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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날개 옷은 어디 갔지? -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여자 이야기
안미선 지음, 장차현실 그림 / 철수와영희 / 2009년 3월
평점 :
사업에 실패하신 이모네가 아래층에 점포가 여러개 있는 상가주택에 전세를 살았습니다. 그 당시사촌 언니가 시집을 가게 되었습니다. 차마 전세라고 말하기 어려워서 속였는데 점포 월세를 몇 개나 받는 집에서 혼수가 형편없다며 사위를 무시하는 거라고 오해가 생겼습니다. 형부가 장인 장모에게 삐쳤던 적이 있습니다. 사위가 없을 때만 딸네 집에 가서 일을 도와주어야 했던 이모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사촌 언니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그 때는 잘 몰랐는데 이 책을 읽으니 결혼한다는 것, 아내로 며느리로 산다는 것, 엄마로 산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새삼 이모도 사촌 언니도 힘든 시절을 잘 견뎌냈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음에 만나면 미소를 지어주고 싶어졌습니다.
안미선 님의 말씀대로, 제대로 이야기를 해주었다면, 다 알았다면 저도 결혼 안 했을 것 같아요. 물론 행복하게 사랑 많이 받으며 모범적인 삶을 사는 여성들도 많겠지요. 그러나 그렇지 않은, 엄마들이 흔히 말씀하시는 "뒤웅박같은 팔자를 가진 여성들"이 세상에는 더 많기에 결혼이 행복할 수 만은 없는 것 같습니다.
나도, 내 이웃의 여성들도, 내 친구들도, 나의 어머니, 할머니들까지도 딱하고 안쓰러운, 손을 꼭 잡아주고 싶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책입니다.