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완 아톰, 그레이트 마징가, 그랜다이저

3위 철완 아톰

커다랗고 둥근 눈에 뾰족 머리, 굳세게 쥔 주먹에 불길이 솟아오르는 발. 만화의 '만'도 쳐다보지 않고, 애니메이션의 '애'도 들여다보지 않는 사람이라도 그의 얼굴과 이름을 모를 수 있을까?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로봇의 아버지인 동시에 그 아들 누구보다 젊은 소년, 아톰.

1951년 <아톰 대사>가 월간지 '소년'에 처음 등장해, 수많은 시리즈의 출판 만화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캐릭터 인형으로 그 역사를 이어온 아톰은 일본을 넘어 한국에까지 밀어닥친 '인격화된 로봇 신화'의 명실상부한 원조다. 만일 아톰이라는 존재가 없었다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로봇 20선'은 '한국인이 가장 무서워하는 로봇 20선'으로 대체되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서구에서 시작된 로봇의 신화는 거의 언제나 '자신을 부려먹는 인간들에 대항해 싸우는 기계 괴물의 복수극'이었기 때문이다. 아톰의 창조자 데즈카 오사무 역시 한때 자신의 로봇 아이들을 그러한 비극의 희생자로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과학 기술에 대한 믿음과 행복한 미래에 대한 기대를 버릴 수 없었던 데즈카는 황폐한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똘똘하고도 사랑스러운 소년 로봇 아톰을 빚어냈다.

<철완 아톰>은 일본 내에 만화와 애니메이션 열풍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고, 로봇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SF를 주류 중의 주류 장르로 만들어낸 당사자다. 하지만 그는 그 아들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띠고 있다. 그에게는 마징가 Z나 그랜다이저와 같은 거대한 몸집도 세계를 부수어버릴 만한 강력한 무기도 없다. 제법 다부진 몸집에 강력한 전투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는 파괴의 로봇이라기보다는 건설과 우애의 로봇에 가깝기 때문이다.

아톰은 로봇 신화의 리스트 중에는 참으로 특이하게 휴머노이드 계열의 작은 로봇이다. 다른 거대 로봇들도 어느 정도 인격을 갖추고 있지만, 인간 조종사를 필요로 하는 등 기계적 속성이 그 기초를 이루고 있다. 반면에 아톰은 몸이 기계라는 것 이외에는 거의 완벽한 인간의 감정을 소유하고 있는 로봇이다. 나아가 인간의 선악을 판별할 수 있는 등 이상적인 인간의 가치에 가까운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 그래서 다른 거대 로봇들이 매력적인 격투기 선수, 믿음직한 아버지의 의미가 강하다면 아톰은 함께 손잡고 학교에 가고 싶은 소년 친구로 느껴진다.

아톰의 휴머노이드 후예로는 <사이보그 009>의 사이보그들, <잭과 엘레나> 시리즈의 두 주인공, <오즈>의 '1019'와 '1024', <공각기동대>의 쿠사나기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인간의 영혼과 기계의 몸이라는 이중적 상황에 대해 상당히 심각한 고민을 겪지만 아톰은 그런 문제를 쉽게 극복한다. 초반의 설정에서 아버지가 자신을 버리고 서커스에 팔려가는 등 <피노키오>와 비슷한 처지에 처하지만, 곧 착한 인간들에 의해 구해지고 자신에게 부여된 임무를 흔쾌히 받아들인다. 그런 면에서 아톰은 가장 덜 문제적인, 가장 덜 배신할 것 같은 로봇의 이미지에 부합한다.

한국민이 아톰에 대해 가지는 감정은 이중적일 수밖에 없다. 1970년대 TV 애니메이션을 통해 첫선을 보일 때 그에 대한 애정은 무한한 신뢰감으로 둘러싸여져 있었다. 하지만 1980년대를 지나며 숨겨진 그의 국적이 밝혀지게 되고, 그에 대한 사랑이 자칫 매국의 모습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깨닫게 된다. 아톰은 프로 축구단 '포항제철'의 마스코트로 등장했다가 팬들의 항의 속에 퇴장했고 <아기 공룡 둘리>가 국가적인 지원 속에 그의 맞상대로 키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톰이 우리 국민들에게도 다른 어떤 로봇보다, 어떤 만화 주인공보다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사실 크게 고민하는 일 없이 묵묵히 착한 일을 하기 위해 애쓰는 그의 모습은 한국인들의 심성에 가장 부합하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이명석)

4위 그레이트 마징가

<그레이트 마징가>는 마징가 Z에 이어 등장한 완전히 새로운 히어로다. 극장 애니메이션 <마징가 Z와 암흑제왕의 대결>에서 보여준 마징가 Z와 그레이트 마징가의 로봇 애니메이션 사상 가장 극적인 '주인공 교체극'은 이후 거의 모든 로봇 애니메이션에서 원용하는 결과를 낳았을 만큼 강력한 임팩트로 세대 교체의 미학을 완성시켰다.

