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안퉁수는 안 된다니까요

책도령은 왜 지옥에 갔을까? - 같이 읽는 동화 ㅣ 책도령 이야기
김율희 지음, 이윤희 그림 / 예림당 / 2007년 1월

방안퉁수라는 말이 있어요. 방안에서 기가막히게 퉁소를 잘부는 사람이 밖에만 나가면 퉁소에 바람소리도 내지못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하네요. 

저도 어렸을 때 방안퉁수라는 말 많이 들었거든요. 이 책을 읽는 순간 방안퉁수, 실사구시라는 말이 생각났어요. 

책도령은 책을 너무너무 좋아하고, 열심히 읽기는 했지만, 책을 읽는 것으로 끝났지, 배운 것을 써먹지도, 자기가 아는 것을 가지고 남들에게 나눠주고, 배려해줄지도 몰랐던 방안퉁수네요.  

책도령의 어머님도 포기한 책도령이었지만, 그래도 죽은 후에라도 책을 읽었던 것을 써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정말 다행입니다. 

책도령이 책을 많이 읽었으니까, 공주병 아가씨에게 맞는 책, 돈이 인생의 최고라고 생각하는 최부자에게 맞는 책, 외롭고 슬픈 개똥이에게 맞는 책을 골라올 수 있었잖아요. 

만일 책도령이 읽은 책이 없다면 그런 역할도 할 수 없었겠지요.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네요. 책을 읽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에서 배운 것, 아는 것을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해 보게 되었구요, 책을 읽다보면 밥 할 시간도 잊고, 청소도 안하게 될 때도 있는데 절대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 책을 읽을 시간을 내기 위해서 더 부지런해져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정한 천재는 자기의 재능을 자랑만 하는게 아니라, 자기가 가진 재주로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는 말,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네요.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엽기토끼 김은실

내 짝꿍 김은실 ㅣ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9
이규희 지음, 박영미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8년 9월

한결이가 처한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아요. 할머니도 아빠도 계시지만 엄마가 아빠와의 불화때문에 집에 안 계시거든요. 그러니 한결이가 싸움대장이 되고, 아이들에게 자주 심술을 부리는 것이겠지요. 우울하고 슬픈, 한결이 앞에 엽기토끼를 닮은 은실이가 나타납니다. 요즘은 아이들도 외모를 많이 따지기 때문에 한결이는 은실이가 맘에 들지 않았지만 착하고 씩씩한 은실이한테 자꾸 마음이 쏠리고, 은실이의 장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긍정적이고 밝은 은실이지만, 은실이도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 한결이... 그래요, 사람은 누구나 다 한가지 근심은 있다니까요. ^^ 

한결이가 은실이 덕분에 밝아질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한결이 아빠도 한결이한테 잘못하는 것을 알고 계시니 고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구요.  

정말 한결이가 원하는 대로 장수풍뎅이가 알을 낳아 번데기가 되고, 또다시 장수풍뎅이가 되면 엄마가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겁내지마, 1학년들!

일년내내 벌받는 1학년 ㅣ 사각사각 책읽기 2단계 시리즈 7
에블린 르베르그 글, 세르쥬 블로슈 그림, 하정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10월

요즘 신입생들에 관한 책들이 자주 눈에 띕니다. 그만큼 비슷한 내용의 책들이 많다는 것이겠지요? 이 책은 유치원이 아닌,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의 걱정과 불안을 보여주고, 아무 걱정 할 것 없다는 멋지고 쿨한 결론까지 내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일학년이 일년 내내 벌만 서는 바보 학년이라 일학년이라고 한다는 에마. 레오는 누나 에마의 말에 겁을 더 먹게 되지만, 결국 에마의 말이 바보라는 것을 깨닫게 되네요. 이제 걱정거리가 없어진 레오는 누나를 놀리기도 합니다. 고학년이라는 말이 고약한 거짓말쟁이 학년이라고 하니 말입니다.  

