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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엄마
고혜정 지음 / 함께(바소책)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사실 난 이 책을 읽을수가 있을까??염려했다..
첨부터 하도 눈물 줄줄 흘리게 해서..
엄마에게 잘못한 일이 많다거나,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았거나, 친정엄마이거나..딸을 가진 엄마라면..
또는 엄마에게 오늘도 툴툴거렸다거나,
자기 자신을 깊이 들여다 보게 하니,
친정엄마를 맘껏 그리워 하며 실컷 울어야 할 사람은 이 책을 꼭 보라고 권하고 싶다..
친정엄마의 줄거리는 이렇다.
친정엄마가 엄마가 사는 이유는 그랬다.
아버지에게 매를 맞아도 당신이 집을 나가시면 딸이 고생할까봐서...그 고통 이겨내신다고..
뒷곁에 나가 엄마가 딸과 동생들을 보듬으며 하는 말을 듣고 정말 많은 눈물을 흘렸다..
엄마들은 자신의 고통보다 자식들의 고통을 먼저 헤아리고 생각한다..
대학을 서울로 다니게 되어 집을 한달에 하번씩 다녀가며 용돈을 받아가던 어느날
엄마가 몇번이나 싸고 또 싼 라면봉지 가득찬 동전들을 주신다..
콩나물 값 아끼고 두부값 아낀 십원 백원 모은 동전이다.
엄마의 보따리는 항상 무겁고 버겁다..
쉽게 구할수 있는 서울에 살고 있건만 그 먼 곳에서부터
챙겨서 조금이라도 빨리 먹이고 싶은 파인애플 통조림에 밑반찬에 사과에 골고루 담근 김치에..
우여곡절끝에 결혼하여 아들을 낳고 둘째딸을 낳았을때..
사위에게 하는 말은 배꼽을 빠지게 웃긴다....눈물 줄줄흘리고 읽다가
"애기가 엄청 못생겨 버렸네, 저거 어찐당가?"
읽는 순간 데굴 데굴 굴려야 한다..
엄마들은 다 그럴까??딸하고 손주하고 닮았다는데도 엄마눈에 자기 딸이 더 이뻐 보인가 보다..
아무리 봐도 판박이라는데도 말이다..
확실한 고슴도치 사랑이다.
오십만원을 주고 사온 강아지를 일년 잘 먹이고 키워서 철재로 만든
개 집까지 얹어서 오십만원에 팔아치우는 대단한 엄마다 .
그러면서 횡재했다고 시장에 가셔서 온갖 가족 선물 다 챙겨 사오신다..멋진 엄마다..ㅋ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외로워서 개를 키우다 개때문에 못살겠다고 개를 팔고
또 사위를 위해 개소주를 내린다..
그러다가 그 뱃속에 강아지 다섯마리가 있었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리신다..
이유인즉 강아지 값이십오만원이 아까워서..
조금만 참았더라면 강아지 낳아서 이십오만을 벌수있는데..울다가 웃다가 내가 미치는줄 알았다..
말문과 함께 눈물샘도 막아버리는 엄마.
그래서 사위는 개 여섯마리로 내린 개소주를 스스로 잘 챙겨 먹었다는 것이다..
정말 솔찍한 엄마다....
사업에 실패해서 공부하고 있을때는 돈 칠만원으로 사위를 아들삼아 버리는 대단한 엄마.
점집에서 점보고 와선 고해성사를 하면서 자식 없는 신부님이 어찌
그 맘을 알겠느냐고 오히려 자식없는 신부님 타박하고 당당하게 성당 문 나서시는 엄마..
더 재미있는 사건이 몇건 더 있지만..줄거리에서 생략..
엄마들은 그런가보다 퍼주고 또 퍼주어도 아직도 못 퍼준게 있는..
나도 이젠 엄마에게 퍼주고 싶다..무엇이든지..
딸은 말한마디를 곱게 못하고 내가 엄마땜에 못살어 연발해대지만..
돌아서선 짠한 눈물 훔치는..
그러면서 안그래야지 하다가 엄마 보면 또 내가 엄마땜에 못살어..남발하는...
나는 언제나 나 잘나서 산다고 한다..
그러나 엄마가 없었다면 내가 있었겠는가..의 작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친정엄마..엄마란 말만 들어도 가슴 저 밑에서 뭔가 올라오는게 엄마의 딸들인 엄마들이다.
고혜정작가의 솔직하고 셈세한 친정엄마의 이야기는 아주 평범한 우리들의 엄마다.
너무나 솔직한 그의 글에서 나를 발견하고 나의 엄마를 보며 잠시 엄마생각에 울고 웃었다..
그러면서 울 엄마에게 정말 더 잘해드려야겠다고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