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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인간 안나
젬마 말리 지음, 유향란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사람이 살다보면 아쉬운 순간들이 있습니다. 아귀가 맞고 운대가 맞고 연대가 맞아서 일이 착착 진행되면 좋을텐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죠.
이 책의 후반부를 읽으면서 안타까운 순간들이 많았거든요. 안나의 부모님이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 본인들은 죽음을 선택하거든요. 이 분들이 극약을 늘 준비해놓고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는 자식들을 위해 죽으려고 결심을 헀거든요. 안나의 말대로 부모님이 죽기 전에 피터의 할아버지가 등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에 안타까웠습니다.
또한 피터의 친엄마 핀센트 소장님이 피터가 자신의 아들인줄 진작 알았더라면 피터를 죽이려고 시도하지도 않았을텐데 어쩌면 이렇게 되기 전에 아들인 것을 확인하고, 아들을 구해줄 수 있었을텐데 싶어서 아쉽네요.
죽음이 있기에 인간은 시간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게으르지 않은 사람을 살 수 있는 거라고 하던데 인간 생명 연장의 꿈을 이룬 미래 사람들이 자기네들이 살기위해 어린 생명의 탄생을 규제하고 법으로 정해 놓은 제재를 가한다는 것이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잉여인간이라는 말 자체가 좀 생소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나만 살겠다"는 이기주의가 여러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일을 만들어낸다는, 인간의 욕심이 지나치면 어떤 미래가 오는지 잘 보여주고 있는 책입니다.
중간 부분까지는 좀 지루합니다. 일단 피터가 안나의 부모님을 안다고 하고, 안나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려고 일부러 수용소에 들어왔다는 피터의 말이 나오면 사건이 전개되기 시작해서 재미있게 이어집니다. 특히 피터의 생모가 생부에게 아들의 존재를 확인하는 상황에서는 버려진 피터도 아들을 잃어야 했던 핀센트 소장, 피터의 생모의 슬픔도 느껴져서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인류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인간들은 과학의 도움으로 어느 선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 가늠해보고 문제점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