누구나 새 환경, 새 사람들과의 만남을 두려워하고 걱정하지만, 막상 부딪혀 보면 생각보다 좋다는 것, 수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네요. 어른들도 새 직장, 새 사람 만나는 것이 두려울 때가 있는데 애들이야 뭐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겠죠.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는 책이라 고맙네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조카에게 선물하면 아주 좋겠습니다. ^^

실화라고 하네요

꿈꾸는 레모네이드 클럽 ㅣ 삶과 사람이 아름다운 이야기 9
패트리샤 폴라코 지음, 김정희 옮김 / 베틀북 / 2008년 10월

실화라고 합니다. 진짜루요. 선생님하고 트레이시와 마릴린의 어른이 된 모습의 사진도 실려 있어요. 백혈병에 걸린 마릴린. 항암치료를 받은 후 학교에 등교하는 마릴린을 위해 반 아이들이 모두, 선생님까지 머리를 짧게 잘랐다고 하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선생님도 아이들도 모두모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릴린과 아이들의 머리는 점점 자라는데 선생님의 머리를 자라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유방암으로 투병중이었거든요. 선생님도 아프고 힘들었을텐데 아이들에게 언급도 하지 않으셨네요. 

후에 선생님은 교사를 그만두고, 본인의 원래 꿈이었던 의사가 되기로 하십니다. 대단한 선생님이세요.  

선생님이 늘 아이들에게 말씀하셨대요. 선생님은 언제나 책상 위에 신선한 레몬이 한가득 담긴 바구니를 두었답니다. 그리고 거의 날마다 마지막 종이 칠 때쯤 그 바구니를 가리키며 말했대요. 

"만약 세상이 오늘 너희에게 레몬을 하나나 두 개  내밀었다 치자. 레몬이 얼마나 신지 다들 알지?" 

"그런데 거기에 물과 설탕을 더하면 뭐가 될까?" 라구요. 아이들도, 우리들도 알고 있는 대답있잖아요. "레모네이드"요.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가슴에 꿈을 품고 그것을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간 이루어진다라는 교훈을 주고 있기도 하구요. 

 아이들의 몸을 튼튼하고 강해지도록 도와주는 의사보다, 아이들의 생각이 깊어지고 풍요로워지도록 도와주는 선생님을 택했던 위첼만 선생님이 다시 의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그 꿈을 이루어내었다는 점도 교훈을 주고 있는 책입니다. 

고맙습니다

괜찮아, 살아있으니까 - 한국을 대표하는 스승들이 전하는 따뜻한 위로
박완서 외 지음 / 마음의숲 / 2008년 12월

한국을 대표하는 스승들이 전하는 따뜻한 위로를 만나보실 수 있는 책이라네요. 어렵고 힘든 시대를 건너는 이들에게 전하는 살아갈 날들을 위한 응원 메시지라고 합니다.  

제목은 대충 보고 표지 색깔이 예뻐서 고른 책인데 참 고마운 말씀들이 많았어요.  

특히, 참치 살이 왜 빨간색인지, 참치는 왜 빨간색 살을 갖고 멈추지 못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지 그런 삶이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삶인지 말씀해주신 박해조 님의 글이 제일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다 고마운 말씀들이고, 이렇게 좋은 글로, 고마운 말씀들을 들려주셔서 감사, 또 감사했지만,  저도 요즘 힘들어서 그런지 이 말씀이 가장 좋았다는 것이 랍니다.  

삶은 달리는 것이 아닙니다. 달려가서 만나는 것은 죽음입니다. 빨리 달리면 달릴수록 죽음을 빨리 만날 뿐입니다. 삶의 목적은 성공도 아닙니다. 성공하고 나면 성공하기 위해 생략한 것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압니다. 

삶은 그냥 존재입니다. 건강하게 살아서 유지하는 것입니다. 나무는 살아있는 자체가 성장입니다. 사람도 그와 같습니다. 

그래요, 빨리 돈도 벌어야 하고, 빨리 성공도 해야 하고, 빨리 집도 사고, 빨리 자리도 잡아야 하는데 나는 남보다 늦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왜 맨날 남보다 늦게 깨닫고, 늦게 시작하고, 늦게 철이 드는지 답답하고 한심했거든요. 근데 이 책 보고 좀 천천히 가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자체가 축복이고 나의 존재 자체가 감사일수 있다는 것, 이 책을 통해서 새삼 배워봅니다. 

제목도 참 예쁘죠? "괜찮다, 살아있으니까"  건강하기만 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 돈도 건강해야 벌 수 있다는 자주 듣는 말이 이 속에 포함되어 있는데, 그래도 이 말이 참 와 닿네요. 

난 괜찮을 거다, 늦었어도 괜찮을 거라는 안도감을 갖게 해주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