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의 말뚝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11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완서 선생님은 1931년 개풍군 지금 황해북도에서 태어나 교육열 강한 엄마에 이끌려 서울로 와, 숙명여고를 거쳐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6·25의 발발로 학교를 그만두고 미8군 PX 초상화부에서 근무했다고 합니다. 1953년 결혼해서 1남4녀를 두고, 마흔이 되던 1970년에 『나목』으로 여류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되며 등단했다고 합니다.


2011년 1월, 담낭암으로 타계하기까지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하며 40여 년간 80여 편의 단편과 15편의 장편소설을 포함하여 동화, 산문집, 콩트집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남겼다고 합니다.


소설 전집 안에는 엄마의 말뚝 1 ,2, 3편 외에도 유실, 꿈꾸는 인큐베이터, 그 가을의 사흘동안, 꿈을 찍는 사진사, 창밖은 봄, 우리들의 부자도 실려있습니다.

엄마의 말뚝 1편은 1980년대에 발표되었고, 2편은 바로 다음해 1981년에, 3편은 10년 후인 1991년도에 발표되었다고 합니다.



화자가 어린 시절의 이야기로 새총, 팽이, 제기, 연, 딱지 지남철, 이런걸 가지고 놀았다는 걸 보니, 오래전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알릴레오 북스에서 듣고 보니, 1930년대라고 합니다.

엄마, 오빠와 함께 시골 박적골에서 상경해 현저동으로 가서 현저동에 말뚝을 박으며어린 시절을 보내며 성장해가는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나'의 어린 시절이므로 엄마도 젊고, 1편에서의 엄마는

"핵교를? 기집애를 핵교를?"

"네, 기집애도 가르쳐야겠어요."

엄마의 말뚝 P23



이렇게 말하는 엄마라면 당당한게 아닐까.

예전에는 서울, 경성 문안, 문밖 표현을 썼는지 어떻게든 문안으로 들어가려고 노력하고, 학교를 보내는 일도 문안의 학교에 보내기 위해 지금말로 하면 위장전입까지 하면서 문안의 학교를 보냅니다.

이것만 봐도 참 대단한 엄마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을 길어다주는 물장수는 물을 길어다주니 한 번씩 돌어가면서 밥을 차려주는데, 다른 집들은 하대하며 밥, 국, 김치에 찬없이 주지만, 이 엄마는 존대를 하고 존중하며 잔칫날이듯 거대하게 상을 차려 이 집에서 먹을 때마다 물장수는 생일날이라고 할 정도로 말하는데, 이렇게 거대하게 상을 차려 주는 이유는 물장수를 하면서 자식들을 전문학교까지 보낸 대단한 사람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 엄마는 이웃을 상종해도 기준은 일정치 않았지만 괜찮을 이웃, 상것, 바닥 상것의 세 가지로 나눠 대하기도 했다. 이웃 대하는 면을 보면 또 이 엄마의 성격을 볼 수 있는 게 아닌가 한다.



'나'는 아이 다섯을 낳은 엄마가 되었고, 친정엄마는 노년이 되어 노년의 엄마가 다리를 다치게 되어 입원하고 수술하며 죽음의 문턱으로까지 가는 이야기입니다.


.


친정엄마가 다리를 다치게 되어 수술 권유로 수술했지만 섬망이 생겨 혼잣말을 하기도 하고, 허공에 손을 휘저으며 빨래를 갠다고 하기도 하고, 어머니가 이상하다고 말해야 간호사는 괜찮을거라 하고 마취끝에 그런 사람도 있다며 괜찮아질거라고 말하지만


"그까짓 신경안정제 말고 수면제를 주든지 주사를 놓아주든지 하세요."

" 아니, 이 큰 병원에서, 별의별 수술을 다 하는 대종합병원에서 그래 잠 못 자 고생하는 환자 잠도 못 재워준대서야 말이 돼요?"

엄마의 말뚝 P124


이렇게 말하는 부분 보면 작가의 성격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엄마의 말뚝은 작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그놈이 또 왔다. 하느님 맙소사 그놈이 또 왔어."

