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결혼생활
임경선 지음 / 토스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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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경선 작가는 소설과 산문을 꾸준히 써 오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작년에 출간된 책인데, 한 남자와 20년씩이나 결혼 생활을 했으니, 그에 대해 한두 마디쯤은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시작한다.

작가는 만난 지 3주 만에 급작스런 청혼으로 석 달 간의 짧은 연애 기간 후 바로 결혼생활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결혼생활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본다.

나에게 결혼생활이란 무엇보다 '나와 안 맞는 사람과 사는 일'이다.

평범한 결혼생활 p8



 공감이 되기도 한다.

 올해 12월이면 나는 결혼한지 만으로 10년이 되는 해다. 결혼 전에는 살면서 맞지 않는 부분들이 이렇게 맞지 않으리라고 했는데, 살다 보니 나도 우리 신랑과 맞지 않는 게 한 두가지가 아니라 나도 고치게 해서 나한테 맞추게 하려고 했지만, 이렇게 하기에는 서로 부딪칠 수 밖에 없다. 신랑 습관은 신랑이 그렇게 살아온 습관이기에 그걸 인정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니 지금은 그걸 가지고 따지거나 바꿔달라고 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살다 보니 이해하고 서로 맞춰가며 살게 되는 것 같다.



결혼생활은

분명 일종의

인격 수양이라 할 수가 있겠다.

평범한 결혼생활 p8



 책 속에는 작가가 남편과 지내온 사적인 이야기들을 거침없이 털어낸다.  작가의 남편으로 사는 남편분에 대해서도. 인상적인 것은 중간즈음 결혼하게 된 동기를 2장 남짓을 글을 청첩장에 올린 내용이 고스란히 있다.

청첩장의 내용에



"100번을 다시 태어난다 해도

나는 당신의 아내가 될 것입니다."

정말이지 내 눈을 의심하며 몇 번을

반복해서 저 부분을 읽었다.

100번을 다시 태어난다 해도...

백 번을 다시 태어난다 해도...

...쳐돌았나.

100번을 결혼해도 같은 남자라니.

100번을 흔들린 거라면 모를까.

평범한 결혼생활 p75




 이 책은 결혼생활을 잘하는 지침이나 안내서가 아닌 그야말로 결혼생활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편하게 읽으면서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정말로 중요한 문제'는

적당히 피하면서 사는 것도

인간이 가진 지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결혼이란 뭘까, 부부란 뭘까,

행복이란 뭘까, 같은 것들을 정색하고

헤아리려고 골몰한다거나,

100%의 진심이나 진실 따위를 지금 당장

서로에게 에누리 없이 부딪쳐서

어떤 결론을 얻으려고 한다면,

우리 모두는 대개 실패할 것이라는 뜻이다.

이런 질문들의 종착지는 결국

'그럼 나는 왜 사는가'와 막다른 골목일 뿐인데,

그렇다면 왔던 길을 도로

되돌아 가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패배가 아님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평범한 결혼생활 p127




 결혼 전엔 나는 '나'만 아는 사람이었다. 사람과 어우러지는 게 불편했고, 결혼 후엔 내 몸 하나 건사도 힘든데, 시가로 친정으로 많은 사람들과 관계가 불편했다. 시간이 점점 지나고 나도 참아내야 하는 것들이 있었고, 그 동안 성숙하지 못한 나를 많이 발견하는 시간들이었다. 그렇다고 지금은 완벽히 인격적으로 성숙되었다는 건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갈등하면서 배우고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결혼은

복잡하게 행복하고

복잡하게 불행하다



 임경선 작가의 책을 처음으로 읽어봤는데, 책을 쓰면 남편분이 뭐라 하지 않냐는 부분이 나온다. 남편은 두 권의 책만 읽고 나머지는 읽지 않았다고 한다. 작가는 배우자가 읽는지 안읽는지 일일이 신경 써가면서 글을 쓸 바에는 아예 작가 따위 때려치우는 게 낫다(50)고 말하는 이 부분이 참 당당하다고 느껴졌다. 이 책을 읽고 보니 다른 책들도 읽고 싶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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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도종환 시화선집
도종환 지음, 송필용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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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동안 시집은 윤동주의 시 만 읽은 것 같다. 윤동주의 시를 읽으니 다른 작가의 시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몇 달 전 정지용, 한용운의 시집과 도종환의 시화집을 사 두고 도종환의 시화집을 이제 읽었다.


 나처럼 시를 전혀 읽지 않는 사람도 도종환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시는 다 알 것이다. 그래서 나도 서점에서 '시' 책 코너를 보다가 이 책을 내게 들였다.

 이 시화집은 많은 시들 중 아끼고 좋아하는 시 61편을 골라 송필용 화백의 그림 50점과 함께 엮은 것이라고 한다.


