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2.0 강추 리스트 | BOOK
2006.08.25 / 편집부 

피로도 채울 수 없는 불사(不死)의 허기
<뱀파이어 걸작선>(책세상), <어두워지면 일어나라>(열린책들)


최초의 뱀파이어 소설인 존 폴리도리의 <뱀파이어>를 비롯, 브램 스토커의 또 다른 드라큘라 소설인 <드라큘라의 손님>, 가장 뛰어난 뱀파이어 소설로 일컬어지는 <사라의 묘> 등 19세기 이래 대표적인 뱀파이어 소설 10편이 <뱀파이어 걸작선>이라는 이름으로 한데 묶였다. 특히 흡혈을 거부하다 어쩔 수 없이 연인에게서 죽지 않을 만큼씩 피를 취하거나, 억울하게 살해당한 뒤 사악한 요부로 거듭나는 등 순진한 소녀부터 팜므파탈까지 여자 뱀파이어들의 매력이 두드러진다. <뱀파이어 걸작선>의 작가 대부분이 고스(Goth) 문화의 본산지 영국 출신이라면 샬레인 해리스의 <어두워지면 일어나라>는 6권까지 발행된 미국 ‘남부 뱀파이어 시리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미드나잇 가든>에서 묘사된 남부를 떠올려보건대 더없이 우아하면서도 한사코 변화를 거부하는 그 습지 아래엔 도통 무엇이 묻혀 있는지 알 수 없는 일. 인간과 뱀파이어의 공존이 자연스런 세상에서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 때문에 오히려 경직돼 관계 맺기에 서툰 여자가 미남 뱀파이어와 사랑에 빠진다. 미국 남부의 지방색, 살인사건과 로맨스, 또 다른 '소수자' 뱀파이어가 한데 뒤섞였다. 홍지은 기자

얇지만 강한 미국문학사
<보르헤스의 미국문학 강의>(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청어람미디어)


쇠약해져 앞을 볼 수 없는 두 눈이 더욱 투명하고 명징하게 이 세계를 꿰뚫어본다. 보르헤스는 고향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풍성한 라틴 문화권 전통의 상속자일 뿐 아니라, 그 자신이 지극히 사랑했던 미국문학의 적자이기도 하다. 그는 마치 구전문학의 한 부분처럼, 미국문학의 300년 역사를 불과 170페이지짜리로 간결하고 심오하게 압축시킨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나다니엘 호손과 포, 에밀리 디킨슨과 레이 브래드버리, 엘러리 퀸과 허먼 멜빌, 그리고 이름 모를 인디언 시인들까지 전부 다 다시 읽고 싶어진다. 김용언 기자

식인귀의 행복을 위하여
다니엘 페낙 | 문학동네


소설 마지막까지 종잡을 수가 없다. 페이지마다 깔려 있는 엄청난 긴장감 때문이냐고? 천만에. 추리소설 치고 제목도 남다른 <식인귀의 행복을 위하여>는 말랑말랑한 문체로 살갑게 굴더니 어느 순간 불에 덴 고양이처럼 털을 삐죽 세운다. 유쾌한 익살에 배꼽 잡으며 웃고 있는데 느닷없는 서스펜스의 등장으로 깜짝 놀라게 하는 것도 한두 번이 아니다. 사건은 뱅자맹 말로센이 품질 관리인으로 일하는 백화점에 연쇄폭발사건이 터지면서 시작된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가 각각 다른 네 동생들이 사건에 연루된다. 프랑스에서 매 편마다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말로센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다.

넥스트
필립 K.딕 | 집사재


상상력에 값을 매길 수 있다면 이 사람의 상상력은 도대체 얼마일까. 필립 K. 딕이 살아 있었다면 아마 지금쯤 할리우드를 돌아다니며 수금을 했으리라. <블레이드 러너>부터 <토탈리콜> <마이너리티 리포트> <페이첵>까지. 할리우드는 여전히 필립 K.딕이 4,50년 전에 발표한 SF소설을 뒤적이고 있다. 암울한 미래사회를 통해 인간의 실존 문제를 탐구했던 필립 K. 딕의 단편소설이 출간됐다. 그중에서도 특히 할리우드에서 영화화된 작품 6편만 골라 실었다. 즐겁게 본 영화의 원작을 감상할 기회다. 맨 앞에 실린 ‘넥스트’는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으로 영화화돼 2007년 개봉 예정이다.

일본 침몰
고마쓰 사쿄 | 범우사


일본은 한국에 비해 일찍부터 장르 소설의 발전이 두드러졌다. 일본 SF소설의 거두인 고마쓰 사쿄 역시 그러한 문화적 공기 안에서 자유롭게 작품 활동을 해온 경우다. 그의 대표작 <일본 침몰>(1973)은 아틀란티스 전설을 현대 일본의 공간으로 가져와 다양한 인간군상의 드라마를 펼쳐놓는다. 미증유의 자연재해를 둘러싸고 국제사회에서 철저히 외면당한 자본주의 대국의 참상은 지금 시점에서 읽어보더라도 많은 것들을 환기시킨다. 일본에서 두 번에 걸쳐 영화화됐으며, <투모로우> 같은 할리우드 재난영화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역작이다.

사주를 아는 여자 팔자를 모르는 남자
김현민 | 거북이북스


설날이면 찾아가곤 했다. 직장생활에서 얻은 울분을 삭이거나 진로 변경을 앞두고도 찾아가곤 했다. 뭔 소리인고 하니 사주 얘기다. 인간 사주팔자란 이미 정해져 있는 거라는데 왜 매번 조금씩 다른 얘기를 듣게 되는 걸까. 어차피 재미 삼아 보는 사주 차라리 내가 직접 보고 말지. 그렇다면 <사주를 아는 여자 팔자를 모르는 남자>가 길잡이가 되어줄지도. 역학 관련 온라인 콘텐츠 기획회사 나눔미디어에서 초보자들이 쉽고 빠르게 역학을 익힐 수 있도록 책을 펴냈다. 과연 성형수술을 하면 사주가 달라지는지, 팔자란 바뀔 수 있는지, 정말 아홉수에 결혼하면 안 되는지 등 생활 속 궁금증에 대한 해답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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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8-26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넥스트는 출판사가 넘 얍삽해요.
그리고 일본침몰은 일본의 군국주의를 다룬거라고 하더군요 ㅡㅡ;;;

키노 2006-08-26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보르헤스의 미국문학강의는 어때요??? 나온지는 좀 됐지만^^

Koni 2006-08-26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의 군국주의를 '어떻게' 다뤘느냐가 좀 궁금해요.
 

