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내다
박주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3월
평점 :
박주영 님의 <백수생활백서>, 몇 번 손에 잡았었는데 읽지는 못했습니다. 근데 이 책 읽고 팬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박주영 님 작품도 찾아 읽게 될 것 같네요.
20대 여성이 주인공입니다. 그녀와 그의 애인, 그의 첫사랑 남자 친구, 그녀의 여자 친구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의 삶을 통해 요즘 20대의 결혼관, 생각, 가치관, 고민을 들어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참, 주인공의 언니가 등장하는데요. 언니 또한 요즘 젊은이들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결혼... 이왕하는 결혼,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해야 하는 것은 분명한데 그게 잘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저도 가끔 생각해보면 결혼을 할 때 좀 더 신중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하거든요. 나를 위해서도 제 남편을 위해서도 그렇게 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책의 주인공은 자기가 똑똑한 지도, 착한 지도, 매력적인지도 모르고 있는데 제가 볼 때도 똑똑하고 야무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외로 요즘 젊은 아가씨치고는 속도 깊구요.
이 책은 작가의 전문성을 보여주고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축구에 관한 소설을 전문가처럼 쓰시는 분들도 있고, 박범신 님은 실제 본인이 산에 갔다 오시는 체험이 밑바탕이 되잖아요.
이 책은 요리를 통해 또 다른 이야기를 펼쳐 보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음식으로 기억되는 사람이 있다는 말, 저도 공감합니다. 칼국수를 좋아하는 친구는 칼국숙집 간판만 봐도 생각이 나거든요. ^^
"잊지 말아야 한다. 매일 똑같은 것을 만들어내겠다는 강박관념으로 좋은 요리를 만들어낼 수 없다. 언제나 목표는 언제보다 더 나은 오늘의 요리를 만드는 것이다."라는 구절이 마지막 구절인데요, 인생살이도 똑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 이 책에 나오는 등장 인물들은 다 쿨합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나서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도 기분이 괜찮은 상태에서 덮었답니다. COOL합니다.
표지도 참 예쁜 책이구요, 주인공 나영의 생각, 행동, 말도 참 예쁩니다. 테디 버어같은 순수한 아가씨라고 말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