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클로 - [초특가판]
트란 안 홍 감독, 양조위 외 출연 / 드림믹스 (다음미디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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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나서 기분이 좋은 영화가 있고 괜히 뭔가 찜찜하고 뒷 여운이 길게 남는 영화가 있다. 나에게 씨클로라는 베트남 영화는 후자에 속하는 영화였다. 트란 안 홍 감독은 이전 작품인 그린파파야 향기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이번 작품에서도 영상미와 절제된 대사, 주인공들의 표정연기 등을 통해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주제를 형상화시키고 있다.

씨클로는 자전거처럼 페달을 밟아 운행하는 베트남식 택시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주인공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감독은 이 씨클로를 통해 베트남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감독은 주인공이 씨클로를 폭력배들에게 빼앗기고 나서 겪게 되는 갑작스런 생활에서의 변화를 통해 사회주의가 남긴 빈곤과 자본주의가 몰고 온 정신적인 충격. 그 혼란 속에서 하루 하루 살아가는 베트남 주민들의 삶을 아주 현란할 정도로 눈부신 색채로 그려내고 있다. 그러한 색채의 향연에도 불구하고 그 이면에 감추어진 쓸쓸함과 절망은 모든 것이 회색의 잿빛과도 같은 느낌을 가지게 한다.

솔직히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는 포에를 연기하는 양조위였지만 그의 행동에 대해서는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한 부분이 있어서 무척 혼란스러웠다(양조위가 베트남어를 잘 못하니깐 감독이 표정연기만 하도록 주문했다고 하는데 어떤면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더욱 그 캐릭터를 호감가게 하는 요소가 되기도 하였다).

그건 다름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씨스터(트란 누 옌켄, 감독의 부인이기도 하다)에게 매춘을 하게 하는 장면에서였다. 폭력조직에 몸담으면서 자신의 순수성을 잃어버린 포에가 씨스터와 씨클로보이(르 반 록)의 순수에 매료되게 되고 포에를 통해 세사람은 서로 연결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포에는 씨클로보이와 씨스터를 시험하면서 그들도 순수성을 차츰 잃어가는 모습에 급기야는 불구덩이에 몸을 던진다는 조금은 이상한 캐릭터였지만 감독은 이러한 도착적인 양조위의 캐릭터가 아주 마음에 든다고한다.

하지만 나에겐 너무 철학적인 주제다. 아직도 아리송하기만 하다. 하지만 모든 현상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게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라면 이 부분도 충분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영화는 어떠한 결말도 보여주지 않는다. 그저 담담하게 말할 뿐이다. 우리가 익숙한 헐리웃의 영화들에서 대부분 명쾌한 결말을 보여주어서인지 그러한 영화보기에 익숙한 나에게 있어 이 영화는 많은 어려움을 던져주었던 게 사실이다. 이미지의 과다를 ?아가다보니 어느새 영화는 끝나버리고....

 영화를 보면서 '체하는 식'의 영화읽기를 싫어하는 편이어서 무언가에 많은 의미를 담으면 침을 튀기는 걸 싫어하는 편이지만 이 영화는 조금 예외적이었다. 상징과 은유로 가득한 미장센은 결코 녹녹하니 이 영화를 보게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냥 한번 돌아볼 뿐이다. 나에게 만약 뜻하지 않은 일이 발생하여 내 삶자체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치닫고 있을 때 과연 순수를 읊조릴 수 있을것인지. 사람의 삶이란게 자신이 의도하는 바대로만 흘러가는 것이 아니란걸. 

