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런 것보다는 치명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역시 편견임에도 마치 객관적 관점처럼 포장되어 널리 퍼진 생각이 있다. 댄스 음악이 저질의 음악이고, 특히 ‘진정한(authentic)’ 록 음악에 비하면 한 수 아래의 음악이라는 생각 말이다.

이른바 ‘진지한’ 음악 팬들 사이에 이 생각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지는 아무도 제대로 모를 것이다. 심지어는 디스코와 펑크 록을 결합시킨 신종 댄스 로큰롤인 댄스 펑크(dance punk. 스트록스(The Strokes)와 같은 밴드들을 떠올리면 된다)를 좋아하는 사람들조차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악이 ‘댄스 음악’보다 낫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런 생각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편가르기를 할 맘은 없지만, 그것은 록 음악 쪽에서 나온 생각이다. 약 반세기 전, 이른바 ‘진정성(authenticity) 이론’이라는 형태로 말이다. 진정성 이론의 핵심은 ‘비상업적-예술적 음악(=록) vs. 상업적-비예술적 음악(=팝)’이다. 록 음악이 음악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던 시절, 록 음악의 이론가들은 자기들이 찬양하는 이 음악을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나 폴 앵카(Paul Anka)와 같은 팝 가수들의 음악과 구분할 필요를 느꼈다. 이 때 당연히 록 음악의 비교우위를 강조해야 했고, 이는 ‘록 음악은 예술적이고 비상업적이지만 진정한 음악을 들을 줄 아는 청자들에 의해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주장으로 정리되었다. ‘순수예술 vs. 대중예술’이라는 ‘순수예술계’의 사고방식이 ‘대중예술계’ 내부에서 다시 한 번 적용된 셈이다.


진정성 이론은 록 음악이 ‘잘 나가던’ 1960년대와 70년대에는 별 무리 없이 받아들여졌다. 그때는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Dark Side Of The Moon] 같은 음반이 날개 돋친 듯 팔리던 시절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1980년대, 마이클 잭슨으로 대표되는 팝의 위력이 록을 압도하면서 이 이론은 자연스럽게 공격을 받았다. ‘진지한’ 음악 평론가들도 팝 음악이 갖고 있는 놀라운 기술력과 세련된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점차 진정성 이론은 힘을 잃었지만, 그 핵심적인 태도만큼은 여전히 공유되고 있다. 진정한 음악과 저질 음악이라는 이분법.
 
 
그럼 과연 댄스 음악은 (록 팬들의 주장처럼) 저질 음악인가? 아마 가장 솔직한 대답은 ‘많은 댄스 음악이 저질 음악이다’라는 대답일 것이다. 많은 록 음악이 저질 음악이듯이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댄스 음악을 기계로 대충 찍어 만드는 음악이라고 말하고, 그것은 사실이지만, 그 대충 찍어 만드는 음악을 위해 발전한 기술까지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사람들이 댄스 음악을 상업적이라고 말하지만, 상업적이라는 것이 음악이 저질이라는 것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아이팟(iPod)의 예술적인 디자인은 (많이 팔겠다는) 상업적인 의도와 그 의도를 가능케 하는 첨단의 기술이 없다면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방망이 깎는 노인의 ‘장인 정신’에 비해 모자라거나 진정하지 않다고 말할 근거는 없다.

더불어 기술의 차이조차도 때로는 뛰어넘을 수 있다. 탁월한 댄스 음악의 명인은, 탁월한 기타리스트가 그렇듯 열악한 기술적 조건을 뛰어넘는 경이로운 결과물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은 이미 우리가 들어 본 적 있는 수많은 샘플들을 마치 처음 듣는 것인 양 새로 조합할 수 있는 댄스 음악의 명인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속담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 댄스 음악의 명인은 전화번호부 두께만한 매뉴얼들을 모두 외워야 하고, 그것들을 자신의 의도에 맞춰 능숙하게 조작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이것이 기타나 드럼을 위해 평생을 바친 록 뮤지션들의 노력에 비해 쉽다고 누가 주장할 수 있을까?

 
  요점은,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그 음악이 댄스 음악이냐 록 음악이냐는 아무 의미 없는 논쟁이라는 것이다. 이 당연한 것을 어떤 사람들은 지나칠 정도로 종종 잊어버린다. 아마 주위(라디오, MTV, 주말 가요프로그램)에 ‘저질 댄스 음악’이 많아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귀를 조금만 넓게 사용하면 좋은 댄스 음악을 분명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잘 만든 하우스 뮤직 한 곡은 기타를 대충 박박 긁어 만든 헤비 메틀 음반 열장보다 낫다.

