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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나무 신령이 도와 준 소년 - 역사가 샘솟는 이야기 옹달샘, 옛날이야기 9 ㅣ 역사가 샘솟는 이야기 옹달샘, 옛날이야기 9
옛이야기 연구회 엮음, 안준석 그림,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추천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어릴 적에 전래 동화를 꼭 읽어야 한대요. 나에 대한 정체성, 내 나라, 내 민족에 대한 정체성도 확립할 수 있고, 권선징악에 대한 개념을 확실하게 심어줄 수 있다고 하네요. 할머니에게서 이야기로 듣던 옛날 이야기라고 가볍게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이 책에는 세 편의 옛날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오동나무 신령이 도와 준 소년,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지네를 아내로 맞은 선비 이야기입니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는 너무너무 잘 아는 이야기이고, 지네를 아내로 맞은 선비 이야기도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지만 이 책에 나와 있는 이야기들로 읽어 본다면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이 가지고 있는 다른 책과 다른 장점을 말씀드린다면,
우선,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에서는 어머니가 아이들을 위해서 가져 오는 떡의 갯수와 어머니가 넘어야 할 고개의 수와의 연관성이 입니다. 어머니가 일을 하러 갔던 곳은 열 개의 고개를 넘어서 간 곳인데, 어머니가 집으로 가져 오는 떡은 아홉개 입니다. 고개를 하나씩 넘을 때마다 호랑이에게 떡을 한 개씩 준다면 마지막 고개를 넘기 위해 줄 떡이 없다는 것을 아이들도 눈치를 챌 수 있습니다. 어머니의 죽음을 암시하기도 하지요.
둘째는, 호랑이가 밧줄을 내려 달라고 할 때 말하는 기도입니다. 아이들이 기도하는 것을 듣기는 들었으나 어설피 들었던지, 머리가 나빠서인지 호랑이는 자신을 살리려면 헌 동앗줄을 달라고 합니다. 호랑이가 줄을 제대로 달라고 했다면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해 볼 수도 있지요.
세번째는 오동나무 신령이 도와 준 소년 이야기에서 홍수를 대비해서 나무 위에 집을 짓는 이야기입니다. 노아의 방주 이야기가 생각나지요?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아는 아이들이라면 노아의 방주와 이 이야기를 비교해서 다른 점을 많이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비교해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왜 우리나라 이야기에서는 배를 만들지 않았는지, 개미, 파리, 멧돼지만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상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네번째는 지네를 아내로 맞은 선비 이야기인데요, 며칠 전에도 제 아이들은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그 책에는 지네가 구렁이와 싸우는게 아니라 지렁이와 싸웠습니다. 똑같은 포맷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 내려 오면서 구렁이가 지렁이가 되기도 하고, 구렁이가 아버지가 변장하기도 하고, 지렁이가 스님으로 변장하기도 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나 볼 수 있으니 구전설화가 대해 자연스럽게 알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끝으로, 이 책에서 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분은, 오동나무 신령이 도와 준 소년 이야기에서 소년이 걸음마를 할 무렵 어머니까지 돌아가셨다는데 소년은 그 후 누구와 살았는지, 소년이 아직 어린 것 같은데 찰밥은 어떻게 지었는지 그 과정이 나타나 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 이야기를 쓰신 작가분이 실수로 빼먹었다고 트집을 잡는게 아니라 아이들이 물론 많은 상상을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 부분에 대해서 살짝 짚어주고 넘어갔으면 좋았겠다 싶습니다. 할머니가 이야기를 해 줄 때는 꾸며서 이런 저런 상황을 이야기해줄 수도 있지만 책에서 살짝 언급을 해주고 지나가면 좋았겠다 싶습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상상해보라고 소년의 성장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을 안 했을까요? ^^
근데요, 그 부분이 참 애매하더라구요. 옛날에야 친척들이 데려다 키워 주었다고 말하면 되겠지만 지금은 고아원이나 살레지오에서 데려다 키워주었다고 할 수도 없고, 동사무소에서 보살펴 줬다고 할 수도 없고 말입니다. ^^;;
참, 또 하나, 오동나수 신령이 도와 준 소년 이야기에서요, 경쟁자 관계였던 총각말입니다. 이 총각이 먼저 도착해 있었는데 이 총각도 깨를 심었다 꺼내는 과정의 시험에 통과 했는지, 먼저 시험을 보기는 했는지가 나와 있지 않네요. 둘이 공평한 상태에서 시합을 한 건지 어쩐 건지 아이들이 궁금해 하네요. 뭐, 환타지가 좀 섞인 이야기라 이해는 하지만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이야기가 스무스하게 넘어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 아닐까요? ^^
주니어 김영사에서 옛날 이야기 시리즈로 20권이 나오고 이 책은 그 중에 아홉번째 책이라고 하는데 시리즈를 다 모아 놓으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