 부지런히들 읽고 쓰는, 보다 더 진정성 있는 독자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작가는 작가로써, 독자는 독자로써 의무를 다하기로 하자. 만 권을 읽어도 제자리걸음이면 이 무슨 시간 낭비야, 안 그래? 그럴 바엔 맛집이나 찾아다녀라 말해주고 싶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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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1-11-07 13: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물감 님 넘 공감되는 말씀 좋아요. 열 번 누르고 싶네요. 마지막 문장 특히 !! 그래서 맛집이나 찾아다니더라구요 진짜. 괜한 지적 허영보다 그게 솔직하고 나을 수도 있겠다 생각 드네요 ㅎㅎ

물감 2021-11-07 14:12   좋아요 4 | URL
하는 일마다 꼭 영양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헛고생 하는 데에 시간낭비할 필요도 없으니까요ㅋㅋㅋ공감 감사해요🙂

미미 2021-11-07 13: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좋았는데 물감님 리뷰도 너무 좋네요! 까는 것도 잘 까야하는데 대놓고 토론 많이 하는 문화도 아니고 이른바 전문가들만 자기 썰푸는 정도라 그럴까요. 그렇다보니 일반인들은 좋게 쓰는 것 보다는 잘 까야하는게 힘들어져 못 까는 게 아닐까..(제 경험입니다만ㅋㅋ)물감님은 양쪽다 잘하시는 것 같아 써주신 글 읽으며 실컷 대리만족 합니다ㅎㅎ

물감 2021-11-07 14:15   좋아요 4 | URL
미미님 글 잘 쓰시잖아요ㅎㅎ 눈치보지 마시고 마음껏 쓰고싶은대로 쓰세요! 이게 시작이 어렵지, 나중에는 좋게 쓰는 게 더 어렵다고요ㅎㅎㅎ여튼 대리만족 감사요!

새파랑 2021-11-07 16: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쓰기 위해 읽는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 같아요. 글 잘 쓰시는 분들 정말 부럽습니다~!! 저는 읽는데 중점을 두고, 리뷰 쓰기 위해 다시 한번 찾아보면서 정리하다보니 글이 약간 독후감 느낌이 들어요 😅

물감 2021-11-07 16:53   좋아요 3 | URL
저도 글 잘쓰는 분들이 부러워요 ㅎㅎㅎ 어떤 글이든 진심이 담겼으면 됐죠! 성의 없는 글보다는 만 배 낫습니다 😉

공쟝쟝 2021-11-07 18: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뭐야, 장강명 저랑 동족인데. (그리고 저는 동족혐오, 장강명 싫어함ㅋㅋㅋㅋㅋ)

물감 2021-11-07 19:21   좋아요 3 | URL
역시 호불호 극명한 작가여라ㅋㅋㅋ근데 동족이라면 쟝쟝님도 아싸...? 그건 아닐거고, 어떤점이..??

공쟝쟝 2021-11-07 19:28   좋아요 3 | URL
세상에서 지가 제일 잘난 경영학과 예비역이요ㅋㅋㅋ 약간 잘났어, 증말!! 하게 되는 재섭는 캐릭터. 그러나 묘하게 듣게 되는 말발(필력?) 시니컬한 휴머니스트… 제가 싫다고 욕했는 데, 지인이 그거 동족 혐오라고 해서 걍 인정하기로 했음 ㅋㅋㅋ 너 나랑 닮았다 ㅋㅋㅋ

물감 2021-11-07 19:55   좋아요 3 | URL
아 그러니까 캐릭터 겹쳐서 싫은거군요?? 잘났어, 증말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11-07 20:07   좋아요 3 | URL
(그리고 잘났어 증말 ㅋㅋㅋ 이라는 말을 듣는 자신을 멋쩍어하다 점점 뿌듯하게 생각한다.)

coolcat329 2021-11-08 07: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도서관에서 빌려와 다 못 읽고 반납했네요.
이 책에서 가장 기억나는 건 제임스 엘로이의 <블랙 다알리아> 책소개였어요. 정말 너무 홀리게 하더라구요. 저 읽은 책인데 기억이 안나서 당황했지만 장강명 볼 때마다 블랙 다알리아가 떠올라 꼭 읽어야지 다짐하네요.

물감 2021-11-08 07:34   좋아요 2 | URL
저도 궁금해서 <블랙달리아> 찾아봤는데 의외로 평점은 쏘쏘하더군요. 아마 독자보다는 작가에게 매혹적인 플롯과 문체가 아니었나 싶어요~ 저는 <슬픔이여 안녕>이 읽고 싶어지네요ㅎㅎ

다락방 2021-11-09 14: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장강명 안좋아하는데... (시무룩)

공쟝쟝 2021-11-09 16:03   좋아요 2 | URL
저 시러해요? 🥲 저랑 장강명 비슷한데요? ㅋㅋㅋㅋㅋ (쟝무룩, 옆에 강명무룩)

다락방 2021-11-09 16:32   좋아요 3 | URL
비슷하지 않아요 쟝님. 아주 큰 차이가 있어. 그렇지만 그 차이가 뭔지는 내가 굳이 말하지 않을 것이고 ㅋㅋ 쟝님은 좋아합니다. 💕💕

공쟝쟝 2021-11-09 16:46   좋아요 2 | URL
저도 좋아합니다 샤라랑🥰 (남의 페이퍼에서 사랑의 작대기 중 ㅋㅋㅋ)

물감 2021-11-09 16:48   좋아요 2 | URL
두분다 머하심까...ㅋㅋㅋㅋ

scott 2021-12-09 15: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물감님 이달의 당선 추카!