감성백배 실용천배, 여행 가이드 북
2006.08.25 / 이화정 기자 

여행이 대세다. 방학 혹은 짧은 휴가에도 해외여행은 당연한 수순이 됐고, ‘올빼미’에서부터 ‘금까기’까지 하룻밤 잠자리를 아낀 절약형 1박 3일 여행상품도 즐비하다. 아예 하던 일을 접고 3개월, 6개월, 길게는 1년 여행하는 이들도 눈에 띈다. 여행족이 늘고 여행 패턴이 다양해지면서 여행지침서도 덩달아 변화했다. 관광명소, 교통, 날씨 등을 수록한 빽빽한 <론리 플래닛>류의 정보서 대신, 사소한 여행의 경험을 기록한 에세이 톤의 여행서들이 서점의 여행서적 코너에 빽빽하다.

바야흐로 여행서 춘추전국시대다. 디카와 인터넷으로 누구든 독특한 시선과, 독특한 경험이 있다면 제법 폼 나는 여행서를 출간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풍족한 여행서 범람의 시대가 그다지 마뜩치만은 않다. 런던에서 템스 강변을 거닐고 대영박물관을 들르거나, 파리의 노천카페에서 차 한 잔 하는 여유, 동경 가서 신주쿠와 하라주쿠를 발 빠르게 돌아다니는 것쯤이야, 너도 나도, 우리 모두 해본 별스럽지 않은 경험이다. 아무리 멋진 사진과 독특한 경험으로 포장해내도 그렇고 그런 시큰둥한 ‘남의 일’이 돼버리기 십상이다.

이런 ‘따분한 여행서적’의 기운을 발 빠르게 캐치하고 재빨리 손을 쓴 여행서들이 늘고 있다. 기존의 통념을 확 깨는 이 여행서적들은 정보서와 에세이의 절묘한 결합이 빚어낸 ‘주관적 실용서’쯤으로 불릴 수 있다. 굉장히 사소하고 개인적인 여행의 경험담을 늘어놓되, 그것이 단순히 감상에 의한 것이 아닌 철저한 경험과 전문성에서 우러나온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다른 나라를 가면 반드시 박물관을 가야한다는 고정관념, 관광명소라고 불리는 곳들을 섭렵해야 한다는 집착은 이 책에 없다. 특이한 아이템들이 즐비한 쇼핑센터, 분위기 좋은 카페, 맛있는 음식점, 조그마한 예술영화관 같이 사소하고 일상적인 도심의 공간들이 이 책에서는 한없이 소중한 여행지이자 발굴의 장소다. 보통 여행서적이라면 반 페이지에 빽빽하게 뭉쳐지거나, 박스 처리되고 말 아이템들만을 따로 펼쳐놓았다고 할까.

런던 뉴욕 홍콩 도쿄 상하이의 쇼핑가를 돌며 발품 팔아 만든 <쇼핑 앤 더 시티>(배정현 | 랜덤하우스중앙)는 쇼핑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10년차 패션지 기자 배정현의 쇼핑여행 비법서다. 관광명소도 갤러리도 박물관도 없다. 도시에 즐비한 소품숍, 옷가게, 문구점, 대형마트가 235페이지의 책속에 그득하다. 여행가서 쇼핑하는 것을 비문화적이고 골빈 행태라 여겼던 사람들이라면 실로 눈살 찌푸릴 가이드다. 그러나 취미와 특기를 쇼핑이라고 당당하게 소개하는 저자는 쇼핑이 단순히 소비에 국한된 낭비가 아닌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의 하나임을 상큼하게 설득한다. 지금 런던에서 가장 뜨고 있는 앤티크 숍에서부터,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들이 바잉하러 간다는 홍콩의 쇼핑거리, 구경만으로도 신나는 벼룩시장 등 관광객들이 모르고 지나친 보석 같은 상점들이 저자의 경험과 안목에 의해 조목조목 해부된다.

신주쿠, 하라주쿠, 긴자의 거리를 백날 간 사람도 모르고 지나친 주옥같은 공간들을 모아 엮은 책도 있다. <도쿄 로망 산뽀>(유종국 | 디자인하우스)는 12년간 도쿄에서 살았던 저자의 도쿄 ‘산뽀기’다. 책의 맨 처음 유서 깊은 도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시노바즈 스트리트를 보는 순간 이 책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안내서인지 알게 된다. 저자가 산책하는 공간은 도심과 멀리 떨어져 부러 찾아내야 할 새로운 곳이 아니다. 그냥 시부야의 번화가에서도 차를 마시며 조용히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라이온’ 같은 고풍스런 카페를 발견해내는 식이다. 한국보다 비싸다고 겁먹지 말고 작은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부야의 유로 스페이스에서 영화 한 편 보고, 공원 중앙에 있는 분수대에서 잠깐 쉬면서 잡지 <스튜디오 보이스>를 읽는 여유를 가져보라. 뭐, 잠깐 체력이 남으면 히몬야의 코오엔 탁구장을 찾아도 좋다.

'''''''''''''''바르셀로나에서 방 잡고 아예 제대로 체류한 기록을 엮어낸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오영욱 I 예담)도 눈에 띈다. 방을 구하고, 가재도구를 사 들여오고, 스페인어를 배우는 동안, 바르셀로나는 저자에게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정취가 베어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 했다. 바르셀로나 카페에 앉아 그림을 그리는 낭만을 즐긴 저자 오영욱에게 바르셀로나 거리 구석구석은 눈감고도 찾을 수 있는 익숙한 공간이다. 한 손에 지도를 들고 있으면서도 어디를 갈 지 몰라 헤메는 여행자들 속에서 저자는 폼나는 카페가 아니라도 충분히 즐거 울 수 있는 삶의 자세를 배웠다. 바르셀로나에서 가볼 만한 정원과 카페를 돌아 세르트 길, 산 페라 메스 바이쉬 길, 엘리사벳 가, 말꾸이낫 길...저자가 추천한 바르셀로나에서 걸어 볼 만한 골목길을 돌아봐도 좋겠다.'''''''''''''''''''''''''