디비디타이틀의 화질이나 사운드는 볼만한 수준이며 특별히 기대할만한 스페셜 피처는 없다. 다만 첫 출시때의 엄청난 가격에 비한다면 가격이 너무 많이 인하된건 아닌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 디비디산업의 고질적인 병폐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다음은 트란 안 홍 감독이 자신의 영화에 대해 밝힌 이야기이다. 이 영화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가족 >
내 영화들은 설사 산산조각이 났을지라도 가족에 대해 말한다. 씨클로의 중심주제는 아버지와 아들의 유대 관계이다. 영화의 2/3쯤 되는 지점에서 범죄세계에 빠져든 씨클로 보이는 또다른 씨클로가 그의 팔 안에서 죽어갈 때 아버지의 죽음을 떠올리게 되고, 비로소 자유로와지게 되는 것이다.

다음날 그는 자신의 아버지, 그리고 그 아버지와 닮은 감정에 대해 자신 안에 아버지의 존재를 느낀다는 사실을 말한다. 아버지와의 연관성은 또한 그의 조상들과의 연관성이기도 하다. 그래서 속죄라는 것이 있다.

그가 죄악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뒤, 그는 자살을 기도하고 나서 자유로와질 것이고, 그를 정성껏 돌보는 택시 주인 여자의 모성적 사랑을 보게 될 것이다.

<순수>
이것은 순수에 대한 영화이다. 시인은 범죄 속에서 노동의 순수를 상실했다. 그는 씨클로 보이에게서 순수한 존재를 느끼고 그에게 끌리지만, 그가 범죄에서 빠져나가도록 도와주는 대신에 그를 시험한다.

시인이 매음을 시키고, 희생시키고, 모욕하는 씨클로 보이의 누이도 마찬가지이다. 시인이 그녀가 우는 것을 보았을 때, 그녀는 그에게 노동에서의 순수를 연상시켜 주었다. 나 개인적으론 시인의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부패(도착)가 매혹적이었다.

<생선들>
이 주제는 아주 중요하다. 나는 매우 영화학적인 관점에서 이미지들을 찾아내야 했다. 그래서 자전거택시 주인 여자의 아들과 씨클로 보이 사이에 연관을 맺기 위해 이미 그림이 사용되었지만, 영화가 종교, 속죄, 은총에 관련된 장면을 포함하기 때문에 또다른 봉헌물을 찾아내야만 했고, 그래서 생선에 대해 생각했다.

아시아에서 생선의 이미지는 아주 강하며, 또한 기독교의 전문용어 속에서 중요한 상징성을 지닌다. 자전거 택시 주인 여자가 처음 나올 때, 그녀는 자신의 불구 아들에게 "너는 나의 작은 생선이야"라고 말한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카메라는 씨클로 보이의 입 안에 있는 생선을 보여준다. 이건 마치 그가 이제부터 주인 여자의 죽은 아들의 영혼에 의해 살아갈 것처럼 느껴지는 강한 효과를 발휘한다.

<눈>
그린 파파야 향기에서는 모든 것이 조화로웠다. 씨클로에서는 모든 것이 내가 원하는 대로였다. 그린 파파야 향기는 정신적인 영화였고, 씨클로는 더욱 육체적인 영화이다.

나는 관객들이 상이한 세상을 보게끔 하기 위해 영화를 만들었고, 그들을 이미 알고 있는 경험의 흔적들과는 다른 흔적들 속으로 이끌려고 했다. 관객들은 낯선 사람과 재탄생을 향해 가고, 그 와중에 에너지를 다시 충전하게 되는 것이다.

<감각>
영화에서 모든 것은 맛을 가져야 한다. 이 맛은 신체적인 것이어야 한다. 처음에 그것은 아주 단순한 생각이었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위해 일해야만 했다. 이것은 사물의 물리적 비중에 대한 문제다. 내가 음향, 재료, 색깔, 채소, 벌레들에 그토록 중요성을 부여하는 이유가 바로 그때문이다.

나는 숨막힘, 더위, 향기가 느껴지기를 바란다. 내 어린 시절의 모든 기억은 '스토리'나 '에피소드'가 아니다. 그것은 내가 영상 속에서 다시 번역하려고 애쓰고 있는 '감각'들이다.