그레이스 2021-12-09 17:20   좋아요 3 | URL
물감님 저도 축하드립니다~~

물감 2021-12-09 22:42   좋아요 1 | URL
아이고 두분 다 감사합니다!

쎄인트saint 2021-12-09 17: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리뷰 선정 축하드립니다~!!

물감 2021-12-09 22:43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세인트님ㅎㅎ

이하라 2021-12-09 18: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

물감 2021-12-09 22:44   좋아요 1 | URL
당선이 됐었군요.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1-12-09 21: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감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물감 2021-12-09 22:4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새파랑님도 당선 축하요!

서니데이 2021-12-09 21: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물감 2021-12-09 22:45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러블리땡 2021-12-10 0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감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책 이게 뭐라고 요 리뷰 기억나요!!! ㅎㅎㅎ

물감 2021-12-10 07:54   좋아요 1 | URL
ㅎㅎ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럽땡님ㅎㅎㅎ

강나루 2021-12-10 06: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감님 당선 축하해요^^

물감 2021-12-10 07:57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강나루님도 당선 축하해욥😀
 
여름의 끝
윌리엄 트레버 지음, 민은영 옮김 / 한겨레출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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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따스한 가을 햇살이 버스 안으로 들어온다. 쳐다보는 나무마다 얼굴을 붉혔고, 붕어빵은 어느새 차갑게 식었다. 피곤한 두 눈을 감고 들려오는 안내방송에만 집중한다. 갈색 재킷을 입은 엄마는 통화 중이고, 옆자리 아이는 장난감 로봇을 가지고 떠들어댄다. 반복되는 소음에 다시 두통이 찾아와 가방을 열어보니 약이 보이지 않는다. 오늘따라 버스기사는 느긋하고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는 작동하지 않는다. 열차가 멈추자 앉아있던 승객들이 우산을 들고 내린다. 오후에 비가 올 것을 알고 있었는데 또 생각 없이 집을 나섰다. 점점 목소리를 높이는 두 노인 때문에 두통이 심해진다. 그냥 오후 반차를 낼까.


내 나름대로 이 책의 분위기를 따라 써봤다. 언뜻 보면 차분한 일상의 감성으로 충만하지만 딱히 이렇다 할 내용은 없을 거다. 이 책이 딱 그랬는데, 생략된 주어나 문장으로 글의 연결은 부자연스럽고, 그래서 핀트가 안 맞다 보니 묘하게 심기가 불편했다. 이것이 정녕 오리지널 아일랜드 감성입네까? 그렇다면 나는 아일랜드 문학보단 아일랜드 주방 쪽하고 더 잘 맞는가봅네다.


아내와 사별한 남자는 새로 온 하녀와 결혼한다. 형편이 나아진 그녀였지만 여자로서 사랑받지는 못했다. 갑자기 나타난 타지의 남자와 가까워지면서 설레는 감정을 느끼지만, 자신의 입장을 생각하며 방황한다. 남자를 따라 아일랜드를 떠난다면 행복할지는 몰라도 평생 범죄한 신앙인이 될 것이다. 반대로 남편 곁에 남는다면 안정된 삶을 살겠지만 평생 사랑은 느껴보지 못할 것이다. 그런 여자의 고민을 눈치챈 남자의 가슴 시린 혼잣말. 너와 결혼까지 생각했어.


어휴. 중반까지는 내용 파악이 안되어서 애 좀 먹었다. 문단 안에서 자꾸 시점이 바뀌는 데다 이야기에 어떤 알맹이가 없어서 영 집중이 안 된다. 이런 알듯 말듯 아리송한 내용이 몇 가지 시점으로 교차하다 중간에 야금야금 합쳐진다. 그전까지는 여러 단편들을 번갈아가며 읽는 기분이었는데 가독성마저 좋지 않아 나 같은 타입에게는 인내심 테스트에 그만인 작품이었다. 이야기가 생명력을 가지려면 사건 발생과 인물 갈등이 필수 조건인데, 이 책은 한참 뒤에 가서 숨을 쉬기 시작한다. 게다가 5분이면 될 얘기를 1시간으로 늘려 말하듯 느린 전개이다. 스토리가 안되면 글맛이라도 있던가, 주제가 없으면 재미라도 있던가. 이중 어느 것도 해당되지 않으면서 이상하게 건들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왜인지 읽는 내내 <전원일기>가 떠올랐는데, 그 케케묵은 작품이 모든 면에서 이 책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된다. 