매일 지나다니는 서울의 공간 역시 달리 보면 무궁무진하다. <골목이 있는 서울, 문화가 있는 서울>(이동미 | 경향신문사)은 서울의 매력을 100배쯤 보강해주는 서울 발견기다. 홍대, 명동, 남산골 한옥마을, 성북동, 북촌. 가까이 있어서 들여다보기 소홀했던 공간들에 여행전문기자로 활약한 저자의 정겨운 해설이 덧붙여진다. 다 알고 있다고 여겼던 서울의 공간들이 이 책을 보고 나면 전혀 새롭게 다가온다. ''''''고풍스러운 가회동 골목길에 있는 가회박물관의 문을 삐걱 열어보거나, 하늘공원 억새길을 따라 올라올라 가보자. 흰색벽의 모스크 이슬람교중앙회성원이 있는 이태원에 가거나, 가리봉 1동, 옌벤 거리에 가서 양고기를 먹고 있으면 이곳이 서울인지 아닌지 착각에 빠지게 된다.''''''''여권도 비자도 비행기 패스도 필요 없다. 지하철 패스 달랑 하나 끊어 당장 거닐 수 있다.

신기하게도 이들 책은 한결같이 도시를 그리고 있다. 도시 여행은 눈앞에 펼쳐진 멋진 풍광을 그저 주어 담는 것만으로도 오감이 만족되는 그리스 섬 여행이 아니기 때문이다. 도시 공간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디테일들은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지 않는 자에겐 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새로워진 여행서들은 바로 이 자세에 관한 작은 지침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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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들, 파주로 간다

2006.08.23 / 송순진 기자

충무로를 떠난 영화인들이 경기도 파주에 새 둥지를 튼다. 싸이더스 FNH의 차승재 대표와 마술피리 오기민 대표 등 영화 관계자들은 22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열린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 제2단계 개발계획 기자설명회'를 통해 이 같은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현재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 제2단계 개발계획'은 이기웅 위원장과 차승재 부위원장, 건축 코디네이터 김영준 씨등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신청사 모집을 완료했다. 입주를 신청한 업체는 싸이더스 FNH, 마술피리, 아이필름, 청어람, 청년필름, 김기덕 필름, 모호 필름 등 18개 업체. 자체 위원회를 통해 입주사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차승재 대표는 "영화 제작에 관한 원스톱 시스템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업체들이 입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차 대표는 업체 선정 기준에 대해 "작품 편수만이 문제가 아니라 질과 내용에 있어서 문화적인 기여도가 있는 회사, 한국 영화에 새로운 시도를 할 만한 자질 갖춘 회사"라고 설명하고 "그러나 문은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에 자리를 잡은 파주 '북 시티'는 국내 유명 출판사인 민음사, 열림원, 창비, 문학동네를 비롯한 출판, 인쇄, 유통업체가 함께 자리잡은 민간주도의 기획도시로 눈길을 모아왔다. 여기에 영화인들의 참여가 더해지며 출판을 넘어 영상, 문화 도시로의 확장을 계획 중인 것. 차승재 대표는 "최근 한국 영화계는 산업적으로 고도의 성장을 보였지만 질적, 정신적 성장이 그만큼 따라왔느냐란 부분에는 의문점이 있다. (이번 파주로의 이주를 통해) 문학, 서사에 젖줄을 대고 서로 도움을 받으며 영화의 내적 성장의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차 대표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10년 전 충무로 시절과는 달리 단순한 비즈니스, 더 심하게는 한탕주의와 배금주의로 발전하는 요즘의 모습을 보며, 문화 마인드가 있는 회사들을 다시 모아 충무로 시절의 따뜻한 문화를 다시 만들고자 하는 바람 때문"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 이기웅 이사장은 "10년 이후에는 한국의 문화와 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지표로 제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출판사 생각의 나무 박광성 대표를 비롯한 출판인들 역시 "출판과 영상의 결함을 통해 더욱 많은 인프라가 구성되고 더 큰 가능성이 만들어 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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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sion Jazz & Contemporary Jazz' 명반 20선


60년대 후반, 비틀즈(The Beatles)로 대변되는 록 음악은 젊은이들의 감성을 사로잡으며 최고의 중흥을 맞이한다. 반면 재즈는 점점 대중들의 외면을 받으며 아티스트 중심의 예술성에만 몰입해 가고 있었다. 이런 '재즈의 위기'는 여타 다른 장르와의 연합 전선을 생각하게 했고 그 결과 등장한 연주 스타일이 바로 퓨전 재즈다.

트럼펫터 마일스 데이비스의 'Bitches Brew'는 재즈와 록의 이종교배로 탄생된 퓨전 재즈의 효시작이였다. 트럼펫에 전기 코드를 꽂은 마일스는 퓨전 재즈로 대중들의 호응을 얻었고 이런 그의 시도는 수많은 추종자들을 양산했다. 1970년대 재즈계는 퓨전 재즈가 대세를 장악하며 인기 퓨전 재즈 그룹의 융성으로 이어진다.

1980년대 들어 퓨전 재즈는 세련된 편곡과 감성적인 연주에 비중을 둔 컨템포러리 재즈로 환골 탈퇴됐다. 컨템포러리 재즈의 기수 GRP 레이블의 등장은 팝 연주 음악의 가능성을 제시했고 1980년대 감성에 걸맞는 컨템포러리 아티스트들의 대중적 호응을 얻는다.