씨클로가 범죄 세계에 들어가려 할 때 보여지는 입 안의 도마뱀 꼬리처럼, 가끔 격렬한 이미지들이 필요하다. 영화는 관객의 감수성, 관객의 내면세계를 감정평가할 수는 있지만, 만약 그렇지 못한다해도 괜찮다. 그 내면 세계가 그 영화를 필요로 하고 있지 않거나, 그 속에서 감각적이지 않기 때문이니까.

지성인들은 신경질을 낼 것이다. 그들은 감각보다는 메시지를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영화를보러 극장에 가게 된다면 '감각적'이란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될것이다.

<폭력>
씨클로에는 폭력적인 장면들이 아주 많다. 그러나 나는 그런 장면들을 통해 관객이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낄 수 있는 힘겨운 점들을 치유하고자 했다.

예를 들어 폭력적인 죽음 후에 아이들이 노래하는 것이 그렇다. 나는 드라마에 병행적으로 존재의 텅 빈 감각, 삶의 폭을 부여하고자 했다.

게다가 그린 파파야 향기가 도쿄에서 상영된 후 일본 감독은 내게 "나는 당신이 부드러운 사람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리고 그가 옳았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있을 때, 나는 "영화는 정신현상이다.너는 모든 악마들이 너를 찾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중얼거렸었다.

물론 나는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내 부모는 아직 살아 계시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고, 당신에게는 털어놓지 못할 강박관념이 있기 때문이다.

난 가끔 끔찍한 상상, 혹은 장난스런 자문을 하곤 한다. 그들이 모두 죽어버린다면 내가 정말 자유롭고 대담해질 것이고, 그렇게만 된다면 힘을 가진 작품, 경이로운 작품을 벌써 만들었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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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레더블 - 아웃케이스 없음
브래드 버드 감독, 홀리 헌터 외 출연 / 월트디즈니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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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레더블!  인크레더블!!  인크레더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정말 재미난 영화였다.
역시 디즈니의 효자노릇을 하는 픽사구만^^;;

드림 웍스의 도전으로 애니메이션의 철옹성이라 여겨졌던 디즈니가 이제 한물가는 회사로 전락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3D 애니메이션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한 픽사의 도전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접어드는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환경에 디즈니가 안전하게 착륙하는 길잡이가 되었다.

'토이 스토리', '벅스라이프', '토이 스토리 2', '몬스터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대중적인 성공뿐만 아니라 작품성으로도 상당한 평가를 받는 픽사의 승승장구는 브래브 버드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인크레더블'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브래드 버드는 이전 '아이언 자이언트'에서 이미 그의 실력을 보여준 바가 있었는데 불행하게도 흥행에서는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 영화로 드디어 그의 재능을 인정받는 것 같아 너무 기쁘다^^

'미스터 인크레더블'이라는 닉네임으로 슈퍼 영웅 대접을 받다 이젠 은퇴하여 보험회사 직원으로 신분을 숨기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그리고 한 가족의 가장으로 살아가는 밥 파(크레이그 T. 넬슨)와 '일레스티걸'로 알려졌던 아내 헬렌.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바이올렛, 대쉬, 잭은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어김없이 등장하는 우리의 악당, 천재적인 두뇌를 소유한 악당.
'미스터 인크레더블'을 그의 우상처럼 숭배하다 그에게서 매몰찬 버림을 받고는 복수를 불태우는 '신드롬'이 등장하여 영화는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빠른 전개로 우리들의 눈을 현혹한다.