마지막으로 권위에 호소하며 글을 마치자. 1997년 1월, 잡지<기타 월드(Guitar World)>에서는 록 뮤지션들을 대상으로 ‘내 인생을 바꾼 레코드’에 대한 앙케이트를 실시했다. 그 앙케이트에 응
한 록 뮤지션 중 한 명은 “들을 때마다 더욱 훌륭하게 들려오는” 레코드라는 설명을 덧붙이며 레프트필드(Leftfield)의 하우스 테크노 음반 을 선정했다. 그 뮤지션은 U2의 베이시스트 애덤 클레이튼(Adam Clayton)이었다.

※ 음악 포털사이트 도시락(www.dosirak.com)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글 / 최민우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카페인중독 2006-10-19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장르가 무슨 소용이랍니까? 좋으면 당연히 인정받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로그인 2006-10-19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들어서 좋으면 좋은 음악이지요.

키노 2006-10-19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음악이란 듣고 좋으면 되지..클래식을 들으면 멋져 보이고 댄스 음악이나 트롯을 들으면 이상해 보인다는 것은 고정관념이예여^^;;
 

[경향신문   2006-10-16 18:00:54] 
  원본 사진 보기


2006/10/16/6j1722c.jpg hspace=1 vspace=1>
책의 도시 파주에서 다채로운 책의 축제가 펼쳐진다.

출판도시문화재단은 오는 19일부터 29일까지 파주출판도시 일대에서 ‘파주북시 페스티벌 2006’을 연다. 올해 말로 1단계 건설사업을 마무리짓는 파주출판도시가 한국출판산업의 지향점과 발전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이두영 집행위원은 “파주출판도시를 건설하고나서 무엇을 할 거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면서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이번 파주북시티 페스티벌로 시작된다”고 밝혔다.

-국제규모 출판포럼·심포지엄등 다채-

이번 행사는 ‘파주북시티 국제출판포럼’, ‘동아시아 책의 교류’ 심포지엄, ‘파주북시티 책잔치’, 특별전 ‘종이에서 책으로’ 등으로 구성됐다. 19~21일 열리는 ‘파주북시티 국제출판포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 출판대 치카넨코 총장, 일본 이마이서점 나가이 노브카즈 회장 등 국내외 출판 전문가 40여명이 참석해 ‘혁신과 새로운 수요 창출을 통한 출판 부흥’을 주제로 토론을 벌인다. 포럼에선 ‘다매체간 경쟁시대에 출판의 경쟁력 강화 방안’ ‘디지털·네트워크 시대의 새로운 책 만들기’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서점경영전략’ 등 책 만들기에서부터 인쇄, 용지, 마케팅, 서점, 인재양성 등 출판의 다양한 이슈들을 다룬다.

27~28일 개최되는 ‘동아시아 책의 교류’ 심포지엄에선 우스다 쇼치, 황융쑹, 정병규 등 한국과 일본, 중국, 대만을 대표하는 책 디자이너들이 참가해 ‘아시아적 상상력과 북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의견을 나눈다. 참석자들은 특히 서구 중심의 책 문화에서 탈피해 아시아적 전통을 바탕으로 한 책 만들기를 모색하고 공동 출판의 가능성을 점검한다.

27일부터 29일까지 ‘출판도시, 청년 정신과 접속하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파주북시티 책잔치’는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로 꾸며진다. 파주출판도시 중앙에 있는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주변에 조성된 ‘책거리’에선 도서 전시 및 판매, 거리 공연, 캐리커처 그리기, 책갈피 금속공예 등이 펼쳐진다. 헌책, 중고음반, 비디오 등을 자유롭게 사고 파는 ‘책벼룩시장’, 평소 들어가볼 수 없었던 출판사들의 사옥을 차례로 방문해볼 수 있는 ‘파주북시티 오픈하우스’ 등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신영복등 저자·작가와의 만남도-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소설가 공지영씨, 시인 나희덕씨 등 저자 및 작가와의 만남도 마련된다. 주제 행사인 ‘전국대학생 독서토론대회’ ‘작은영화제’ ‘영화감독, 책을 말하다’ ‘아나운서와 함께 읽는 책카페’ 등도 ‘책잔치’를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준다. “단순히 책을 보여주는 행사에서 벗어나 책에 이르는 다양한 길을 제시하는, 정말 축제다운 축제로 만들겠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이밖에 특별전 ‘종이에서 책으로’에선 종이 산업계의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종이의 경쟁력 2006’과 디자인이 뛰어난 동아시아의 책을 살펴볼 수 있는 ‘동아시아 굿 북 디자인’, 파주출판도시 출판사들의 대표 도서들을 전시하는 ‘여기, 북시티의 자존심’이 열린다.

