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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말리는 비행사 - [할인행사]
짐 에이브림즈 감독, 찰리 쉰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영화 '못말리는 비행사'는 ZAZ사단(데이비드 주커, 제리 쥬커 형제와 짐 에이브람스의 성 앞 글자를 딴 명칭)의 일원이었던 짐 에이브람스의 작품으로 그의 일련의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패러디의 재미가 가득 뭍어나는 영화다.
세계 최고의 조종 실력을 가진 토퍼 할리(찰리 쉰)는 미해군 비행단에서 쫓겨난 후, 해군의 요청으로 다시 비행단에 들어와 비밀작전을 수행한다는 너무나도 단순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이야기를 펼치면서 보여주는 막가파식(?)의 노골적인 패러디는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영화의 원래 제목은 'Hot Shot'인데 우리나라 제목인 '못말리는 비행사'가 영화의 내용과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이 후로 찰리 쉰은 '못말리는 시리즈'의 단골 배우가 되는데 이전 그의 이미지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연기여서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배역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기본적으로는 탐 크루즈 주연의 '탑건'을 모티브로 하여 '슈퍼맨', '늑대와 함께 춤을', '나인 하프 위크'(토퍼 역의 찰리 쉰이 라마다 역의 발레리아 골리노의 배위에 음식을 해먹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사랑의 행로', '록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 무수한 영화들의 명장면들을 패러디하고 있어 패러디된 장면들이 어느 영화의 장면인지 맞춰보는 것도 영화를 보는 재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감독인 짐 에이브람스는 이 영화에서 과장된 특수효과와 말도 안되는 상황의 설정 등의 계속적인 반복을 통하여 헐리웃 영화가 일반적으로 따르는 영화적 표현방식의 진부함을 비꼬고 있다. 기본적으로 패러디가 이루어지는 장면에서 감독은 한번이면 족한 장면을 여러번 계속된 반복을 통하여 영화를 보는 이로 하여금 어떤면에서는 유치하고 허무맹랑하다는 감정을 가지게 하는 것은 그러한 감독의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설정으로 인하여 영화를 보는 이들은 영화에 몰입할 때 쯤이면 어김없이 황당한 장면이 연출되고 그로 인하여 알게 모르게 자신도 그러한 감독의 의도에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라면 허술한 패러디 영화는 빼끼는 순간 그것으로 끝나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맥락을 짚을 줄 아는 유능한 감독의 패러디는 모방이 아니라 제2의 창조가 되는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웃고 즐기다보면 어느새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류의 영화지만 패러디라는 것이 이제 우리들 문화의 한부분으로 자리잡은 만큼 관점의 전환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 영화도 다르게 한번 보아 주었으면 하는바램을 해본다.
디비디 타이틀의 화질이나 사운드는 무난하며, 스페셜 피처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 영화가 패러디한 장면을 보여준다든지 감독의 코멘터리나 제작과정 등이 실렸더라면 패러디 영화를 이해하는데 좋았을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