<마징가 Z와 암흑제왕의 대결>에서 마징가 Z는 이전의 적 기계수들과는 한 차원 다른 전투수들의 압도적인 화력에 난자당해 만신창이가 된다. 이때 마징가 Z에 대비될 만큼 화려하게 등장하여 기계수들을 단숨에 처단하는 새로운 히어로, 그레이트 마징가! 실로 그 이름에 걸맞는 '그레이트(great)'한 등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단순한 로봇의 교체만이 아니었다. 그때까지 할아버지가 만든 로봇을 자연스레 조종하게 되었던 <마징가 Z>의 주인공 쇠돌이(일본 명은 가부토 코지)와는 달리 처음부터 그레이트 마징가를 조종하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자란 파일럿 철이(일본 명은 츠루기 테츠야)는 냉정 침착한 성격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그레이트 마징가와 철이를 데리고 나타난 사람은 지금껏 죽은 줄로만 알았던 쇠돌이의 아버지 강박사(일본 명 가부토 겐조)였다. 초합금 Z와 광자력 반응로 개발 도중 폭발 사고로 사망한 줄로만 알았던 강박사는, 사실 사이보그로 되살아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마징가 Z>의 라이벌이었던 헬박사보다도 더욱 무시무시한 적인 고대 미케네 제국인이 호시탐탐 세계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비밀리에 그레이트 마징가 개발과 파일럿 철이의 훈련에 몰두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개발된 초합금 NZ(뉴 Z)와 그레이트 마징가를 앞세워 암흑제왕이 지휘하는 미케네 제국과 기나긴 싸움에 나서게 된다.

전작 <마징가 Z>의 마지막 제92화에서 시작된 암흑제왕의 광자력 연구소 공격에, 부상당한 마징가 Z와 강박사를 돕기 위해 나타나는 그레이트 마징가의 모습은 이후 극장판인 <마징가 Z와 암흑제왕의 대결>에서 더욱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준다. 2.35:1이라는 압도적인 시네마스코프 사이즈 필름이 보여주는 <마징가 Z와 암흑제왕의 대결>의 웅장한 화면에 펼쳐지는 세기의 대결전, 그 화려한 클라이맥스에서 펼쳐지는 두 마징가의 더블 브레스트 파이어는 정말이지 필설로 다할 수 없는 감동을 줬다. 마지막 그레이트 마징가는 작열하는 태양 아래 아무 말 없이 사라진다. 관객들의 궁금증을 뒤로한 채 나머지 이야기는 후속작 <그레이트 마징가> TV판에서 이어진다는(<마징가 Z와 암흑제왕의 대결> 개봉일은 1974년 7월 25일, <그레이트 마징가> TV판은 1974년 9월 8일 방영 개시) 이 멋진 상황 연출에 당시 어린이들은 넋을 잃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사실 다른 작품에서도 히어로가 위험에 빠지는 경우가 드물지는 않다. 하지만 1974년이라는 시대에, 이만큼이나 극명하게 전작의 히어로가 적들에게 완전히 파괴된 뒤 후속 작품의 히어로가 화려하게 데뷔하는 경우는 보기 힘들다. 당시의 어린이들에게 커다란 상처를 안겨줬던 마징가 Z의 처참한 패배와 그레이트 마징가의 화려한 등장은 일본 만화사의 걸작 <마징가 Z>를 창조했으며, <게타로보> 시리즈를 통해서 변신과 합체라는 로봇의 낭만을 구현해낸 거장 나가이 고와 그의 창작 집단 다이나믹프로덕션이 낳은 신화였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이후 와 출판 만화로 발표된 <마징 사가>, 최근의 까지 포함하여 일본 만화의 근저를 유지하는 힘이 되고 있다. 후속작 <그랜다이저>가 여성 취향의 스토리와 아름다운 미남 미녀 캐릭터들이 펼치는 화려한 화면을 선보였다고 한다면 바로 이 <그레이트 마징가>야말로 남성미 넘치는 박력 있는 스크린으로 브라운관을 꽉 채웠던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선정우)

5위 그랜다이저

1975년 10월 5일에 후지 TV를 통해 안방극장 데뷔 신고식을 치른 그랜다이저. 원작을 담당한 나가이 고와 다이나믹 기획, 제작을 담당한 도에이가 합심하여 빚어낸 결실로 초기 마징가 3부작 중 막내에 해당한다. 총 74화 완결로, 둘째인 그레이트 마징가보다 더 긴 장편 시리즈의 위용을 갖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작 시리즈의 스탭들이 같은 시기에, 같은 제작사에서 만들어진 <강철 지그>에 대거 투입됨에 따라 공공연히 서자 취급을 당하는 설움도 겪었다. 탑승자의 의지에 따라 신도 악마도 될 수 있는 강철의 성(城) 마징가 Z의 카리스마. 츠루기 테츠야라는 새로운 히어로의 등장 및 업그레이드 된 성능의 그레이트 마징가. 그에 비해 그랜다이저는 확실히 디자인이나 스토리의 설정에서부터 차이점이 느껴진다. 덕분에 순혈주의를 중시하는 입맛 까다로운 마니아들의 비판도 적지 않았다.

그런 그랜다이저가 한국인이 사랑하는 로봇 5위에 랭크되며 선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집권 신군부가 어린이의 정서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는 황당무계한 유해물이라며 SF 애니메이션에 대한 탄압을 본격화 하기 전, 한국은 슈퍼 로봇의 전성기였다. 테크놀로지가 현실이 되고, 다양한 영상 매체가 범람하는 오늘날에 비해 오히려 예전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여지가 많았기 때문이다. 굳이 과학적인 설정을 들먹이며 리얼리티를 구현하려 애쓰지 않아도 그런 것쯤은 얼마든지 상상력으로 커버할 수 있는 열정이 있었다. 이런 비교적 윤택한 SF시대의 자양분을 머금고 자란 세대의 로봇 사랑은 각별했다. 그만큼 예기치 못한 방영 중단의 충격도 컸다. 중단 원인에 대한 그럴듯한 루머도 분분했다. 하지만 요절한 스타는 전설이 되고, 최종화를 보지 못한 작품은 환상을 낳게 마련이다. 그래서 그랜다이저의 구체적인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그 이름만큼은 확실하게 각인되었다. 물론 그랜다이저의 인기가 이렇듯 전부 환상에 기인한 거품이었다는 것은 아니다.