'신드롬'의 계략에 말려들어 곤경에 처한 남편을 구하러 아내 헬렌(홀리 헌터)과 온 가족이 발벗고 나선다. 여기서 우리는 항상 헐리웃 영화에서 보아온 미국의 가족중심주의적인 사고와 악당을 물리친다는 영웅중심주의적인 사고를 엿볼 수 있다. 솔직히 '신드롬이 조금 불쌍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를 두고 너무 확대재생산 하여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영화 자체가 그리고자 하는 것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논의가 될 수 있다. 감독이 진정으로 그러한 것을 의도하였는지도 불확실한 상태에서 아전인수격의 해석이 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헐리웃 영화라면 아예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있으니 말이다. 모든 예술장르는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게 현실임에도 말이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이라는 영화 자체가 연령대가 한정되어 있다보니 자연스레 이야기는 인과응보의 형식으로 흘러가는 것이며, 중요한 것은 어떤면에서는 우리의 주인공이 악당을 물리친다는 진부한 스토리를 어떤 방식으로 탄탄하게 짜고 언제 관객들을 웃기게 해야하느냐 하는 소위 전략적인 기획이 중요한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그러한 부분에 많은 신경을 쓴 듯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픽사가 처음으로 인간을 소재로 하여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예전의 동물이나 장난감들을 소재로 한 영화와는 달리 인간적인 면의 부각이 필요한 영화였다.

대책없이 늘어나는 뱃살을 주무르며 화려한 날을 그리워하는 밥의 모습은 회사와 가정에서의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을 탈피해보려는 중년 남성들의 유아기적 대한 동경으로 이어지며,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에게도 어필하는 매력을 가지게 하는 부분이며, 이젠 가정주부로 가족들을 보살피는 헬렌의 모습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주부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게 한다.

여기에다 질풍노도의 사춘기 시절을 겪는 바이올렛과 힘을 주체할 줄 모르는 장난꾸러기 대쉬는 각각의 연령대의 눈높이에 맞춘 감독의 의도가 느껴지는 부분으로 관객들에게 같은 감정으로 호흡하고 영화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마치 인간과 흡사한 사실적인 표정과 외양의 묘사, 그리고 어느 블록버스터 공상과학영화 못지 않은 전투씬과 비행 추격씬은 마치 스타워즈를 연상시키게 한다. 여기에다 현란한 색감과 다양한 볼거리의 제공은 이 영화를 3D 애니메이션의 표현기법에 있어 또 다른 트렌드를 형성하게 한다.

디비디 타이틀의 화질이나 사운드 그리고 스페셜 피처는 따로 언급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올해 발매된 디비디 중에서는 가장 돋보이는 타이틀로 레퍼런스급으로 분류하기에 주저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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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magic 2005-09-10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인크레더블'하다 ! 원츄 !!!^^

키노 2005-09-11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원츄^^
 
Martha Argerich and Friends
NCD(연세디지털미디어)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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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인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Martha Argerich)
세계 최고의 여성 피아니스트.
남성 피아니스트를 능가하는 강렬하고 열정적인 타건.
활화산과도 같은 강한 인상을 남기는 연주.
그녀를 따라 다니는 수식어는 엄청 많다.

그리고 하나 더.
그녀는 좀처럼 혼자 연주하지 않는다 자신과 어느 정도 친분이 있는 다른 음악가들과 같이 연주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 디비디에서도 그녀는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 모차르트, 슈만, 라흐마니노프의 곡들을 연주해주고 있다. 피아니스트 니콜라스 에코노뮤(Nicolas Economou)와는 모차르트의 '네 손을 위한 피아노 소나타 D장조'(Piano Sonata for Four Hands in D major, K.381)를,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Mischa Maisky)와는 슈만의 '3개의 환상곡집'(Phantasiestuke Op.73, No.1-3)을, 피아니스트 넬슨 프라이어(Nelson Freire)와는 라흐마니노프의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2번'(Suite for Two Pianos No.2, Op.17)과 라벨의 '라 발스'(La Valse)를 들려주고 있다.

