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뱅잉 기술 가운데 가장 쉽고 보편적인 스타일. 말처럼 리듬에 맞춰 머리를 위 아래로 흔들기만 하면 된다. 호주 출신 하드락 밴드 에이씨디씨(AC/DC)의 리드 기타리스트 앵거스 영(Angus Young)이 하는 동작이 이 바닥에서는 정석이니 참고하면 되겠다.
머리를 원 모양으로 휘젓는 기술. 돌아가는 그 모양이 닮았다하여 풍차(Windmill) 및 헬리콥터(Helicopter) 기술이라고도 불린다. 이는 자주 하는 사람들에게야 식은 죽 먹기겠지만 초보자들에겐 주위 사물과의 예기치 못한 충돌과 심각한 현기증 등을 안겨줄 수 있으니 주의가 요구된다. 이 기술은 미국 헤비 메틀 밴드 와스프(W.A.S.P)의 프론트맨 블래키 롤리스(Blackie Lawless)가 널리 유행시켰으며 미국 데스 메틀 밴드 캐니발 콥스(Cannibal Corpse)의 조지 "콥스그라인더" 피셔(George "Corpsegrinder" Fisher)와 메틀리카의 전 베이시스트 제이슨 뉴스테드(Jason Newsted), 파워 메틀 밴드 판테라를 이끌다 하늘나라로 간 다임백 대럴(Dimebag Darrell), 그리고 포스트 메틀리카를 꿈꾸는 미국 플로리다 출신 메틀코어 밴드 트리비움(Trivium)의 기타리스트 코리 불루(Corey Beauleau)가 자주 선보였다. 써큘러 스윙이 몸에 익고 나면 원 하나를 더 만들어 머리를 팔자(8자)로 돌리는 피겨 에잇(The Figure Eight)도 권해본다.
고개를 숙인 채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 반원을 그리며 왔다 갔다 하는 방법이다.(시계추를 떠올려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지난 8월 8일, 새 앨범 을 발매한 미국 스래쉬 메틀 밴드 슬레이어(Slayer)의 탐 아라야(Tom Araya)가 이 기술을 잘 쓴다.
고개를 오른쪽 왼쪽으로 젓는, 일명 '도리도리' 기술이다. 미국 인더스트리얼 메틀 밴드 스태틱-엑스(Static-X)의 프론트맨 웨인 스태틱(Wayne Static), 핀란드 멜로딕 데스 메틀 밴드 칠드런 오브 보돔(Children of Bodom)의 프론트맨 알렉시 라이호(Alexi Laiho), 그리고 스웨덴 출신 프로그레시브 메틀 밴드 오페스(Opeth)의 베이시스트 마틴 멘데즈(Martin Mendez)와 메틀리카의 베이시스트 로버트 트루히오(Robert Trujillo)가 즐겨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 앤 다운 기술을 좀 더 '과격하게' 응용한 것으로 멋은 있으나 하고 나면 쉽게 목이 저려오는 단점이 있다. 이 기술의 대표 뮤지션이라면 역시 에이씨디씨의 앵거스 영을 빼놓을 수 없으며 미국 뉴메틀 밴드 슬립낫(Slipknot)의 리드 기타리스트 믹 톰슨(Mick Thomson), 그리고 이미 저 세상 사람이 된 메틀리카의 전 베이시스트 클리프 버튼 (Cliff Burton)도 그에 못지않은 실력을 뽐낸 바 있다.
두 사람 이상이 나란히 서서 헤드뱅잉을 하는 기술이다.(이 때의 헤드뱅잉은 주로 업 앤 다운이다.) 영국 헤비 메틀 거장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의 두 기타리스트 케이케이 다우닝(K.K. Downing)과 글렌 팁튼(Glenn Tipton)이 가장 먼저 선보였는데 해보면 알겠지만 ‘닭살’이 이만저만이 아니니 미리 각오해두는 것이 좋겠다.