1부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2부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3부 꽃이 피고 저 홀로 지는 일

4부 적막하게 불러보는 그대

5부 함께 먼길 가자던 그리운 사람

으로 구성되어 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시는 나도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며 피는 꽃전문




 우리가 사는 쉬운 삶은 없다. 꼭 성공이 아니더라도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시련 없이 원하는 결과를 이룰 수 없기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시구가 어렸을 때부터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다. 그러면서 힘들더라도 지금 이렇게 힘들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잘 될거라고 위로가 되었다.



'흔들리며 피는 꽃' 외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도 좋았다.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 번쯤은 꼭 다시 걸어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패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턱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전문




 한 때 생각한 적이 있었다.

 20대에 내가 택한 길이 아닌 다른 길을 택했다면 나의 삶은 어땠을까.

이 길을 갈까, 다른 길을 갈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리고 그 택한 길을 나는 후회(?)한 적이 있었다. 언젠가 이렇게 될 바엔 차라리 그 길을 택할 걸 했지만, 그 길을 택했다면 후회하는 그 길을 가보지 않은 거에 또 미련이 남아있었을거다. 성공적으로 이루지 못해 지금도 목마름이 남아있지만 또 다른 길을 찾아 내가 원하는 삶으로 살려 한다. 


 이 두 시 외에도 '개울' '산맥과 파도' 등 내 마음에 닿는 시들이 있었다.

도종환 시인의 삶, 사랑, 희망, 행복이 들어있는 시를 깊어가는 가을날에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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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일상 표현의 영어 거의 모든 시리즈
케빈 강.해나 변 지음 / 사람in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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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계획에 가끔 영어를 넣곤 했지만 해낸 적이 거의 없다. 그래서 언젠가부터는 아예 영어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이런 방법으로 저런 방법으로 시도를 해봤지만 외국어는 나와 맞지 않는 걸로 결론을 내렸다. 나처럼 되지 않도록 우리 아이에겐 제작년 코로나로 유치원을 못 갈 때 영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더니 지금은 영어책을 우리말 책처럼 읽고, 놀면서도 영어로 말해 이제는 내 발음이 이상하다고 교정해 주고, 내가 모르는 단어나 문장을 물어보면 아이가 답해 주고 있다. 귀와 입이 트인 어느 날, 엄마하고 영어로 말하면 좋겠다고 했었는데 영어로 말해주지 못해 안타까워하며 이 영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만 하다 포기했다. 그런데, 최근엔 육아 영어 표현이라도 하루에 하나씩 알게 된다면 우리 아이에게 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욕심부려 몇 시간씩 해야 작심삼일밖에 안될 테니 하루에 한 개 표현만 익히기로 하고 하루에 하나씩 표현을 알게 되면 상황에 맞게 우리집 초딩에게 말하고 있다.



 나는 연습한다고 그 표현하나를 몇 번씩 익힌다고 말하면 우리 아이는 (영어로) 대답을 하기도 한다.

 이 책이 출간된 걸 보고 일상 표현의 영어이니 내가 우리 아이에게 말하고 싶은 표현인 일상의 언어를 영어로 한다면 도움이 될 거 같아 이 책을 보고 싶었다.

 제목 그대로 내용도 우리가 평상시에 자고 일어나는 이런 일상적인 표현들이 들어 있어 이 책이 안성맞춤이라 생각한다.



 책의 구성은 1장 기상 후부터 집안일, 이동, 장소, 학교생활 등 16장 여행의 표현까지 있어 이 책은 꼭 처음부터가 아닌 내가 보고 싶은 곳부터 봐도 상관이 없을 것 같다.



 한글 표현을 보고 영어로는 어떻게 말하는지 생각해 보고 이 책에 있는 영어 표현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눈으로 보고, 입으로 소리 내서 말해 보고.

각 장마다 QR코드가 있어 찍어서 섀도잉 한다면 말하기 연습에도 적합할 거라 생각한다.


 집안일을 하는 내가 집안일에 대해 영어로 표현하는 것.

 마트에서 카드 결제할 때 영어로 표현하는 법은 실제 회화 작문에서 쓰이는 표현법들이 실려있다.

 이렇게 배운 표현들이 실제로는 어떻게 대화가 되는지 회화 예문이 있어 학습하는 데 즐거움을 더해 줄 것 같다.

 토플, 토익 시험을 볼 거 아닌 이상 영어 고수들의 얘기를 들으면 말을 해야 한다는 것. 자연스럽지 못하고 어색한 나의 영어를 한 마디로라도 내뱉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인덱스가 뒤편에 있기 때문에 저자는 학습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을 땐 인덱스에 있는 한글 표현을 보면서 영어로 말해 보고, 영어 표현을 보면서 우리말 뜻해 말해 보는 훈련을 해 보라고 한다.