일각에선 퓨전 재즈/컨템포러리 재즈가 깊이가 없고 상업적이란 이유로 재즈의 정체성을 흐려놓는다는 지적을 하곤 했다. 그럼에도 대중들은 이런 스타일의 연주에 환호했고 굳이 재즈로 국한되지 않는 양질의 연주 음악을 재즈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시대에 따라 변화는 대중의 음악 감성에 재즈는 능동적으로 대처했고 퓨전 재즈/컨템포러리 재즈의 융성은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1. Miles Davis
Bitches Brew
Columbia/1970


Miles Davis(tp), Wayne Shorter(ss), Lenny White(dr), Bennie Maupin(bcl), Chick Corea(ep), Joe Zawinul(ep), Jack Dejohnette(dr), Harvey Brooks(b), Dave Hollad(b) , Airto Moreira(per), John Mclaughlin(g)

1 Pharaoh's Dance
2 Bitches Brew
3 Spanish Key
4 John McLaughlin
5 Miles Runs the Voodoo Down
6 Sanctuary

“인종과 이념으로 갈라진 세상에서 음악만큼은 퓨전(Fusion)되어야 한다”

퓨전 재즈의 효시작으로 평가되는 마일스 데이비스(1926-1991)의 'Bitches Brew'는 즉흥 예술인 재즈와 젊음의 대중음악 록이 정면충돌하며 생겨난 화학적 결합체였다. 60년대 말, 흑인 기타 영웅 지미 헨드릭스의 하드록과 슬라이 앤 페밀리 스톤의 펑키 사운드에 매료된 마일스는 전기 증폭으로 강화된 재즈 사운드에 관심을 갖는다. 마일스는 록의 상징인 일렉트릭 기타와 키보드가 재즈의 미래를 열 것이란 생각했고 록과 재즈의 만남은 우연이 아닌 시대가 요구하는 대세라 생각했다.

앨범 'Bitches Brew'엔 마일스 데이비스 사단이라 불리는 실력 있는 젊은 재즈 뮤지션들의 집결지였다. 그리고 앨범에 참여한 재즈 뮤지션들은 1970년대 내내 퓨전 재즈를 통해 주목받게 된다. 건반주자 칙 코리아는 리턴 투 포에버를, 기타리스트 존 맥러플린은 마하비쉬누 오케스트라를, 건반주자 조 자비눌과 색소폰주자 웨인 쇼더는 웨더 리포트를 결성하며 재즈 퓨전 대표 그룹들로 성장한다. 대중들은 마일스 데이비스 사단이 들고 나온 퓨전 재즈라는 새로운 연주 음악에 환호했고 바야흐로 재즈계는 메인스트림과 퓨전이란 양대 지형으로 양분된다.


2.Offramp
Pat Metheny Group
ECM/1982


Pat Metheny(g,gsyn), Lyle Mays(P,Ep), Steve Rodby(b), Dan Gottelib(dr), Nana Vasconcelos(per/v)

1 Barcarole
2 Are You Going With Me?
3 Au Lait
4 Eighteen
5 Offramp
6 James
7 The Bat, Pt. 2

팻 매스니와 친구들, 재즈의 새로운 미학을 제시하다

기타리스트 팻 메스니(1954- ) 그룹은 음의 신천지를 향해 나아가는 순례자다. 현대 재즈 연주에 새로운 미학을 제시했다 평가되는 팻 메스니 그룹이 견지한 음의 순례 초반부를 장식했던 작품이 지금 소개하는 앨범 'Offramp'이다.

수록곡 'Are you going with me' 하나만으로도 재즈계가 받은 충격은 실로 엄청났다. 팻 메스니가 창조한 기타 신시사이저의 몽환적인 사운드에 청중들은 환호했고 이후 기타 신시사이저 연주는 팻 메스니 연주의 주요한 스타일로 자리 잡는다. 재즈팬들은 'Are you going with me'의 혁신적인 사운드만큼이나 'Au Lait' , 'James' , 'Eighteen'에서 감지되는 산뜻하고 아름다운 선율에 또한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앨범 'Offramp'는 그룹의 리더인 기타리스트 팻 메스니와 건반 주자 라일 메이스가 주축이 된 '팻 메스니 사운드'의 원형질을 제시했다. 팻 메스니 그룹은 앨범 'Offramp'를 시작으로 발군의 창작력을 이어가며 마일스 데이비스에 견줄만한 재즈 스타로의 위용을 갖춰가게 된다.

 
3. Heavy Weather
Weather Report
Columbia/1977


Joe Zawinul(ep), Wayne Shorter(ss,ts),jaco pastorius(b),Alex Acuna(dr), Manola Badnera(per)

1 Birdland
2 A Remark You Made
3 Teen Town
4 Harlequin
5 Rumba Mama
6 Palladium
7 The Juggler
8 Havona

"Birdland'로 재즈 퓨전 정점에 우뚝 서다"

재즈사에 몇 안되는 히트 연주 'Birdland'를 수록한 앨범 'Heavy Weather'는 재즈 퓨전 그룹 웨더 리포트의 정점이었다. 1930년대 명멸한 스윙 빅밴드들에 대한 경의를 담고 있는 곡 'Birdland'는 웨더 리포트에게 명성에 더해 골드 앨범이란 상업적 성공을 안겨준다.

재즈 퓨전 빅 3 중 가장 혁신적인 사운드를 들려준 웨더 리포트는 키보디스트 조 자비눌(1932- )과 색소폰 주자 웨인 쇼터(1933- )가 주축이 된 그룹이다. 여기에 그룹의 새로운 중추로 떠오fms 천재 베이시스트 자코 패스토리우스의 참여로 웨더 리포트는 최강 재즈 그룹의 위용을 갖춘다. 히트곡 'Birdland'와 웨인 쇼더의 테너 색소폰 연주가 빛을 발하는 아름다운 발라드 'A remark you made' 자코 패스토리우스의 폭발하는 플렛리스 베이스 연주가 압권인 'Teen town' , 작열하는 재즈 록의 비등점 'Palladium' 등을 수록하고 있다.