물론 이 밖에도 인간의 몸이 허락하는 만큼 헤드뱅잉 기술은 얼마든지 더 있을 수 있다. 물구나무를 서서 할 수도 있는 것이고 허리를 뒤로 꺾어 흔들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좀 위험하긴 하지만 옥상에서 뛰어내리며 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관절에 무리 주는 ‘웨이브’나 뼈를 꺾는 아픔의 ‘로봇 춤’이 다는 아닌 것이다. 복잡한 기술 없이도 누구나가 직접(또 금방) 해볼 수 있는 헤드뱅잉. 이것이야말로 가장 경제적이고 대중적인 뮤지션들의 액션이 아니겠는가.
(음악 포털사이트 KTF 도시락www.dosirak.com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글 / 김성대(acdcrock@changg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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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앨범 1001장


1001 Albums You Must Hear Before You Die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앨범 1001장”

과연 우리는 죽기 전까지 몇 장의 음반을 듣게 될까? 닉 혼비의 소설 '하이 피델리티(High Fidelity)'를 영화로 각색한 <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의 주인공 롭 고든(존 쿠삭)은 광적인 '음반 중독자'로 등장한다. 마치 음악이랑 결혼이나 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 현실에서도 그와 비슷한 인물을 우리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음악에 죽고 사는 사람들! 그들은 왜 그렇게 음악에, 또 음반에 미쳐 사는 것일까.

음반 모으는 재미에 한번 빠져본 이들은 음반만 바라봐도 배가 부르다고 말한다. 거의 병적으로 음반 수집에 집착하는 이들 중엔 똑같은 음반을 두 번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 가령 자신이 애착하는 음반이 국내반이거나 원판과 커버가 다를 경우, 똑같은 음반을 수입 앨범으로 또 구입한다. 비틀스 전집을 모으는 중인데, < Please Please Me >가 빠져 있다면 기어코 훗날 그 빈자리를 채워 넣어야 직성이 풀린다. 정말 못 말리는 음반 애호가들이다.

가수 이은미는 “음반은 가장 훌륭한 음악선생님”이라 말한 적 있다. 다시 말해 이는 음반의 중요성을 역설한 말이다. 그만큼 음반은 소중하다. 그러나 디지털 음악 파일이 범람하는 요즘시대에 음반은 소외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이제는 돈 주고 굳이 음반을 사지 않아도 최신 유행 음악을 얼마든지 공짜로 다운받아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반을 많이 들어야 될 감수성 풍부한 청소년들이 음반 구입을 꺼리기조차 한다. 알고 보면 사회적 손실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음반 중독에 시달리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다. 그런 음악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해줄 책 한 권이 금주에 출간됐다. 해외에서 원서로 먼저 소개됐던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앨범 1001장(1001 Albums You Must Hear Before You Die)'의 번역본이 바로 그 결과물이다. 1001장의 음반이라니, 그 수만 봐도 흥분이 절로 된다.

어느 누군가가 책 천 권을 넘게 읽었거나, 천 편도 넘는 영화를 봤다면 그 열성에 우린 감탄사를 내뱉곤 한다. 음반도 마찬가지다. 책이나 영화 못지않게 '천 장'이란 음반 수는 만만찮은 수량이다. 집안에 가요든, 팝이든, 클래식이든 음반이 천 장 이상 장식장에 꽂혀있다면 그 사람은 음악을 단순히 즐기는 수준을 떠나, 음반 수집에 약간의 병적인 증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 수천 장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음악 마니아의 기준이 꼭 거기에 국한될 필요는 없지만, 천 장이 넘는 수는 외형적으로 그 사람이 얼마나 음악에 중독돼 있는지 쉽게 말해주는 수치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왜 하필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앨범'이 천 장도 아니고, 만 장도 아니고 1001장인가? 그 해답은 간단하다. 이 책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1001 Movies You Must See Before You Die)'의 시리즈물인 까닭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1001편의 영화 책이 번역본으로 나와 나름대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음반은 늘 영화에 비해 소외되곤 했다. 주변에서 극장엔 자주 찾지만, 음반은 구입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본다면, 현재 대중음악이 멸시받는 현상은 국내에선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때문에 이 1001장의 앨범 책이 그나마 번역본으로 나온 것만도 반갑기 그지없다.

누구는 나이 서른 넘도록 음반을 구입한다고 해서 가족들에게 미친 놈 취급을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친구들도 한결같이 말한다. “mp3 공짜로 다운 받으면 되지 그까지꺼 뭐 하러 돈 주고 사냐?” 이 질문은 바꿔 말한다면 한 영화 애호가에게 “영화 공짜로 인터넷 다운받아서 보시면 되지 뭐 하러 돈 주고 극장에서 보시나요?”라고 묻는 멍청한 질문에 한결 다를 바 없다.