후반부터는 놀라울 정도로 글이 매끄러워지고 알맹이가 생기면서 제법 소설다워진다. 진작 이렇게 해줬음 얼마나 좋았답니까. 일단 세 명 다 가족으로 인해 생긴 상처로 과거 어딘가에 갇혀있다. 남편은 자신의 실수로 아내와 자식을 숨지게 했고, 아내는 부모에게 버림받은 고아 출신이었으며, 남자는 죽은 부모에게서 많은 빚과 소송을 물려받았다. 이들의 문제는 극복을 할 수 있고 없고의 무게가 아니었다. 작가는 인물들을 그냥 그렇게 쭉 방치해두는 길을 택했다. 소설이라 해서 어떤 특별함을 부여하기보다 비교적 현실적인, 또 지극히 인간적인 선택과 책임을 쥐여주었다. 반전 없는 결말이 싱거워 보일 수 있겠으나 긴 시간 유지해온 적막과 감정선을 깰 바에야 이 같은 엔딩이 더 어울리기는 하다. 여하튼 상실과 슬픔을 극복하지 않고 침묵으로 대한다는 점에서 독자의 감정이입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때로는 우는 사람을 곁에서 달래주기보다 멀리서 지켜봐 줄 때도 있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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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11-01 07: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펠리시아> 읽고 나서
보려고 쟁여 두었는데 여기 갔
는지 모르겠네요.

읽을 적에 리뷰 잘 참고하겠습니다.

물감 2021-11-01 13:23   좋아요 1 | URL
독자들의 취향 존중을 떠나서 문법이 영 거슬려서 혼났어요. 번역이 별로라는 평도 좀 있던데 제가 보기엔 번역만의 문제는 아닌듯 합니다. 그래도 <펠리시아의 여정>은 기대해보겠습니다.

공쟝쟝 2021-11-01 08: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ㅋㅋㅋ 앞 문단 너무 서정적인데다 남 한테 관심많아 (이런 캐릭터였나?) 했는 데… ‘제법 소설다워 진다’는 표현에서 (아 이런 글 쓰는 사람이었지ㅋㅋㅋㅋ) 안도 하고 갑니다~
월요일 화이링~~~

물감 2021-11-01 11:51   좋아요 3 | URL
사람은 갑자기 바뀌면 안된다죠 ㅋㅋㅋ 아무도 못믿겠지만 저는 옥구슬 감성의 소유자라서 얼마든지 서정적인 글도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창피함은 읽는 이의 몫이라는ㅋㅋㅋㅋㅋ 출근하면서 이어폰 케이스를 잃어버렸네요... 하아... 월요일 화이링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11-01 13: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옥구슬 감성의 서정적인 글도 아주 좋은데요? 자주 써주세요~ ㅎㅎㅎㅎ

물감 2021-11-01 20:11   좋아요 1 | URL
잠깐 흔들렸지만 전 이웃님들을 눈물 글썽이게 만들고 싶지 않으므로 캐릭터 유지하겠습니다ㅎㅎㅎㅎ

공쟝쟝 2021-11-01 18:48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옥구슬 낭창한 글을 읽은지 너무 오래됐네요? 까마득함 ㅋㅋ (가장 최근 읽은 소설은 동네에 숨어든 뱀파이어 찢어발기는 내용이었…)
아니다 엊그제 청춘의 문장들 새삼 읽는데 항마력 딸립디다. 안되겠어 감성을 촉촉하게 하기 위해 다른걸… 좀…

물감 2021-11-01 20:13   좋아요 1 | URL
쟝쟝님, 이제 세상은 아포칼립스라서 촉촉한 감성 같은 건 없어도 된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장르물 즐기셔요ㅋㅋㅋ

붕붕툐툐 2021-11-01 19: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지금 배고파서 붕어빵은 어느새 차갑게 식었다에 꽂혔어요. 붕어빵을 식을 때까지 두다니, 너무 하신 거 아닙니까?ㅎㅎ
트레버옹 작품이라 읽어보고 싶었는데 심히 고민이 되네요~ 너무 서정서정한 걸 어려워하는 섬세하지 못한 사람이라서요~~ㅎㅎㅎ

물감 2021-11-01 21:01   좋아요 2 | URL
그것은 붕어빵에 묻어있을 미세먼지 생각에 차마 씹지 못하고 있다가 식어버렸다는 비하인드가 있습니다 ㅋㅋㅋ이제 길거리 음식들은 정말 손이 가질 않아요...
툐툐님의 섬세함 정도면 트레버옹 작품은 문제없을듯요! 냉큼 도전하세요🙂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
이동호 지음 / 창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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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채식 열풍이 분지가 꽤 되었다. 언제부턴가 유명인들이 온/오프라인에서 ‘비건‘을 외쳤고, 그들은 생명과 환경보호의 선구자로 주목을 받았다. 한편 나 같은 고기 러버들은 저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가 되었고, 그런 불편한 프레임에 대한 반항으로 더욱 열심히 고기를 씹고 뜯었으며 채식 권장을 외면해왔다. 사실 육식 자체가 잘못이 아니라 고기를 사 먹기 전까지의 과정이 문제이며 그 과정을 바꾸고 개선하려면 소비자들이 이렇게라도 나서야만 한다는 것인데, 이 채식 권장이 초반에 마케팅을 워낙 이상하게 해놔가지고 지금까지도 육식과 채식 간에 냉랭한 기운이 흐르고 있다. 아무튼 사회적 시선에 따라 환경 파괴범이 된 나님이 이 책을 고른 건 세계 환경보호에 갑자기 관심이 생겼다기보다 순전히 제목에 끌려서이다. 이래서 마케팅이 중요하다.