책 잔치 집행위원장인 출판 평론가 이권우씨는 “출판도시 곳곳을 구경하고 다양한 문화행사를 경험해서 돌아갈 때쯤 책의 가치와 책 한 권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행사를 꾸미고 싶다”고 말했다. (031)955-0065

〈김진우기자 jwkim@kyunghyang.com〉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카페인중독 2006-10-18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파주가 책의 도시였군요...첨 알았어요...^^

비로그인 2006-10-18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로 보아 대단히 많은 구경거리가 있어 보이는데 작년에 제가 갔을때는 썰렁하고 어수선했던 느낌이었어요. 올해는 주최측을 믿어보고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각 출판사옥들이 띄엄띄엄 떨어져 있으니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좋을거여요.
헌 책방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꽤 오래 있다 나온 기억이 납니다. 책,음반,테잎,만화책까지 정리가 잘 되어 있어요.

키노 2006-10-18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페인중독님?요즘 파주가 뜨는 도시아닙니까^^
승연님/저두 작년에 갔었는데 썰렁 하더라구요^^ 마지막 전날가서 인지 몰라도 많이 썰렁...글구 님말처럼 출판사가 넘 떨어져 있어서 다니기도 불편하고^^ 올해는 좋겠죠..저두 행복한가게에서 전공서적 몇권 건졌습니다^^
 

지난 1994년 공개된 너바나(Nivana)의 정식 라이브 비디오 [Live! Tonight! Sold Out!!]이 오는 11월 7일 DVD 확장팩 버전으로 재발매된다.

유니버설 뮤직 측이 얼마 전 발표한 바에 의하면 이 DVD는 기존의 비디오에 컬러 수정 및 5.1채널 리마스터 작업을 더한 것으로, 암스테르담 파라디소 클럽(Paradiso club)에서 열린 5개의 미공개 라이브 영상까지 스페셜 서비스로 첨부된다.

해당 DVD를 통해 볼 수 있는 너바나의 라이브 클립은 다음과 같다.

"Aneurysm"
"About a Girl"
"Dive"
"Love Buzz"
"Breed"
"Smells Like Teen Spirit"
"Negative Creep"
"Come As You Are"
"Territorial Pissings"
"Something In The Way"
"Lithium"
"Drain You"
"Polly"
"Sliver"
"On a Plain"
"Endless Nameless"

EXTRAS - Live In Amsterdam:

"School"
"About a Girl"
"Been a Son"
"On a Plain"
"Blew" / www.changgo.com

- "네티즌의 음악평, 음악정보가 있는 곳" 창고닷컴 changgo.com -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키노 2006-10-16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바나!!! 기대됩니다^^

Mephistopheles 2006-10-16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동안 아주 잠시동안 뇌속에서 잊혀졌었는데..키노님이 불을 싸지르시는군요..^^

키노 2006-10-17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메피스토님 불이 지르고 싶을땐 질러야 하는법임다^^;; 얼마전 AFKN에서 아마추어 밴드가 너바나의 곡을 연주하는데 비교가 안되더군요..아 !! 너바나
 
 전출처 : 이매지 >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전시회













홈페이지 발췌 http://www.louvre2006.co.kr/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06-10-13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요 며칠 님의 서재에 들어와 제 구미가 땡기는 리뷰와 페이퍼 몇 편 읽고 소리없이 나가곤 했어요.
발자취도 없이 도둑 고양이처럼 다녀서 미안한 마음에 오늘은 글을 남깁니다.
men at work나 hall & oats의 리뷰를 보고 정말 반가웠지요.
앞으로 자주 들를게요.
좋은 글 많이 부탁해요.

키노 2006-10-13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승연님 반갑습니다. 잘 봐주신겁니다^^;; 승연님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두 승연님 서재에 자주 들를께요..
 


댓글(5)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키노 2006-10-11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노 행사가 있을때마다 파주출판단지에 가보곤 했는데. 포노가 이렇게 되는군요. 아무래도 시디산업이 사양산업으로 접어드는 느낌이어서 기분이 착찹하네요^^ 알라딘에서 잘 운영해주시길...알라딘 만큼이나 자주 이용한 쇼핑몰이었는데...

marine 2006-10-11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아쉽네요 여기는 포장을 참 꼼꼼하게 잘 해서 좋아했는데...

비연 2006-10-11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이용하던 곳인데..알라딘에서 접수...

수퍼겜보이 2006-10-11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브리핑 보고 porno 인 줄 알았어요.

키노 2006-10-11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마린님/저두 넘 아쉬워요^^ 알라딘이 잘 운영해주었으면 하네요
비연님/그렇더군요.알라딘에서 접수^^
수퍼겜보이님/포르노라니..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