지금도 꾸준히 음반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재차 말하지만 음반은 소중하다. 30대 중반의 모 노총각 한 분은 지금도 음반을 구입할 때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왜 그 분이 그렇게 끊임없이 음반을 사는 지는 그 사람의 내면세계로 들어가 보지 않는 한 우리는 절대 모른다.

어쨌든 당신이 팝 음악을 좋아한다면 이 책을 놓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책 제목이 말하고 있지만, 사실 죽기 전에 이 책에 담긴 음반을 모두 다 들을 필요는 없다. 사는 데 전혀 지장이 없으니까. 그런데 당신이 음악에 늘 종속된 사람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기회가 된다면 꼭 책을 보고, 앨범까지 소화하면 더 좋을 듯하다.

물론 이전에도 명반 책은 수없이 많이 접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 담긴 1001장의 앨범들은 단순한 명반 리스트가 아니다. 록 전문지 < 롤링스톤 >을 위시해 해외 유수의 음악 매체가 선정한 명반뿐 아니라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없었던 앨범까지 방대하게 실었기 때문이다. 요컨대 로큰롤 50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1001장의 앨범을 줄줄이 다룬다.

시대별로 적정량의 앨범을 나눈 것도 눈에 띤다. 록의 황금기인 1970년대(279장) 앨범에 집중되지 않고, 80년대(210장)와 90년대(239장), 그리고 2000년대(99장)까지 거의 동등한 비율로 리스트가 짜여졌다. 흔히 비틀스의 모든 앨범은 다 명반이라고 말하지만, 이 책은 비틀스의 전 앨범을 리스트에 집어넣지는 않는다. 기존 명반 가이드와는 달리 좀 더 다양한 뮤지션들의 앨범을 포괄적으로 수록됐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아니라 프랭크 시내트라의 < In The Wee Small Hours >(1955)를 시작으로 최근 화이트 스트라입스의 < Get Behind Me Satan >(2005)까지 시대별로 되짚어본다. 그렇다보니 총 750팀의 1001장을 장장 960페이지에 걸쳐 다루기 때문에 방대한 앨범 자료집으로 충분한 가치를 띤다. 거기에 올 컬러의 좋은 재질을 사용해서 대학 전공 서적 그 이상의 메리트를 전해준다. 책 가격이 조금 비싼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평상시 쉽게 구할 수 없었던 아티스트들의 희귀 사진도 흥미롭게 담겼다. 음반이 나왔을 당시 뮤지션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포착한 134장의 화보는 참 인상적이며, 무려 91명의 필진이 참여해 각 필자들만의 독특한 필체를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참여 필진들의 이력을 보면 영미 음악 저널리스트가 가장 많고, 그 외에 잡지사 편집장, 대중문화 평론가, 자유기고가, 방송작가, 밴드 뮤지션, 영화감독, 대학 강사와 클럽 DJ 등 실로 다채롭다. 다양한 음악전문가들의 다양한 시각을 빌려온 리뷰들이라 그만큼의 가치를 지녔다.

뿐만 아니라 각 뮤지션들이 자기 음반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도 실어 앨범 리뷰에 무게를 실어준다. 빌리 조 암스트롱은 < Dookie >에 대해 "공연을 하고 파티를 즐기는 것이 평크다"라고 말했고, 닉 케이브는 < The Boatman's Call >에 관해 “육신은 사라지지만 가사는 남는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링킨 파크의 마이크 시노다는 < Hybrid Theory >를 설명하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주류 밴드가 아니다. 주류가 우리에게 왔다”

이 책에 있는 음반이 집안에 다 구비돼 있다면, 굳이 이 책을 구입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단언컨대, 여기에 있는 음반을 다 갖고 있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로큰롤, 재즈, 펑크, 일렉트로닉, 소울, 힙합, 월드뮤직까지 주류와 비주류 등 다양한 장르를 광범위하게 다루기 때문만은 아니다. 국내 라이선스로 발매되지 않은 앨범들도 꽤 많은 까닭에 수입상을 통해 구하지 않고서는 이 책에 담긴 1001장의 앨범을 다 듣기란 좀 무리가 따른다. 꼭 구입하기 힘들다면 책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하다.

음악 애호가인 당신이 오늘 당장 술자리가 생긴다면, 옆 사람과 한번쯤 이런 내기를 해보는 건 어떨까. “우리 죽기 전에 여기 있는 음반을 다 들을 수 있을까, 없을까?”