 영어 표현을 많이 반복해서 말하는 연습을 하여 우리 아이와 영어로 말하는 날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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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 읽어도 된다 - 50에 꿈을 찾고 이루는 습관 좋은 습관 시리즈 23
조혜경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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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만 읽어도 된다"라는 제목을 본 순간 '50에 꿈을 찾고 이루는 습관'이라는 부제가 눈에 들어옴과 동시에 꼭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확 다가왔다. 제목이 안심하게 해 주는 느낌이었다.



 책과 문학이 좋아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는 저자 조혜경님은 예스이십사의 문학 부문 파워 블로거로 3년 동안 활동하는 동안 300편에 가까운 서평을 썼다고(지금은 500개에 달한다고 한다). 지금은 번역가가 되기 위해 일본 작가의 작품을 원서 읽고, 시집을 번역하기도 하고, 뉴스 기사를 해석해보는 등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국어국문학을 전공할 정도였으면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어왔고 좋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편이 실직하여 좋은 아파트를 두고 오래된 주택으로 이사했을 때 저자는 이 시기에 3백 권이 넘는 책을 읽으며 서평을 쓰고 꿈이 생겼다고 한다.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읽는 전작주의가 되는 법부터 책을 어떻게 읽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의 내용들은 저자의 경험들로 가독성이 매우 좋다.



 나는 블로그에 이렇게 기록하기 전에는 사실 읽고 나면 기억이 나지 않아 기억하기 위해 이곳에 쓰고 있는데 막상 기록하려면 참 쉽지가 않다. 처음엔 내가 쓴 글을 누군가 읽고 어떻게 생각할까 의식을 했었지만, 지금은 그런 의식 없이 내가 읽은 건 기록으로 남긴다는 생각으로 쓴다. 하지만 쓰다 보니 잘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서 이런 책을 읽으면 <독서 후기를 잘 쓰는 법> 이런 거에 더 관심있게 읽게 되고 책을 읽는 여러 가지 방법들에 대해서 등 책읽기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된다.



 나는 작년까지는 새벽 시간을 이용하여 책을 읽어왔는데, 올해는 신랑이 새벽에 출근하게 되어 신랑이 나가는 것을 준비하고 도와주고 나면 아이 깨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통으로 읽지 못한다는 생각에 시간을 허비한 적이 많다. 시간 내기 어려움 나같은 아줌마는 자투리를 이용해야하는데 잠시 조금 읽다가 끊는게 싫은 건 내 성격탓일까. 요즘엔 오후에 우리 귀염댕이가 하교하고 책 읽을 때 이 때 시간을 활용한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내가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면 새벽이 아닐지라도 어떻게 해서든 책 읽는 시간을 가지려고 하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도 전작주의자가 되어보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여러 권을 동시에 읽는 법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아이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다 교육서를 읽는 것으로 책읽기를 시작하였다. 교육서를 읽으며 아이의 교육 방향을 어떻게 해야할 지, 사교육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나름대로 나만의 줏대가 생겼다. 그렇게 여러 교육서를 읽다가 내가 전공했던 분야의 책도 읽고 싶어졌고, 나와 전혀 상관없는 분야의 책도 가끔 읽게 되었다.


 내 성격상 여럿이 모여 시간 때우며 수다 떠는 걸 좋아하지 않고 더군다나 코로나로 집에만 있게 되었을 땐 책읽고 기록하며 보내는 시간이 좋아 그 후로 계속 이어오고 있어 이렇게 보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망설이고 있는 것 같다.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지만 그것만 위해서 살 수도 없다는 것이 나의 현실이다. 언제 어느 날까지 손을 놓지 않을 수 있겠나, 손을 놓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닌데도 이 책을 읽고보니 지금은 꿈을 이루지 못했어도 끈을 떼어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희망을 가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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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을 찾아서 - 비르투오소의 면모들 거장이 만난 거장 4
알프레드 코르토 지음, 이세진 옮김 / 포노(PHONO)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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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노 출판사의 거장이 만난 거장시리즈 네 번째 <쇼팽을 찾아서> 입니다.

 알프레드 코르트가 쓴 <쇼팽을 찾아서>

 알프레드 코르토는 20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의 피아니스트입니다. 파리 음악원 피아노과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고, 에콜 노르말 음악학교를 세워 교장으로 취임해 후학 양성도 하고, 특히 쇼팽의 작품 해석에 정평이 나 있기로 유명하지요.

 쇼팽의 마지막 제자 에밀 데콩브를 사사해 쇼팽의 가르침을 전수받았다고 합니다. 사재를 털어 쇼팽의 육필원고나 쇼팽의 예술 작품을 구입하기도 했다고 이 책에서 말하기도 합니다.