도시생활을 접고 귀촌 한 저자의 축산 에세이집이라 할까. 육식파였다가 채식파로 개종한 저자는 가축을 직접 키워봄으로써 축산업이 낳는 여러 가지 이슈들을 마주해 독자에게 전한다. 관심을 안 두면 전혀 몰랐을 내용들을 알려주어 유익하긴 하나 챕터마다 분량이 적어서 빈약하다는 게 흠이다. 물론 이런 문제에 관심조차 없는 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겠지만, 축산에 뛰어든 저자의 굳은 자세에 비하면 여러모로 가벼워서 아쉬웠다. 아무래도 귀촌 생활 일지처럼 썼다 보니 이래도 되는걸까,하는 노파심의 글이 많았다. 후반부에서는 꽤 진지한 이야기도 하던데, 이게 에세이인지 칼럼인지 기사인지 성격이 모호하다. 편집자가 전혀 개입을 안 한 건가.


저자는 돼지를 키웠지만 책에서는 다른 가축들에 대해서도 다룬다. 여러 종의 가축이 왜 어우러져야 하는지도 알게 해주었다. 한 가지 종만 많아지면 생기는 자연 파괴와 질병들이 고스란히 인간에게 피해를 입힌다. 그런 문제를 차단하고 예방하기 위해 약도 뿌리고 위생관리를 하지만, 가축 A의 문제를 가축 B가, 또 가축 C가 해결해주므로 꼭 인공적인 해결방안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현실은 농장 축산이 수요와 공급을 맞추지 못해 공장 축산으로 가고 있다. 열악한 사육 환경, 단기간에 성장시키는 촉진제, 죽어라 출산하는 가축 어미들. 그래도 생명체인데 이렇게밖에 못 키울까 싶지만 농촌인구는 감소하는데 가축과 소비자는 증가하니 어쩌면 좋으랴. 또한 도시가 커질수록 농촌에 각종 혐오시설이 세워져 젊은 사람들은 농촌을 떠나고 노인들만 남는 현상도 심각하다. 이렇듯 지금의 축산업은 여러 가지 문제들이 맞물려있었고, 나는 이런 속 사정들을 철저히 외면하며 살았구나 싶어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저자가 돼지를 직접 키우게 된 이유인즉슨, 가축의 생명을 존중하며 기른다면 감사의 마음으로 고기를 먹어도 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렇게 먹고 먹히는 자연의 순환과정을 체득하고자 했으나, 잡아먹기 위해서 생명을 기른다는 것이 윤리적 차원에서 엄청난 장벽으로 다가온다. 그럼에도 저자는 초심을 유지하려 직접 도축을 하고 고기를 삼킨다. 그리고 나서 채식을 선언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농촌 사람들은 대부분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솔직히 환경문제 같은 거창한 이유보다도 수많은 사체를 보고서 육식할 마음이 싹 사라지지 않았나 싶다. 여하튼 이 책으로 채식주의에 대한 시각이 크게 바뀌었다. 그리고 하루빨리 국내의 축산업 환경이 더 좋아지길 바란다. 내가 건강한 고기를 오래오래 먹을 수 있게.


* 저자 인터뷰 : http://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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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종 2021-10-24 14: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고기러버이시군요, 물감님은^^ 저는 미디엄 웰던내지는 김치콩나물삼겹살에 환장하는 채식주의자입니다만ㅋㅋ 고기를 그렇게 맛있게 먹는 니가 할 말은 아니라며 친구들로부터 비웃음을 사기는 하지만 나름 채식주의자임을 설파하고 다닙니다~
정말 제목에 시선이 확 가는데요?^^

개종ㅋㅋㅋ 저자가 귀촌한지 얼마 안 되신 분인가요? 갈팡질팡하게 되는 초반에 쓴 에세이일까요? 이것저것 뒤섞인 생각들로 인해 결이 거친 거겠죠. 뭐든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게 정체성이 잡히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 무르익어야하나 봅니다.
책을 읽어갈수록 편집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느낍니다. 사소한 소제목에서부터 본문의 배열 방식이나 각주, 이미지 삽입 등 디테일한 요소들이 어떠냐에 따라 비슷한 내용이라도 눈길을 더욱 끄는 책이 있거든요.

아주 오래 전에 귀농하신 분이 쓰신 책을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네요. 오리를 이용해서 잡초 및 해충을 없앤다는 내용이 있었죠. 당시 오리 농법에 대한 내용은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이전까지 관심도 없었고 잘 알지도 못했던 친환경 농법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접했거든요. 농사 방법부터 가축을 키우는 일에 이르기까지 천적을 이용한 방법은 계속 연구되어야 할 분야라는 생각이 들어요. 인간이 조금만 욕심을 버리고 느림을 수용한다면 충분히 공존할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잡아먹기 위해서 가축을 기른다는 건 양심적으로 선뜻 뛰어들기 어려워보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먹이사슬로 이어지는 생존경쟁이 치열한 생태계에서 필요악 아닐까요. 다만 과도하게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용인되어야 할 행위라고 생각해요.
배부른 사자는 먹잇감이 지나가도 거들떠보지 않는다던데. 먹을 것에 대한 인간의 욕심은 냉장고에서 출발되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저장할 수 있게 되면서 필요 이상의 먹이를 욕심부리게 된게 아닌가 하구요. 저장할 수 없다면 썩을 수 있는 유기물은 저절로 나누게 되지 않을까요.
돈도 먹을 것처럼 유통기한이 있어 소멸이 된다면 악착같이 모으려는 사람이 없을 텐데요.ㅋㅋ
닭의 사육 환경을 TV에서 본 적이 있어요. 한동안 닭고기가 달리 보이고 꺼려지기는 하더라구요.