먼저 방영된 다른 작품을 통해 슈퍼 로봇 장르의 관습을 체득한 시청자들에게 그랜다이저는 꽤나 신선한 충격이었다. 외계 과학기술 문명의 산물인 그랜다이저는 심지어 적인 원반수들의 초기 모델이기도 했다. 팔을 엉거주춤하게 벌려 둥글 넓적한 스페이저의 옆구리에 붙인 거북이 같은 모습은 괴기스럽기까지 했다. 베가성인의 침공으로 고향 프리드성(星)을 잃고 지구에 온 이방인 듀크 프리드가 주역이라는 것도 이색적이다. "지구는 우리가 지킨다"는 배타적 정의관의 고정 관념에서 살짝 비켜났기 때문이다. 로봇은 감정이입의 대상이자, 동경의 대상이기에 절대 무적의 파워와 굳은 신뢰감을 갖춰야 마땅했다. 따라서 우리편 로봇은 외계에서 쳐들어 오는 악의 무리를 미리 감지한 박사님이 지구의 최첨단 과학기술을 결집하여 제작한 것이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약속이 존재했다. 그런 점에서 태생부터 다른 그랜다이저는 독특한 맛이 있었다.

한편 그랜다이저는 전작들에 비해 디테일이 풍부해졌다. 숄더 부메랑을 이용하여 만든 창과 낫을 합친 듯한 모습의 더블 하켄, 중거리 타격용 스크류 크러셔 펀치, 특수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반중력 스톰, 얼굴 옆의 노란 뿔을 이용한 스페이스 썬더까지 유용한 필살기가 많다. 뿐만 아니라 더블 스페이저, 마린 스페이저, 드릴 스페이저를 옵션으로 착탈할 수 있다. 덕분에 조합에 따라 구사 가능한 전술도 다양한 편이다. 시청자들이 열광할만한 요소는 두루 갖춘 것이다.

물론 그랜다이저는 슈퍼 로봇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역할까지는 하지 못했다. 원작자인 나가이 고가 구축한 세계관이 너무 확고했던 탓도 있겠지만, 제작 연도인 1975년은 슈퍼 로봇의 태동기이나 다름없다. 그때만해도 슈퍼 로봇 장르의 원형을 완성하는 역할에 매진해야 할 때였기에, 아무래도 완전히 새로운 시도는 무리였을 것이다. 결국 오랜 베가성인과의 싸움을 승리로 마무리 지은 그랜다이저는 최종화에서 지구에 이별을 고한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지구에 남아 있어달라고 조르기에는 고향 프리드성의 재건에 투신해야 하는 그의 사명이 너무도 막중하다. 떠나야 할때가 언제인지 알고 돌아서는 그의 뒷모습에 박수를 보낼 뿐이다. (송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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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트 태권V, 마징가 Z

1위 로보트 태권V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 V~” 태권V는 어릴 적 부르던 주제가에 어린 향수 이상을 의미하는 로봇이다. 70년대 인기리에 방영되던 <마징가 Z> 등이 일본 작품인 것을 알고 실망하던 우리의 자존심을 지켜준 영웅이자 많은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줬던 친구다. 또한 침체기의 늪에 빠져 있던 한국 애니메이션의 숨통을 틔워준 장본인이기도 했다.

1976년 처음 선보인 <로보트 태권V(이하 '태권V')>는 그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을 기록한 영화였으며, 한국 최초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앨범을 발매한 작품이기도 했다. 이후 <태권V>는 <로보트 태권V 제2탄 우주작전> <로보트 태권V 제3탄 수중특공대> <로버트 태권V와 황금날개의 대결> 시리즈와 태권V 외전 격인 <우주전함 거북선>, 일본 애니메이션의 전투 메카 자붕글이라는 캐릭터를 모방한 <슈퍼태권브이>(1982), <로보트 태권V>(1984)(일명 <84 태권 브이>), 그리고 실사 합성판인 <로보트 태권V 90>(1990) 등으로 그 시리즈를 계속 이어갔다. 이 태권V 시리즈는 한국 애니메이션 흥망 성쇄의 산 증인인 김청기 감독을 비롯해 아쟁, 징 등으로 한국적인 효과음을 만든 김벌래 선생, 그 유명한 메인 테마곡을 작곡한 최창권 선생, 지금도 영화와 TV 드라마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지상학 선생 등 당대 최고의 스탭들이 함께한 결과물이기도 했다.

로봇으로서 태권V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 고유의 정서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자부심을 대변하는 태권도를 구사하는 로봇 태권V는 한국인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캐릭터였다. 세계 로봇 애니메이션 작품들 사이에서 로켓이나 미사일이 아니라 무술을 구사했던 최초의 작품이 바로 <태권V>였다. 아마 당시 어린이었던 독자들은 태권도를 국내외로 널리 알린 작품이 <태권V>와 그의 화끈한 발차기 솜씨였다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그때 뒷골목에서 뛰놀던 소년들에게 <태권V>를 모른다는 것은 태권도를 하지 못한다는 사실만큼이나 특이한 일이었다.