 모셸레스가 했다는 쇼팽의 평가

 "쇼팽을 어떻게 생겼나요?"

 "자기 음악처럼 생겼습니다."

 코르토는 모셸레스가 한 말이 수많은 표현 중 가장 예리하고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떤 의미인지 공감이 될 듯도 하다.


 쇼팽은 장난 칠 때는 눈웃음이 가득했다고 하고 입술에 핏기가 없고 얼굴선이 갸름하다 못해 걱정스러우리만치 연약해 보여 소년의 모습이라고 했다.



 심각하고 걱정스러운 표정, 넓적하고 밋밋한 얼굴은 쇼팽의 초상화 대부분에서 느낄 수 있는 우수 어린 감정을 일깨우지 못한다. 그보다는 응축된 씁쓸함, 정신이나 감성의 현상을 낯선 기계에 포착당하고 싶지 않은 본능적인 거부감이 느껴진다.

 경직된 표정에서 극도의 피로를 뚜렷이 읽을 수 있다. 피로는 내면의 방어기제가 자연스럽게 발동했다는 표시이기도 하다. 긴장하다 못해 못마땅해 보이기까지 한 눈빛, 신경질적으로 비틀린 입술, 이 사진의 모든 것이 자연스러움이나 안도감과는 거리가 멀다.(32)

 쇼팽은 애를 먹지 않고도 놀라운 기교를 습득했다고 한다. 스티븐 헬러는 쇼팽이 피아니스트치고는 손이 작은 편이었는데도 건반의 3분의 1을 한꺼번에 장악할수 있었다고 말했고 뱀의 손이 달렸다고 감탄한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나는 쇼팽 곡을 칠 때마다 애를 먹었던 사람인데, 쇼팽이 살아 있다면 얘기한 번 나눠보고 싶다.

 사진만 봐도 이 손이 어떻게 작다고 할 수 있나. 내가 볼 땐 손바닥은 작을지 몰라도 손가락이 정말 길다. 피아노치는 사람에게는 어찌하였건 손가락이 짧은 것보다 길다면 불리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쇼팽은 독립적인 생계를 위해 피아노 레슨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생계가 달려 피아노 수업을 하면섣 돈 문제를 정면으로 들먹이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쇼팽에게 레슨 받는 제자들은 피아노를 업으로 삼겠다는 생각과는 거리가 먼 부류였다고 한다. 그래도 명성까지는 아니어도 재능은 있는 제자들도 있었다고 한다.

 쇼팽은 작품 해석의 표현력을 중시하고 연습도 여기에 맞춰 해야한다고 함과 리스트는 다른 시각으로 본 내용도 있어 비교해 볼 수 있다. 쇼팽이 연습시켰던 곡들 그리고 쇼팽이 레슨하다 화가 나면 불같이 화냈다고 하는 것은 쇼팽의 책을 읽으면 꼭 나온다.



 쇼팽은 작품 쓰기를 '쓰기 고문'이라고 했다. "쓰기 고문"이라는 말은 폴란드어의 유사 모음을 반복한다는 점에 착안한 말장난이기도 하고, 실제로 고문처럼 힘겨운 작업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 말이기도 하다고 하다. 쇼팽의 친필악보를 보기만 해도 온갖 종류의 난삽한 수정, 지우고 새로 쓴 흔적이 얼마나 많은지 그가 곡을 쓸 때 감정적 고초가 상당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113)


 쇼팽은 죽어가면서도 영구에서 프랑스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원했다. 자신의 연약한 육체적 껍데기를 뉘일 곳으로 특별히 이 나를 선택했고, 프랑스의 한 쐐기 땅은 그를 한 인간이자 천재 음악가로서 사랑했던 모든 이들이 경배를 바치는 추모의 공간이 되었다.(129)



 쇼팽은 큰 무대가 아닌 소수 앞에서 작은 무대한 선호했다. 그 이유는 오늘날 말하는 '무대공포증'과 흡사한 심리적 억제를 병적으로 경험했고, 명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와중에도 쇼팽은 무대에서 연주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너무나 두려워진다고 리스트에게 고백했다고 한다.

 또 쇼팽은 말년에 강박적으로 불안해하기도 했고 연주 초청을 받고 거절했다고 한다.

 쇼팽 스페셜리스트 알프레드 코르토가 전하는 쇼팽 이야기.

 쇼팽에 관해 다양한 자료로 쇼팽을 이해할 수 있도록 쇼팽의 생김새부터  쇼팽의 성격, 연주자로서, 작곡가로서, 교육자로서의 기록들을 읽을 수 있다. 거장이 쓴 쇼팽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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