어머니는 악귀처럼 무서운 형상을 하고 와들와들 떨면서 문 쪽을 보고 있었다. 문 쪽에 아무도 없었지만 어머니는 혼신의 힘으로 누군가와 대결을 하고 있었다.

……

"그놈 또 왔다. 뭘 하고 있냐? 느이 오래빌 숨겨야지, 어서."

"엄마, 제발 이러시지 좀 마세요. 오빠가 어디 있다고 숨겨요?"

"그럼 느이 오래빌 벌써 잡아갔냐."

"엄마 제발."

……

"가엾은 내 새끼 여기 있었구나. 꼼짝 말아. 다 내가 당할 테니."

……

"군관 동무, 군관 선생님, 우리 집엔 여자들만 산다니까요."

어머니의 눈의 푸른 기가 애처롭게 흔들리면서 입가에 비굴한 웃음이 감돌았다. 나는 어머니가 환각으로 보고 있는 게 무엇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가엾은 어머니, 차라리 저승의 사자를 보시는 게 나았을 걸 …

어머니는 그 다리를 어디다 숨기려는지 몸부립쳤다. 그러나 어머니의 다리는 요지부동이었다.

"군관 나으리, 우리 집엔 여자들만 산다니가요. 찾아보실 것도 없다니까요. 군관 나으리."

엄마의 말뚝 P125~127



이런 일이 환각으로 나타난 건 어머니에게 있어 아들이 죽고 난 뒤의 말은 없어도 가슴에 묻어두고 있었기에 보이지 않았을까, 이 부분을 읽을 땐 마음이 아파왔다.

이 엄마의 말뚝은 무엇일까? 죽은 아들일까?

그래서 죽거든 묘지를 마련하지 말고, 오빠를 강화도 강에 뿌린 것처럼 자신도 그렇게 해 달라고 한다.


3편에서 어머니는 투병을 하면서 7년 더 사셨다고 한다.

돌아가시는 과정과 묘지 정하는 일, 장례 치르는 일까지의 내용인데,

어머니의 죽음은 어느 날 갑자기 화장실에

갈 수 없게 됨으로써 비롯됐다.

엄마의 말뚝 P157



화장실에 갈 수 없다는 건 기초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누워만 있고 일어날 수 없다는 것.

그러고보니 나의 엄마도 화장실에 갈 수 없게 되면서부터 그렇게 된 것 같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의 엄마 상황을 보니, 사람이 이렇게 스스로 할 수 없다는 건 끝이라고 봐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 어머니는 아들이 죽고 그의 아들, 즉 손자와 함께 살았던 것 같다. 조카들과 의논해서 어머니를 번갈아 모시기로 했다는 말을 보면 자녀가 몇 있었던가보다. 화자의 집에 계실 땐 장조카가 개소주며 보약이며 해다 드렸다 한데, 어머니는 치료제는 할 수 없이 먹더라도 보약은 먹지 않겠다고 강하게 거부했다고 하는데, 거부했다는 건 나도 이 어머니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알릴레오북스에서도 그렇게 말씀하셔 공감이 되었다.


3편에서는 1편에서처럼 당당하고 호락호락한 엄마가 아닌 느낌이었다.

'나'라는 화자가 어머니를 이해하고자 하는 부분들이 보였다.

장례치르기를 어머니가 원하는대로 해 드리지 못한 부분을 미심쩍어하지만, 어머니 또한 그대로 받아들일거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나에게 있어 우리 엄마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잠시 생각해봤다.

나의 엄마는 내 편이었다.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엄마는 내 편에서 말해 주고, 강한 아버지의 반대도 찬성으로 만들어주는 그야말로 내 편이었다. 엄마가 아니었다면 내가 원하지 않는 다른 일을 했을지도 모르니. 그래서 입관하고 마지막으로 인사하라고 했을 때 고마웠다고, 고맙다고 뒤늦게 인사했다.

내 아이가 '우리엄마는 어떤 엄마일까?',

더 나아가 우리 가족은 어떤 가족으로 기억에 남게 될까?

좋은 기억들로 밝은 기억이 될 수 있도록 해 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