<태권V>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전설의 주인공이 되기에 충분할 만큼 매력적이다. <태권V>는 단순히 선악이 구분되어 펼쳐지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각각의 사건들은 나름의 개연성이 있었으며 캐릭터들은 그런 사건을 통해 악당으로 변화하기도 하고 선한 인물로 환골탈태하기도 했다. 이는 당시 권선징악 스토리의 틀에 익숙했던 어린이들에게 선은 승리하고 악은 패배한다는 단순한 진실 이외에도 용서와 화해라는 개념을 일깨웠다. 태권V의 전체적인 인상이 정의를 지키고 악을 응징하는 전사 캐릭터가 아니라 우리들의 친구에 가까운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태권V와 더불어 인기를 얻은 주인공 훈이와 김청기 감독이 직접 그림을 그릴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표현한 깡통 로봇 등도 모두 동네 친구와 같은 친근한 존재였다.

<태권V>를 말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로봇이 바로 마징가 Z다. 두 로봇은 종종 라이벌 관계로 표현되지만 지금까지도 태권V의 디자인이 마징가 Z를 모방했다는 소문이 들리는 실정이다. 실제 태권V가 마징가 Z의 영향을 받았음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태권V의 캐릭터는 마징가 Z의 그것보다 훨씬 독창적이다. 마징가 Z의 두상은 왕관을 쓴 악마를 모티브로 하고 있는 반면 태권V는 고려 무사의 투구와 장군의 얼굴에서 기본적인 모양을 따 왔다. 또 마징가 Z의 가슴에 새겨진 V자는 왕관을 의미하지만 태권V의 V자는 승리를 나타낸다. 일본에 태권V를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마니아가 많은 이유도 바로 이런 태권V만의 독창적인 컨셉 때문이다. 마징가 Z의 힘의 원천은 바로 물리적이고 육체적인 파워이지만 태권V의 힘은 바로 정신력에서 나온다. 아마 태권V를 가장 사랑하는 로봇으로 기억하고 다시 보고 싶어하는 것도 로봇답지 않은 인간적인 모습 때문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안타까운 소식 한가지. 최근 DVD로 발매된 1976년도 태권V 작품은 완벽한 상태가 아니다. 현재는 완벽한 필름 자료는 물론 무삭제 영상도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1976년 상영했던 <태권V>를 두 번 다시 못 볼 확률이 크단 얘기다. 더구나 이후 시리즈는 저작권 분쟁 등에 얽혀 빛을 볼 날이 언제일지 요원하기만하다. 영화 제작에 착수했던 극장판 신 태권V 역시 아직은 구체적인 제작 일정이 발표되지 않고 있다. 안타까움의 연속이지만, 다시금 70~80년대를 호령하였던 <태권V>가 부활해서 우리 앞에 나타날 그날까지 <태권V> 팬들은 묵묵히 응원해주리라 믿는다. 태권V가 V자를 그리며 하늘을 나는 장면을 상상하면서.(김영훈)

2위 마징가 Z

요즘 고전이다 복간이다 하면서 과거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재출간되거나 DVD로 출시되는 일이 붐을 이루고 있다. “기운 센 천하장사 무쇠로 만든 사람∼”이라는 주제가로 너무나도 유명한 이 <마징가 Z>도 2001년 만화책이 재출간됐다. 전 92화에 이르는 장편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마징가 Z> 애니메이션 DVD도 언젠가는 볼 날이 있을 것이다.

<마징가 Z>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세상에 등장한 것이 1972년. 이미 30년도 더 지난 이 작품에, 그것도 <마징가 Z>가 태어난 일본이 아닌 바다 건너 우리나라에서까지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실은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마징가 Z>가 사랑 받는 이유에 별다를 것은 없다고 본다.

<마징가 Z>는 거대 로봇에 대한 근원적인 동경을 우리에게 처음 제시했던 작품이었다. 1970년대 당시 <마징가 Z>가 보여주었던 파격은 그야말로 대단한 것이었다. 단순히 무적의 로봇인 것만 아니라, '초합금 Z'란 특수 금속을 통한 강력한 장갑이라든지 '광자력'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움직인다는 설정 등은 그때까지의 로봇 애니메이션에서 보기 힘든 치밀한 내용이었다. 또한 그때까지의 로봇들이 단순히 그저 주먹이나 발로 적과 치고 받으며 싸우거나 뭔가 알 수 없는 괴광선(怪光線)을 쏘는 정도였는데, 마징가 Z는 로켓 펀치, 광자력 빔, 브레스트 파이어, 루스트 허리케인 등 멋진 이름에 걸맞는 다양한 능력을 선보여 당시 어린이 시청자들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적 메카닉들에 있어서도 '고대 미케네 제국인들의 유물'을 파내어 만들었다는, 당시로서는 상당히 세련된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또한 <마징가 Z>가 갖는 가장 큰 의의는 '인간이 탑승하여 직접 조종하는 최초의 로봇'이라는 점이다. 이전의 <철완 아톰>은 인형(人形) 사이보그인 데다가 어린이를 모델로 하여 보통 성인보다도 작은 크기였다. 게다가 그는 스스로 사고하고 움직이는 로봇이었다. 최초의 거대 로봇인 <철인 28호>는 일단 인간의 조종을 받기는 하지만 외부에서 컨트롤러로 움직이는 방식으로서 '직접적인 조종'과는 거리가 있다.