출판사: 마로니에 북스
책임편집: 로버트 다이머리
역자: 한경석 외 5인
가격: 3만 9천원

  2006/09 김獨 (quincyjones@hanmail.net)

* IZM - New St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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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알라딘도서팀 > [알림] 서울 와우 북 페스티벌, 정이현.문태준.홍승우와 만나다!

서울 와우 북 페스티벌은 책과 책이 포함하는 모든 것들을 홍대앞 거리로 쏟아내는 새로운 개념의 책 문화축제입니다.
한국출판인회의 주최로 9월 22일부터 24일까지(3일간) 홍대 인근 거리와 클럽, 까페 등지에서 마련되는 이번 북페스티벌에 문학과지성사는 다음과 같이 참가합니다.

◆ 거리도서전
일시 : 9월 22일(금) ~ 9월 24일(일)
장소 : 홍대 주차장 골목(꽃길)

◆ 낭독의 밤
출연자: 문태준, 정이현, 우찬제(사회)
장소: 이리까페(TEL 323-7864)
일시: 9월 22일(금) 오후 7시 30분
입장료: 5,000원(음료 제공)

*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하나은행 178-910015-56504(예금주: 문학과지성사)으로 5,000원을 입금하시고 moonji@moonji.com으로 메일을 보내주시면 입금 확인 메일을 드리겠습니다.

* 지켜주실 점:
1. 행사 시작 후에는 입장이 불가하오니 행사 시간을 꼭 지켜주십시오.
2. 여성분들께서는 짧은 치마를 입고 오시면 자리가 불편하실 수 있사오니 가급적 편한 차림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_^

◆ 만화가 홍승우 사인회
일시 : 9월 23일 오후 4시
장소 : 문학과지성사 거리도서전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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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까 말까 고민중이다. 드디어 블루레이 디스크가 출시되고 있으니 말이다.

잘못했다간 비디오테이프 짝 나지 않을까 싶어서...

그래도 한번 보고싶네. 어떤 식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지. 이전에 비디오테이프로 산 키아로스타미의 작품들을 전부 처분했는데, 이것도 그런 신세가 될까봐 고민중이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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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거리공연, 댄스 배틀대회, 뮤지컬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로 본 비보이의 세계

2002년 여름 대한민국 전체가 월드컵 4강 신화의 열기로 들끓고 있을 때, 독일에선 한국의 비보이(B-Boy) 열풍이 일어났다. 비보이 크루 익스프레션이 한국팀으로는 최초로 ‘배틀 오브 더 이어’(Battle of the Year, 이하 보티)에서 우승한 것. 보티(BOTY)는 스트리트 댄스 대회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세계 최대의 비보이 축제다. 4월부터 각 지역에서 예선이 진행되고 여기서 선발된 팀이 9월 독일 본선대회에 진출한다. 한국은 2001년 비주얼쇼크가 이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뒤부터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들의 대회 영상은 이후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화제가 됐고, 영국의 UK비보이챔피언십과 미국의 프리스타일 세션 등 세계 4대 스트리트 댄스 대회에서의 한국팀의 승전보도 연이어 들려왔다. “10회가 넘는 엘보 스핀”, “신기에 가까운 관절꺾기” 등, 네티즌의 열광은 주로 시각적인 충격에서 시작됐다. 더불어 세계대회에서 휘날리던 태극기와 한국팀을 응원하던 외국인들의 함성 소리. 이 낯선 광경은 한국의 네티즌을 비보이란 이름의 새로운 신화 속으로 몰고 갔다. 비보이에 대한 호기심보다 먼저 작동한 애국심. 2002년 월드컵의 광풍이 그랬던 것처럼 한국의 비보이 열풍도 낯설게 시작됐다.