이 모든 생각의 결론은 하나, 인간은 욕심을 줄여야 한다~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댓글을 달았더라면 더욱 많은 의견을 적을 수 있었을 지도 모르는데 읽어보지도 않고 글을 쓴다는 게 조심스럽기는 하네요. 다만 저는 물감님의 리뷰에 대한 리뷰를 한 거라 여기시면 되겠습니다~ㅎ

물감 2021-10-24 20:22   좋아요 4 | URL
말이 러버이지, 그냥 남들이 좋아하는만큼 좋아합니다. 채식도 좋아하고요 ㅎㅎ 일단 이 책은 재미가 있습니다. 초보 귀농인의 좌충우돌 에피소드 모음집이라 피식피식하면서 읽었어요~ 편집자가 방향만 잘 좀 잡아줬으면 좋았을텐데요 ^^;

말씀하신 친환경 농법도 연구하고 잘 살리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 훨씬 나아지겠네요! 그러나 지금의 축산업을 돈벌이로만 보는 사람들과, 필요이상으로 식품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바뀌기 힘들 듯 합니다. 저번에 읽은 <소송>을 예로들자면 냉장고는 아무 잘못이 없겠네요. 역시 사용자가 문제입니다 ㅎㅎㅎㅎ

평소 채식과 환경문제에 일가견이 있으시니 책을 읽지 않고도 이만큼의 의견을 내시는 게 아니겠어요?ㅋㅋ 그래도 뭐 기회되시면 읽어보시와요~^^ 리뷰에 대한 리뷰, 감사합니다!

coolcat329 2021-10-25 07: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공장식 축산이 전염병, 온실가스주범인건 다 아는데 최소비용 최대생산이라는 경제적 효율성때문에 바뀌기힘든 현실이죠.
동물복지 얘기했다가 그럼 단백질 필요한 가난한사람들은 고기 무슨 수로 먹냐고 따져서 아무말도 못한적도 있네요.ㅠ
근데 참 정육점에서 1 한우 다 외국에서 들여온 GMO옥수수 먹고 근육사이 보기좋게 마블링 낀 고긴데 그게 최상급으로 팔리는게 저는 참 씁쓸합니다. 유전자조작 옥수수 먹고 몸만불린 소 건강이 그게 정상일까요? 아휴 참 답없는 고민입니다.

물감 2021-10-25 13:02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저부터 고깃값 올랐다는 말을 들으면 한숨 나오는데 동물 복지를 마냥 지지하기도 어렵고 그러네요ㅠㅠ 환경보호를 위해 해외 수입으로만 돌릴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이렇게 심각한 줄은 몰랐어요. 인간이 더 먹기 좋은 고기를 먹기 위해 가축들이 얼마나 희생을 강요받아야 하는건지 참 많은 생각이 듭니다...
 
소송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3
프란츠 카프카 지음, 권혁준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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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래전부터 스스로에게 관심이 많았었다. 주기적으로 나를 질문하고 검토하며 알아가기를 즐겨 했다. 나와의 시간을 가질수록 성향과 취향은 확고해지고, 그 방식들은 여러모로 퍽퍽한 삶에 윤활제가 되어주었다. 아무튼 이만하면 나는 자신을 잘 아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언제부턴가 확고했던 모든 게 조금씩 변하면서 적잖은 당황에 빠졌다. 심경에 어떤 변화가 온 것도 아닌데 어느새 싫어했던 것들을 좋아하게 되고, 좋아했던 것들이 피곤하게 느껴졌다. 이상했다. 그럼 이전까지의 내 모습은 허울뿐이었던 걸까. 나를 잃어버린 것만 같았지만 늘 하던 대로 다시 나를 알아갔고, 다행히 지금은 잘 살곤 있다. 아무튼 난 이런 사람이야, 하고 정의했던 내가 틀렸음을 마주할 때에 겪는 혼돈은 정체성까지 의심하게 만들었다. 나의 믿음과 신념이 흔들릴 때, 나의 정의가 금이 갈 때, 나의 존재가 거부당할 때 어떻게 해야 무너지지 않을 수 있을까. 뭐 그리 피곤하게 사냐고 하시겠다면... 그래, 니 똥 굵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죄인이 되어있었다. 누군가 그에게 소송을 걸었고 그래서 법원의 감시를 받아야 한단다. 잘못한 게 없는데도 법정에 불려가고, 변호사를 선임하고, 청원서를 작성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법원 사람들은 도통 알 수 없는 말이나 해대고, 법은 갈수록 그의 죄를 선명하게 비추었다. 그냥 죄를 인정하고 목숨을 부지하는 편이 최선일까. 아니면 죽더라도 끝까지 떳떳하고 당당한 게 맞는 걸까.


