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 에이전트의 시대가 오고 있다.’ 미국의 미래경영학자 대니얼 핑크는 “21세기는 자유롭게 자기 삶을 조절하며, 자유롭게 일하고, 자유롭게 여가를 즐기는 ‘프리 에이전트의 시대’”라고 말한다. 프리 에이전트란, 거대 조직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책임지는 에이전트(주체적인 행위자)를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최근 몇년 사이에 확산되며 사회적 트렌드를 이루고 있다. 이른바 ‘1인 주식회사’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걸어가는 길에 만족하지 않아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고승덕 변호사(49). 그는 자신이 걸어가고 있는 길에 만족하지 않고 제2, 제3의 블루오션을 만들어가며 ‘프리 에이전트’ 시대를 선도하고 있는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다. 고시 3관왕의 화려한 이력의 변호사지만 개인사업자로서도 변호사 못지 않다. 특히 대부분 ‘나홀로 사장’이 자신만의 한가지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으면서 성공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반면, 고변호사의 경우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계속 확장해가고 있는 1인 주식회사의 ‘멀티형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내 직업은 ① 변호사이면서 ② 방송인으로 활동하며 ③ 책을 쓰는 저술가로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와 ‘주식강의’ 등을 출간해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④ 언론에 정기적으로 글을 쓰는 칼럼니스트이다. ⑤ 기업인과 대중을 상대로 특강을 하는 강연가이며 ⑥ 펀드매니저(자격증 취득)로서 주식시황을 분석해 유료로 투자자문을 해주는 ‘마켓데일리’를 운영중이고, 마지막으로 대학에서 법학을 강의하는 겸임교수(이화여대 법학과)이다.”
#현재진행형인 블루오션만 7개 분야
이와 같이 그가 현재 블루오션을 만들어가고 있는 분야는 무려 7가지에 이르며 본업인 변호사 업무가 오히려 ‘사이드 잡’으로 비춰질 정도다. 이 가운데 출판사(비법인)와 마켓데일리(법인)는 개인사업체이고 나머지 4가지 분야에서도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그래서 그에게는 “어떻게 그만한 일들을 다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항상 뒤따른다.
그의 답변은 의외로 간단하다. “경쟁자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는 것.” 이것이 본업 이외에 6개 분야에서 경쟁력을 얻고 있는 비결이라고 한다.
“대학때 고시에 도전해 ‘고시 3관왕’이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지능지수(IQ)가 높은 천재가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하겠지만 결코 아닙니다. 저의 지능지수는 보통사람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평범합니다. 다만 다른 사람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시간을 아끼고 집중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죠. 바로 그게 비결입니다.”
그가 ‘1인 주식회사’가 6개에 달할 정도로 멀티형 블루오션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비결은 다른 경쟁자들보다 더 노력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그는 지금도 시험을 볼 때는 책을 꼭 10번은 본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이 3번 내지 5번 보고도 합격할 수 있다지만 ‘반드시’ 합격할 수 있는 확률은 그에게는 ‘10번’이라는 것. 재작년 펀드매니저 시험을 볼 때도 그는 관련 책을 10번 보고 시험을 치렀다고 한다.
#앞으로의 목표는 투자자문회사 운영
이와 같이 그는 노력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보다 3배는 더 하자는 기준을 정했다. 그렇게 하자 시간투자 대비 효율성이 높아졌다. 예컨대, 처음 5시간 걸렸던 것이 몇달 후에는 3시간으로, 나중에는 1시간에 다 처리할 정도로 노하우가 생긴다는 것. 책을 보더라도 다른 사람이 10시간 걸린다면 그는 3시간 정도로 단축할 수 있는 비결이 생겼다. 그는 “보통 사람들은 남보다 적게 노력하고 남들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으려 한다. 그러나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반드시 남보다 더 노력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노력이란 성공의 확률을 높이는 것’이라고 정의를 내린다.
그래서인지 고변호사의 하루는 새벽까지 계속된다. 지난해 시작한 마켓데일리(http://marketdaily.co.kr) 일 때문이다. 마켓데일리는 매일 주식시황을 분석해 회원을 대상으로 유료로 투자자문을 해주는 것. 이를 위해 그는 매일 2시간 이상 300개 종목을 분석하고 새벽 2~3시에 글을 올린다.
앞으로 그의 목표는 투자자문회사를 운영하는 것이며 마켓데일리는 그 전단계라고 한다. 실전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진검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그렇게 보면 그의 주전공은 변호사이기도 하지만 미래에는 새롭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투자자문’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남보다 많이 노력하고, 어려운 목표일수록 확신을 가지고, 남보다 최소 3배 이상 노력하면 안되는 일이 없다”면서 “내가 이기려면 경쟁자들보다 다른 모습이어야 하며, 힘들더라도 ‘괴로움’을 추가하면 반드시 목표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새해 자신만의 블루오션을 추구하는 모든 이들이 되새겨야 할 덕목이 아닐까.
▶高변호사의 ‘1인 사업’조언
(1) 자유롭지만 철저한 경영이 필수적이다. 24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그러나 경영은 철저하게 해야 한다. 자칫 느슨하게 할 경우 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
(2) 법인인 경우 개인사업자보다 공신력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개인사업은 크게 비법인 형태인 ‘개인사업자’와 주식회사 형태인 ‘법인사업자’로 나눌 수 있다. 개인사업자는 개인 돈과 회사 돈의 구별이 없어 파산땐 리스크가 높다. 반면 법인사업자는 비용처리로 세제상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또 파산땐 부채에 유한책임이어서 개인이 책임을 지지 않는다.
(3) 투명하게 경영하지 않으면 세무상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다. 세무서에서 색안경을 끼고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4) 자본금은 최소한으로 시작하라. 법인으로 운영할 경우 최소자본금인 5천만원으로 시작해도 된다. 이익률을 평가할 경우 자본대비 이익으로 환산해 자본금이 많을수록 이익률이 낮아진다.
(5) 개인사업자로 시작하더라도 수입이 많아지면 주식회사로 전환하는 게 유리하다.
〈글 최효찬·사진 박재찬기자〉-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미디어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