이런 1960년대 로봇들과는 달리 원작자 나가이 고가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마징가 Z>의 '인간이 직접 안에 탑승하여 로봇을 조종한다'는 설정은 매우 혁명적인 발상이었다. 로봇에 있어서 인간이 안에 탑승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는 매우 근본적이다. 그 전까지 소년들이 동경하던 '슈퍼 히어로'가 선천적으로 이미 특수한 능력을 갖고 있거나 특별한 상황 하에 초능력을 얻게 되는 것과는 달리, 기술을 배우면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게 되는 것처럼 평범한 소년도 로봇의 조종사가 되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최소한 '크립톤 행성에서 온 초능력자'라거나 'M-78 성운에서 날아온 우주인'보다는 훈련을 해서 마징가 Z의 파일럿이 된다는 설정이 더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마징가 Z>의 이런 컨셉은 또 다른 만화 장르인 마법 소녀물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초기의 <요술공주 세리>부터 <요술공주 밍키>까지 주로 '선천적으로 특별한 능력을 지닌 주인공'을 그리던 마법 소녀물이 <천사소녀 새롬이>와 <샛별공주>에서 보듯 '평범한 사람이 우연히 변신 능력을 얻게 되는' 작품으로 발전된 것도 <마징가 Z>로 대표되는 로봇물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뜻이다. 1990년대에 이르러 마법 소녀물이 <달의 요정 세일러문>(원제는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으로 대표되는 '전투 미소녀물'로 진화했듯이 로봇물도 1980년대 '리얼 로봇'의 조류를 거쳐 1990년대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다.
<기동전사 건담>으로 대표되는 1980년대 로봇물과 <신세기 에반게리온>으로 대표되는 1990년대 로봇물, 양쪽 모두 그 원류는 결국 <마징가 Z>에서 파생된 것이었다. 그만큼 <마징가 Z>는 1970년대를 살아온 우리들에게 충격적일 정도로 세련된 감성과 사실적인 비주얼을 보여주었다. 바로 그 점이 <마징가 Z>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국인의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것은 아닐까? (선정우)

출처;필름 2.0 2003.06.07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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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V와 마징가 Z가 싸우면 누가 이길 것인지, 쇠돌이(마징가 Z)와 훈이(태권V)와 철이(그레이트 마징가) 중 누가 가장 멋있는지를 가지고 벌이던 활발한 논쟁은 놀잇감이 변변치 않던 아이들을 묶어주는 공통적인 관심사였다. 마징가 Z와 그레이트 마징가와 그랜다이저 중에서 누가 맏형인지 잘 모르거나 태권V처럼 발차기를 하지 못하면 ‘왕따’ 당하기 십상이었다.

그 시절 로봇이 아이들을 엮어주는 장난감이었다면 지금의 로봇은 세대를 관통하는 중요한 문화적 코드이자 추억이다. 그런데 한국인은 과연 어느 로봇을 가장 좋아할까? 본지는 이 질문을 직접 네티즌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지난 5월 9일부터 20일까지 12일 동안 FILM2.0과 DVD2.0의 사이트를 통해 네티즌과 독자에게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로봇이 어느 것인지’를 알아보는 설문을 실시했다. 총 88기의 로봇을 미리 제시했으며, 그중에서 3개의 로봇을 선정하는 방식이었다. 총 1,089명이 응답해 결과가 가려졌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로봇은 순서대로 로보트 태권V, 마징가 Z, 아톰, 그레이트 마징가, 그랜다이저, 건담, 에반게리온, 제타 건담, 짱가, 메칸더 V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보트 태권V, 마징가 Z, 아톰이 상위 3강을 차지했는데 각각 634표, 405표, 272표를 얻었다.

이번 조사의 결과를 보면 역시 로봇은 아이들의 영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로봇에 대한 낭만과 추억을 지닌 세대인 20~30대가 1970년대를 풍미한 로봇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인기 1위인 태권V는 1976년에 선보였으며 사이좋게 5위권에 오른 나가이 고의 ‘마징가 시리즈’(마징가 Z, 그레이트 마징가, 그랜다이저)는 70년대 말부터 국내 TV 애니메이션으로 소개되기 시작했다. 3위에 오른 아톰은 1952년 <철완 아톰>으로 태어났으나 70년대 말에야 국내에 소개됐다. 한국 로봇의 대명사 태권V와 일본 로봇의 대명사 마징가 Z가 순위의 맨 앞 자리를 차지한 것도 상징적이다. 세기의 라이벌이었던 두 로봇은 화려한 메카닉이나 성능이 아닌 꿈과 희망, 용기와 정의 등의 브랜드 네임이 20~30대에게 훨씬 선명하게 각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9위에 오른 <짱가>의 선전이야말로 30대 열혈 팬들의 승리라 할 만하다. 최초의 컬러 로봇 애니메이션인 <짱가>(원제는 <아스트로 강가>)는 1972년 일본에서 첫선을 보였을 때에는 다른 화려한 로봇들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80년대 초 국내에서 방영됐을 때에는 놀라울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상대적으로 로봇 애니메이션이 희귀했던 한국에서 예상치 못한 환영을 받은 셈이다. 10위 <메칸더 V>도 마찬가지다. 한국 로봇 애니메이션의 암흑기라 할 수 있는 80년대 끝물인 1987년 국내에서 방영된 <메칸더 V>는 범상치 않은 로봇들 천지인 일본에서는 평범한 로봇물이었다. 그러나 한동안 로봇에 목말라하던 한국의 아이들에게 <메칸더 V>와 그 주제가는 최고의 선물이 됐다.