이 공연실황은 독일 뮌헨의 Congress Hall에서 열린 것으로 정확한 연도는 표기되어 있지 않지만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아주 젊었을 때 연주되어진 곡들 같았다. 미샤 마이스키의 수염이 아직 검은걸 봐서는^^;;

디비디로는 그녀의 연주장면을 처음 보는데 역시나 그녀의 명성에 걸맞게 남성 연주자들과 같이 협연을 하는데도 누구의 음이 남성이 연주하는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강한 터치를 들려주고 있는데 때로는 남성보다 더 남성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 그녀의 연주가 스케일이 크고 역동적이라고 하여 섬세한 면이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 디비디에서도 그녀는 때로는 힘있고 역동적이면서도 때로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언제나 굳은 표정으로 연주하다가 가끔씩 흘리는 미소가 더욱 멋있는 그녀의 연주는 정말이지 가히 환상적이라 할 것이다.

이 디비디에는 각 연주자들의 바이오그라피, 음악용어에 대한 간단한 해설, 라이너 노트, 다른 연주자들의 연주목록 등이 스페셜 피처로 수록되어 있다. 하지만 한글자막이 없다는 것이 큰 흠이라면 흠이다.  화질이나 사운드는 시청하는데 큰 지장이 없을 정도로 무난한 수준을 보여준다. 타이틀 자체의 퀄리티는 제쳐두고라도 그녀를 화면으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갑다. 그것도 한창 정열적인 연주를 하던 젊은 시절의 아리따운 모습을...

참고로 아르헤리치는 1994년 기돈 크레머와 내한 연주회를 가진 적이 있는데 이때 피아노 현을 끊어뜨리는 가공할 만한 파워와 타건의 집중력을 한국 팬들에게 확인시켜준 바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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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집에 1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 맥컬리 컬킨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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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으례히 안방을 ?아오는 단골메뉴가 있다. 대표적인 영화 중의 한편이 맥컬리 컬킨의 깜직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바로 이 영화 '나홀로 집에'다. 

가족 모두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프랑스의 친척 집으로 가기로 한날 가족들은 모두 늦잠을 잔다. 비행기 시간을 ?芟졀?허둥대다 부모들은 그만 케빈(맥컬린 컬킨)을 깜박하고 비행기에 오르는 실수를 하고만다. 그런데 잠에서 깬 케빈은 많은 형제자매들 틈에서 생활하는게 싫었던 지라 오히려 혼자 남은 자신을 발견하고는 하나님이 자신의 소원을 들어주었다며 기뻐한다. 모처럼 혼자 남에된 케빈은 형과 누나들의 방을 마음대로 드나들고 노래를 부르며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드는 등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하며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생활이 즐겁기만 하다.

그런데 빈집털이 2인조가 케빈의 집을 노리면서 영화는 꼬마 영웅(?)을 만들려는 감독의 의도대로 영화를 그려나가기 시작한다. 케빈은 계단에 물을 뿌리고, 전기 다리미, 딱총, 빨래줄, 공기총, 비디오의 총소리 등을 동원하여 조금은 덜떨어진 2인조 절도범 해리(조 페시)와 마브(다니엘 스턴)를 퇴치한다.

영화의 줄거리는 별반 흥미로운게 없지만 도둑을 퇴치하는 케빈의 기발한 착상과 가정을 지킨다는 내용이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딱 알맞은 가족용 오락물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사단의 일원인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의 연출과 존 휴즈의 각본, 존 윌리엄스의 음악이 영화적인 완성도에 일조를 했고, 무엇보다 케빈 역을 맡은 맥컬리 컬킨의 귀엽고도 앙증맞은 표정 연기가 압권이었으며, 무조건 당하기만 하는 조 페시와 다니엘 스턴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는 이 영화만이 가진 재미거리라 할 것이다.