비보이 열풍의 낯선 시작

현재 우리나라에는 비보이 크루들이 셀 수 없이 많다. 익스프레션, 겜블러, 고릴라크루, 드리프터즈, 리버스, 라스트포원 등 세계대회 출전과 수상으로 유명해진 크루만 꼽아도 10팀이 넘는다. 대학의 동아리는 물론 지방의 서클도 활성화되어 있으며 인터넷상의 커뮤니티에서 운영하는 스쿨도 많다. CF와 뮤직비디오에 비보이들이 모델로 등장하고, M.NET의 <브레이크>, MBC의 <오버 더 레인보우> 등 이들의 삶을 소재로 한 드라마도 제작됐다. 세계대회에서의 낭보와 갑작스런 붐. 일반 국민에게 비보이는 일종의 신기루 같았다. 지하철역 내에서 바닥을 쓸고 다니던 시끄러운 놈들이 어느새 ‘문화’가 되어 나타난 것이다. 다시 한번 낯선 시작. 하지만 그들은 비보이 문화가 결코 갑작스레 나타난 유행이 아니라는 사실을 몸으로 보여준다. “정말 독한 애들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일까? 하나의 동작을 성공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지독하게 연습한다.” 10년 넘게 춤을 추고 있는 고릴라크루의 김우성씨는 현재 한국의 비보이들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자신들의 연습기를 답변으로 제시한다. “예전에는 연습실이 없었다. 큰 거울이 없어서 혼자 연습할 때는 장롱을 보고 한다. 그게 조금 비치지 않나. 친구들이랑 같이 연습할 때는 지하철역에서 했다. 지금에야 이렇게 공연도 하지만, 그때는 힘들었다. 사실 앞으로 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고. 하지만 그냥 친구들과 춤출 수 있는 게 즐거웠던 것 같다.” 그는 윈드밀 동작을 성공하기 위해 1년을 연습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많은 실패로 이뤄지는 하나의 무브. 고릴라크루의 한상민씨는 “물구나무서기를 한 채 회전을 하는 나인틴이라는 기술이 있다. 3바퀴를 성공하려고 무지 노력했다. 그런데 어쩌다 무대에서 갑자기 10바퀴 이상 돌아갈 때가 있다. 우린 이걸 이른바 ‘꽂혔다’고 한다. 그렇게 실력이 조금씩 늘어가는 것 같다”고 말한다. 성공과 실패 사이의 보이지 않는 선, 이 미지의 공간에서 한국의 비보이 문화는 태어난 셈이다.

거리 공연의 생동감을 무대 위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공연 현장

서울의 홍익대 근처, 2005년 12월부터 한 비보이전용극장에선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란 공연이 계속되고 있다. 우연히 비보잉을 본 발레리나가 비보이와 사랑에 빠진다는 줄거리. 이 공연은 비보잉을 본격적인 무대 공연으로 옮겨왔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공연은 매우 역동적이다. 발레리나가 등장하는 부분은 한순간 휴식처럼 느껴질 정도. 무대 위와 아래를 오가며 펼쳐지던 기묘한 광경들은 어느새 음악과 함께 흥겨운 리듬을 연출해내고, 두명의 비보이가 함께 호흡을 맞추는 루틴 동작은 매우 활기찬 조화를 만들어낸다. 관객의 호응은 추임새다. 공연의 연출을 맡은 문주철 감독은 “비보이 문화에 대한 경영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들의 문화를 좀더 대중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한 시도”라고 밝혔다. <비보이를…>이 보여주는 것은 단지 비보잉뿐만이 아니다. 디제이(음악을 틀고, 스크래치를 통해 음악을 재편집하는 사람), MC(랩을 비롯 리듬에 따라 말을 하는 사람), 그래피티(벽 등에 하는 낙서) 등 힙합의 모든 요소가 총동원된다. 흔히 비보이를 위의 세 가지와 함께 힙합의 4대 요소로 꼽는데 여기서의 비보이는 좀더 넓은 의미의 스트리트 댄서를 가리킨다. 그래서 <비보이를…>에는 비보이뿐만 아니라 스탠딩 댄서도 함께 출연한다. 실제로 이 공연에 출연하고 있는 고릴라크루는 비보잉을 하는 에이블크루팀과 스탠딩 댄스를 하는 브루클린 몽키즈팀이 함께 있는 프리스타일팀이다. 이에 대해 문주철 감독은 “힙합 문화를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사실 관객 중에 나이가 좀 있는 분들은 디제잉이나 비트박스를 싫어하는 것 같기도 하더라. 하지만 그게 힙합 문화고 비보이 문화인 걸 어떻게 하겠냐. 단순히 비보이를 데려다가 공연을 만드는 게 아니라면 이들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춤과 음악, 비보이의 추모 방식