4. Light as a Feather
Chick Corea & Return to forever
Polydor/1973


Chick Corea(ep) Stanley Clarke(b) Joe Farrell(fl,ts) Airto Moreira(per,dr) Flora Furim(v,per)

1 You're Everything
2 Light as a Feather
3 Captain Marvel
4 500 Miles High
5 Children's Song
6 Spain

라틴의 내음으로 가득한 재즈 퓨전

마일스 데이비스의 'Bitches Brew'에서 건반주자로 참여한 칙 코리아가 결성한 밴드 리턴 투 포에버는 당대 재즈 퓨전씬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린 밴드다. 라틴 음악의 작열하는 리듬과 빼어난 서정성이 묻어나는 이들의 초기 앨범 'Light as a feather'는 바로 앞서 발표한 앨범 'Return to forever'와 함께 지금까지도 그룹의 대표적으로 칭송된다.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플로라 퓨림의 뇌쇄적인 보컬곡 'You're everything'을 시작으로 이어지는 'Light as a feather' 'Captain marvel' , '500mile high'는 초기 리턴 투 포에버가 견지한 애시드(Acid) 사우드의 몽환적 기운이 넘실댄다. 칙이 펜더 로즈(일렉트릭 피아노)로 연주하는 명곡 'Spain'은 스페인 출신의 국민 작곡가 후앙 로드리고의 '아랑후에즈 협주곡'의 도입부를 인용한 변주로 화제를 모았다. 이 앨범 이후 리턴 투 포에버의 사운드는 일렉트릭 기타가 전면에 부각된 강성 재즈 록으로 변해갔지만 초기 사운드의 신선함엔 비할 바 못됐다.


5.Jaco Pastorius
Jaco Pastorius
Columbia/Epic-1976


Jaco Pastorius(b), Herbie Hancock(ep,p), Wayne Shorter(ss.ts), Randy Brecker(tr), Michael Brecker(ts), David Sanborn(as), Hubert Laws(fl), Don Alias(per), Sam & Dave(v)

1 Donna Lee
2 Come On, Come Over
3 Continuum
4 Kuru/Speak Like a Child
5 Portrait of Tracy
6 Opus Pocus
7 Okonkole y Trompa
8 (Used to Be A) Cha Cha
9 Forgotten Love

세계에서 베이스를 가장 잘 치는 사나이

과연 그랬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그 어느 뮤지션들도 이 사실에 이의를 갖지 않았다. 베이스란 악기는 자코 패스토리우스(1951-1987)라는 한 천재 뮤지션을 통해 새롭게 정의됐고 그의 정식 데뷔 앨범 'Jaco Pastorius'는 그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허비 행콕의 주선으로 에픽(Epic)레이블서 낸 그의 데뷔 앨범은 초절기교의 베이스 주자이자 탁월한 음악 감독 자코 패스토리우스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자코의 탁월한 베이스 속주와 뛰어난 편곡 실력이 묻어나는 'Kuru/Speak like a child' , 소울 듀오 샘 앤 데이브의 보컬과 강력한 혼 섹션이 펑키의 기운을 배가시키는 'Come on come over' , 비밥에 대한 오마주 'Donna Lee', 플렛리스 베이스 연주의 풍성한 매력을 발산하는 'Continum' 등은 일렉트릭 베이스 연주의 경지를 제시했다.


6. Headhunters
Herbie Hancock
Columbia/1973


Herbie Hancock(ep), Bennie Maupin(ss,ts,bcl), Harvey Mason(dr), Paul Jackson(b), Bill Summers(per)

1 Chameleon
2 Watermelon Man
3 Sly
4 Vein Melter

댄스파티에 등장한 재즈 음악

재즈 퓨전의 또 다른 이름은 바로 재즈 펑크(Jazz Funk)였고 그 주역은 단연 피아니스트 허비 행콕(1940- )이었다. 펑키 리듬이 시종일관 넘실되는 앨범 'Headhunter'는 주체 못할 그루브의 향연으로 청중을 몰아넣는다.

허비 행콕의 무그 신시사이저와 폴 잭슨의 일렉트릭 베이스 연합전선은 첫 곡 'Chameleon'에서 강한 훅을 날린다. 흡사 댄스 파티장을 방불케 하는 춤의 기운은 앨범의 히트로 이어지며 'Headhunters'는 빌보드 앨범 차트 13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내 마음이 내키는 대로 연주를 하고 싶었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슬라이 스톤이었다”라며 당시의 상황을 술회한 허비 행콕은 당대 최첨단 유행 음악인 펑키 사운드를 재즈에 성공적으로 이식시키며 이후 재즈 펑크를 주류 재즈 스타일로 자리매김 시킨다.


7. The inner mounting flame
Mahavishnu Orchestra
Columbia/1971


John Mclaughlin(g), Jan Hammer(ep), Billy Cobham,(dr), Jerry Goodman(vln), Rick Laird(b)

1 Meeting of the Spirits
2 Dawn
3 The Noonward Race
4 A Lotus on Irish Streams
5 Vital Transformation
6 The Dance of Maya
7 You Know You Know
8 Awakening

하드코어 재즈 록의 진수

마일스 데이비스의 'Bitches Brew'에 참여했던 연주인들은 얼마 후 각자의 길을 모색했고 그런 연주인들 중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낸 사람은 다름 아닌 기타리스트 존 맥러플린(1942- )이었다. 마일스를 떠난 존은 자신만의 재즈 록 사운드를 구현해갔고 그 첫 결정체는 그가 결성한 마하비쉬누 오케스트라의 첫 앨범 'The inner mounting flame' 이었다.

존을 주축으로 서로 다른 국적의 5인방이 의기투합한 마하비쉬누 오케스트라는 연주의 한계치라 할 최고의 스릴과 테크닉으로 점철된 연주를 선보인다. 재즈와 하드록, 여기에 인도 라가 선법과 켈틱 사운드까지 녹여낸 밴드의 연주는 막강한 지지층을 형성해가던 1970년대 프로그레시브 록과 하드 록에 비견될 하드코어 재즈 록으로 부상한다.


