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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들지 않는다는 것 - 하종강의 중년일기
하종강 지음 / 철수와영희 / 2007년 6월
평점 :
저는 노동조합이 있는 큰 회사에서 일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솔직히 노사문제, 노동쟁의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물론 TV나 신문에서 관련된 기사를 많이 보기는 하지만 제게 해당하는 부분이 없으니 관심이 적을 수 밖에 없구요.
하종강 님은 우리나라 노동 쟁의 현장에 계시는 분이네요. 이 책을 읽고 나서 노동 3권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찾아봤습니다. 노동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노동 3권이라고 하네요. 노동자의 인권, 권리를 찾는 노동 현장에서 많은 노동자를 위해서 일을 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효과는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열혈 열사, 시위 현장에서 부상을 당해 고통을 당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권리를 쟁취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깨달았구요. 여자분들이 노동 현장에서 큰 역할을 하고 계시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네요. 하종강 님을 혼낼 정도로 심지가 굳은 여자 후배분의 이야기를 읽으며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 책을 거의 다 읽어갈 무렵 신문에 난 사설 하나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 같으면 대충 읽고 넘어갔을 사설인데 이번에는 꼼꼼하게 읽게 되네요. 노사 문제로 투쟁을 벌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제는 노조를 외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내용의 사설이었습니다.
"노동부와 한국노동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근로자의 노조 가입률이 10.3%로 떨어졌다. 1977년(25.5%)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이다. 근로자가 늘고 있는데 노조 가입률이 사상 최저를 기록한 것은 노동운동 세력이 경제계와 근로자들에게서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노조 전임자는 노동 귀족이 된 지 오래이다. (하략)"
이 책을 읽는 동안 노동 운동에 대해서, 하종강 님의 젊은 시절과 가족에 대해서, 하종강 님이 하시는 노동자와 관련된 일에 대해서 여러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개인의 삶이지만 많은 노동자와 함께 하시는 동안 하종강 님 개인도 큰 사람이 되시고 노동자들에게는 많은 도움을 주셨다는 것도 알게 되었구요. 근데 제가 얻은 가장 소중한 것은 노동 쟁의를 좀 더 관심있게 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대기업 자동차 회사의 노동 쟁의를 봐도,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유통업계에 근무했던 비정규직 직원이 회사가 바라다 보이는 높은 기둥에 올라가 일인 시위를 벌이는 모습도 무관심하게 보기만 했는데 이제는 좀 더 관심을 갖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조간부 여성들이 삭발을 했으나 "스님이 고기 먹고 싶어 작업복 입고 내려왔다"고 할까봐 화장을 하고 하종강 님의 강연을 들었다는 부분을 잊을 수는 없을 것 같네요.
참, 제목과 관련이 있는 내용의 글은 후반부에 나옵니다. 끝까지 읽어보셔야 제목의 의미를 아실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