예상대로 이번 설문에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이는 물론 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일찌감치 로봇과 미래에 대해 꿈꿔 온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기술력이나 상상력에 힘입은 바 크다. 일본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한국 애니메이션은 80년대 자생적으로 생긴 로봇 애니메이션의 수요와 공급의 흐름마저 이어가지 못했다. 로봇 캐릭터의 자체 제작은 고사하고 이런 저런 정책적인 문제에 부딪쳐 TV에서 방영하던 일본 애니메이션들도 소리 소문 없이 중단되곤 했다.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로 이어지는 시기는 한국 로봇 애니메이션의 암흑기였다.

이번 설문 순위에 오른 한국산 로봇은 모두 암흑기 이전, 70년대와 80년대를 풍미한 작품들이며 극장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이 대부분이다. 어린 시절 영화보다 먼저 접했던 극장용 로봇 애니메이션의 위용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순위에 오른 한국산 로봇은 태권V를 필두로 황금날개(17위)와 스페이스 간담 V와 쏠라 1, 2, 3(공동 22위)이다. 황금날개는 태권V의 김청기 감독과 스탭들이 의기투합한 드림팀이 내놓은 또다른 야심작이었다. 1984년,‘3단으로 변신하는 외계인 E.T.가 타고 온 초특급 요새’라는 괴상한 카피를 달고 극장 개봉한 스페이스 간담 V와 쏠라 1, 2, 3 역시 김청기의 작품이었다. 그러나 스페이스 간담 V는 메카닉 디자인은 발키리(<초시공요새 마크로스>의 가변 전투기), 이름은 건담을 베껴 표절 시비에 휘말린 애증의 로봇이었다.

파워로 승부하는 일본과 한국 로봇들을 제치고 11위에 오른 R2D2와 22위 아이언 자이언트의 행보도 흥미롭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귀염둥이 R2D2는 첫번째 <스타워즈> 시리즈인 <스타 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1977)을 시작으로 전편에 출연한 이 영화의 친근한 조연이었다. 30년의 세월 동안 한결같은 모습으로 레아 공주를 지키고 C-3PO를 도운 것이 로봇 팬들의 은근한 사랑을 받은 이유일 것이다. 선한 로봇이면서 거대한 철갑 로봇인 아이언 자이언트도 22위에 올라 조용히 존재를 알렸다. 1999년 미국 개봉 당시 ‘혼자 보면 더 좋은 가족 영화’로 알려졌던 <아이언 자이언트>는 다소 심심한 스토리와 액션 연출로 흥행에는 실패한 영화였다. 이 로봇이 한국인에게 관심을 끈 것은 아무래도 DVD 보급의 영향이 크다. 상당히 세련된 화면과 다이내믹한 음질로 만들어진 <아이언 자이언트>는 한국 DVD 애호가들의 필수 소장 목록으로 떠오른 작품이었고, 캐릭터의 존재가 그 와중에 널리 알려졌다.

이번 설문은 로봇 마니아들의 입김보다 일반 독자들의 취향이 강하게 반영됐다. 순위권에 든 로봇 중 몇몇을 제외하면 애니메이션의 작품성과 로봇의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국내에서 한 번쯤 TV로 방영됐거나 극장에서 개봉한 작품이 대부분이다. 반면 비디오로만 출시된 <초전자로보 콤바트라 V>(비디오 출시 제목 <하드 펀치>)나 <초전자머신 볼테스 V>(비디오 출시 제목 <석양의 필살권>) 등은 원작의 유명세와는 상관없이 순위에 들지 못했다. 당시로서는 VCR을 갖춰놓을 정도의 여유가 돼야 볼 수 있는 로봇이었기 때문이다. 추억의 로봇이란 그런 것이다. 한국인의 뇌리에 남은 로봇의 이름에는 그 시절을 돌파했던 우리 삶의 모습이 진하게 배어 있다. 시간은 많고 별다른 놀이가 없었던 아이들에게 로봇은 친구이자 영웅이었고 신화였다. 우리는 그렇게 로봇을 사랑했고, 그 기억이 아직 남아 있다. 로봇의 순위를 적은 이 리스트는 한국인의 집단 기억 속에서 끄집어낸 추억의 조각일 것이다.

출처;필름 2.0 2003.06.07 / 윤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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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卵 2005-01-15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에... 저는 알바트로스가 제일 좋아요.(꾸러기 수비대라는 만화에 나오는..) 세대차이인가?

키노 2005-01-15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전 로버트 태권V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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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건 SE  (Top Gun : Special Edition, 1986) 
감독 :
출연 :
제작사 : 파라마운트
출시일자 : 2005.2.14  
상영시간 : 109 분
등급 : 15세 이용가
장르 : 전쟁영화, 로맨스, 액션, 드라마
화면비 : 2.35:1, Anamorphic
사운드 : 영어 DD 5.1, 영어 DTS-ES 6.1
케이스 : 킵 케이스
디스크 : 2장, Single Sided Single Layer
비디오 타입 : NTSC, Color
지역코드 : Region 3 (우리 나라를 포함한 동남아 지역)
자막 :
부가기능 :
[DISC 1]
-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와 감독 토니 스콧 등의 코멘터리 (Commentary By - Producer Jerry Bruckheimer, Director Tony Scott, Co-Screenwriter Jack Epps. Jr, Captain Mike Galpin, Technical Advisor Pete Pettigrew And Vice Admiral Mike Mccabe)
- 빈티지 갤러리 (Vintage Gallery - Music Videos, Tv Spots)