8.Winelight
Grover washington Jr.
Elektra/1980


Grover Washington Jr.(ss,ts), Bill Withers(v), Ralph Mcdonalds(per), Steve Gadd(dr), Marcus Miller(b), Eric Gale(g)

1 Winelight
2 Let It Flow (For "Dr. J")
3 In the Name of Love
4 Take Me There
5 Just the Two of Us
6 Make Me a Memory

대중적인 색소폰 연주의 진수

색소폰니스트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1943-1999)는 R&B를 재즈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재즈 뮤지션이다. 재즈 연주의 대중적 지평을 연 앨범 'Winelight'로 그는 당대 최고의 재즈 뮤지션으로 등극한다.

팝 가수 빌 위더스의 보컬이 참여한 스매시 히트 연주 'Just the two of us' , 라이트 펑키 스타일의 세련된 연주 'Winelight' , 프로 농구선수 DR. J 에게 헌정하는 그루비한 연주 'Let it flow', 귀에 아른거리는 달콤한 소프라노 색소폰 연주 'In the name of love'등 팝 연주의 진수를 담고 있다.

2개의 그래미상 수상과 엄청난 상업적 성공 외에 '와인 라이트'가 남긴 유산은 그 이상이다. 앨범의 성공은 색소폰 연주가 대중의 감성에 깊게 파고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재즈가 본격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9. Brecker Brothers
Brecker Brothers
Arista-1975


Michael Brecker(ts), Randy Brecker(tr/v), David Sanborn(as), Don Grolnick(ep), Bob Mann(g), Will Lee(b), Harvey Mason(dr), Ralph Mcdonald(per)

1 Some Skunk Funk
2 Sponge
3 A Creature of Many Faces
4 Twilight
5 Sneakin' up Behide You
6 Rocks
7 Levitate
8 Oh My Stars
9 D.B.B.


스컹크 펑크의 매력에 빠져봅시다

펑키리듬을 타고 몰아치는 혼 섹션, 바로 브렉커 브라더스의 연주의 전형이다. 마이클 브렉커(1949- )의 색소폰, 랜디 브렉커(1945-)의 트럼펫으로 구성된 형제 재즈 듀오는 비밥으로 대변되는 모던 재즈와 비비 킹(B.B. KIng)으로 대변되는 일렉트릭 블루스를 공히 흡수한 연주의 고수들. 이미 다양한 장르의 세션을 통해 연주에 잔뼈가 굵은 형제는 1970년대 창궐한 재즈 퓨전의 물결에 기꺼이 동참했고 그 시작은 한창 부상하던 재즈 펑크였다.

비밥의 스피디한 연주에 강력한 그루브감을 얹은 듀오의 연주는 이름 하여 '스컹크 펑크'란 신조어를 달게 된다. 신생 레이블 아리스타에서 발표한 듀오의 첫 앨범은 호평을 받았고 수록곡 'Sneakin' up behind you'의 차트 진입으로 대중적인 주목도 받게 된다.


10.Breezin'
George Benson
Wanner Brothers/1976


George Benson(g/v), Phil Upchurch(g), Stanley Banks(b), Ronnie Foster(ep), Harvey Mason(dr), Ralph Mcdonald(per)

1 Breezin'
2 This Masquerade
3 Six to Four
4 Affirmation
5 So This Is Love?
6 Lady

최고의 기타연주자에서 보컬리스트로

감칠맛 나는 기타연주에 실린 유려한 스캣을 선보인 재즈 기타리스트 조지 벤슨(1943- )은 앨범 'Breezin'으로 당대 최고의 보컬리스트로 데뷔한다. 유일한 보컬 트랙 'This Masquerade'는 싱글로 발표되 빌보드 싱글 차트 10위와 팝 앨범 차트 1위로 오르며 당시 재즈 뮤지션으로선 최고의 성공을 맛보았다. 앨범은 그의 수준급 보컬만큼이나 연주도 각광받았다. 세련된 스트링 편곡이 돋보인 'Breezin' , 그루비한 기타 연주로 훅을 날리는 'Six to four'는 보컬이상의 감흥을 선사했다.

재즈 기타리스트에 더해 재즈 보컬로도 인정받은 조지 벤슨은 Breezin'을 기점으로 팝 스타의 경지에 우뚝 섰고 이후 연주보단 보컬 중심의 음악 활동으로 인해 기존 팬들에게 다소 나마 아쉬움을 주기도 했다.


11.Three
Bob James
CTI-1976


Bob James(ep), Grover Washington Jr.(ss/ts), Gary King(b), Eric Gale(g), Eddie Danies(fl), Hubert Laws(fl)...

1 One mint julep
2 Women of Ireland
3 Westchester lady
4 Storm King
5 Jamaica Farewell

퓨전 재즈의 격조를 드높인 수작

재즈 퓨전을 당대 주류 음악 스타일로 부상시킨 건반주자 밥 제임스(1939- )는 현재까지도 왕성한 창작활동을 보이는 퓨젼 재즈 스타다. CTI 레이블에서 발표한 그의 초기작 'Three'는 그의 탁월한 송 라이팅과 세련된 편곡실력을 선보이며 퓨전 재즈의 격조를 한층 높였다. 펑키한 리듬을 타고 들려오는 산뜻한 선율이 압권인 'Westchester lady'는 지금까지도 그의 대표곡으로 사랑받고 있다. 색소폰 주자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의 참여도 주목할 만하다.


12.Harlequin
Dave Grusin & Lee Ritenour
GRP-1985


Dave Grusin(ep,p),Lee Ritenour(g), Ivan Lins(v/p), Carlos Vega(dr), Abraham Laboriel(b), Paulinho Da Coasta(per)

1 Harlequin
2 Early A.M. Attitude
3 San Ysidro
4 Before We Lose Tomorrow
5 Silent Message
6 Cats of Rio
7 Beyond the Storm
8 Grid-Lock
9 The Bird

컨템포러리 재즈 스타의 황금비율 조합

1980년대 컨템포러리 재즈계의 막강 레이블 GRP 소속 대표 뮤지션인 데이브 그루쉰(1933- )과 리 릿나워(1952- )의 매력적인 만남. 앨범 'Harlequin'엔 평소 두 뮤지션이 흠모해온 브라질 출신 싱어송라이터 이반 린스를 참여시키며 그의 음악성을 재즈계에 본격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히트 연주 'Early Am Attitude'로 주목받은 앨범엔 두 걸출한 뮤지션의 손색없는 수준급 연주들로 가득하다.