법학 전공자답게 카프카는 법에 대한 글과 작품을 많이 썼다. 하지만 전공보다도 종교가 그의 삶에 더 큰 영향을 주었음을 텍스트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비롯하여 카프카의 작품들은 독자마다 다른 해석을 품게 만드는데, 그것은 카프카가 해석을 거부하는 글을 쓰기 때문이란다. <소송>의 경우 사건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설명되어있지 않고 곳곳에 구멍을 의도적으로 파두었다. 누군가에게 고소를 당하고 소송에 휘말리지만 고소인이 누군지, 소송의 사유는 무엇인지 나와있지 않다. 마치 그건 지금 중요한 게 아니라는듯이. 그리고 비워둔 구멍에 기독교 관점을 개입하여 더욱 해석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카프카의 작품은 도덕, 종교, 철학 어떤 시각으로 보든 간에 그럴싸한 이해를 가져다주는데 정작 저자는 이렇다 할 말도 없이 세상을 떠났으니 뭐가 맞는지는 아무도 알 길이 없다. 게다가 미완작으로 출간되었으니 참된 해석을 가지지 못한 쪽이 더 신비스럽고 좋지 않나 싶다.


카프카의 작품들은 그가 죽은 후에 출간되었다 보니 미흡한 부분이 많다. 우리가 읽는 것들은 저자의 미완성 원고라서 교정이 안된 부분이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한 구간이 수두룩하다. 그 구멍들을 독자의 상상과 짐작으로 채워 넣기 나름인데, 무엇을 채우느냐에 따라 작품 색이 크게 달라지곤 한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카프카의 책이 과연 고전문학으로 불릴만 한가,라는 의구심이 든다. 많은 고전들이 다 다른 해석과 관점을 낳더라도 결국에는 비슷한 깨달음에 도달하는데, 카프카의 작품은 그렇지가 않다. 여러 갈래로 해석이 나뉘는 데다 해석을 거부하는 글이라니, 내가 무엇을 느끼고 판단하든 아니라고 한다면 고전을 읽는 의미가 있긴 할까. 어떤 감상이든 간에 독자만의 것으로 남아야 하는데 그것조차 거부당하는 기분이 든다. 많은 비평가들이 카프카를 포스트모더니즘이니, 일의적 시점이니, 체험 화법이니 하는 다양한 수식어를 갖다 붙이는데, 안 그래도 난해한 작품을 그런 복잡한 말들로 설명해줘야만 겨우 알아먹을 수 있다면 그것이 과연 추앙받을만한가 싶은 거지. 혹자는 내 독해력의 문제 아니냐 할지 모르겠는데, 꼭 머리가 좋아야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 고전보다 전공서로 분류되어야 하지 않을까. 몇 권 더 읽다 보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고.


성당에서 신부가 말한다. 동일한 사안을 올바로 이해하는 것과 잘못 이해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지 않다고. 그러니까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정답도 되고 오답도 될 수 있단 말인데, 그걸 명확히 하려고 법이 존재하는 게 아니던가? 이 책은 법원과 연관된 인물들이 차례로 등장하는데 어째 하나같이 중의적인 태도로 일관한다. 주인공은 만나는 이마다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결국 법을 이길 수 없을 거란 내용이었다. 이게 참 주인공 입장에서 보자면 법원은 온통 부조리뿐이고 그저 권력으로 행사하는 부패 집단이나 마찬가지이다. 여기에는 저자의 노골적인 의도가 느껴지는데, 오랜 시간 속에서 법이 지닌 허점을 카프카는 분명히 보았을 것이다. 이 책에서 법은 선이 되었다가 악이 되기도 하고 중립도 되었다가 이도 저도 아닌 존재로 비춰진다. 이것은 물론 인간에게도 해당되나, 불완전한 인간과 달리 완전무결해야 할 법이 완전치 못할 수도 있다는 의심을 들게 해 독자의 고정관념을 뒤집고 있다. 인간을 보호해주는 신성한 법이 가면을 쓰고서 인간을 궁지로 몰아넣는 아이러니함이란.


본문에는 죄목이 나오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그만큼 주인공이 중죄를 범한 게 아니냐는 말도 더러 있다. 그러면 어떻게 잡혀가지도 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생활하도록 놔두는가 하는 모순이 붙는다. 그러니 법 대 인간이라는 일차원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게 아니라 어떤 이의 서평대로 세상은 원래 부조리하고 인생은 원래 억울하게끔 설계되어있다는 쪽으로 확장해서 보는 게 맞겠다. 법원은 주인공의 자유를 끝없이 억압하려 하고 주인공은 그 강제성에 계속해서 저항한다. 끝내 처참히 패배하고 말았지만. 이 같은 인물과 시스템(조직)의 대결 구도는 우리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이 부조리함에 굴복하는 자와 맞서는 자 중 누가 맞고 틀렸는지를 콕 집어 말할 수가 없다. 다만 인간의 정체성이 저항과 극복에서 발견된다는 점을 카프카는 강조하려던 게 아니었을까.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에 이 정도 매달렸으면 됐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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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10-18 22: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누가 옳은지는 모르겠지만 저항하는 인간의 모습에서 정체성을 발견한다...이런 생각을 하셨군요.
저보다 훨씬 나으시네요.ㅎ
저는 너무너무 답답한 상황 속에서 무력한 K의 모습이 무섭고 이상했어요. 마지막 K의 대사도 안 잊혀요. ˝개 같은 결말이다˝
세상은 이해할 수 없고 답답한 곳이지...이런 생각만 했더랬죵

