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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 산책자 / 2008년 4월
평점 :
어릴 적에 구파발에 사는 친척 집에 놀러간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한 30여년 전이었는데 마당에 닭을 풀어 놓고 키우고 있었어요. 닭끼리 푸드덕거리며 싸움을 하는지 노는데, 닭의 눈동자가 너무너무 무서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불혹의 나이가 되었는데도 닭 눈에 대한 두려움, 죽은 닭의 감은 눈을 보는 것도 무섭거든요. 닭고기 먹을 때도 닭 목만 보면 손을 내려 놓았던 기억이 나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악순환이라는 생각이 했어요. 닭 폐기물을 소사료에 섞어 넣기 때문에, 둥물성 사료를 먹이지 않게 되면 닭 생산업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읽으며 이럴 수도 있구나 싶어서 안타까웠습니다.
인간은 원래 잔인한 동물이고, 이기적인 동물이라고 알고는 있지만 인간들이 이렇게까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다른 인간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참 슬프네요.
굉장히 쓸 거리가 많은 책이구요, 곰곰히 읽다 보면 머리가 아플 정도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책입니다. 그러나 서평을 잘 쓰려고 읽은 책이 아니라 내가 궁금해서 읽은 책이라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닭가리라는 말을 듣는 닭이 다른 닭을 90마리나 구분할 수 있고, 쪼는 순서, 서열을 안다고 합니다. 적당히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양껏 먹는 것, 이제는 점점 어려워질 것 같네요. 인간이 문제라는 것,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