[DISC 2]
- 데인저 존 : 탑 건의 제작과정 (Danger Zone : The Making Of Top Gun)
- 스토리 보드 (Multi-Angle Story Boards)
- 빈티지 갤러리 (Vintage Gallery)
내용 :
- <맨 온 파이어> <스파이 게임>의 감독 토니 스콧의 박진감 넘치는 연출 !! 할리우드 최고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 제작 !!
- 톰 크루즈를 세계적인 스타의 자리에 오르게 한 수작 !! 켈리 맥길리스, 발 킬머 등 화려한 조연진과 팀 로빈스, 맥 라이언의 초창기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기회 !!
- 86년 미국 박스오피스를 강타하며 1년 이상 장기 상영한 빅 히트작 !! 87년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주제가상을 받은 최고의 사운드 트랙!!
- 전투기 조종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기백 넘치는 파일롯 영화 !!

톰 크루즈를 톱스타의 자리로 올려놓으며 전 세계적으로 빅 히트를 기록한 작품이다. 리들리 스콧과 형제감독으로 이름난 <맨 온 파이어> <스파이 게임>의 토니 스콧 감독의 연출작이며 할리우드의 최고 제작자인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을 맡았다. 전투기 조종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파일롯 영화로 최고를 목표로 매진하는 전투기 조종사들의 긴박한 훈련과정을 멋진 영상과 음향, 연기의 조화로 잘 표현해낸 작품이다. 스콧 감독이 뜨거운 가슴과 용기에 관한 영화라 말하는 것처럼 젊은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영화.
86년 미국 박스 오피스를 강타하며 1년 넘게 장기 상영을 할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모은 이 작품은 톰 크루즈를 세계적인 배우의 자리에 오르게 한 작품이다. 주인공 톰 크루즈 외에도 <위트니스> <피고인>의 켈리 맥길리스, <도어즈> <알렉산더>의 발 킬머가 출연하고 톱스타인 맥 라이언, 팀 로빈스의 초창기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영화 못지않게 히트를 친 것은 바로 사운드 트랙이다. 1987년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주제가 상을 수상한 베를린의 "Take My Breath Away"는 영화 <탑 건>의 사랑의 테마이다. <탑 건>은 박진감 넘치는 화면과 영화만큼 빅히트를 기록한 사운드 트랙, 청춘스타들의 대거 출연, 패기만만한 파일롯의 기백이 돋보이는 수작 영화로 DVD 마니아층인 30, 40대의 청춘 시절을 지배했던 작품으로 유명하다.

탑 건 SE> 보너스 디스크에는 <데인저 존 - 탑 건의 제작과정>, <멀티 앵글 스토리 보드>, <빈티지 갤러리> 등의 스페셜 피쳐를 만날 수 있다.
<데인저 존 - 탑 건의 제작과정>은 총 6개의 섹션으로 나뉘어져 세세한 제작과정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첫 번째 섹션 <지상에서 하늘까지 제작 준비과정>에서는 톰 크루즈, 발 킬머, 켈리 맥길리스, 맥 라이언 등 배우들 캐스팅 과정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야간 착륙, 항공모함 촬영장면 등 촬영 현장 이야기가 담겨있는 <남자들과 놀기 제작 - 육지와 바다>, 하늘에서의 비행기 묘기가 펼쳐지는 <스피드에 대한 욕구 제작 - 창공>, 시각효과의 모든 것을 충실하게 엿볼 수 있는 <영화의 기본으로 돌아가기 시각효과>, 미국에서만 7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영화만큼의 빅 히트를 기록한 <탑 건>의 사운드 트랙에 관한 <탑 건의 사운드 트랙 공중전 음악>, 모든 촬영이 끝난 후 편집 과정과, 시사회, 그리고 흥행까지의 과정을 들려주는 <촬영이 끝난 후> 등을 보너스 디스크에서 만날 수 있다.
<멀티 앵글 스토리 보드>는 토니 스콧 감독이 직접 그린 스토리 보드와 영화의 장면을 함께 만날 수 있으며 <빈티지 갤러리>에서는 <탑 건> 영화에 대한 단편특작 두 편과 <탑 건> 상영 당시, 젊은 시절의 톰 크루즈 인터뷰를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섹션이다.



해군 최신예 전투기인 F-14기를 모는 젊은 조종사 매버릭 대위는 훌륭한 전투기 조종사였던 아버지를 둔 패기만만한 파일럿 청년. 솜씨가 거칠기로 소문난 그는 탑 건 훈련학교에 입학하면서 인생의 전환을 맞게 된다. 가장 큰 변화는 항공 물리학을 강의하는 여교관 찰리와 사랑에 빠진 것, 매버릭은 파트너인 구즈와 그의 아내 캐롤 커플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매버릭이 조종하던 F-14기 전투기가 비행 훈련 도중 그만 제트기류에 빠지면서 엔진 고장을 일으키고, 이 때 함께 탈출을 시도하던 구즈가 그만 목숨을 잃고 만다. 자신의 무리한 비행 때문이라는 자책감으로 실의에 빠진 매버릭은 탑건 1위의 자리를 아이스맨에게 내준다. 이때 미국 상선이 기관 고장으로 영해를 넘어서자 항공모함으로 돌아온 매버릭은 비상 출격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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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놓인 처지에서는
내게 주어진 일을 다 해낼 수가 없다고
우리는 흔히 이렇게 말합니다
설령 당신이 감옥에 들어 갈 지라도
병에 걸릴지라도
모든 외적인 활동의 가능성이 박탈당할지라도
당신의 내적인 생활은 당신의 지배 아래에 있습니다
당신은 머리 속으로는
남을 책망하거나, 비난하거나
부러워하거나, 미워하거나 할 수 있으며
또한 마음 속에서 이런 감정들을 억제하여
좋은 감정으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당신 생활의 모든 순간들은 당신의 것이며
그 누구도 당신의 것을 당신에게서 빼앗을 수는 없습니다