비보잉은 거리에서 시작된 문화다. 1970년대 뉴욕 할렘가를 중심으로 흑인과 히스패닉계 청소년들이 거리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추던 춤이 비보잉의 시작이다. 음악의 간주 부분(Break)에 플로어에서 추는 춤. 말 그대로 브레이크의 B를 따서 비보잉이라고 한다. 나이키, 윈드밀 등이 여기에 속하는 동작. 거리에서 생겨났다는 의미에서 어반 스트리트 컬처(Urban Street Culture)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비보잉은 ‘홈 텔레비전 문화’에 더 가깝다. 많은 댄서들이 주로 TV를 보고 춤을 따라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엠시 해머와 바비 브라운에서부터 나미와 붐붐과 서태지와 아이들까지.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비보잉은 TV 무대에서 노래의 간주 부분에 잠깐씩 보여지는 춤동작일 뿐이었다. 김우성씨도 “한 동작을 따기 위해 아는 형에게 자료(뮤직비디오)를 부탁해서 간신히 보며 춤을 췄다”고 회상했다. 한국에 비보이 문화가 좀더 확산될 수 있었던 건 그룹 피플크루의 등장이다. 이후에 가수로 데뷔하기도 한 이들은 그전부터 비보잉 비디오를 발매했다. 자료에 굶주렸던 비보이들은 이들의 영상을 보며 연습했고, 이후 홍익대와 이태원 등지를 중심으로 거리공연 문화가 생겨났다. 그리고 백화점 등의 행사공연. 한국에서 아직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비보잉의 공연 양식은 각종 이벤트와 행사의 축하공연이다. 8월12일 저녁, 홍익대 앞 놀이터에선 얼마 전 사고로 목숨을 잃은 비보이 양파의 추모공연이 열렸다. 고릴라크루, 리버스, 익스트림, T.I.P, 라스트포원, 갬블러 등 국내 유명 크루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공연을 진행한 디제이 고는 “이런 공연은 슬픈 일이기도 해서 마음이 좋지 않다. 여기 오신 분들 모두 세상을 떠난 양파에 대한 마음으로 함께 공연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에도 참가했던 한상민씨는 “당연히 가야 하는 거다. 비보이들은 팀이 달라도 다 가족 같다. 거리에서 공연하며 마주치기도 하고. 예전에 우리 팀 리더였던 전나마 형도 지난해에 부산국제영화제 축하공연을 하러 가다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때도 우리가 함께 추모공연을 했다”며 이날 공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들의 추모 방식은 매우 자유로워 보였다. 함께 뜻을 맞추고, 마음껏 춤을 추는 자리. 이날 놀이터에는 본 공연이 진행되는 옆자리에 작게 원을 만들고 춤을 추는 비보이들도 보였고, 무대 뒤에서 리듬에 맞춰 혼자서 춤을 추는 비보이도 있었다. 육체가 만들어내는 공간의 역동성이 놀이터의 밤을 묘한 함성 속으로 밀어넣고 있었다.

승패가 없는 배틀 현장

배틀의 현장. 8월20일 찾아간 홍대 근처의 클럽V에선 월간배틀이 열리고 있었다. 인터넷 모 댄스 커뮤니티에서 주최하는 댄스 배틀대회. 배틀은 말 그대로 누가 더 춤을 잘 추는지 겨루는 대회다. 댄서와 디제이, 엠시가 모두 출연하며, 심사위원이 댄서의 실력을 가늠한다. 80년대 미국에선 지역 세력간의 다툼이 배틀의 형식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공격적인 무브와 상대방의 약을 올리는 래핑. 이는 집회 현장에서 경찰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세계 4대 비보이 대회도 배틀의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여기엔 비보잉 배틀뿐 아니라 팝핀 배틀, 라킹 배틀, 혹은 이들을 혼합한 프리스타일 배틀 등 다양한 형식이 있다. 이날의 종목은 팝핀과 라킹. 배틀에는 총 150여명의 댄서가 참가했고, 예선을 통과한 8명이 1대1로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클럽의 무대와 플로어를 가득 메운 사람들의 열기. 냉방기는 이미 효과가 없었다. 그리고 계속되는 무승부와 재심. 원래 2시부터 4시까지 예정됐던 예선은 계속 지연됐다. “무승부는 자주 있는 일이다. 사실 배틀이란 게 절대적인 실력을 가리는 게 아니다. 그날 컨디션이나 분위기에 따라 승패가 많이 좌우된다. 또 디제이가 트는 음악은 무작위다. 자신이 좋아하거나 아는 음악이 나오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예선 탈락한 사람이 다음엔 우승을 할 수도 있고, 오늘 우승한 사람이 다음엔 예선에서 탈락할 수도 있는 거다.” 이번 배틀을 기획한 정현섭씨는 배틀의 의미는 승패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6시가 넘어 시작된 본선. 8명의 댄서들이 1대1로 대결을 펼쳤다. 가위바위보에서 진 사람이 먼저 시작한다. 음악과 함께 몸이 진동하기 시작한다. 무언가 “팝!”하고 터지는 느낌. 그야말로 팝핀. “리듬에 맞춰 온몸에 팝이 한번에 들어가야 해요. 몸이 팽창하는 느낌이죠.”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한 참가자는 팝핀의 느낌을 팽창이란 말로 설명했고, 정현섭씨는 이를 다시 “몸에 물방울이 떨어졌을 때, 튕겨나가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1분간 춤을 추던 댄서는 상대방에게 차례를 넘긴다. 상대방을 가리키는 손짓, 혹은 허공으로 무언가를 불어넣는 동작. 상대는 다시 허공 속에서 바통을 이어받는 동작을 취한다. 그리고 다시 팝핀. 이렇게 두번씩 춤을 추고 즉석에서 심사가 발표된다. “심사기준이요? 여러분도 이제 다 알지 않나요? 저는 그냥 여러분 곁에 서겠습니다.” 심사위원의 말처럼 이날 배틀의 결과는 관객의 함성으로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세계대회에서도 심사위원의 결정에 관객의 반대 함성이 터져나오면 재대결을 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배틀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 심사위원보다 더 정확한 관객. 춤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만들어낸 시끌벅적한 조화. 어떤 의미에서 배틀은 춤을 매개로 재현되는 민주주의의 이상향이 아닐까.