13.Spectrum
Billy Cobham
Atlantic/1973


Billy Cobham(dr), Jan Hammer(ep), Tommy Bolin(g), Joe Farrell(fl), Lee Sklar(b),Ray Barretto(per)

1 Quadrant 4
2 Searching for the Right Door/Spectrum
3 Anxiety/Taurian Matador
4 Stratus
5 To the Women in My Life/Le Lis
6 Snoopy's Search/Red Baron


파워 드러밍을 선보인 박진감 넘치는 연주

재즈 퓨전 그룹 마하비쉬누 오케스트라의 드러머였던 빌리 코브햄(1944- )의 솔로 데뷔작. 그의 주특기라 할 파워 드러밍의 진수를 담은 앨범 'Spectrum'은 전율하는 비트의 향연으로 청중을 압도한다. 칼부림 하는듯한 날카로운 플레이징을 들려주는 건반주자 얀 해머와 메탈 밴드 딥 퍼플 출신의 기타리스트 토미 볼린의 참여는 록 특유의 공격성을 더해주며 시종일관 박진감 넘치는 연주를 들려준다.


14.Future Shock
Herbie Hancock
Columbia-1983


Herbie Hancock(ep), Bill Laswell(b), Michael Beinharon(programing), Dwight Jackson Jr.(v)...

1 Rockit
2 Future Shock
3 TFS
4 Earth Beat
5 Autodrive
6 Rough

재즈계의 카멜레온이 던진 또 하나의 충격파

'Headhunters'에 이어 허비 행콕(1940- )이 재즈계의 던진 또 하나의 충격파. 주원료는 다름 아닌 최첨단 일렉트릭 펑키와 힙합의 샘플링과 브레이크 비트였다. 나이트클럽에까지 진출한 히트연주 'Rockit'을 수록한 앨범 'Future Shock'는 뮤직비디오로까지 제작 방영되며 클럽이 아닌 댄스씬을 달궜다. 당대 첨단 음악 스타일을 재즈에 접목시킨 발군의 창조력은 가히 '재즈계의 카멜레온' 허비 행콕다운 시도였다.


15.Catching the sun
Spyro Gyra
RCA-1980


Jay Beckenstein(ss.ts), Tom schuman(ep), Chet Catallo(g), Dave Samuels(vib),Eli Konikoff(dr), Kim Stone(b), Geraldo Velez(per)

1 Catching the Sun
2 Cockatoo
3 Autumn of Our Love
4 Laser Material
5 Percolator
6 Philly
7 Lovin' You
8 Here Again
9 Safari

컨템포러리 연주 음악의 선두주자

'Morning Dance'란 상큼한 연주로 각광받은 퓨전 재즈 그룹 스파이로 자이라의 농익은 고감도 연주들로 가득한 앨범. 귀에 꽃이는 선율 제조술과 발군의 연주실력, 팀의 리더 제이 벡켄슈타인의 감미로운 소프라노 색소폰 연주는 이후 등장할 퓨전 재즈 밴드들이 비껴갈 수 없는 지침서와도 같았다. 'Catching the sun' 은 재즈의 영역을 뛰어 넘어 컨템포러리라 불리는 대중적인 연주음악 붐을 선도한 작품으로 기억된다.


16.School Days
Stanley Clarke
Columbia/Epic/1976


Stanley Clarke(b), David Sancious(ep),Raymond Gomes(g), Gerry Brown(dr), John Mclaughlin(g)

1 School Days
2 Quiet Afternoon
3 The Dancer
4 Desert Song
5 Hot Fun
6 Life Is Just a Game

슬랩 베이스의 대가

펑키한 매력이 넘실대는 스랩 베이스 주법, 인기 퓨전 그룹 리턴 투 포에버 출신 베이스 주자 스탠리 클락(1951- )은 재즈계가 알아 모시는 스랩 베이스 주법의 대가다. 그의 세 번째 앨범 'School days'는 탁월한 스랩 베이스 실력에 더해 앨범 전체를 총괄하는 전천후 음악인으로서의 저력이 묻어난다. 록, 펑키, 라틴 등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해내는 그의 연주는 이후 마커스 밀러를 비롯해 이후 등장할 수많은 베이스 연주자들의 귀감이 된다.


17.Chick Corea Elektric Band
Chick Corea
GRP-1986


Chick Corea(ep),Dave Weckl(dr), John Patitucci(b), Scott Henderson(g), Carlos Rio(g)

1 City Gate
2 Rumble
3 Side Walk
4 Cool Weasel Boogie
5 Got a Match?
6 Elektric City
7 No Zone
8 King Cockroach
9 India Town
10 All Love
11 Silver Temple

업그레이드 된 칙 코리아식 재즈 퓨전

칙 코리아(1941- )가 미니 무그를 어께에 둘러매고 돌아왔다. 그의 이런 의외의 행보는 바로 칙이 결성한 '일렉트릭 밴드'를 통해 구체화된다. 과거 마일스 데이비스가 그랬듯 칙은 데이브 웨클(드럼), 존 패티투치(베이스)와 같은 실력 있는 젊은 피를 수혈 받으며 80년대의 감성이 짙게 묻어나는 업그레이드 된 재즈 퓨전을 들려준다. 40대 중반이란 나이답지 않은 칙의 건재한 감성이 살아 숨쉬는 80년대 재즈 퓨전 수작이다.


18. Four Corners
Yellowjackets
MCA/1987


Russell Ferrante(ep), Jimmy Haslip(b), Marc Russo(ss,as), William Jennedy(dr.per)

1 Out of Town
2 Wildlife
3 Sightseeing
4 Open Road
5 Mile High
6 Past Ports
7 Postcards
8 Room With a View
9 Geneva
10 Indigo

컨템포러리 재즈계의 소장파

80년대 초 등장하며 '스파이로 자이라'와 자웅(雌雄)을 겨룬 퓨전 밴드 옐로우 자켓은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해 온 밴드다. 건반 주자 러셀 페란테를 중심으로 모인 4인방은 독창적인 화성 전개와 리듬패턴을 제시하며 80년대 컨템포러리 재즈 씬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했다. 밴드 중기 작에 해당하는 앨범 'Four Cornor'는 국내에서도 사랑받은 연주곡 'Mile High'를 비롯해 만만치 않은 감성이 서려있는 연주들이 가득하다.