진 실

누군가에게 욕을 먹든가 모함을 받으면 오히려 기뻐해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으면 오히려 조심해야 합니다
칭찬을 하는 사람들은 상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우쭐해 하거나 거만을 떠는 모습을 보게 되면
입으로는 칭찬을 했지만 마음으로는 상대방을 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를 모함하는 사람들은
상대가 오히려 의연하고 기쁜 모습으로 감사한다면
스스로 고개 숙일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의 마음이란
진실로 통하기에 언제나 거짓 망토는 벗겨지게 되는 것입니다

넓은 마음으로

유유히 흘러가는 깊은 강물에는
아무리 커다란 돌을 던져도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누군가에게서 모욕을 받고
버럭 성격을 드러내는 사람은
조그만 웅덩이에 불과합니다

깊은 강물과 같은 심성을 가져야 합니다

조그만 일에 쉽게 화를 내는 사람은
결국 자신의 웅덩이에
제 발을 빠뜨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인 내

모든 일의 가장 큰 장애가 되는 것은 공연한 참견입니다
쓸 떼없이 남의 일에 참견하지 말아야 합니다
인내심을 가져야 합니다
어떤 일에 있어서나
성공을 결정하는 첫째 조건은 참는 일입니다
자기 자신의 생활을 높여 나가는 것
그것이 다른 사람의 생활도 함께 높이는 것이 되며
다른 사람을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내가 나 자신의 생활을 높인다면
그것은 모든 사람의 생활을 높이는 것이 됩니다

가치있는 삶

어리석은 사람일수록
세상에 대해 불평과 불만이 쌓이는 법입니다
어리석은 ?
세상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기 보다는
세상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화를 내고
사람들에게 동정을 구하려 듭니다
어차피 인생은 험악한 세상에 내 던져진 것
언제까지 불평과 불만 속에 살고 있을 것입니까?
현실에 불만을 쌓고
다가올 미래에 대해 겁을 먹고
걱정 속에 일생을 살아 간다는 것은 짐승과 같은 삶입니다
현명한 인생은 자신이 이 세상에 나온 것에 감사하고
이 세상을 행복한 세상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자세로 해야 할 일을 행하는 것입니다
세상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것입니다
다만 누가 더 가치있고
행복하게 사는가 하는 것만이 다를 뿐입니다

생각하는 여유를

어떤 일을 실행할 때에는
너무 꼼꼼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나치게 섬세하게 생각하면서 일을 추진하다 보면
자기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잊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마치 대륙을 횡단하면서
지도를 넓은 시각으로 보지 못하고 좁게 바라보면
계속 제자리만을 맴도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처럼
어떤 일을 하더라도 지나치게 꼼꼼하게 일을 하게 되면
대사를 그르치게 될 확률이 높은 것입니다

행복

행복은 마음에 따르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다 소유하고 있어도 마음이 텅 비어 있다면
빈 곳간을 지키는 것처럼 불 필요하고 답답한 일입니다
아무리 가난하고 가진 것이 없어도 마음이 가득 차 있다면
포식하지 않아도 배가 고프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마음이 부자인 사람은 행복하지만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불행한 것입니다

이란

시간은 흘러가지만
한 번 입에 담은 말은 그대로 남습니다
우리는 종종 세월이 흐른 뒤에
과거에 자신이 입에 담았던 이야기가
새로운 얼굴을 하고 자기에게 돌아오는 경우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 말이 좋은 것이든 아니면 아주 나쁜 말이든
말이란 세월을 타고 점점 성숙해져서
반드시 뱉어 낸 사람에게 회귀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평생을 두고 자신이 입에 담았던 이야기를
한 편의 글로 남겨 둘 수만 있다면
언젠가 그 글을 읽을 후손들이
자신의 선조들에 대해서 얼마나 놀라운 감정을 갖게 되겠는가?
생각해 봅니다

자유

자유가 없는 사람은
생명을 잃은 인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유라는 것은
모든 구속과 억압을 반대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사실은 스스로를 구속해야 하고
때로는 강하게 억압하면서
자신을 잘 다루어야 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유로운 인간이란
어떤 구속이나 억압에서 벗어난
그 자체를 두고 이야기해서는 안됩니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위대한 존재로 만들어 가는
피나는 노력 속에서 외부의 관여와 간섭없이
온전한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을 두고
우리는 자유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시대의 자유인이란
바로 그런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휴식이란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 "바쁘다. 바쁘다."라며
실제는 무의미하게 시간을 허비하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에 쫓겨서 시간이 없다고 하면서도
사람들은 오락을 즐겨 하며 휴식을 취할 줄은 모릅니다
바쁘다고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대개는 하지 않는 편이
더 나은 비 생산적인 일들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쁘게 일을 하는 만큼 휴식을 취할 때도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일과 휴식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지탱해 가는 두 산맥과도 같은 것입니다
우리는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휴식을 멋지게 취할 수 있는 사람에게도
존경의 눈빛을 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칼럼/그곳에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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