대한민국의 새로운 무브를 꿈꾸며

한국문화관광공사는 올 상반기부터 한국의 비보이 문화가 제2의 한류가 될 수 있다며 비보이를 활용한 한류 마케팅을 하고 있다. 실제로 <비보이를…>은 이미 여러 여행사의 관광 코스로 지정되어 있고, 외국인 관람객도 평균 20%를 넘는다. 이 공연의 홍보 담당자인 SJ보이즈의 곽서연 대리는 <비보이를…>의 브로드웨이 진출에 대해서도 낙관한다고 말한다. 이 공연의 성공을 계기로 국내에선 비보이를 소재로 한 다른 공연들도 기획되고 있다. 세계대회에서의 선전도 계속된다. 이미 유럽에는 한국의 비보이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생겨났고, 9월10일 한국에서 개최될 지역예선에도 10팀 정도가 참가할 예정이다. 비보이 자신들도 실질적인 생활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힘든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는 비보이 동생들한데 전화해보면 다들 바쁘다. 공연하러 다니느라. 이제 생활하는 데 힘들지는 않다.” 김우성씨의 말처럼 2006년 현재, 한국의 비보이들은 이른바 꽂혔다. 수많은 실패가 쌓이고 쌓여 만들어낸 하나의 무브처럼.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상업화되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다. 실제로 90년대 미국에선 비보이들이 CF나 뮤직비디오, 영화에 출연하면서 비보이 문화가 거의 사장되다시피 했다. 한국의 경우도 하나의 트렌드로 지나갈 우려가 있다. 단순한 한류가 아니라 비보이 문화, 힙합 문화를 즐기는 분위기가 형성되야 한다.” 대다수의 비보이들은 김우성씨처럼 비보이를 이용하기만 한 상품의 기획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었다. 이에 국제스트리트댄스협회에서 이사를 맡고 있기도 한 문주철 감독은 “얼마 전 서울시에서 전화가 왔다. 비보이를 지원하고 싶다고 하더라. 그래서 갔더니 하는 말이 ‘뭘 도와주면 되죠?’였다. 한국에 비보이팀이 몇개나 있는지, 비보이를 배우려면 어디에 가야 하는지, 비보이가 어떻게 시작된 건지, 아무도 모른다”며 수없이 많은 과제들을 지적한다.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교육적인 사업이다. 우리 협회 하나만 사단법인이지, 나머진 다 사기업이다. 예술고나 대학교에 비보이학과를 개설하거나, 청소년들이 비보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드는 일에 어느 누구도 쉽게 나서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부분이 행해져야 비보이 문화의 정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2006년, 한국의 비보이들은 분명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있다. 하지만 이들이 그 자리에 어떻게 올라갔을까. 제2의 한류라고 포장된 신문기사와 인터넷에 펄럭이는 태극기 행렬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 비보이들의 숨소리가 음소거되고, 그들의 땀방울이 제거된 낯선 열풍. 비보이들이 겁내고 있는 것도 바로 이것이 아닐까. 태극기를 흔들며 순위에 집착하기보다는 음악에 몸을 맞추고 비보이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 이것이 한국만의 비보이 문화를 만드는 새로운 무브가 될 것이다.

