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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ㅣ 쪽빛그림책 2
이세 히데코 지음, 김정화 옮김, 백순덕 감수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9월
평점 :
를리외르가 무엇인지 몰랐어요. 를리외르란, 필사본, 낱장의 그림, 이미 인쇄된 책 등을 분해하여 보수한 후 다시 꿰매고 책 내용에 걸맞게 표지를 아름답게 꾸미는 직업이다. 다시 말해 좋은 책을 아름답게, 오래 보관할 수 있게 하는 총체적인 작업이다. 중세 유럽에서는 수도승들이, 16세기 이후에는 왕립도서관 소속인 '를리외르'들이 제본을 담당하였다. 예술제본이 발달했던 프랑스에서는 지금도 예술의 한 분야로 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라고 이 책에서 알려주고 있습니다.
를리외르란 몰랐던 전문 직업에 대해서 알게 해준 것도 고마운 책이지만 그림도 좋고 글도 좋은 책입니다. 이런 책을 이제야 만나게 되다니 안타깝네요. 다른 분들이 서평도 많이 쓰셨던데 저는 이제야 봤습니다.
일단 주인공 설정이 너무 좋습니다. 책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예쁘장한 작은 꼬마 숙녀의 모습도 좋구요, 를르외르란 직업에 딱 어울려보이는 마르고 꼬장꼬장해보이는 할아버지의 모습도 좋습니다. 서로 대화를 할 때 보면 아이에게 다정하게 말씀하시고, 서두르지 않고, 아이의 조바심나는 마음을 잘 이해해주고 있어서 그것도 감사하구요. 좋은 할아버지라는 느낌이 옵니다.
그림도 참 좋습니다. 망가진 (책장이 다 떨어져나온) 책을 고치기 위해 책을 들고 길을 나선 아이와 작업실에 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양 쪽에서 보여집니다. 아이는 아이대로,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대로 근데 책장을 넘길수록 둘이 한 장에 다 보여집니다. 서로 만날 시간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만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책장을 넘기며 를리외르 할아버지를 찾고, 아이의 모습을 찾는 동안 설레임입니다. 언제 만날까? 어디서 만날까? 너무 궁금했습니다.
를리외르 할아버지의 작업실을 찾은 아이... 선뜻 들어서지도 못하고 창 밖에서 들여다 보기만 하네요. 결국 를르외르 할아버지가 들어오라고 합니다. 할아버지가 작업을 하는 동안 지켜보는 아이의 모습, 아이를 진정시키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너무 정겹습니다.
그림도, 글도 좋은 책을 만나기가 쉽지는 않은데 이 책은 아주아주 마음에 쏙 드는 책입니다.
제 책꽂이에 꼭 함께 두고 싶은 책이네요. 정말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