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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14분 - 아웃케이스 없음
그레그 마크스 감독, 힐러리 스웽크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오후 11시 14분 같은 시각 한 동네의 다른 곳에서 두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서로 연관되어 있습니다. 감독은 시간과 공간을 재편집하면서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자신이 보여준 이야기의 퍼즐을 짜맞추기를 권합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펄프픽션이 등장하고 난 이후부터(예전에도 있었지만)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서로 얽혀있다는 걸 결말에서부터 거꾸로 보여주는 식의 이야기 구성은 형식의 참신함과 신선함으로 인하여 영화를 보는 이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으면서 여러 영화에서 유행처럼 차용되어져 왔습니다.
이 영화도 그러한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미 다른 영화에서 이와 비슷한 식의 퍼즐맞추기를 해 본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보면 조금은 싱거운 이야기가 되거나 지루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가진 매력이라면 퍼즐을 맞추어가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코믹한 요소들입니다. 다른 영화에서라면 아주 치밀하고 냉철한 모습을 보이는 범죄자(?)들과 달리 이 영화에서는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로 설정된 캐릭터들이 뜻하지 않은 사고를 숨기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에서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는 점입니다.
사건의 발단을 ?아가보면 세리의 헛된 생각에서 비롯된 실수가 모든 것들을 서로 얽히고 설키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런 류의 영화에서 느껴지는 신선함과 참신함은 때로는 이미 감독이 짜놓은 퍼즐판을 맞추어야 한다는 점에서 영화를 보는 이들로 하여금 상상의 나래 대신 감독의 연출의도를 읽어야 한다는 점에서 어떠면에서는 수동적인 영화보기가 되어 답답한 면도 없지 않아 있어 보입니다.
이제 헐리웃에서 내노라는 연기자가 되어버린 힐러리 스웽크가 신예 감독인 그레그 마크스의 시나리오를 읽고서는 직접 제작에 참여하여, 원래 남자 배우의 캐릭터였던 가게 종업원을 여자로 바꾸고 자신이 직접 출연하는 열의를 보이기까지 한 이 작품은 저예산 영화라는 점에서 신예 감독의 벤치마킹(?)의 재능이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힐러리 스웽크가 뜨자 지각개봉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이티의 아역배우 출신인 헨리 토마스와 더티댄싱과 폭풍속으로의 패트릭 스웨이지와 한나와 그 자매들, 내추럴의 바바라 허쉬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반가웠지만 이전의 그들의 모습과 달리 이젠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하는 모습들이 아쉽기만 하였습니다.
디비디 타이틀의 화질이나 사운드는 무난한 수준이며 다만,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도입부에서 스탭진을 소개하는 부분은 의도는 좋았지만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신경에 거슬리는게 조금은 흠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