보티와 한국의 비보이들

영국의 UK비보이챔피언십, 미국의 프리스타일 세션, 나라를 옮기며 개최되는 레드불BC원을 보티와 함께 세계 4대 비보이 배틀대회라고 부른다. 보티는 1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배틀. 매년 10월 하노버에서 열린다. 참가팀들은 퍼포먼스를 통해 화해나 평화, 혹은 각국의 전통문화를 표현하고 이를 통해 결선배틀과 3·4위 배틀에 진출할 팀이 가려진다. 한국은 2002년 익스프레션이 우승, 2003년 익스프레션이 준우승, 갬블러가 3위, 2004년 갬블러가 우승, 2005년 라스트포원이 우승, 갬블러가 3위 등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엘보 스핀(Elbow Spin)

2004년 UK비보이챔피언십에서 리버스크루의 피직스(김효근)가 선보여 화제가 된 동작. 헤드 스핀이 머리로 몸을 지탱한 채 회전한다면 엘보 스핀은 팔로 균형을 잡은 뒤 회전을 하는 동작이다. 피직스는 이 대회에서 16회 회전에 성공하며 팀에 우승까지 안겨줬다. 지금도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엘보 스핀을 검색하면 이 대회 동영상을 볼 수 있다.

비보잉에 대한 간단한 용어 정리

우선 비보이팀은 크루(Crew)라고 한다. 고릴라크루, 리버스크루 등 팀 이름에 크루라는 단어가 포함된 경우도 있다. 비보잉의 동작은 무브, 두명 이상의 비보이가 함께하는 동작은 루틴이라고 한다. 비보잉에는 수많은 무브가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나이키, 윈드밀 정도. 나이키는 한팔을 땅에 짚고 두 다리를 뻗은 모양이 나이키 로고의 모양과 비슷하다고 생긴 이름이며, 윈드밀은 등으로 몸을 지탱한 뒤 다리로 회전을 하는, 말 그대로 풍차돌리기다. 나인틴은 물구나무를 선 채로 회전을 하는 동작. 그 모습이 마치 꽃이 피고 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비보이들이 무브를 하다 갑자기 멈추는 순간이 있는데 이를 프리즈(Freeze)라고 한다. 실제로 음악과 프리즈의 순간이 절묘하게 맞았을 때, 관객의 함성이 쏟아진다. 비보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테크닉이 아닌 음악과의 조화다.

팝핀과 라킹

넓은 의미에서 팝핀과 라킹을 하는 사람을 비보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이들은 각각 파퍼와 라커다. 팝핑은 흔히 관절꺾기로 표현되는 동작들. 하지만 이는 사실 관절을 꺾는 게 아니다. 근육을 팽창시키는 것. 호흡을 통해 근육을 움직이기 때문에 동작을 하고 나면 매우 숨이 가뻐진다고 한다. 그래서 종종 팝핑 배틀에서 엠시들은 댄서들에게 “폐 괜찮아요?”라는 말을 남긴다. 라킹은 잠근다는 뜻의 록(Lock)에서 온 말이다. 따라서 춤의 동작들도 주로 무언가를 잠그는 행위를 연상시키는 것들. 가장 대표적인 게 양팔을 빠르게 돌리는 동작이다. 또 팝퍼들은 주로 정장에 가까운 복장을 입는 데 비해 라커들은 코믹한 의상을 입는다. 큰 사과를 연상시키는 빅애플캡과 줄무늬 스타킹이 그것. 활기차고 밝은 느낌의 동작들이 주를 이룬다.

팝핀현준

“드라마는 보고 있어요? 근데 왜 시청률이 안 올라?” 일요일 저녁 댄스배틀이 열리던 클럽에 팝핀현준이 나타났다. 게스트로 공연을 하기 위한 것. 팝핀계의 스타인 그는 현재 MBC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에 출연하고 있다. 이주노가 만든 고릴라댄스팩토리의 초기 멤버이며 댄스그룹 영턱스클럽의 객원 멤버로 참여하기도 했다. 최근엔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보여준 불춤이 화제를 모았다.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유연하게 미끄러지다가 절도있게 꺾이는 몸. 현재는 1집 앨범을 내기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글: 정재혁
사진: 서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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