물감 2021-10-19 07:13   좋아요 2 | URL
저도 뭐 이리 엿맥이는 야기만 하는지 의아했는데요, 대놓고 삐딱하게 쓴 저자를 생각하다보니 다른 시각들이 열리긴 하네요ㅋㅋㅋ결말도 참 인상적이고요😎

붕붕툐툐 2021-10-18 22: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완전 관심 가는 책입니다~ 물감님, 자신에 대해 관심 많은 거 저랑 비슷하셔용~ 동질감~ 물감님이 좋아하시는 건 냥이들!!🐱🐱

물감 2021-10-19 07:15   좋아요 2 | URL
저랑 비슷하신 툐툐님도 카프카에 도전하세요ㅋㅋ

참, 저는 동물키우기에 질색하던 사람이었어요. 이거또한 바뀐 점이군요 허허헣

붕붕툐툐 2021-10-19 21:15   좋아요 1 | URL
오~ 고양이들 입양 계기도 궁금하네용!! 다음 고양이 페이퍼에서 다뤄주심 안될까요?ㅎㅎㅎㅎㅎ

물감 2021-10-20 18:36   좋아요 1 | URL
ㅋㅋㅋ네, 기회되면 3탄에 써볼게요

그레이스 2021-10-18 23: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 인상적이었어요
어떤 면에서는 변신보다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더 직설적인듯 보이지만 많은 함의가 있다는 생각.
마치 꿈을 꾸듯 벌어진 법정!
잠에서 깨어났다지만
혹시 이 법정을 꿈꾸고 깨어난 주인공이 잠자가 아닐까요?
카프카가 패소한 인간의 부조리에 대항하기 위해 변신하는!

물감 2021-10-19 07:22   좋아요 3 | URL
변신은 아직 안봐서 모르겠는데 말씀하신걸로 봐선 변신도 난해할 것 같네요 ㅎㅎ 카프카의 글은 수능시험처럼 어려운데 풀어야만 할 것같은 인상을 줘요^^;
부조리에 대항하려 변신한다라? 의미심장한 발상같습니다!

새파랑 2021-10-19 08: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려고 리커버리판으로 구매했는데 물감님의 평을 보니 어려워 보이네요 😅 카프카의 작품은 다 어려운거 같아요~!

물감 2021-10-19 08:55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은 어려운 책들도 잘 읽고 리뷰하시니까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ㅋㅋㅋ
도끼형님 작품들을 타파하실 정도면 카프카 작품도 타파할 수 있으실 거에요 ^^

나비종 2021-10-20 20: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저에게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맞춰주는 삶을 주로 살았어요. 예전을 생각하면 제가 빠져있던 순간들이 많았죠. 크고 작은 요소들이 변화를 만들어냈겠지만 저를 더욱 귀하게 여기게 된 계기 중 책이 많은 비율을 차지했어요. 좋고 싫음이 점점 뚜렷해집니다. 인생 뭐 있나 싶어서 좋아하는 걸 많이 하게 되구요. 싫은 건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놓아버리구요.
취향이 변하더군요. 그 변화를 먹을 거에서 가장 많이 실감합니다.ㅎㅎ 어렸을 때 엄마께서 바밤바, 비비빅, 단팥빵 등 팥 시리즈를 좋아하시는 걸 이해하지 못했거든요. 저런 걸 왜 드시나, 줘도 안 먹을 거라며. 올 여름에는 비비빅과 바밤바만 냉동실에 꽉 차 있었거든요.ㅎㅎ
정신적인 면에 대해서는... 믿음, 신념, 정의 같은 건 조금씩 변화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요. 몸이 변화하듯 정신도 성숙되니까 조금씩 깊어지면서 달라져야 하는 거 아닐까요?^^

죄의 인정과 죽음의 선택지에서 누구도 다른 이의 선택을 옳다 그르다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생명의 무게만큼 묵직한 선택일 거니까요. 가치관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질 테니. 가치관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추구하는 방향의 차이니까요. 대부분의 인간들이 비난하는 상황조차도 그게 100% 그르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몇몇 극단적인 극악무도한 사회 범죄자들은 인간이 아니므로 우리랑 종이 다르니 논외의 대상이구요.ㅎㅎ

카프카가 해석을 거부하는 글을 썼다면 사후 자신의 작품을 태워버리라고 했다던 말을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도덕, 종교, 철학의 3종 세트에 드높은 경지에 이른 자만이 그의 책을 그나마 독해할 수 있겠군요. 저같은 평범인은 음... 어렵습니다~ㅋ
‘머리가 좋아야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 고전보다 전공서로 분류되어야 하지 않을까.‘ 후련한 멘트~~ 물감님께 엄지척!!!ㅎㅎ