하지만 사실 영화에 등장하는 폭력의 수위는 도저히 8살난 꼬마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기에는 힘이 들 정도로 섬?한 장면도 많아 가족들이 다 같이 보기에는 무리가 없지 않아 있다. 이 영화 이후로 이런 류의 영화가 양산되는데 갈수록 그 폭력의 수위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거기에 비한다면 이 영화는 무난한 수준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어린이들이 많은 형제자매들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소외감, 가족들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못된 어른들을 어린이들이 퇴치한다는 내용은 어린시절을 거쳐온 사람들이라면 누구나가 한번 쯤은 꿈꿔봤을 법직한 이야기가 아닐런지. 그래서 어른들도 이 영화에 나름대로 흥미를 보이는게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감독과 각본가인 크리스 콜럼버스와 존 휴즈의 재기발랄함이 빛이 나는 영화다.

디비디 타이틀의 화질이나 사운드, 스페셜 피처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할 수 없지만 맥컬리 컬킨의 천진난만한 웃음은 한 여름에 찿아온 크리스마스를 즐기기에는 더없이 좋은 것 같다.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도 생각해볼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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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2 S.E
길레르모 델 토로 감독, 웨슬리 스나입스 외 출연 / 엔터원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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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레이드 2'는 영화의 시작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현란한 액션으로 영화를 보는 이들의 눈을 잡아둔다. 전편에 이어 웨슬리 스나입스가 블레이드로 나오는 본작은 우리에게 최근작인 '헬보이'에서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한 길레르모 델토로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전편과는 확실히 다른 액션을 보여준다.

영화는 전편보다 더 강력해진 뱀파이어 리퍼가 등장하여 인간 뿐만 아니라 뱀파이어 세계를 위협한다는 내용으로 감독은 액션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블레이드를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뱀파이어 전사 블러드 팩까지 등장시켜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MTV적인 감각적 영상, 동양적인 무술씬, 화려한 특수효과, 빠른 편집 등을 통하여 감독은 영화를 보는 이들로 하여금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끔 영화를 타이트하게 진행시키고 있다. 그래서인지 전편과는 그 속도감이나 파워면에서 상당히 진일보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에 대해서 좀 더 잔인하고 좀 더 피를 뿌리는 영화에 지나지 않는다며 혹평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이러한 지적은 사실이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그러한 점을 인식하고 무조건 재미나고 신나는 액션 영화를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에서 드라마적인 요소는 거둬내고 오직 피튀기는 액션장면만 등장할 따름이다.

그런 장면 장면들이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호소력을 가지지 못한다면 분명 이 영화는 실패한 영화가 되었을 거다. 결과적으로 그런 점에서 이 영화를 본다면 액션의 강도와 빠르기에서는 영화를 보는 이를 시종일관 압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미와 감동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면 그것만큼 행복하고 기쁜일은 없을 거지만 이처럼 드라마적인 감동을 줄 수 없다면 감독의 변처럼 액션에만 치중하여 하나라도 제대로 보여주는 것도 영화를 보는 이들에 대한 훌륭한 서비스정신이 아닐까 한다^^;;.

전편에서도 그렇지만 이번 영화에서도 검은톤과 붉은 톤이 만들어내는 영화의 장면들은 매혹적이었다. 그로테스크하면서도 고딕적인 냄새를 많이 풍기는 미장센은 길레르모 델토로가 이 영화 이후에 만든 '헬 보이'에서도 보여지는데 그의 영화적 미학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영화적인 완성도를 떠나서 편한 기분으로 부담없이 영화를 즐기시려는 분들에게는 아주 안성맞춤인 액션 영화라고 본다. 디비디 타이틀의 화질이나 사운드는 레퍼런스급으로서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며 스페셜 피처도 영화를 이해하는 데 충분할 정도로 잘 만들어진 타이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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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5-08-04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1편의 절도넘치는, 금속성(?!) 액션이 확실히 더 좋았습니다. 특히 초반에 오토바이 화이바 뒤집어쓴 특사가 와서 벌이는 액션 중에... 공중으로 점프하는 장면은 그려놓은 티가 너무 나서 실망...

2005-08-03 15: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키노 2005-08-03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사요나라님 정확한 지적^^;; 두 사람 이름이 항상 헷갈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