19.Feels so good
Chuck Mangione
A&M-1977


Chuck Mangione(flh,ep), Chris Vadala(ss,ts), Grant Geissman(g), Charles Meeks(Bass),James brandley Jr.(dr)

1 Feels So Good
2 Maui-Waui
3 Theme from "Side Street"
4 Hide & Seek (Ready or Not Here I Come)
5 Last Dance
6 The Xith Commandment

느낌이 좋은 재즈

푸르겔 혼의 마술사 척 맨지오니(1940- )의 멀티 플래티넘 연주 앨범. 따듯하고 부드러운 음색이 매력인 푸르겔 혼을 친숙하게 해준 그는 업 템포의 경쾌한 연주곡 'Feels so good'으로 일약 스타급 뮤지션으로 발돋음한다. 연주에 더해 출중한 작곡과 편곡실력이 묻어나는 그의 대표작은 지금껏 대중적인 재즈 연주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아쉬운 건 'Feels so good' 만큼의 이렇다 할 수준작이 그에게 이후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20.The Best of Fourplay
Fourplay
Wanner Brothers/1997


Bob James(ep,p),Lee Ritenour(g), Nathan East(b,v), Harvey Mason(dr)

1 Max-O-Man
2 101 Eastbound
3 Higher Ground
4 4 Play and Pleasure
5 Chant
6 After the Dance
7 Bali Run
8 Play Lady Play
9 Between the Sheets
10 Amoroso
11 Any Time of Day
12 Why Can't It Wait Till Morning

지금은 재즈 수퍼 밴드 시대

밥 제임스, 리 릿나워, 나단 이스트, 하비 메이슨. 컨템포러리 재즈 스타 4인방이 의기투합한 재즈 수퍼 밴드 포 플레이는 90년대 재즈계의 빅 뉴스였다. 단순한 스타급 플레이어의 만남의 차원을 넘어 팀은 이름값에 걸 맞는 안정적이고 세련된 연주 음악으로 컨템포러리 재즈의 인기를 이어갔다. 현재는 기타리스트 리 릿나워 대신 칼튼이 멤버로 활동 중이지만 리 릿나워가 재적했을 당시의 대표곡들을 모은 이 앨범은 단연 최상의 수준이었다.


선정의 변

퓨전 재즈/컨템포러리 재즈 명반 20선을 고른다는 것, 생각만큼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일단 명확한 선정의 기준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일단 시기를 1970년대와 1980년대로 국한시켰다. 이 시기는 퓨전 재즈가 가장 활발하게 융성한 때였고 그만큼 수준작들도 많이 나왔다. 또한 비슷한 스타일이라 생각되는 작품일 경우 먼저 출시된 작품을 우선으로 선정했고 아무리 명반일지라도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음반은 과감히 제외시켰다. 해당 음반이 나왔을 시기에 대중들에게 호응을 얻은 대중음악 스타일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그런 흐름을 반영해 재즈계에서 선구적인 의미를 갖는 음반을 우선 선정했다.

이런 기준으로 선정했음에도 뭔가 석연치 않다고 느끼신다면 필자의 부족함 때문이라 생각된다. 선정된 명반들 외에 수많은 퓨전 재즈/컨템포러리 재즈 명반들이 숨어있으니 많이 찾아 듣길 바란다. 명반들을 직접 찾아들어 확인하는 가운데 느껴지는 쏠쏠한 감동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다.

  2006/07 정우식 (jasbsoy@hanmail.net)

* IZM - New St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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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세상을 만날 시간
세계보도사진전 2006 서울전시(8.3~9.4)

어떤 뉴스와 사건에도 무감동한 당신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 사진전이 열린다. 그냥 예술로서의 사진이 아니다. 예술보다 숭고하고 현실보다 처절하다. 사진기자들이 포착한 ‘진짜’ 세상, ‘세계보도사진전 2006 서울전시’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5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보도사진전이 서울을 찾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세상에는 말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순간들이 있다. 삶과 죽음, 내가 아닌 남이 겪는 아픔, 눈물 나는 환희의 순간이 펜 끝이 아니라 카메라 렌즈를 통해 전해진다. 세계보도사진전의 마흔아홉 번째 대상작품은 로이터 소속의 캐나다 사진기자 핀바 오레일리의 <니제르 타우아의 비상급식소의 어머니와 아이>. 최악의 가뭄으로 식량난을 겪었던 니제르에서 찍힌 이 사진은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다. 절망과 희망, 공포와 모성애가 뒤섞인 어머니의 표정과 아이의 앙상하고 여린 손은 애처롭지만, 강한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뉴스스토리 사진부문 1등을 차지한 미국의 토드 하이슬러의 작품에서는 전쟁과 죽음의 비통함이 느껴진다. 전사한 동료의 관을 성조기로 덮는 미 해군들과 이를 바라보는 여객기 승객들의 시선을 절묘하게 잡아낸 사진은 잘 연출된 영화 속 장면보다 더 극적인 정서를 전달한다. 쓰나미에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는 등불의식을 담은 사진에서는 하늘로 번지는 수만 개의 불빛을 따라 애석함과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른다. 사진마다 넘치는 인간애는 미학적 완성도와 역사적 가치를 떠나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세계보도사진전은 퓰리처상과 함께 사진기자들의 영원한 꿈이다. 이번 세계보도사진전을 위해 122개국 4,448명의 사진기자와 사진작가들은 83,044장의 사진을 출품했다. 전시회에서는 이중에서 선별된 200여 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시끄러운 세상에 귀를 닫았더라도 이 사진들의 진심에 눈과 마음을 열지 않을 수 없다. 하정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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