법도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도구라고 본다면 도구는 사용하는 이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니까요. 칼만 해도 음식을 만드는 데 쓰이기도 사람을 죽이는 데 쓰이기도 하니까. 꽃도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하기도 정신을 교란시키는 마약이 되기도 하니까. 저는 이런 맥락에서 법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생물학에서 ‘항상성‘이라는 개념이 있어요. 주변 환경이 변하더라도 항상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질이요. 체온을 유지하고 혈당량을 유지하는 식으로요. 인간의 정체성이란 얼마나 파란만장한 과정을 거쳐 원래의 상태로 돌아와 항상성을 유지하느냐로 정의될 수도 있겠다 싶네요. 음, 생각이 깊어져야 하는데 잡다해진다는 느낌이 강해지는 저녁입니다~^^;;

물감 2021-10-22 15:05   좋아요 3 | URL
오, 저도 남한테 맞춰주기 바쁜 타입이었어요. 지금도 그건 크게 달라지진 않았습니다. 다만 타인중심에서 자기중심으로 바뀌었다는 거? 그래서 저는 지금의 제가 너무도 좋습니다. 안그래도 힘든 세상인데 뭘 일부러 피곤하게 살아왔나 싶어요 ㅎㅎㅎ

음식 취향의 변화를 말하시니 저도 여러가지가 떠올라요~ 특히 특정 음식보다는 입맛의 변화인데요, 자극적인 맛보다 삼삼한 맛의 음식들이 잘 들어갑니다. 팥이 들어간 것들도 물론 잘 먹고요 ㅎㅎ 정신적인 면의 변화는 좋고 나쁨을 가르기보다 어느 쪽이든 그럴 수 있다...로 생각하고 있어요. 그게 더 편하기도 하고요. 무수히 많은 ‘다름‘을 최대한 인정하며 살려고 하거든요 ^^;

생명의 가치나 무게에 대해서는 누구나 쉽게 얘기하지만, 죽음은 그럴 수 없는 것 같아요. 당사자가 그 결정을 내리기까지, 그 운명을 받아들이기까지를 타인이 알면 뭐 얼마나 알겠나 싶고요. 그래서 요제프가 저항을 서서히 관두는 걸 보면서도 크게 아쉽거나 슬프지 않았던 거였나 생각이 드네요.

그나저나 정말 궁금합니다. 카프카는 미완성이라도 꽤 많은 글과 작품을 썼던데, 왜 없애버리고 싶었을까. 집필할 때는 분명 남들이 읽어주길 바라며 썼을텐데요. 여튼 지난번 보니것 작품의 난해함과는 결이 달라서 좋았어요. 나름 해석하는 재미도 있고요 ㅋㅋㅋ

그러고보니 사용자가 문제일 뿐 도구는 정말 아무 잘못이 없네요! 다만 ‘법‘이라는 단어가 지닌 이미지 때문에 법은 좀 다르게 생각했나봐요. 그런데 넓은 의미로 보면 법도 인간의 도구 중 하나에 불과하구나 싶어요~

항상성. 좋은 거 배웠습니다 ㅎㅎ 나비종님의 과학적인 접근과 사고가 참 좋아요. 저에겐 전혀 없는 것이라^^ 이런 걸 보면 나비종님, 평범인이 아닌데요? 자부심 가지셔도 됩니다 ㅋㅋㅋㅋ 10월도 수고하셨습니다~~

scott 2021-11-05 16: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감님 이달의 당선 추카 합니다
11월 가을
귀요미 냥이군들 3탄 페이퍼 올려 주삼 3333

물감 2021-11-05 18:17   좋아요 2 | URL
아하 당선이 되었군요ㅋㅋ감삽니다. 3탄은 내년에~~~

그레이스 2021-11-05 16: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축하드려요~

물감 2021-11-06 06:5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

독서괭 2021-11-05 16: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감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냥이 페이퍼 언제나 환영입니다 ㅋ

물감 2021-11-06 06:54   좋아요 2 | URL
ㅋㅋㅋ책리뷰보다 냥이페이퍼가 더 힘드러유ㅋㅋ감사합니다

이하라 2021-11-05 17: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감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물감 2021-11-06 06:55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이하라님😀 11월도 파이팅 하세요!

서니데이 2021-11-05 1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물감 2021-11-06 06:55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새파랑 2021-11-05 18: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멋진 리뷰 였는데 역시나~!! 물감님 축하드려요 ~!!

물감 2021-11-06 06:58   좋아요 2 | URL
그랬나요ㅋㅋㅋ강한 인상을 남긴 걸 보니 애쓴 보람이 있었네요😀 감사합니다 !

초딩 2021-11-07 11: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소송으로 당선! 멋지네요!~~~~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물감 2021-11-07 18:5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초딩님ㅎㅎ

러블리땡 2021-11-07 22: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감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물감 2021-11-07 22:37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당선이라 그런지 기분 좋네요ㅎㅎ 부족한 글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럽땡님🙂

다락방 2021-11-09 14: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물감님 리뷰 읽고 필립 로스 네메시스 읽고 너무 좋았는데 어쩐지 이 책도 물감님은 별 셋 주셨지만 저는 읽고 넘나 좋아할 것 같은 느낌적 느낌입니다..

물감 2021-11-09 16:58   좋아요 1 | URL
제가 별점 짠돌이라 그렇지, 재미는 있었어요. 가독성도 나쁘지 않았고요. 특히 해석하는 맛이 아주그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